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이미 웹젠을 통해서 선보였던 라이브 버전을 새로 다듬고 있다고 하지만, 그 내막을 살펴보면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운드13은 지난 2월 19일 웹젠으로부터 MG 잔금을 받지 못하자 퍼블리싱 계약을 종료한다고 발표한 뒤, 20일에 웹젠이 액면가 수준의 경영권 요구 등을 걸고 추가 투자 조건을 제시했다고 폭로하면서 지난 4월부터 패키지 버전 자체 출시에 나섰기 때문이었다. 웹젠은 이러한 대응에 드래곤소드에서 유저가 결제한 금액 전액을 환불하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후 잔금은 2월 27일에 마저 지급했지만, 4월 21일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면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인 만큼 기존 베이스가 있다고 하더라도 빠르게 체험판을 공개한 점은 높게 살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요는 결국 얼마나 잘 다듬어서 준비하고 있느냐다. 특히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은 이제 라이브 서비스 방식이 아닌, 패키지 게임으로 새롭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간 라이브 서비스를 감안해서 봐줬던 일부 요소들이 패키지 게임에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만큼, 이 부분을 어떻게 잘 커버해서 넘길지가 관건이었다.

컨트롤러 지원까지 더해진 손맛과 짜임새 다 갖춘 액션

하운드13은 드래곤소드 이전, 헌드레드 소울 때부터 특유의 액션으로 널리 알려졌던 개발사다. 그간 모바일 액션 RPG의 코어였던 저스트 회피와 반격, 태그 공격과는 다르게 상태 이상 수치를 누적하면서 각종 특수 액션으로 파생하는 다양한 QTE 액션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실제로 헌드레드 소울에서 이미 띄우기 공격을 누적해서 적을 올린 뒤 공중 콤보 QTE 연타를 날리거나 상태 이상 게이지가 꽉 차서 비틀거리는 대형 몬스터 위에 올라타 치명적인 공격을 계속 이어가는 액션들을 선보인 바 있었다.
그 DNA는 드래곤소드, 그리고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에서도 이어졌다. 궁극기 대신 액티브 스킬을 2개로 하고, 각각 상태 이상 수치를 배정해서 다른 캐릭터들과 짝을 맞춰 콤보를 쭉 이어갈 수 있게끔 한 것이다. 당장 초반에 시작할 때 류트와 카스텔라의 스턴 연계와 서로 태그기로 QTE 콤보를 쭉 날려서 떼로 몰려온 고블린들을 날려버리는 쾌감이 있었다. 이후 아리아까지 합류하면서 콤보 연계 후 잠시 비는 타이밍에 아리아가 연타로 폭탄을 발동, 스위치로 점화해서 적을 무력화한 뒤 다시 쿨이 찬 류트나 카스텔라가 출격해 콤보를 이어가는 설계는 전략성과 액션의 손맛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번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 체험판에서는 뽑기가 없어지고 처음부터 캐릭터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그 장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전에 미처 플레이어블로 선보이지 못했던 '테레지아'가 등장했는데, 철구 한 쌍이 양 끝에 달린 사슬을 휘두르면서 빠르게 적을 몰아치는 호쾌한 액션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스턴과 출혈 특성을 갖고 있어서 록시-카스텔라와 조합했을 때 한층 더 빠른 템포로 적 사이를 휘몰아치는 태그 QTE 액션이 완성됐다. 전투 도끼를 든 카스텔라나 활을 쏘는 록시 둘 다 전투 템포가 그리 빠른 편은 아닌데, 테레지아가 그 사이에 끼면서 팟의 전투 속도를 한층 끌어올려서 재미를 더했다. 다른 캐릭터가 추가로 더 등장했을 때, 과연 어떤 조합으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지 기대할 정도였다.



아울러 이전에는 제대로 지원하지 않았던 컨트롤러도 체험판에서 대응, 키보드 마우스와는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전투에 단독으로 사용되는 키들이 상당히 많기는 한데, 대체로 QTE로 발동하는 스킬을 누르기 위한 것이라 굳이 암기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누르면서 액션을 즐기게 유도했다. 액티브 스킬이 LB+X, LB+Y 등 조합 키로 배분이 된 게 낯설기는 해도 조금 플레이하다 보면 공격을 하다 자연히 LB를 누르면서 발동하는 식으로 사용하게 됐다.
그렇게 무난히 흘러가는 듯하지만, 키보드 마우스일 때 미처 간과했던 부분을 컨트롤러에서 체감할 수 있었다. 록온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카메라를 일일이 돌려야 하는데,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은 QTE가 많아서 캐릭터들이 이리저리 휙휙 움직이는 편이다.
특히 QTE로 발동하는 상태 이상 공격들은 지금 당장 바라보고 있는 적이 아니라 그 상태 이상이 발생한 적에게 향하는 만큼 보스전에서 주로 갑자기 일반 몹쪽으로 시선이 돌려지는 일이 많다. 그때 빠르게 보스쪽으로 돌리고 싶어도, 아날로그 스틱은 아무래도 마우스보다는 느리다. 그러면서 키보드 마우스일 때 의식하지 못했던 불편함이 컨트롤러 플레이 때 느껴졌다. 여기에 UI 단축키에 대응하는 키맵핑도 미진해서 아직은 전투의 재미를 색다르게 즐기는 정도였다. 다만 굉장히 짧은 시간 내에 전투 부분에서 꽤나 완성도 있게 대처한 것은 높게 살 만했다.


