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7일 KeSPA(이하 케스파)가 이례적으로 게임의 음성채팅 내용을 공개했다.
3월 12일 SKK와 SKS의 내전 이후 1달이 넘은 시간이 흘러서야 이 사건은 공식적으로는 끝이 났다.
이러한 촌극은 결국 E스포츠의 현주소를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보여주었다 생각한다.
1. 승부 조작 논란은 왜 일어난 것인가?
승부 조작 논란은 3월 12일 SKK와 SKS의 내전 직후 롤 인벤 커뮤니티에서(다른 커뮤니티도 있겠지만 인벤만 가끔 보기에 타 커뮤니티는 언급하지 않겠다.) 매우 열띤(?) 주제로 사람들이 '승부조작' 이라는 단어를 꺼내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SKK는 19연승을 하고 있는 팀이었고. 클럽 마스터즈에서도 압도적인 실력 차를 보여주며 이겨왔다.
다만 사람의 컨디션이라는게 있듯이 그날따라 컨디션이 안 좋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1세트는 여태까지 보여줬던 모습으로 압도적인 실력차이로 SKS를 이겼으나, 2세트에서는 이게 지금 1세트에서 이긴 SKK의 실력이 맞나 싶을 정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거기에 SKT가 형제팀 SKK와 SKS를 서로 8강에 올리기 위해 SKK가 일부러 져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가미되며.
본격적인 승부 조작 논란이 일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승부 조작 논란이 이렇게 1개월을 넘게 흘러 결국 음성 채팅까지 공개하는 촌극이 벌어질줄은 많은 사람이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2. 여태까지의 승부 조작 논란과는 다른 승부 조작 논란.
SK 내전의 승부 조작 논란은 여태까지의 승부 조작 논란이 일었던 (KTB vs CJF 전)과 (나진 내전)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위의 두 사건 또한 경기가 끝난 직후 커뮤니티 사이트들을 뜨겁게 달궜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이 생각이 통했던 것인지 생각의외로 금방 묻힌 경기들이었다.
오히려 SK내전보다 더더욱 승부 조작(져주기)가 의심되는 경기들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번 SK내전은 승부 조작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승부 조작이 아니라는 사람들의 첨예한 대립으로 인해 1개월이란 시간이 흐르게 되었다.
심지어 경기가 진행될때마다 '이 경기 또한 승부 조작 경기다' 라는 덜떨어진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가세하며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문제는 이런 종류의 논란은 서로 주장만 하지 증거가 없는 경우였기 때문에 소모적인 논쟁은 계속 되었고 양쪽의 주장도 도돌이표를 찍을뿐이었다.
결국 이러한 소모적인 논쟁은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게 되었다.
3. 대응에 걸린 시간이 너무 아쉬웠던 KeSPA
이 사건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것은 KeSPA의 대응 시간이다.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발표한 날짜가 4월 14일.
음성 채팅 공개 및 간담회 개최 공지를 4월 16일.
음성 채팅 공개 및 간담회를 4월 17일에 했다.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는 논란 의혹을 진정 시킬 수 있는 단체는 KeSPA가 유일했다.
하지만 KeSPA는 승부 조작 논란이 일고나서 무려 1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대응에 나섰다.
거기에 직접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승부 조작 논란이 일고나서 선수들이 고통을 호소했다는 점.
그리고 "승부 조작" 이라는 스포츠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주제가 1달동안 뜨겁게 달궈지고 나서야
법적 대응발표가 나왔다는 점에서 상당한 아쉬움을 느낀다.
4월 16일 있었던 롤챔스 8강에서 SKK와 삼성오존의 경기에서
SKK 선수들의 얼굴에는 긴장한 얼굴이 역력해 보였다.
또한 경기에서도 멋있는 경기는 펼쳤지만 컨디션 자체는 좋아보이지 않았다.
협회가 1주일 정도만이라도 빨리 대응 해주고 SK선수단을 승부 조작 의혹이라는 큰 부담을 공식적으로 반박하며
부담을 없애줬다면 과연 어떤 모습이였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4. 룰과 일정의 피해자가 된 SKK
SKK는 롤챔스의 룰과 일정으로 인해 피해자가 되어버렸다.
아마 SKS와의 내전 결과가 A조의 모든 팀 순위가 결정되고 나서 나왔다면 논란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롤 챔스의 룰이 조별 예선과정에서 내전이 일어나지 않게 조를 짜는 룰이 있었다면 이 또한 논란이 일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일이 두번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때문에 될 수 있는한 롤 챔스 룰의 수정이 이루어지면 어떨까 싶다.
5. 덜떨어진 팬 문화
이 사건으로 인해 E 스포츠의 덜떨어진 팬 문화는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다.
매 경기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한 경기 못 했다고 비난하기 바쁜 덜떨어진 팬 문화가 최고점에 이르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두 눈으로 확인했다.
(어쩌면 우린 아직 덜떨어진 팬 문화의 최고점을 보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수준 낮은 팬문화는 결국 팬들이 만든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다 성숙한 팬 문화가 이루어 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