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시간이 되었다. 세라의 요청대로 칼과 에스텔은 들러리였다. 하객들은 잠시 동안 신랑 신부가 그들인 줄로 알았을 정도였다. 분위기를 감지한 칼이 그녀에게 말했다.
“우리가 결혼하는 걸로 아나본데?”
“흥, 너 같은 남자랑 결혼할 생각 전혀 없다.”
“풋, 누가 할 소리를.”
“너, 너.”
“시작은 네가 먼저 했다. 그리고 결혼식장에서 뭐하는 짓이야.”
에스텔은 표정은 웃는 표정이었지만 속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선제공격을 감행했으나 칼의 비하성 발언을 또 듣고 패배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목사의 주례가 끝나고 결혼식이 마무리되었다. 피로연이 시작되고, 칼은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언제나 에스텔은 그의 옆에 딱 달라붙어 있었다. 그리고 사이먼은 동료 선원들의 과격한 축하[?]에 곤혹을 치르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던 칼이 중얼거렸다.
“녀석, 고생이 심하네.”
“그러게.”
“뭐. 어쩌겠어. 자기 팔자소관이지. 후후후.”
에스텔은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칼은 코냑이 담긴 잔을 들었다. 원래는 시드르와 에일 이어야 했을 것이지만 귀족은 귀족다운 술을 마셔야 한다는 결혼 당사자들의 주장을 어쩔 수 없이 수락한 결과물이었다.
“이거 비싼건데.”
“그래봐야 네 돈에서 나가는거잖아.”
“그런가? 너도 한잔 들어. 우리 내일 오후 늦게 출항할거야.”
“그렇게 빨리?”
“이미 오랫동안 지체했어. 한시라도 빨리 런던으로 돌아가서 다음 일을 생각해야지. 저 녀석 일거리도 마련해줘야 하고. 그리고…”
“그리고?”
“네 급료도 생각해봐야 하니 말이다.”
에스텔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 침묵을 깬 것은 칼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
“자작님.”
세라였다. 칼은 코냑이 든 잔을 입에 대려다가 떼며 그녀를 보았다.
“아, 네. 무슨 일이지요?”
“전 앞으로 어디서 살게되나요?”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은건가요?”
칼의 직접적인 물음에 세라는 답을 하지 못했다. 칼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저도 되도록 이곳을 떠나지 않는 방향으로 하고 싶었습니다만 사이먼에게 맡기고자 하는 일이 이곳이 아닌 런던에 있기 때문에 부득이 런던으로 옮기셔야 할 것 같군요. 플리머스에 오가는 것은 되도록 편하게 해드리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자작님.”
“아닙니다. 그럼 저는 이만 들어 가봐야 할 것 같군요. 내일부터 처리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벌써 가시게요?”
“저도 오래있고 싶습니다만 시간이 허락해주질 않는군요. 그럼 이만. 에스텔, 가자.”
“아, 응.”
칼과 에스텔은 숙소인 여관으로 돌아왔다. 칼이 옷을 갈아입자마자 침대에 누워버리자 에스텔은 이상하게 여겨 그에게 물었다.
“너 왜 그래?”
“뭐가?”
“너무 죽는 듯한 모습이니까 그렇지.”
“정신적인 고초가 크다. 누구누구랑 팔짱까지 끼고 옆에 서있었더니 말이다.”
“뭐? 뭐라고?”
“그럼 잘 자.”
“야! 야! 자지마! 일어나!”
더 이상 칼의 음성은 들려오지 않았다. 에스텔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며 자신도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복수심에 불타는 눈으로 잠든 칼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이글이글 타오르던 그녀의 눈빛이 사그라졌다.
“자는 모습만 보면 귀여운데, 깨어만 나면 악마가 따로 없으니…아냐아냐 내가 무슨 말을 하는거야. 저런 남자는 악마야 악마!”
혼자 중얼거리던 에스텔은 더 이상 복잡한 생각을 하기 싫었는지 자신도 잠자리에 들었다.
네 대략 오랜만에 한편 쓰네요.
무려 1달하고도 반이 넘어갔군요;
글도 안써지고 바쁘기도 했고...
키리이님의 댓글이 생각나네요 조만간 다음화 올리실거죠?<<<
조만간이 1달반이 지났..ㅌㅌㅌ
알고봤더니 수능날이네요;[자정넘었으니 11월 15일이죠 ㅋㅋㅋ]
작년 생각 나네요...함vs장님도 고3으로 알고있는데...
여튼 수험생 여러분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