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뜻밖의 액션 강자, '아틀란의 크리스탈'

게임소개 | 정재훈 기자 | 댓글: 5개 |



'뉴버스(Nuverse)'의 신작, '아틀란의 크리스탈(CoA)'이 오는 28일 정식 출시된다. 애니메이션 풍 크로스 플랫폼 게임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출시되는 와중, 당당하게 '액션'을 앞에 내세운 작품. 이미 어지간한 액션으로는 입맛 맞추기가 힘들어진 게이머들에게 던지는 야심찬 도전장이 아닐 수 없다.

출시에 앞서, '아틀란의 크리스탈'을 미리 플레이해볼 기회를 얻었다. 이번 버전은 이전 테스트보다 조금 더 큰 볼륨과 새로운 클래스 '파이터-란'이 더해진 빌드. 과연 아틀란의 크리스탈이 별처럼 빛나는 뭇 작품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빛을 뿜어낼 수 있는지 미리 체험해 보았다.

※ 본 체험기는 출시 이전 빌드로 작성되었으며, 정식 출시 빌드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게임, 손 맛이 남다르다
대충 눌러도 찰떡같이 움직인다

모바일과 PC, 콘솔을 넘나드는 '크로스 플랫폼'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들리지만, 사실 코어 게이머들에게 언제나 끌리는 요소인 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게임의 저점이 결국 모바일 환경에 맞춰져야 한다는 점. 기종에 따라 텍스쳐의 수준이나 해상도, 초당 프레임 등이 조금씩 다르긴 하겠지만, 결국 모바일 환경에서 구동하는 게임과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할 수는 없다.

때문에 성공하는 크로스 플랫폼 게임들은 모든 기종에서 통용되는 일종의 '나만의 무기'가 있기 마련인데, 이는 어느 하나로 특정하기 어렵다. 엄청나게 잘 짜인 경제 시스템이 될 수도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일 수도 있으며, 그냥 게임의 핵심 디자인이 굉장히 매력적일 수도 있다.



▲ 너무 좋아 이 호쾌함

'아틀란의 크리스탈'이 내세우는 강점은 바로 '액션'. 액션 자체는 수많은 요소가 합쳐지며 만들어지기 마련인데, 아틀란의 크리스탈은 이 모든 액션의 밑바탕을 기본기 이상으로 해내고 있다. 이펙트의 화려함은 기본이며, 움직임의 직관성이나 조작감, 카메라워크도 훌륭하다. 단 하나 아쉬운 건 적들의 공격 인디케이터가 다소 불확실하다는 점 정도인데, 실제 플레이에서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아니다.

컨트롤러 플레이 또한 훌륭하다. 체험 당시,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하다 도저히 컨트롤러를 쥐지 않고는 참을 수 없어 연결 후 플레이했는데, 스킬 사용 버튼이 다소 난해하긴 하지만 익숙해지면 어렵지 않게 능숙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 대충 눌러도 이 정도 연계는 쉽게 나간다

여기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게임의 조작 자체가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 스킬 하나하나가 어려운 커맨드를 요구하지 않고, 모든 스킬이 마치 물 흐르듯 연결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잘 모르겠으면 그냥 막 눌러도 그럴싸한 콤보가 나간다. 치밀한 컨트롤과 숙련도를 요구하는 형태의 액션보다는 누구나 편하게 즐기면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형태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쉬우면서도 화려한 액션 덕에 기대 이상의 재미를 보여주는 콘텐츠가 있는데, 바로 PVP다. '아틀란의 크리스탈'은 공중 콤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임인 만큼 ARPG보다는 '나루티밋 스톰'과 유사한, 격투 게임의 리듬을 보여준다. 물론, 상대도 공중 콤보를 쓰는 만큼 시동기만 먼저 넣으면 이기는 것 아닐까 싶겠지만, 일시적인 자가버프로 슈퍼 아머를 발동시킬 수 있고, 저스트 회피시에도 이 버프가 켜지기 때문에 눈치싸움과 심리전이 성립된다. 폐사 방지를 위해 공중 콤보의 한계 피해량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고수와 상대해도 어느 정도는 공방 교환을 성립할 수 있는 점 또한 훌륭한 부분이다.



▲ 슈퍼아머와 저스트 회피가 PVP의 방어 기제가 된다

재미있는 건, 이렇듯 액션을 강조한 게임성이 진짜 '액션'뿐만 아니라 게임 플레이와 디자인 전체에 걸쳐 드러난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선생님은 싸움만 생각하세요
그래도 되는 게임이니까

아틀란의 크리스탈이 보여주는 전투가 쉽고 화려하다면, 그 외 요소들은 '편하다'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스킬 지정이나 장비 관리, 이동이나 대화, 서사의 진행 등 게임 구성 요소 전반이 매우 편하게 설계되어 있는데, 그 정도가 기대 이상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NPC와의 대화다. 어쨌거나 아틀란의 크리스탈도 'RPG'라는 장르 구분 안에 들어가는 만큼 게임 내 세계 속 수많은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며 서사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런 것들을 무척 귀찮아하는 게이머, 그냥 나가서 다 두들겨 패고 싶은 게이머들도 전혀 문제 없이 서사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 대화 스킵이 가능하지만, 스킵과 동시에 대화의 주제와 결론을 딱 한 줄로 요약해 보여주기 때문이다.



