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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 [뻘글주의] 실바나스와 겐 이야기

아이콘 타우렌야냥
댓글: 33 개
조회: 18077
추천: 63
2016-08-30 22:57:16


1. 실바나스는 본래 하이 엘프의 순찰대 사령관이었습니다. 실바나스 3 자매는 하루하루 보람차게 살아가고 있었습죠.

 

그러던 어느날 개자슥 이성계 호로자슥 이성ㄱ...가 아니라 아서스라는 패륜아놈이 나타나 문답무용, 실바나스를 죽이고, 순찰대 사령관이면 영토 방어 총 책임자라는 의미 = 적(스컬지)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게 지극히 당연한 일임에도 자길 귀찮게 했다는 이유로 영혼을 뽑아내 고문을 해댑니다. 아주 그냥 사디스트적인 마인드네요.

 

자, 한번 생각해봅시다. 어느날 왠 미친놈이 나타나서 동족들 다 죽이고 내 영혼을 뽑아서 고문한다면?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죠. 뭐 이런 또라이가 다 있나 싶기도 할테고, 이게 다 꿈이겠거니 싶기도 할테고, 저라면 아주 그냥 미치지 않고서는 버티기 힘들 것 같네요.

 

뭐, 그 이후 어찌저찌 하다가 아서스의 속박이 약해진 틈을 타 자기 몸의 주도권을 되찾은 실바나스가 한 일은, 지극히 당연하게도 이 미친 변태 싸이코 아서스에게 정당한 복수를 하고자 했습니다.

 

아아니, 그런데 글쎄, 이 미친 켈투자드라는 놈이 훼방을 놓지 뭡니까?

 

로데론의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스컬지로 되살려서 지들 입맛대로 이용해대는 최악의 악당들 주제에, 쓸데없이 이따위 놈들이 군신간의 충성심과 신뢰는 주인공 쌍싸다구를 위아래로 후려갈길 정도로 굳건하다니. 니네 악당이야. 유비 + 제갈공명이 아니라고.

 

뭐 어쨌거나 복수에 실패한 실바나스는 기어이 눈이 뒤집힙니다. 저 같아도 그랬을 것 같네요. 아니면 예전에 벌써 미쳐버렸을지 모르고. 결국 실바나스는 강려크한 빨강 나스레짐을 힘으로 제압해 부하로 삼습니다. 나중에 이 새키가 실바나스 뒤통수를 거하게 후려갈기지만, 이 당시에는 몰랐겠죠.

 

그렇게 복수의 대상인 아서스는 노스랜드로 튀어버리고, 켈투자드 이 새끼는 어디론가 잠수탑니다. 잡히면 뼈다귀해장국을 끌여버릴 놈 같으니라구.

 

자, 이제 복수의 대상이 눈 앞에서 사라져버렸습니다. 남은 것은 마조히스트 빨강 나스레짐 하나와, 실바나스를 따르는 언데드들 뿐입니다. 아직 복수도 하지 못 했으니 자살을 할 수도 없죠. 이제 실바나스는 자신과, 자신을 따르는 언데드들의 생존을 위해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합니다. 살아 있어야 아서스놈에게 복수를 할 수 있을테니까요.

 

그래서 실바나스는 자신의 살아생전 동맹이었던 얼라이언스에 손을 내밉니다. 그러나 이게 왠걸? 얼라이언스 측에서는 질색팔색을 합니다. 사실은 이해해요. 실바나스는, 물론 자신의 의지는 아니었다지만 로데론의 인간들을 학살하는데 동원되었고, 워낙 스컬지에게 이리저리 치인게 많은 얼라이언스의 종족들이 실바나스와 언데드들을 쉽게 믿지 못 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얘들이 포세이큰이라는데 이게 이름만 바꾼 스컬지인지, 진짜 아서스한테서 벗어난건지, 나중에 아서스가 강려크해져서 돌아왔을때 얘들이 다시금 그에게 복종하진 않을지...

