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 스프링의 경기경향을 단어 하나로 요약해보라고 한다면
'라인스왑'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만큼 이번시즌은 잦은 라인스왑이 일어났고, 이제는 대회에서 이것은 거의 정석처럼 굳어지고 있는 상태이다.
라인스왑을 하는데에는 수많은 이유가 있다.
블루진영의 늑대경험치 이득을 무마시키기 위해서, 퍼플진영에서 용이득을 쉽게 가져가기 위해서,
챔프간의 상성 때문에, 타워를 빨리 철거하기 위해서 등등...
그러나 구구절절 목적이나 이유를 떠나서, 라인스왑이 그동안 경기에서 미쳐왔던 가장 큰 영향은
'정글러의 갱킹빈도를 감소시킨다'라는 부분이다.
라인스왑은 2:1상황을 누가 더 잘버텨내느냐의 싸움이라고 할수있다.
이는 바꿔 말하면 누가 더 타워를 빨리 공략함으로써 스노우볼링주도권을 쥐느냐(드래곤등)의 싸움이다.
일반적으로 2:1상황에서 정글러의 커버가 없을시, 타워는 5분이내에 날아가게 된다.
이것은 정상적인 맞라인구도에 비해 정글러의 움직임을 탑이나 바텀에 강제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스프링시즌에 육식정글러가 적극적인 갱킹을 다니며 라인을 파괴하다시피하는 장면이 많았는가?
그렇지 않다. '아예없었다'라곤 말하지못하지만,
스프링시즌의 정글러들은 '누가누가 타워커버를 잘하느냐'로 초반을 보내는 일이 훨씬많았다.
이는 곧 갱킹빈도의 감소를 의미하고, '초식화'를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은 현 추세를 육식정글러의 시대라고 하지만,
정작 대회에서는 육식정글의 탈을 쓰고 초식행세를 하는 일이 많았던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라인스왑은 정글러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팀간의 특색에 따라 라인전 구도를 무색하게 만들수도 있다.
A팀의 탑라이너가 B팀의 탑라이너보다 강력하다고 해도,
라인스왑에 있어서까지 A팀의 탑라이너가 B팀의 탑라이너보다 잘 버틸수 있다고 볼수는 없다.
이렇게 라인스왑은 라인전단계에서 두팀간의 전력차를 동일하게 만들거나, 역전시키게 만들수 있는 장치이다.
이를 가장 잘 이해하고, 가장 잘 써먹은 팀은 CJ엔투스 프로스트이다.
프로스트는 정글러가 육식운영을 활용하지 못한다는 결정적인 단점을 안고 있는 팀이다.
클템은 이 단점을 간파당하여 겜빗게이밍과 나진소드의 신짜오에 의해 치명타를 입은적이 있다.
신짜오를 대동하여 4인 다이브나 초반갱킹으로 이득을 가져가는 초육식형 운영은 프로스트의 초반 라인전을 무너트리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클템 본인은 클럽마스터즈 시기에 바이나 신짜오를 써보기도 했으나,
이후 스프링시즌에서는 전혀 다른 대응책을 준비하게된다.
그것이 '라인스왑을 통한 상대정글러의 초식화'이다.
위에서 설명했듯 라인스왑은 필연적으로 정글러의 움직임을 강제시키고, 갱킹의 빈도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프로스트와 맞섰던 팀의 정글러들은 자신의 색깔을 잃고 라인스왑을 허용해주어 초식 정글러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것이 극명하게 나타났던 것이 CJF vs 나진소드의 이번시즌 경기이다.
프로스트는 소드의 정글러, 와치를 겨냥하여 정글밴 전략을 사용했다.
내내 밴당했던 리신과 자르반은 라인스왑 상황에서도 빠른 기동력을 통해 육식운영의 여지가 있는 정글러들이다.
두 챔프를 겨냥하여 밴카드를 계속 사용하고, 육식운영의 변수를 제거했다.
이는 유효하게 작용하여 윈터시즌에서 신짜오를 사용했던 와치가 겜빗게이밍식의 육식운영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리신과 자르반이 밴당하자 포커스는 타워철거 운영을 통해 이점을 가져갈수있는 나서스에 맞춰졌다.
또한 나서스를 뺏기거나,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초가스가 나오는 등, 밴픽에서 말린 모습이 나왔다.