▲ 챕터 마무리 때도 어떤 내용이었는지 다시 요약해준다

수행 중인 퀘스트를 바꿀 때도 그냥 퀘스트 버튼을 누르면 가장 가까운 웨이 포인트로 워프하며, 스테이지 클리어 시 로딩 없이 바로 다음 스테이지로 이어갈 수 있는 선택지도 존재한다. 게임 중 단 한 번도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해 헤매거나, 다음 해야 할 것을 찾지 못한 적이 없으며, 원할 경우 정말 빠르게 불필요한 과정을 패스하면서 싸움에 전념할 수 있다.

이는, 현대 게임 디자인 과정에 널리 퍼진 대명제인 '불쾌한 경험의 최소화'에 완전히 초점을 맞춘, 극도로 효율적인 디자인이다. 과거엔 개발자의 의도나, 숨겨진 메시지, 혹은 콘텐츠를 남김 없이 플레이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게이머를 이리저리 움직이게 유도하거나, 반복되는 구간 등을 만들곤 했는데, 최근 흐름은 얄짤 없다. 게임 선택의 폭이 굉장히 넓어진 지금, 엄청난 수준의 대작이 아니라면, 이런 디자인은 귀찮음과 지루함을 유발하는 중대한 리스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틀란의 크리스탈' 또한, 이 이론에 완벽히 걸맞게 만들어졌다. 모든 스킬 포인트는 회수와 투자가 자유롭고, 전직도 언제나 원 버튼으로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보다 근본적으로 파고들면, 이 게임은 게이머가 '후회할 만한 부분'을 남겨두지 않았다. 무엇을 해도 쉽게 되돌릴 수 있고, 무엇을 해도 시간 낭비가 아니며, 언제든 원하는 대로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 모든 유저가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저 '손 맛'을 느끼고자 게임을 플레이하는 게이머들도 지루함 없이 만족감을 얻을 수 있도록 말이다.



▲ 스킬도, 전직도 언제나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싸움 말고도 할 것이 많다
쌈박질만 할 거면 철권을 하러 갔지 어

이렇게 설명하면, 싸움의, 싸움에 의한, 싸움을 위한 게임인 것 같지만 또 그런 것 만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게임의 핵심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는 뜻일 뿐, 전투 외 다른 부분의 완성도가 모자란다는 건 아니다. 물론, 오픈월드나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변화하는 서사 등 복잡한 시스템이 더해진 건 아니지만, 게이머가 '탐험'의 마음으로 세계를 둘러보기엔 부족하지 않은 콘텐츠들이 준비되어 있다.

게임 초반부터 진행 가능한 '하우징' 콘텐츠가 그러하며, 마을의 각 지점에서 사진을 찍거나 새로운 BGM을 찾아 도감을 채울 수도 있다. 채집이나 제작 등의 생활 콘텐츠도 꽤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는데, 채집을 통해 제작한 요리는 꽤 큰 폭의 버프를 긴 시간 주기 때문에 반드시는 아니지만, 충분히 할 가치가 있다.



▲ 내 집 마련부터 해 주고



▲ 요즘 오케스트라 콜라보가 그렇게 유행인데 미리 들어두자

장비의 강화나 제작 트리의 존재 또한 단순하지 않으면서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틀란의 크리스탈은 컨트롤의 비중이 꽤 큰 게임이긴 하지만 엄연히 '전투력' 개념이 존재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성장 만큼이나 장비의 구색을 갖추는 것도 중요한데, 강화해 둔 하위 장비를 재활용해 상위 장비의 강화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하위 장비를 강화하는 부담이 비교적 적다. 성능에 따라 갈래가 나뉘는 장비 트리는 꽤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부분. '몬스터 헌터'의 그것이 생각나긴 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다.

정리하면, '아틀란의 크리스탈'은 액션으로 시작해 액션으로 끝을 맺는 액션 중심의 ARPG이지만, 그 근간을 받쳐주는 세계관과 시스템의 구성 역시 훌륭하게 이뤄져 있다. 동시에 이런 '사이드 콘텐츠'에 대한 흥미가 적고 게임의 메인 콘텐츠를 중시하는 유저들을 위해 이 모든 것들을 빠르고 간결하게 줄여도 게임 흐름에 전혀 문제가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 굉장히 직관적인 장비 트리



▲ 던전 클리어 후 바로 이어가는 건 상당히 편했다

때문에, '아틀란의 크리스탈'은 부담이 없다. 모두에게 완벽한 게임이 없는 만큼, 아틀란의 크리스탈 또한 모두를 위한 게임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이런 것 때문에 어려울 것 같다'라는 부담 없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도해볼 만 한 게임이 아닐까 싶다.



▲ 뚜까패는 맛 만으로도 해볼 가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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