 

얼라이언스 가입 불가! 소리를 들은 실바나스는 꺼이꺼이, 흐규흐규 웁니다. 애절하기 짝이 없네요. 자기는 자신의 고향과 동족을 지키기 위해 싸웠을 뿐인데, 아서스에게 고문 당하고 로데론의 민간인들을 학살하고 정신 들고 나니까 얼라이언스에게선 괴물 취급을 당하고.

 

무슨 운명이 이렇게 개떡 같냐, 싶기도 하겠죠.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라고 빡칠만도 하죠. 그래서 실바나스는 서서히 다크시크해지고 삐딱선을 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세상에 이게 왠걸? 폐허가 된 로데론에서 혼자가 된 실바나스에게 손을 내민건 다름 아닌 호드였습니다. 녹색 근육뚱땡이들이랑 파랑 말라깽이들이랑 소들이 실바나스와 포세이큰이랑 친구가 되고 싶대요! 실바나스는 살아생전 엘프다운 생각이 남아있어서, 이 괴물들하고 친하게 지내야하나, 싶기도 했지만, 결국 실바나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실바나스와 포세이큰은 호드에 들어가게 됩니다.

 

아서스에 대한 복수심과, 자신을 괴물 취급한 얼라이언스에 대한 적개심을 그 커다란 가슴 속에 품은 채로.

 


2. 겐 그레이메인은 황당한 심경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마른 하늘에 떨어진 날벼락마냥, 갑툭튀한 오크놈들이 아제로스 곳곳을 들쑤시고 다니다가 안면 좀 있던 지인 - 레인 린을 죽이고, 그래서 벌어진 전쟁에서 큰 피해를 입긴 했지만 어찌저찌 이기긴 했습죠. 네, 거기까진 문제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그 놈들이 극도의 귀차니즘, 게으르니즘에 심취된 나머지 일도 안 하려고 하고, 때려도 맞고만 있고, 세상 만사 하늘에 두둥실 흐르는 구름처럼 살려고 하는 백수가 되어버렸어요.

 

이에 얼라이언스는 이 놈들을 모조리 죽일 수는 없겠고, 그렇다고 풀어놓자니 당한게 많고...

 

그래서 포로수용소를 지어 거기에 가두기로 했습니다.

 

네, 여기까지도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 놈들에게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돈이 문제가 되기 시작합니다. 제 아무리 요덕 수용소 같은 시설이라고 하더라도, 이 놈들 먹이고 입히는데, 이 놈들 감시하는 인원들 월급도 줘야하고, 전쟁 피해도 복구해야하고, 전쟁해서 희생한 군인의 유가족들에게도 지원을 해줘야만 했겠죠. 나이트엘프나 드워프 사회에서도 돈이 경제의 지표가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얼라이언스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인간 사회에서 돈은 중요한 역할을 하니까요.

 

그래요, 정말 큰 마음 먹고, 여기까지도 어찌저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크들에게 직접 타격당한 스톰윈드보다, 한 다리 건너서 '지역'에는 큰 타격이 없었던-적어도 그렇게 보이는- 길니아스측에서 좀 더 지원을 해줄 수 있었어요.

 

설정상 길니아스는 무역업을 통해 상당한 부를 축적한 왕국이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 금전적 부담을 안을 거라고는 생각했겠죠.

 

그런데 얼라이언스측에서는, 길니아스측에 터무니 없이 많은 액수를 요구했다캅디다. (이 점은 명확하진 않지만) 길니아스측에선 자신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할당금에 당황하게 되죠. 아니, 당장 자신들도 군대를 보냈고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자신들에게만 터무니 없는 액수의 지원금을 요구하는 행보가 괘씸했을 수도 있네요.

 

이에 길니아스는 분노합니다. 길니아스 측에서는 동맹 왕국의 위험을 좌시하지 않고 소중한 우리 군인들을 보냈는데, 돌아온 거라곤 돈 더 내놔! 라는, 적어도 길니아스 입장에서는 강도짓이나 다름 없는 행위였으니까요.

