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전과는 다른 디지몬, '디지몬 서바이브'

인터뷰 | 김수진 기자 | 댓글: 19개 |



디지몬 게임 시리즈의 최신작, 디지몬 서바이브 출시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밝고 활기차던 기존 디지몬 작품들과 달리 매우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를 담을 예정이다.

지난 2018년 7월 처음 공개된 디지몬 서바이브는 하부 카즈마사라는 걸출한 프로듀서와 게임의 진지한 분위기, 차별화된 그래픽 등으로 팬들의 기대를 받은 작품이다. 현장 학습에 참가 중이던 아이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디지몬 세계로 가게 된 이후 다시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펼치는 모험을 그려냈다. 그간 유저가 원하는 대로 진화시켜오던 기존의 디지몬 시리즈와 달리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진화의 분기를 비롯해 게임 속 이야기까지 바뀌는 시스템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디지몬 시리즈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디지몬 서바이브, 과연 어떤 게임이고 이런 도전적인 게임이 나오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하부 카즈마사 프로듀서와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짧게나마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디지몬 서바이브는 7월 28일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스위치, Xbox, PC로 발매되며, 플레이스테이션과 닌텐도 스위치 버전은 한국어를 지원한다.



▲ 하부 카즈마사 프로듀서

Q. 출시 시기가 계속해서 미뤄졌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2년 동안 처음 담당 팀이 개발을 진행했으나, 진척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에 데이터를 그대로 받아 새로운 팀이 개발을 이어가게 됐는데, 해당 데이터 대부분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거의 처음부터 다시 게임을 제작하느라 2년으로 예상했던 개발 기간이 합계 4년으로 늘어났다.


Q. 텍스트 어드벤처와 택틱스 배틀이라는 고전적인 장르를 선택했다. 최신 시리즈에 고전적인 장르를 섞어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디지몬 게임의 주요 타겟층에게 익숙한 게임 장르이자 소규모 팀에서 개발할 수 있는 장르라는 점을 고려해서 결정했다. 디지몬 서바이브는 도전적인 타이틀이기에 이런 시도를 할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은 육성 게임이라기보다 스토리 위주로 진행되는 텍스트 어드벤처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한 주요 등장인물이 8명이나 되기에, 여러 명이 동시에 배틀에 참여할 수 있는 장르인 전략 배틀을 채택했다.





Q. 디지몬 서바이브의 게임 진행 방식은 어떻게 되나.

텍스트 어드벤처 파트에서는 캐릭터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배경 여기저기에 배치된 오브젝트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각 장은 이렇게 게임을 진행하며 한정된 행동 시간 중에 친구들과의 유대관계를 키우는 '자유행동', 시나리오에 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스토리를 진행하는 '탐색행동', 2가지 상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벤트에 해당하는 전략 배틀은 각 장마다 2~4회 정도 발생한다.


Q. 텍스트 어드벤처는 스토리의 비중이 정말 크다. 디지몬 서바이브의 '이야기'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디지몬 서바이브의 스토리는 밝고 긍정적인 디지몬 시리즈와는 다른 분위기로 전개된다. 그렇기에 밝은 분위기의 디지몬을 기대하는 분은 조금 아쉽게 느낄 수 있다. 이번 작품의 캐릭터들은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처럼 선택받은 존재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휘말린 사람이며, 원치 않는 상황에서 다양한 선택을 강요당하게 된다.

그런 위험한 모험 속에서 시험받는 소년 소녀와 몬스터들의 '유대'에 대한 이야기가 디지몬 서바이브에서 그려진다. 현장학습을 위해 찾아온 소년소녀들은 갑자기 발생한 안개에 휩싸여 정신을 잃고, 그렇게 그들은 이상한 생물과 몬스터가 등장하는 이세계에 도착하게 된다.

갑자기 위험 속에 던져진 가혹한 상황에서 그들은 공포와 의심에 휩싸이게 된다. 그 과정에서 다른 세계에서 만난 몬스터와 '유대'를 키우며, 살아남을 길을 찾아 나선다. 플레이어는 그 과정을 게임을 통해 함께하게 된다.








Q. 기존과 다르게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다. 이런 도전적인 선택을 한 이유가 무엇인가.

아이들이 몬스터가 날뛰는 위험한 이세계에 떨어져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자체는 디지몬의 왕도와 같은 전개다.

다만 상황이 가혹할수록, 죽음이 더욱 가까이 느껴지며 인간의 에고(Ego)가 점점 표면화된다. 그런 상태에서 내리는 '선택'은 플레이어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우리는 그 선택이 파트너 몬스터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게임을 통해 직접 체험하고, 몰입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다.


Q. 외전 격의 이야기라 코어 팬들을 위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오히려 외전, 즉 본편을 보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라서 시리즈 입문작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디지몬 서바이브는 다른 타이틀이었다면 조연에 그쳤을 '약한 마음에 지는' 사람들이 메인 캐릭터로 그려진다. 그렇기에 시리즈 입문작으로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다양한 디지몬 시리즈를 접하면서 주인공이 아닌 서브 캐릭터와 관련된 사건의 가해자・피해자 캐릭터에 공감했던 이들을 위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Q. 스토리의 엔딩은 몇 개 정도 준비되어 있는지, 그리고 플레이타임은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하다.

하나의 루트당 25~40시간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텍스트 빨리감기 기능이나 난이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파고들기 요소를 포함해 전체 루트 클리어 시 80~100시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 중이다.


Q. 출시 시점에서 만나볼 수 있는 디지몬의 수는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디지몬 서바이브는 육성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디지몬의 숫자에 무게를 두지는 않았다. 육성 가능 몬스터의 총 수는 113마리다.








Q. 한국에도 디지몬의 팬들이 정말 많다. 어린 시절을 디지몬과 함께 해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들이 성인이 되어 디지몬 서바이브를 기다리고 있다. 긴 시간을 디지몬과 함께한 한국의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부탁한다.

시리즈가 오랜 시간 이어지면서 디지몬에서도 많은 전개와 이야기가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게임은 다양한 아이디어로 만들어낸 세계관과 스토리를 직접 플레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디지몬의 새로운 매력을 게임이 이끌어내길 바라고 있다.

디지몬 서바이브는 그런 디지몬 게임 중에서도 특히나 색다른 작품이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디지몬 게임 작품을 지지해 준 한국 팬분들이 즐겁게 플레이해 준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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