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너무 잔인하다.
롤챔스가 벌어지는 저녁시간에 인벤에선 크게 2가지 성향의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1) 와 XX쩐다. XX 진짜 잘하네. ㅋㅋ 클라스 보여준다.
2)시발 XX저새끼 저게 프로새끼냐? 진짜 걍 죽어라 ㅋㅋ
사실 시청자 와 팬이 선수의 실력에 대해 평하는건 당연합니다. 프로는 실력이 모든 것을 좌우합니다. 과거가 아무리 쓰레기여도 실력에 가려지기도 하며 때로는 아무리 깨끗한 과거라도 실력때문에 더럽혀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선수들에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게 아닐까요?
2012롤챔스 섬머 때 막눈을 필두로 신생팀이면서 강팀을 깨부수며 올라온 나진 소드. 나진 소드가 초창기 롤챔에서 돌풍을 일으킬때 언제나 화제가 되었던건 막눈과 프레이였습니다. 막눈은 화려한 스타로, 그리고 프레이는 떠오르는 신예 원딜러. 대부분의 화려한 후광은 이들을 비췄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뒤로는 쏭똥이라 불리며 당시 나진소드의 약점으로 지목되던 쏭 선수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쏭선수의 실수 하나하나마다 엄청난 양의 악플이 달렸습니다.
단지 실력이 떨어진다는 이유 하나였지요. 묵묵히 버틴 쏭 선수가 대단해보이기까지 했습니다.
롱판다 선수, 옴므선수 , 강퀴(현)해설자 등등. 많은 선수들이 실력으로 인해 엄청난 악플에 시달렸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실력은 선수의 능력 평가입니다. 실력은 결코 그의 과거가 아닙니다.
김연아는 피겨를 세계에서 제일 멋지게 탑니다.
그럼 김연아보다 우승경력도 떨어지고 평균 점수도 낮은 우리나라의 수 많은 피겨 선수들은 모두 쓰레기 노답인가요?
저런애들도 프로라고 데리고 있냐? 라는 말을 들을 정도인가요?
우리들은 너무 가혹하게 선수들을 매질합니다. 그것도 그 선수의 모든 인생을 시궁창에 쳐박는 수준으로 내려 뭉개버립니다. 그래선 안됩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너무 이상합니다. 수십명을 절망속에 빠뜨린 사기꾼이나 범죄자, 국회의원보다 경기에서 실수한 선수들에게 더욱 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댑니다. 단, 하나의 실수가 그 가족 모두의 인생을 망가뜨리게 됩니다. 2002년, 2006년에 우리에게 많은 웃음을 줬던 김남일이 2010년 월드컵때 한번의 실수로 인해 그의 가족 모두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잘근잘근 씹혔습니다. 이게 과연 정상인가요? 그 실수는 축구선수 김남일이 비판받아야지 인간 김남일과 그의 가족들이 비난받아야 할 것인가요?
예전 차두리 선수가 국가의 영웅으로 떠받들어지던 차범근이 네덜란드에게 5:0으로 진 이후 마치 국가범죄를 일으킨 죄인취급 받는것에 충격먹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이런 일이야 말로 희극입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어처구니없는 사건입니다.
인벤에서도 마찬가지죠. 글을 잘못읽고 헛소리를 해버리면 영락없이 병신취급을 받습니다. 이런 작은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습니다. 여기가 화약고도 아닌데 왜이렇게 심각해진걸까요?
너무 심각하지 않게, 너무 과열되지 않게, 너무 쓰지 않게.
모두가 여유를 찾고 그 사람의 실수를 보기보단 그 실수가 고쳐지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