 

이에 분노한 길니아스는 얼라이언스를 탈퇴해버리기에 이릅니다. 얼라이언스를 탈퇴하면 오크 수용소 및 전쟁 복구 지원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그 돈이면 원래 부유했던 길니아스 처지상 자국의 피해만 복구하면 되기 때문에, 이는 어느 정도 왕국의 현실을 대변한 '최선의 선택', 내지는 '차선의 선택' 같은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리라 봅니다.

 

물론 얼라이언스 측에서는 노발대발했겠죠. 다 같이 피해를 입었고 특히 스톰윈드는 국왕까지 전사했는데, 안 그래도 잘 사는 놈들이 전쟁 끝나자마자 '난 할만큼 했으니 나머지는 니들끼리 알아서 해.' 라는 태도 - 적어도 얼라이언스 입장에서는 이렇게 보였을 가능성이 있죠. - 로 일관한데다 아예 얼라이언스를 탈퇴해버렸으니까요.

 

이 때에 겐 그레이메인은 몰랐겠죠. 오크의 아제로스 침입은 끝난게 아니라 파란만장한 설정변경과 온갖 괴랄한 악당들과의 전쟁의 서막임을...

 

 


3. 실바나스는 내심 자신과 포세이큰을 받아준 스랄과 호드에 감사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보호해줄 든든한 연합이 생기고 마음에 여유가 조금 생기니, 이제 상황이 조금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미 썩어 문드러진 자신과 - 그래도 여왕님은 예뻐요 - 자신을 따르는 포세이큰의 외모가 보입니다. 음, 나 같아도 이런 놈들을 길에서 만나면 괴물이다아앙아!! 하고 소리 지를 것 같네요. 실바나스 자신도 그런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다면요.

이런 자신을 받아줬으니, 스랄과 그림토템 ( 이후 설정이 변경되어 아무 연고도 없는 하뮬이 찬성했다고 나옴 ), 그리고 그들이 속한 호드는 제법 마음씨 좋은 놈들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미 온갖 고초를 겪어서 다크시크해진 실바나스는 츤츤계의 새로운 아이돌이 되어, 절대 입 밖으로 고맙다, 미안하다 같은 감정을 표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요. 그게 여왕님의 매력이죠.

 

하지만 스랄에게는 다른 목적이 있었습니다.

 

스랄이 이끄는 호드의 주력 종족들의 생존지는 대부분 칼림도어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야 당연하게도, 오크를 끌고 얼라이언스가 있는 동부왕국에서 도망쳐 젖과 꿀이 흐를 줄 알았던 듀로타로 건너와서, 여기서 만난 트롤과 타우렌을 꼬셔서 호드를 만든거니까요.

 

하지만 이미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 정비된 얼라이언스의 종족들은 시도때도 없이 칼림도어로 넘어와 호드를 때렸어요. 대표적인 예로 프라우드무어 제독의 쿨 티라스군을 들 수 있겠네요.

 

자, 상황을 정리해봅시다. 호드는 이제 막 황무지 듀로타로 건너와 패잔병 수준의 종족들을 추슬러 살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켄타우로스에게 학살 당하던 타우렌과, 멀록에게 지도자를 잃은 트롤, 거기에 흑마법 후유증으로 게을러진 오크들을 데리고 살아남아야 합니다.

 

여기에 전쟁의 상흔을 어느 정도 회복한 얼라이언스의 강경파들이 허구헌날 칼림도어로 넘어와 돌을 던지고 꼬집고 물고 할퀴고 눈 찌르고 똥침하고 쪼인트 까고 머리카락을 끄집어 당깁니다. 환장 할 노릇이죠.

 

이에 스랄은 한 가지 잔꾀를 생각해냅니다.

 

이들의 본거지, 즉 동부왕국 쪽에 호드 세력이 있다면, 얼라이언스의 시선은 동부왕국 내부의 호드에게 넘어가거나, 아니면 적어도 분산이라도 될 것이다!