반복 콘텐츠 종류를 덜고 텀도 조정, 패키지에 맞춰가는 밑작업의 흔적

이번 체험판에서 공개된 분량은 챕터1, 류트가 조니 용병단에 합류해서 첫 의뢰들을 끝낸 뒤 오르가나 교단의 임무를 받아서 용 숭배자 교단의 유물을 가져오는 것으로 종료된다. 메인퀘스트만 했을 때 약 한 시간이면 끝나는 분량으로, 그 뒤 월드 탐사도 오르비스 왕성 인근으로 한정되어 있다.
일반 패키지 게임이었다면 한 시간 짧게 즐긴 뒤 다음에 어떤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어떤 콘텐츠가 기다릴지 기대하게 할 저력이 있지만, 애석하게도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은 이미 사전 답안이 상당히 드러난 상태다. 실제로 주인공 류트의 디자인 외에 스토리나 연출, 그리고 콘텐츠 구성 자체가 이전 드래곤소드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런 만큼 메인스토리를 따라가다가 중간중간 막히는 구간에서 레벨을 올리고, 캐릭터를 성장시키면서 모험을 하다가 다시 메인스토리를 클리어한 뒤 고난도 도전 콘텐츠와 육성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돌면서 다음 DLC를 기다리는 유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무료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면 꾸준히 숙제처럼 행동력을 태우면서 일일 퀘스트와 이벤트로 재화를 수령, 다음 캐릭터 뽑기를 도전하고 다음 이야기를 즐길 준비를 하게 된다. 그렇지만 패키지로 판매하게 된 이상 이런 루틴을 유저들에게 어필하기는 어렵다. 메인 퀘스트를 즐기고 미처 다 하지 못한 모험을 즐기는 것은 패키지 게임 유저에게도 친숙하지만, 다음에 구매할지 안 할지 모르는 DLC를 노리고 똑같은 콘텐츠에 불필요한 반복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더군다나 기존 드래곤소드는 그 반복 콘텐츠마저도 꽤나 번거로웠다. 처음 탐사할 때 던전을 공략하는 재미를 주고자 한 시도는 좋았지만, 장비 파밍 던전은 그걸 계속하게 만들어서 플레이타임을 강제로 늘린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런 유형의 장르에서 통상 세트 아이템은 한 던전에서 파밍하는데, 드래곤소드는 세트 아이템의 한 파트를 파밍하는 식이었다.

즉 생명의 세트 장갑이 필요하면 그 장갑을 파밍하는 던전으로, 헬멧은 헬멧 던전으로 이렇게 분할이 되어있고 각 던전의 구조마저도 제각각 달랐다. 각각이 유의미한 재미가 있어도 반복해서 옵션까지 보며 파밍하다 보면 질릴 판인데, 파츠를 따로따로 구해야 하는 것까지 더해져서 종종 성가실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PVP가 없는데 PVP에서 유용하게 쓰일 치명타 저항 옵션 등 함정까지 있어서 파밍 스트레스가 더 심했었다.
이런 문제를 하운드13도 의식했는지, 이번 체험판에서는 상부 파츠와 하부 파츠로 묶어서 던전을 내는 식으로 준비했다. 아직 장비 제작 및 옵션과 관련된 대장간 콘텐츠가 열리지 않았지만, 기존 대장간에서 사용하던 아이템들이 필드 보물상자에서 나온 만큼 파밍 구간을 통합 정리하고 조정 아이템 수급을 늘리면서 스트레스를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계정 레벨을 올릴 때 이전에는 서브 퀘스트 혹은 반복 파밍의 비중이 높았는데, 이번에는 필드 곳곳에 숨은 보물상자의 경험치와 보상량을 높였다. 캐릭터 육성을 위한 최소의 파밍은 반복을 하되, 그보다는 오픈월드 곳곳을 탐사하면서 겸사겸사 해결하는 방향으로 준비한 셈이다. 오르비스 왕성 인근이라는 좁은 구간에서도 절벽 오르기나 잠수, 기둥 밀기, 미니 게임 등 다양한 기믹을 넣어둔 만큼 다음 필드에서 어떻게 이를 채웠을지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외에 매일매일 접속해서 꼬박꼬박 하던 루틴들을 조정해 패키지 게임의 플레이 패턴으로 맞춰가는 것들이 눈에 띄었다. 기존 드래곤소드 유저라면 매일 접속할 때마다 마을에 가서 밀을 수확하는 게 일상이었다. 동물이나 새는 정조준 사격이 없는 드래곤소드의 특성상 추적해서 사냥하기가 쉽지 않고 다른 작물들은 사방에 퍼져있으니, 한 곳에 모여있는 밀과 감자를 수확해 체력회복제인 피자를 만드는 게 가장 편했기 때문이다. 감자 수확처는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밀은 게임 내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바로 다시 자라기 때문에 현실 시간으로 하루를 기다리지 않고도 주기적으로 캘 수 있게끔 개선했다.




