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수정 했음..
# 2
"나코옹"
"응?"
바닥에 누워서 TV를 보고 있던 상미가 컴퓨터를 하던 나콩을 불렀다. 나콩은 왠지 모르게 간드러지는 그녀의 목소리에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꼈다.
"왜? 한번만 더 그따위로 부르면 죽일거야."
"쳇." "왜 불렀는데?"
"나.. 여기가 아파.."
"어디?" "여기.."
나콩이 짜증을 내면서 뒤를 돌아봤을 때, 상미는 있는대로 아픈 표정으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키고 있었다.
"거기가 왜?"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은 대답. 상미는 점점 짜증이 나고 있었다.
"이리와서 봐봐." "아.. 귀찮아. 와우 하잖아."
"여기 몽우리도 있고.."
"터트려.."
"개새끼. 이게 여드름이냐?"
"내가 그게 뭔지 어떻게 알아!"
다시 모니터만 보고 있는 나콩이었다.
"학원 과제 했어?"
"아니."
"보여줘?"
"니 가슴 안 본다고."
"개새끼. 과제 보여준다고!"
"아아. 그러든가."
나콩은 상미를 전혀 여자로 보고 있지 않았다. 우선 상미는 나콩보다 5살이나 어렸고, 나콩네 집과 상미의 집은 이웃사촌이었기에 태어났을 때부터 상미와 나콩은 함께 자랐기 때문이었다. 나콩에게 있어서 상미는 동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나콩이 A학교에 삼수를 해서 입학을 하는 바람에 현재 상미와 나콩은 둘다 3학년이었다.
"오늘 개강 첫날인데 안 가?"
"안 가"
"왜?"
"넌 3학년이나 돼서 아직도 모르냐? 개강 첫 주는 자체 휴강이야."
"그러니까 성적이 그모양 그꼴이지.."
"뭐?"
"어머님이 걱정하시더만"
"야! 누가 니 어머님이야!"
나콩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일러 바치는게 누군지 잘 알고 있었다. 상미는 절대로 경계해야 할 대상이었다. 마주칠 때마다 어머님이라 부르며 찰싹 달라 붙어 있는 것을 볼때마다 소름이 끼쳤다. 물론 상미의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기에 나콩의 어머니가 키워주시긴 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왠지 모르게 자신이 점점 상미한테 낚여가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어머님을 어머님이라 부르지 못하고.. 여보를 여보라.."
"나갈래?"
"아니. 내 방은 심심해." "컴퓨터 있잖아." "내가 너처럼 맨날 방구석에 쳐박혀 오락이나 하고 소녀시대 동영상 그것도 태연만 찍은거 보고 있어야겠냐?"
"넌 그러면 안되지."
상미는 순간 나콩의 말이 자신을 걱정해 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왜? 왜 난 안돼?"
"넌 남자 동영상 봐야지."
"개새끼."
"저건 툭하면 오빠한테 반말이고 욕이야!"
"퉷."
"얼레? 너 지금 침 뱉었냐?"
"나 간다!"
"어딜?"
"수업!"
"그래. 잘 다녀와라! 근데 너 이번에도 나랑 시간표 똑같냐?"
"응."
"아오.."
"좋아?"
"나가."
"흥!"
나콩은 그런 상미의 뒷모습을 보며 이번 학기도 같이 다녀야 한다는 사실에 머리가 지끈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