 

스랄은 자신의 부랄을 탁! 칩니다. 기가 막힌 아이디어네요. 우주방어에서 상대 앞마당에 멀티를 깔고 압박하는 전술로 바꾼 거에요. 만약 스랄이 임요환급 컨트롤을 가지고 있었다면 3 연벙으로 진즉에 호드천하를 이룰 수 있었을거에요.

하지만 그 정도의 세력을 동부왕국에 마련하기란 쉽지 않죠. 트롤을 보낼까요? 타우렌을 보낼까요? 그 당시 검은창 트롤은 멸종위기종이었고 타우렌은 아예 칼림도어 토착민인데? 그렇다고 거기서 간신히 도망나온 오크들이 다시 동부왕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그러나 기가 막힌 타이밍에 실바나스와 포세이큰이 호드 가입을 문의해옵니다. 오오 나이스 타이밍 오오. 포세이큰이라면 언데드 -> 언데드는 스컬지 잔당 -> 얼라이언스가 무지 무서워하는 세력.

 

더 이상 적합한 세력을 찾을 수도, 만들 수도 없었던 스랄은 실바나스와 포세이큰을 스카웃합니다. 스랄의 의도대로, 로데론을 장악한 실바나스와 포세이큰은 동부왕국의 얼라이언스들에게도 커다란, 또는 잠재적 위협으로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실바나스와 포세이큰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호드에 들어갔고, 스랄은 호드의 생존을 위해 실바나스와 포세이큰을 호드에 받아들인 것입니다.

 


4. 이후 몇몇 확팩을 거치며 이런 저런 일들을 겪고 난 이후, 그러니까 오크 피해서 도망치다가 아제로스에 불시착한 드레나이가 얼라이언스에 들어가고, 길니아스처럼 '전쟁 끝! 난 할만큼 했어 나머지는 니들끼리 알아서 해.' 라며 얼라이언스를 내팽개친 블러드엘프는 호드에 들어가고, 실바나스는 아서스에게 복수도 하고, 스랄은 대족장 관두고 대지고리회 수장 역임하고, 이 와중에 알렉스트라자 엄마는 예뻤고, 뭐 대충 이런저런 소소한 일들을 거치고 난 이후, 드디어 길니아스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뭐 사실 와룡이 잠에서 깨어 하늘로 승천하듯 움직인건 아니고, 갑작스럽게 어디서 튀어나온 엘룬의 낫인지 뭔지 때문에 늑대인간 바이러스가 쇄국정책을 펼치던 길니아스를 덮쳤거든요. 설상가상으로 가만히 있던 포세이큰이 생뚱 맞게 선빵을 날리기까지 했습니다. 늑대인간 바이러스도 지랄 맞은데 포세이큰이라니! 겐 그레이메인은 이 절체절명의 순간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지만...

 

누가 길니아스를 도울까요? 겐 그레이메인이 얼라이언스를 탈퇴한 것은 - 물론 그럴만한 일이 있었지만 - 바리안을 보자마자 더러운 얼라이언스 돼지놈들의 냄새가 나는군! 이라며 시비 털고 협상 그 자체를 뒤엎어버린 탁월하기 그지없는 외교술의 소유자, 가로쉬 퉷스크림과도 비견될 정도로 형편 없는 조치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때는 아니었더라도, 적어도 길니아스가 위험에 빠진 지금은 그랬습니다.

 

결국 겐 그레이메인은 필사적으로 늑대인간 바이러스에 저항... 했다기보단 자기도 물려서 늑대인간이 되어버린 후, 곧바로 포세이큰을 상대하게 됩니다.

 

이 때 대족장이 된 가로쉬는 실바나스에게 역병폭탄을 쓰지 말라고 말하며,

 

"우리 모두 언젠가 창조주의 발 아래 엎드려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너는 우리보다 먼저 그리 되겠지." 라며 예언가 코스프레를 하지만, 결국 지가 먼저 창조주를 만나 잘못했다고 싹싹 빌게 됐죠. ㅋㅋ

 

하지만 실바나스의 입장도 생각을 좀 해봐야겠습니다.

