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론이긴 하지만요.
스랄의 시작 자체는 좋았습니다.
노예로 자랐고 인간의 밑에서 인간과 얼라이언스의 장점을 배웠고
그것의 단점도 배웠습니다.
몇가지 사건을 통해 다시 호드를 결성하고 그 호드는 신생호드라는 명목하에
그전의 호드의 장점은 물려받고 단점은 버린다는 원칙을 세웁니다.
트롤과 타우렌의 가세는 자연스레 생존호드의 스탠스를 취합니다.
여기까지가 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크 검은창트롤 타우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봅니다.
상황에 따라 나아가야할 길은 변화되어야 된다 봅니다만.
기존 원칙을 바꾸면 반대론자도 나오게 되어있습니다.
초창기 헝그리정신의 스랄은 안그랬을지 모르지만 어느정도 잔뼈가 굵어버린 스랄은 다른 곳에 눈을 돌립니다.
과거 자신의 빚을 갚기 위해 무리한 대출을 감행합니다.
다들 공감하시다시피 가로쉬에게도 그건 최악의 그림이었지만
스랄은 고집을 꺾지 않습니다.
뒤늦게나마 스랄은 사건을 수습하려고 합니다. 아니 기회는 있었습니다만 계속 고심했지요.
결국 자신이 존경했던 오그림의 정기를 이어받은 오그리마가 쑥대밭이 되고서야 스랄은 그 끝을 맺을 수 있게 됩니다.
그걸 바리안이 저지했지요.
힘의 논리상 스랄은 훗날을 기약해야만 했습니다.
바리안의 그 결정이 당시로는 최선이었을지 모릅니다.
영화 악마를 보았다 보셨나요.
스포이지만 써봅니다.
이병헌이 복수를 위해 최민식을 잡았다 풀어줬다 잡았다 풀어줬다 반복합니다.
최민식은 결국 그 패턴과 의도를 눈치채고 결국 이병헌의 처제 등을 죽입니다.
이병헌의 복수와 바리안의 선의가 동급이란 얘기는 아닙니다만
바리안이 가로쉬 처단을 막지 않았다면 볼진의 빠른 죽음도 확률상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볼진의 죽음은 실바나스의 대족장으로 이어졌고요.
무엇보다 볼진의 죽음의 원인은 바리안의 죽음의 원인과 거의 같게 됩니다.
결과론이지만 바리안의 그때 그 선택이 자기 자신의 죽음을 앞당겼다 할 수 있겠죠.
결과론이야 말로 진짜 비논리의 끝입니다만
그때 바리안이 그런 선택을 안했다면
스랄이 자신의 잘못된 책임을 자기 손을 더럽히면서 마무리 짓는 것을 막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보다는 다른 결과로 갔을지 모릅니다.
물론 역시 결과론이지만 군단은 패망했고 관련 인물 3명은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큰 그림을 봐서는 전보다는 나아졌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