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소설/카툰

전체보기

모바일 상단 메뉴

본문 페이지

[소설]땅 파먹는 사람들 -4화- 에요소 페닐리스

사엽
댓글: 9 개
조회: 496
추천: 1
2007-11-24 04:05:39
[소설]땅 파먹는 사람들 -4화- 에요소 페닐리스


“…….”

에요소는 나를 계속 노려보더니, 그대로 응접실에서 나갔다.

“저기, 잠시만.”

나는 응접실을 빠져나가는 에요소의 손을 잡아챘다. 에요소는 불쾌하다는 듯이 내 손을 뿌리치고 그대로 2층으로 올라갔다. 난감하다.

“불쾌한 표정 짓지 마십시오. 에요소 아가씨는 낯선 사람에게는 차갑게 군답니다.”

페닐리스를 배웅하고 온 집사가 응접실로 돌아왔다.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고 말한다. 집사는 안쪽 주머니에서 봉투를 하나 꺼내고 나에게 내밀었다.

“이건?”
“주인님이 레드버드 군에게 전해달랍니다.”

봉투를 열어보니 편지가 들어있었다. 그 내용이 참 암울하다. 좀 전에 귓속말로 쑥덕거리던 내용을 총 정리한 내용이다. 이런 거까지 준비하다니, 역시 페닐리스인가…….



미소년에게. [페닐리스 아저씨, 서두가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오늘 이렇게 찾아줘서 고맙네. 다름이 아니라, 오늘은 나의 딸, 에요소 페닐리스의 생일이라네. 원래라면 에요소의 생일과 함께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기로 약속 했었다네. 하지만, 일 때문에 에요소와 같이 있지 못하게 돼서 이렇게 의뢰를 한 거라네.

미소년이여, 오늘 하루 에요소의 생일을 축하할 겸 같이 재밌게 놀아주기 바라네.

추신1. 에요소는 낯가림이 심하니 잘 보살펴주기.
추신2. 이상한 짓은 하지 않도록.
추신3. 봉투 안에 돈이 들어있으니, 그거로 맛있는 것 사주기.
추신4. 내가 딸을 너무 챙긴다고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않기. 아버지의 마음이다!




역시나, 딸 앞에서는 대상인이라는 칭호도 소용없구나. 딸을 과도하게 사랑하는 아버지의 마음이라. 그보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에게 딸을 맡기는 짓은 아버지로써 무책임한 것 아닙니까?

“집사님, 페닐리스 아저씨는 평소에도 이런 사람입니까?”

집사는 허허허 웃으면서 대답을 회피했다. 평소에도 이런 사람이라는 의미인가…….

“이 편지 내용 말인데요. 여기 이 부분이요.”

나는 편지 아랫부분을 손으로 가리키며 집사에게 보여줬다. 집사는 잘 안 보이는지 편지 가까이 얼굴을 들이댔다.

“미소년이여, 오늘 하루 어쩌고. 이 부분 말입니까?”
“예. 뭐하면서 재밌게 놀아라는거죠?”
“글쎄요……. 에요소 아가씨랑 함께 리스본 시내 구경이라도 해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시내 구경이요?”
“예, 실은 에요소 아가씨는 외출을 자주 안 하신답니다. 자주 안 하는 게 아니라 거의 안합니다. 1년에 집에서 두세 번 나오는 게 고작입니다.”

1년에 두세 번……. 아가씨 파워인가. 뭔가 대단하다. 피부가 새하얀 이유도 저거인가 보다. 1년에 두세 번 외출하는데, 내가 외출하자고 하면 응해줄지 모르겠다.

“에요소 아가씨를 불러오겠습니다.”

집사는 나한테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2층으로 올라갔다. 또다시 응접실에 혼자 남게 됐군. 일단 봉투 안에 남아있는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생각대로 수표였다.

“이거 어떻게 써라는거야!”

수표에는 0이 6개 붙어있었다. 100만 두캇이다. 초고급 레스토랑에서 사먹어도 10분의 8이 남는 금액이다. 웨이터가 거스름돈 걸러주다가 하루를 다 보낼 정도에 금액이다. 이 정도 돈을 쓸만한 곳은, 교역소나 조선소뿐이다. 다른 상점에서는 쓸 수도 없다. 아니, 조합에서 의뢰 보상금으로 걸면 감사히 받아준다. 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오르다니, 직업병이군…….
아무리 그래도 100만 두캇은 너무 심했다. 부자는 금전감각도 없는건가? 서민의 기준을 뭘로 보는건지 모르겠다. 수표 뒷면을 보니 페닐리스의 추신이 적혀있었다.


아껴 쓸 것.


10만 두캇줘도 충분한데, 100만 두캇 줘놓고 아껴써라니……. 뭐하자는 겁니까? 아껴써라는 기준은 뭡니까? 한 90만 쓰고 10만 남기면 된다는 겁니까? ‘남은 돈 가질 것’ 이런 글이나 써주시지. 너무 하네요.
엄청난 금액 때문에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집사가 에요소와 함께 응접실로 다시 돌아왔다. 에요소는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에요소 아가씨를 모셔왔습니다.”
“설마 설득 하신건가요?”

당연히 에요소가 거절 할 줄 알았다. 집에 박혀 사시는 공주님이 이렇게 나타나다니…….

“뭐, 이정도야…….”

집사는 말을 잇지 않고, 나에게 윙크를 날렸다. 에요소 설득 하기는 식은 죽 먹기라는 의미 같았다. 일단, 에요소에게 사과를 해야겠다.

“저기, 에요소 양. 좀 전에는 나이를 물어서 죄송합니다.”

에요소는 고개를 돌려 나를 째려봤다. 등에서 식은땀이 흐를 정도에 눈빛이었다.

“그런 사과는 필요 없어요. 레이디에게 나이를 물어놓고, 또다시 그걸 들추다니. 최악의 남자네요. 흥.”

앙칼진 목소리가 내 귀를 후벼팠다. 왠지 무서운 여자다. 분위기가 점점 더 차가워진다. 차라리 어색한 분위기가 더 나았을 것 같다.

“여기로 와봐요.”

에요소가 손가락을 까딱까딱 거리면서 나를 불렀다. 왠지 가면 뺨 한 대 쳐맞을 것 같은 남자의 감이 발동했다. 안 가고 주춤거리니, 또다시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째려본다. 손가락은 여전히 나를 가리키면서 까딱까딱 거리고 있다.

-----------------------------------------------------------------------

이런 야심한 밤에 쓰다보니...문체가 엉망인 느낌이...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지금 뜨는 인벤

더보기+

모바일 게시판 리스트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글쓰기

모바일 게시판 페이징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