 

실바나스는 분노의 관문에서 마조히스트 빨강 나스레짐과 퓨...뭐였더라? 여튼 금마가 배신 때리고 아서스 + 볼바르와 드라노쉬의 군대를 모조리 역병으로 녹여버리는 병크 오브 병크를 저지릅니다. 이에 3 대 호카게마냥 허허허 거리기만 하던 스랄도 실바나스를 불러 심하게 질책하죠. 개쪽을 당한 실바나스는 분기탱천하여 플레이어와 몇몇 전사들을 이끌고 빨강 나스레짐 + 놈을 따른 배신자들을 제대로 족쳐버리지만, 그래도 이미 땅에 떨어진 신뢰와 권위를 다시 찾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실바나스 입장에서는 피가 마를 정도로, 호드 내에서 궁지에 몰려있던 겁니다. 안 그래도 자신의 세력은 (구)얼라 세력권인 로데론에 위치해있고,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동맹이라곤 그 당시까진 정신 못 차리고 있던 실버문의 블러드 엘프 뿐. 거기다 새로운 대족장이라는 놈이 종족차별주의자인데다 포세이큰을 고기방패로밖에 안 보고, 온갖 전투에 동원해 포세이큰을 소모시키고 있었습죠. 아이를 낳지 못 하는 포세이큰 특성상, 쓸만한 시체를 되살려 인원손실을 보충해야 하는데, 가로쉬는 포세이큰을 소모시키고만 있었습니다.

 

포세이큰은 곧 실바나스의 병력. 병력은 곧 해당 종족 수장의 발언력과 동일한 상황에서, 빨강 나스레짐의 배신으로 호드 내에서 입지가 좁아진 실바나스는 결국 포세이큰 충원 + 동부왕국에서의 세력 강화를 통한 호드 내에서의 입지 다지기를 강요 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바나스는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동부왕국에서 동떨어진 - 물론 실버문의 블러드 엘프들이 있긴 하지만 얘들은 수도 적고 지들 앞가림도 못 하고 있는 상황 - 포세이큰의 세력만으로, 얼라이언스의 세력을 공격하는건 자살행위고, 만약 그랬다 하더라도 종족차별주의자인 가로쉬가 병력을 지원해줄 지도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 아마 안 해줄듯 -, 실바나스 본인이 판단하기에 포세이큰 세력만으로 충분히 비벼볼만한 상대로 길니아스를 점찍었다고 보여집니다.

 

얼라이언스에서 탈퇴한 이후, 줄곧 왕따 비슷한걸 당해왔으며, 얘들도 딱히 누가 도와줄 세력도 없고, 내부에선 반란도 있었던데다, 늑대인간 바이러스 때문에 내부가 혼란스러운 상황.

 

이거 툭 치면 억 하고 죽을 만한 세력이네요. 어차피 '시체'를 되살려서 포세이큰으로 만드는게 포세이큰 인구 증가 방법이니, 길니아스의 국민들이 강려크하든 아니던은 상관 없었습니다. 필요한건 오직 시체였으니까요.

 

그래서 실바나스는 겐 그레이메인의 길니아스를 공략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물론 중간에 가로쉬에게 역병 쓰지 말라고 잔소리를 듣긴 했지만, 지는 ㅋㅋㅋ 나중에 테라모어에 집눈 떨굴거면서 ㅋㅋㅋ

 

그렇게 실바나스의 포세이큰은 길니아스를 공격했습니다. 겐 그레이메인 입장에선 황당했겠죠. 반란 겨우 진압하고, 늑대인간 바이러스 어찌저찌 풀어나가고 있는데 포세이큰의 공격이라니. 뭐 이딴 경우가 다 있나 싶기도 했을테고, 일반섭에서 키울껄 왜 쟁섭에서 키워서 이 고생을 하나 싶기도 했을테고...

 

하지만 전쟁은 전쟁. 피할 수 없다면 즐길...수 있는 개념은 아니겠죠, 전쟁이란게. 그래도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선 목숨을 걸고 싸워야하는 법입니다.