심지어 리신을 사용할수있었던 4경기에서도 픽시간이 다될때까지 고민한끝에 초가스를 픽하고 만다.
스코어가 2:1로 밀리고 있었고, 클템은 라인스왑상황에서 최고의 성능을 내는 퍼플나서스를 픽했기 때문에 육식정글러인 리신을 픽하는것에 심리적 압박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예전부터 후반운영, 후반조합을 즐겨 사용했던 프로스트의 노련함을 잘 살릴수 있는 밴픽전략이었다.
이것은 라인스왑을 통한 운영에 있어서 정글러의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히 간파한 클템이 밴픽을 잘짜왔다고 말할수있는 부분이다. 본인은 육식운영을 하지 못하지만 상대정글러를 초식화시킴으로써 상대적으로 우위에 설수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후반성장운영에 특화된 CJ를 상대로,
역발상을 통해 맞라인으로 맞춰가는 전략을 왜 다른팀이 여태 사용하지 않았을까?
라인스왑을 통해 정글러의 갱킹빈도를 줄였다면, 역으로 맞라인을 통해 갱킹빈도를 높일수 있지 않을까?
이상한 일이지만, CJ엔투스의 두팀을 상대로 맞라인을 시도한 팀은 스프링시즌 내내 별로 없었다.
'퍼플진영에서 라인스왑을 시도하면 유리하다'는 고정관념에 잡혀있어서 스스로 육식운영의 여지를 포기했었던 것인지,
CJ엔투스의 두명의 탑라이너들이 워낙 강력하고 라인전에서 강력한챔프(케넨, 제이스)들을 즐겨 사용했기때문에
맞라인을 꺼려했었던 것인지는 몰라도, 시즌 내내 CJ엔투스 블레이즈와 프로스트에게 맞라인을 섰던 팀은 없었다.
그러나 결승전에 이르러서, 오존은 블레이즈와 맞라인을 선택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바텀간의 차이는 두말할것없고,
플레임vs옴므구도를 피해, 라인스왑이 당연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이 빗나간 결과였다.
맞라인 전략은 라인전강캐인 케넨과 제이스가 밴이 된 상태에서 이루어졌고, 플레임의 전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즉 맞라인을 서더라도 옴므가 버틸수있다는 오존의 계산이 깔려있었고, 추가적으로 패시브를 통해 생존이 좋은 자크를 사용하여 맞라인전에서 밀리지 않는 구도를 만들어낸다.
또한, 맞라인을 서게됨으로 인해 댄디의 움직임이 보다 자유로워지게 된다.
이는 물론 헬리오스에게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항이나, 결정적차이는 미드라이너와의 연계에서 발생한다.
라인스왑 얘기를 지금까지 하면서 미드라이너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았는데,
스왑이 이루어질시에 정글러의 미드개입빈도는 현저하게 줄어든다.
신짜오를 통해 육식운영의 시대가 열리고, 후에 볼베-바이 시대로 이어질때에 중점이 되었던 것은
미드라이너가 푸쉬를 통해 상대라이너를 압박해놓고, 육식정글러와 함께 로밍을 다니는 것이었다.
로밍경쟁은 라인스왑 정석화 시대로 넘어오면서 사라지게 되고 순수 미드라이너 vs 미드라이너 역량 싸움구도로 변화되었다. 정글러와 미드라이너가 원하는 타이밍에 함께 움직임을 맞추기엔, 탑커버로 인해 정글러의 발이 묶이는 일이 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맞라인을 서는 전략을 사용하자 다시 정글러와 함께 로밍이 가능한 전략을 구사할수 있게 되었다.
제드와 카직스, 제드와 카서스의 구도는 로밍력을 살리는 전략을 사용할시 당연히 제드가 우위를 점할수밖에 없는 구도이다.(푸쉬력이 좋은 카직스의 경우도 제드와 비교해선 라인전상성이 밀림)
다데는 추가적으로 로밍력을 높이기 위해, 영약스타트를 선택한다.
라인전구도에서 딜교환 우위를 점하고 푸쉬가 밀리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결과적으로는 작년 윈터에서 갬빗게이밍과 소드가 CJ의 라인전단계를 파괴시켰던 전략이 그대로 재현되었고,
초반 라인전을 압살당한 블레이즈는 후반조합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패배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