"기묘한 즐거움 만끽하라" 독특한 인디 퍼블리셔, 크리티컬 리플렉스

인터뷰 | 김지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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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신작이 쏟아지는 글로벌 인디 게임 시장에서, 평범함을 거부하는 기괴하고 독특한 콘셉트로 전 세계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퍼블리셔가 있다. 바로 '마우스워싱(Mouthwashing)'과 '벅샷 룰렛(Buckshot Roulette)' 등 이름만으로도 강렬한 타이틀을 연이어 흥행 반열에 올린 '크리티컬 리플렉스(Critical Reflex)'다. 이들은 주류 시장이 간과하기 쉬운 낯설고 기발한 게임들의 진가를 발굴하며 인디 씬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스스로를 '괴물들을 세상에 내놓는 산파(midwives bringing monsters into the world)'라 부르는 이들의 핵심 흥행 비결은 다름 아닌 '호기심'과 '실험 정신'이다. 강렬한 비주얼과 강력한 판타지를 제공하는 게임이라면 규모를 불문하고 과감하게 품어낸다. 특히 호러 라인업을 심야의 기묘한 TV 채널 콘셉트인 'CR 채널'로 묶어 마케팅하거나, 무거운 타이틀 이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소규모 게임을 디저트처럼 배치하는 등 틀에 박히지 않은 독창적인 퍼블리싱 전략으로 '벅샷 룰렛' 단일 타이틀 1,000만 장 판매라는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벤은 일본 교토의 '비트서밋(BitSummit)' 에서 부스로 참가한 크리티컬 리플렉스의 대표 '리타 레베데바(Rita Lebedeva)'를 만나보았다. 안전지대를 벗어나 기묘한 즐거움을 탐구하는 이들만의 게임 철학부터 파트너를 결정하는 퍼블리싱 선정 기준, 그리고 남다른 잠재력을 지닌 한국 인디 게임 개발자들을 향한 적극적인 러브콜까지, 다채롭고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볼 수 있었다.



크리티컬 리플렉스 '리타 레베데바(Rita Lebedeva)' 대표 ©INVEN 김지연 기자


Q. 아직 '크리티컬 리플렉스(Critical Reflex)'를 잘 모르는 한국 게이머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크리티컬 리플렉스는 다른 퍼블리셔들이 흔히 간과하기 쉬운 독특하고 기발한 게임들을 발굴하고 선보이는 인디 게임 퍼블리셔입니다. 저희는 평범함을 거부하는 유니크한 타이틀의 진가를 알아보는 유저들에게 다가가고자 하며, 저희를 통해 출시되는 다채로운 게임들로 그 매력을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 2024년부터 꾸준히 비트서밋 행사에도 참가하고 있는데요. '크리티컬 리플렉스'에게 비트서밋은 어떤 의미를 지니나요?

"일본 인디 게임 씬은 현재 매우 강력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서구권에도 활발히 소개되고 있습니다. 비트서밋은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행사 중 하나입니다. 하루에 수만 개의 비즈니스 미팅을 소화해야 하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쾌적한 공간에서 실제 게이머들과 여유롭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저들이 저희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며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현장에서 생생하게 지켜보고 호흡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비트서밋 2026에 부스로 참가한 크리티컬 리플렉스 ©INVEN 김지연 기자


Q. 퍼블리싱 타이틀 중 '벅샷 룰렛'의 경우 엄청난 흥행을 거두고 있는데요. 처음에 어떻게 함께 하게 되었는지 배경 스토리를 들려주세요.

"'벅샷 룰렛'을 처음 발견했을 당시는, 이미 수많은 인플루언서들이 itch.io에 올라온 초기 버전의 플레이 영상을 앞다투어 올리던 시기였습니다. 저 역시 그 영상들을 보고 '지금껏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게임'이라고 확신했고, 곧바로 팀원을 통해 개발자에게 연락을 취했죠.

이후 스팀(Steam) 출시에 맞춰 업적 시스템과 다국어 현지화를 추가하며 전 세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이어서 멀티플레이어 모드를 함께 개발해 게임의 퀄리티를 한 단계 끌어올렸고, 그 결과 올해 무려 1,000만 장 판매라는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개발자가 이토록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두는 과정에 저희가 힘을 보탤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인디 개발자들은 종종 '나의 이 기발한 게임이 과연 상업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을까?'라며 의심하곤 합니다. 하지만 유저들은 언제나 여러분의 독특한 게임을 갈구하고 있으니, 부디 스스로의 비전을 믿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벅샷 룰렛'이나 '마우스워싱' 같은 인디 게임을 큰 흥행작으로 만든 크리티컬 리플렉스만의 비결과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비결은 '호기심'과 '실험 정신'입니다. 저희는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새로운 것들을 즐깁니다. 저희가 기획하는 대부분의 일은 "아무도 안 하는 것 같은데, 우리가 한 번 해보면 어떨까? 재밌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에서 출발합니다. 겉보기엔 그로테스크한 저택이나 던전 같은 으스스한 게임을 주로 기획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결국 이 모든 과정의 핵심 베이스는 '즐거움(Fun)'에 있습니다.