 

포세이큰은 작정을 했습니다. 여기서 지면 진짜로 완전히 나가리 되는거에요. 생각해보세요.

 

가로쉬 퉷스크림이 낄낄대면서 "그거 역병 쓰지 말랬는데 쓰고도 졌네? 님 한물 갔네욬ㅋㅋㅋ" 하고 비웃는 광경을. 게다가 가뜩이나 쪼달리는 포세이큰 병력만 잔뜩 잃을테고, 안 그래도 후달리는 입지는 바닥을 뚫고 나락으로 떨어질테죠. 호드, 적어도 오크에게 전쟁이란 무슨 의미인지, 오랫동안 호드에 몸 담아온 실바나스는 잘 이해하고 있었을 겁니다.

 

 

길니아스의 늑대인간들도 작정을 했습니다. 반란도 겨우 수습했고, 늑대인간 바이러스에도 버티며 어떻게든 살기 위해 발버둥을 쳤는데, 갑툭튀한 포세이큰에게 몰살 당한다?

 

좀비와 스켈레톤에게서 겨우 도망쳐서 집이라고 만들어 놓은 움막에 겨우 도망쳐왔는데 그 안에 크리퍼가 리젠된 상황이라고 생각해봐요. 아우 씨발 크리퍼 죽어버려.

 

실바나스와 포세이큰, 겐 그레이메인과 늑대인간은 필사적으로 싸웁니다. 싸우고 또 싸우고, 죽이고 죽이다보면, 이젠 왜 싸우는지도 잊어버리고, 그냥 적이다 싶으면 죽이고, 그런게 전쟁이겠죠.

 

겐 그레이메인은 그렇게 정신 없이 포세이큰을 죽이고 죽였습니다. 늑대인간으로 변신하더니 이 새키가 골드린 빙의된마냥 씹뜯맛즐 해가면서 그렇게 포세이큰을 죽였습니다. 휘장 차고 있었으면 길니아스 평판 확고 찍고도 남을 정도로 죽이고 또 죽였습니다.

 

그런데 보통 전장에서 눈에 확 띄는 것은 썩 좋은 일이 아닙니다. 심지어 상대는 와우계 공식 명사수인 실바나스였어요. 저 멀리서 겐 그레이메인의 모습을 포착한 실바나스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활에 화살을 걸고, 시위를 당깁니다.

 

실바나스 입장에서는 적의 수장을 잡아서 업적을 달성할 절호의 기회, 겐 그레이메인 입장에서는 절체절명의 위기였죠.

 

이 순간, 겐 그레이메인의 아들이 그 광경을 목격합니다. 같은 인간인데도 후레자식 아서스와는 다르게, 그는 아버지를 향해 몸을 던집니다.

 

이 미친놈이 싸우다말고 갑자기 왜 나한테 와? 라고 생각하던 겐 그레이메인의 눈에는, 붉은 선혈을 뿌리며 나뒹구는 사랑하는 아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맥 없이 쓰러지는, 마치 실 끊어진 인형 같은 모습은 터무니 없을 정도로 비현실적이고, 잔혹했겠죠.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아내를 미망인이라고 합니다. 아내를 먼저 보낸 남편은 홀아비라고 하죠.

 

하지만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를 표현하는 단어는 없다고 합니다. 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 감정을 담아낼 단어가, 적어도 현존하는 인간의 가난한 언어 속에는 없다고 하더군요.

 

눈 앞에서 자식을 잃은 아버지 겐 그레이메인과, 자신과 종족의 생존을 위해 필사적이었던 실바나스.

 

 

두 존재의 악연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한줄요약 - 크리퍼 죽어버려

 

p.s : 포세이큰의 길니아스 침공에 관련해 사실이 아닌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 실바나스가 주도적으로 길니아스를 침공했다는 어조로 글을 썼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습죠. 근데 사실 뻘글이라 뭐... )

와우저

Lv70 타우렌야냥

오크 야수사냥꾼 - 펜리르/하티/새끼 서리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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