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④]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 게임들의 진짜 '도전'

기획기사 | 김수진 기자 | 댓글: 3개 |
2026년, 게임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방정식을 마주하고 있다. 한쪽에선 생성형 AI가 개발 속도를 10배로 끌어올리고, 다른 한쪽에선 해킹 공격이 유저 데이터의 안전을 위협한다. 대작 게임들은 쏟아지지만 무엇 하나 쉬이 성공을 보장받지 못하고, 글로벌 시장 문은 열렸지만 경쟁자는 수십 배 늘었다. 서브컬처 팬덤은 충성도 높은 소비층으로 떠올랐지만, 유저들의 마음을 찢는 소통은 게임에 대한 애정을 식게 한다.

이러한 혼돈과 기회 속에서 2026년을 관통할 7개의 키워드를 선별했다. 올해 출격하는 기대작들이 시장에 던질 파장,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보안 체계, 논란과 가능성을 동시에 품은 생성형 AI, 한국 게임사들의 본격적인 글로벌 도전, 틈새에서 주류로 부상한 서브컬처 게임, 유저와의 진심 어린 소통이 만드는 차이, 그리고 여전히 뜨거운 게임중독 논쟁까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미리 짚어보고자 한다.

2026년 INVEN 신년 기획기사
[4부] 글로벌🌍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 게임들의 진짜 '도전'
[5부] 서브컬처🐱 대작 가득한 2026년 서브컬처 게임계, 핵심은 4가지 키워드 (예정)
[6부] 소통 ⭐ 유저의 마음을 훔치는 '진정성 소통법' (예정)
[7부] 게임중독 💊 게임, 정신 질환이 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예정)

최근 몇 년간 한국 대형 게임사들에게서 보이는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일까? 매우 다양한 점들이 있겠으나, 거의 모든 곳에서 보이는 건 바로 ‘글로벌 도전’이라는 키워드다. 그냥 도전이 아닌, 본격적인 콘솔 혹은 PC 타이틀을 통한 도전이다.

사실 한국 개발사들이 모바일이 아닌 콘솔이나 PC 게임을 개발하고 글로벌에 도전한 건 최근만의 일은 아니다. 스컬처럼 글로벌에서 흥행한 인디 게임부터 콘솔로 시작한 베리드 스타즈 등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 게임 시장을 대표하는 대형 게임사들의 ‘시도’가 본격적으로 보이기 시작한 건 2021년부터다.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을 시작으로 2022년 넥슨 민트로켓의 데이브 더 다이버가 처음 공개됐고, 두 게임이 2023년 출시 후 글로벌에서 흥행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매년 1개 타이틀 이상의 한국 게임들이 글로벌을 타깃으로 출시되었고, 꾸준히 성과를 거뒀다. 2024년에는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가 한국 게임 최초로 소니의 세컨드 파티로, 2025년에는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네오위즈의 P의 거짓 서곡이 성공적으로 출시됐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다양한 대형 게임사의 콘솔 및 PC 타이틀들이 출시를 앞두거나 개발 소식을 전하고 있다. 한국 게임사들이 정말 본격적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며, 제대로 ‘세계’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본격화된 한국형 PC·콘솔 게임 출시





아무리 대형 게임사라지만, 한국 게임사들의 도전이 처음부터 원활했던 건 아니다. 모두 ‘PC·콘솔 게임을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목표 하나로 여정을 시작했다.

한국의 경우 콘솔이나 패키지 게임을 만들어 본 경험을 가진 개발자가 거의 없다. 있더라도 너무 ‘오래된’ 경험이었다. 이렇게 최신 콘솔 개발 경험도, 노하우도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이들은 다시 시작을 알렸다.

네오위즈도, 시프트업도, 넥슨도 인터뷰를 진행할 때마다 글로벌 도전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정말 많은 것들이 너무나 어려웠다고 말했다. 인재를 모으는 점도, 그렇게 모은 인재들이 PC·콘솔 플랫폼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것도, 노하우를 쌓아가고, 어떻게 보면 ‘뉴비’인 자신들이 글로벌에 게임을 소개하는 것도 모두 절대 쉽지 않았다.

사실 수많은 한국 게임사들은 콘솔 시장에서 거의 무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무명의 개발사들이 새로운 IP의 새로운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기에, 이들은 오직 게임 그 자체의 완성도와 재미만으로 인정받아야 했다.