재도약 준비하는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 한 번 꺾였던 유망주로 끝나지 않기를

현재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의 체험판은 메인 스토리 분량은 한 시간에, 이전에 버그가 발생했던 서브 퀘스트를 재조정하는지 상당 부분 닫혀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기존의 드래곤소드까지 다시 설치하고 조금씩 비교해보게 됐다. 게이머로서 저력은 있었지만 내외적인 문제가 겹쳐 결국 미처 제대로 피지도 못하고 접힐 게임이 어떻게든 생존하려고 노력하는 장면을 그냥 지켜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동정은 오히려 눈앞을 가려버릴 수 있으니 이런 감정은 최대한 배제하고 훑어보았지만,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의 이번 체험판은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특히 상태 이상을 설계하면서 QTE 콤보를 완성하거나 적을 제압하고 일방적인 딜을 우겨넣는 액션을 초반부터 확고히 제시한 부분은 패키지 게임이라는 관점에서 봐도 꽤 놀라웠다. 물론 초반 스토리는 평이하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용병단장 조니가 좀 눈에 거슬릴 수는 있긴 하다.
기존에 라이브 서비스 오픈월드 RPG가 서브컬처에서 많이 나왔었던 만큼, 드래곤소드를 그런 관점에서 지켜볼 때는 상당히 이질적이었다. 그렇지만 패키지 게임으로 놓고 보면 그냥 그 옛날 고전 캐릭터 이런 식으로 넘어갈 수 있을 정도라 다행이라고 할까. 중반에도 어느 정도 쭉 조니가 일방적으로 드라이브하는 상황이 이어져서 질릴 여지는 있는데, 이 부분을 기존의 콘텐츠 소모를 늦추기 위한 허들을 어느 정도 풀고 템포를 조율할지가 관건일 것이다.



아마 드래곤소드 메인 스토리를 업데이트 분량까지 다 한 유저라면, 정통파 판타지 이야기를 어떻게 풀고자 했는지 그 방향성을 미리 보고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중반부터는 오르비스 대륙과 6영웅의 과거,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위협에 대해 맞서는 영웅들의 활약이라는 정통파적인 구성을 꽤나 기본기 있게 담아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간에는 니니안 퀘스트로 감성과 설정을 동시에 풀어내는 모습도 보여주면서 앞으로의 발전을 기대하던 찰나, 상황이 꼬이면서 다시 재출발선에 서게 된 실정이다.
거기까지 성공적으로 도달하기 위해서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이 아직 갈 길은 남아있긴 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조금씩 처리하는 단면이 극초반 체험판에 살짝이라도 보인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다만 기존에 드래곤소드를 해봤기 때문에 그렇게 느낀 측면도 있었다. UI는 물론 컨트롤도 새로 지원은 하지만 편의성은 아직 미흡했고, 이 부분은 이전에 드래곤소드를 안 하고 어웨이크닝으로 바로 접하는 유저에겐 상당히 크게 작용할 여지가 있다.


아울러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의 액션은 캐릭터 조합으로 완성되는데, 그 조합을 어떤 템포로 맞출 수 있게 조율하느냐도 관건이다. 미리 제공된 체험판과 달리 정식 출시 때는 인게임 퀘스트나 교환 등으로 얻어야 하는데, 그간 드래곤소드의 설계를 보면 대체로 여러 아이템의 획득처를 파편화해서 흩어놨기 때문에 번거로운 게 많았었다. 그런 설계를 조금씩 덜어내고는 있는 모습을 극초반부터 보여줬으니, 패키지 게임의 템포에 맞춰서 조정을 잘 하길 바랄 따름이다.
이렇게 분석을 하면서 필드를 쭉 돌아다닐 만큼,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의 체험판은 묘하게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꽤나 수준급의 액션을 갈고 닦은 오픈월드 액션 RPG를, 한 시간 분량의 메인 퀘스트만 공개한다는 건 상당히 가혹한 처사였다. 용잡기로 딱 그 특유의 맛을 알 무렵에 끊어버렸으니, 테레지아 출혈팟을 다시 어떻게 해보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지만 그 다음에는 돈을 지불하고 나서 그 월드를 접하게 되는 고객들을 상대하는 만큼, 이번 체험판의 피드백을 토대로 더욱 완성도와 디테일을 다듬어서 지난 번에 미처 다 보여주지 못한 것들을 온전히 풀어내고 쭉 DLC를 이어가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