호러 장르를 예로 들자면, 훌륭한 타이틀인 '벅샷 룰렛'이 크게 흥행하기 이전부터 호러 라인업을 하나의 서브 레이블로 분리하자는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저희는 심야의 기묘한 TV 채널처럼 무작위로 방송을 송출하는 콘셉트의 'CR 채널(CR Channel)'을 기획하여 초기 호러 게임들을 묶어서 마케팅했습니다.

'마우스워싱'이나 '벅샷 룰렛' 같은 무게감 있는 타이틀로 유저들의 관심을 먼저 집중시킨 뒤, 메인 요리 후 디저트를 즐기듯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는 1시간 분량의 독특한 소규모 게임들을 연이어 소개하는 식이죠. 틀에 박힌 방식을 답습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롭고 재밌는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 그것이 저희만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크리티컬 리플렉스


Q. 수많은 게임 중 "이 게임은 무조건 우리가 해야 해!"라고 결심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첫 번째는 단연 '강렬한 비주얼'입니다. 개인적으로 플레이스테이션 시절의 그래픽 스타일이나 독특한 색감을 가진 게임에 눈길이 갑니다. 예술 영화를 즐겨보며 색감을 눈여겨보던 어린 시절의 경험들이 저만의 크리에이티브한 취향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두 번째는 플레이어에게 '강력한 판타지 경험'의 제공 여부입니다. 꼭 완성된 빌드가 아니더라도, 아이디어 자체만으로 유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컬트 오브 더 램(Cult of the Lamb)'처럼 "귀여운 동물들과 함께 던전을 탐험하며 나만의 사이비 종교를 만든다"는 명확한 콘셉트는 그 자체로 플레이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죠.

마지막으로, 개발자가 상업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저희가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타이틀인지 판단합니다. 아무리 게임이 훌륭해도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없다면 억지로 퍼블리싱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게임이 있고 그들이 각자의 자리를 찾길 바라기에, 저희는 저희 라인업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고 기묘한 게임'들에 지속적으로 집중할 것입니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인디 게임 개발자는 어떤 모습이며, 협업 시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보나요?

"개발자가 자신의 게임에 대해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저희에게 퍼블리셔가 원하는 완벽한 게임을 맞춰서 만들어 주겠다고 제안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희는 그런 방식으로 작업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비전을 강요하는 대신,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개발자를 선호합니다.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어떻게 하면 게임에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을지 함께 브레인스토밍하는 과정을 무척 즐기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굳건히 지키는 고집 있는 개발자도 좋습니다. 확신이 부족한 영역이 있다면 저희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지만, 핵심 비전은 반드시 개발자 스스로에게서 나와야 한다고 믿습니다.



Q. 개인적으로 즐기는 게임 취향과 인생 최고의 게임을 하나만 꼽는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장르를 크게 가리지 않고 애니메이션도 좋아해서 '스타듀 밸리'부터 비주얼 노벨까지 다양하게 즐깁니다. 굳이 피하는 장르가 있다면 스포츠나 레이싱 게임 정도일까요? 아, 마리오 카트는 제외입니다. (웃음)

인생 게임을 딱 하나만 고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여러 번 플레이했던 '폴아웃: 뉴 베가스'나 작지만 훌륭했던 '버디 시뮬레이터 1984'도 무척 좋아합니다. 스팀 계정에만 수천 개의 게임이 있고, 플레이 타임으로 치면 '도타 2'가 가장 깁니다. '페르소나 4'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수작이라 정말 하나만 고르기는 힘드네요.






Q. 한국 인디 게임 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만약 한국 개발자가 크리티컬 리플렉스와 협업을 원한다면 어떻게 제안을 하면 될까요?

"한국 인디 씬의 잠재력을 굉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희에게 한국 시장 마케팅은 여전히 생소한 부분이 있고, 한국 시장에 특화된 마케팅 방식에 대해서는 저희 역시 계속해서 배워가는 단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훌륭한 한국 게임과 협업하게 된다면, 저희가 지원해 드릴 수 있는 부분과 개발자분이 기대하시는 바를 초기부터 투명하게 소통하며 맞춰나가는 과정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희는 국가나 지역의 장벽을 두지 않습니다. 협업을 원하시는 개발자라면 언제든 저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연락주시면 됩니다. 언어의 장벽이 걱정되신다면 번역이나 통역을 지원해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게이머들과 인디 게임 개발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게이머 여러분께는 "자신만의 안전지대에서 과감히 벗어나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평소 안 하던 힐링 게임이나, 반대로 무서워서 피했던 공포 게임도 한 번쯤 시도해 보세요. 게임이 주는 새로운 형태의 작은 경이로움은 그런 낯선 경험 속에서 발견되곤 합니다.

인디 개발자분들께는 "자신감을 가지고 본인의 비전을 믿으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대중적인 상업성이나 기존의 틀에 얽매여 스스로의 창의성을 제한하지 마세요. 자신이 진정으로 만들고 싶은 기발하고 독특한 게임을 끝까지 밀고 나간다면, 그 가치를 알아봐 주는 유저들을 반드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인생도, 게임도 결국 즐기기 위한 것이니까요!




비트서밋2026 크리티컬 리플렉스 부스 ©INVEN 김지연 기자



비트서밋2026 크리티컬 리플렉스 부스 ©INVEN 김지연 기자



비트서밋2026 크리티컬 리플렉스 부스 ©INVEN 김지연 기자



비트서밋2026 크리티컬 리플렉스 부스 ©INVEN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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