그리고 이 무명 도전자들의 야심 차고 두근거리는 출사표를 다행스럽게도 글로벌 시장에서 먼저 알아봤다. P의 거짓은 출시도 전에 해외 게임쇼에서 기대작으로 수상을 했고, 스텔라 블레이드는 소니의 세컨드 파티로 선정됐다.




출시 후에도 놀라움은 이어졌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한국 게임 최초로 BAFTA 어워드에서 게임 디자인상을 받았고, 무려 600만 장을 판매했다. P의 거짓은 본편의 흥행에 이어 2년 만에 서곡이라는 DLC까지 성공적으로 출시, 본편과 DLC 포함 30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스텔라 블레이드 역시 PC 출시 3일 만에 100만 장을 판매, 누적 판매량 300만 장을 돌파했다.

뿐만 아니다. 크래프톤의 인조이가 얼리 액세스임에도 매우 빠른 속도로 100만 장을 판매했고, 넥슨의 F2P 게임인 퍼스트 디센던트도 지금은 주춤하지만 초반 스팀 매출 1위를 달성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인디 게임이지만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하는 리자드 스무디의 셰이프 오브 드림 역시 100만 장을 판매하며 약진했다.

그리고 최근 무려 1,240만 장을 판매하며 큰 성공을 거둔 아크 레이더스도 있다. 비록 직접적으로 국내 개발자들의 손에서 만들어진 건 아니지만, 넥슨의 자회사인 만큼 한국 게임사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제대로 한몫을 했다.

글로벌 시장에 한국 게임사들이 개발하거나 투자하거나 배급하는 게임들이 단 2년 사이에 정말 많아졌다. 수십 년의 한국 게임 역사 속에서 이렇게 다양한 게임사들이 PC·콘솔 게임으로 글로벌에 도전하는 건 거의 처음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배틀그라운드의 기록적인 성공 이후 주춤하나 싶었던 한국 게임들이 그 발걸음을 본격적으로 내딛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음 타자들


앞선 게임들의 성공 이후, 한국 PC·콘솔 게임들은 새로운 소재부터 IP의 확장까지 다양한 방향을 준비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로 가장 먼저 나아가고 있는 크래프톤, 이미 몇 차례 시도를 했고 성공도 하면서 노하우를 점차 쌓기 시작한 넥슨, 본격적으로 퍼블리싱 및 개발작을 공개하기 시작한 엔씨소프트, 흥행작을 기반으로 차기작을 준비 중인 네오위즈와 시프트업, 이외에도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등 다수의 한국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을 조준, 그 결과물이 하나둘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형 게임사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건, ‘게임사’가 아닌 ‘게임’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한국의 대형 게임사들은 한국에서만 유명할 뿐, 글로벌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은 편이다. 특히 PC·콘솔 중심의 시장에선 더더욱 그렇다.

IP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유명한 IP,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유명한 IP는 결과적으로 글로벌 PC·콘솔 시장에서는 완전히 처음 보는 새로운 IP와 큰 차이가 없다.

결국 출시하는 타이틀 그 자체만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 단일 타이틀만으로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플레이하도록 해야 한다. 그 이후에는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나야 하고, 평론가들의 평가도 높으면 당연히 좋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 모든 건 게임을 잘 만들어야 가능한 일이다.



▲ 게임을 잘 만들면, 게이머들은 알아준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모른다고? 아니다. 게임의 퀄리티, 그리고 게임 자체의 재미가 확실하다면 게이머들은 어떻게든 알아준다. 2025년 이견 없이 최고의 게임으로 꼽히고 있는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만 봐도 알 수 있다. 적은 인원의 신생 게임사가 만들어낸 신규 IP의 게임이지만, 흥행과 비평 모두 잡으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외에도 이미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다수의 국산 게임들 역시 글로벌 PC·콘솔 게이머들에게 인정받으며 좋은 성과를 낸 바 있다. 100만 장 이상을 판매한다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요 몇 년간 도전했던 다수의 게임들이 그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흥행, 글로벌 게이머들에게 해당 게임에 대한 ‘소개’를 제대로 해냈다.

특히 네오위즈와 시프트업의 경우 전작의 성공에 이어 DLC나 후속작으로 IP를 확장하고 있다. 심지어 P의 거짓은 DLC인 서곡을 통해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에서 최고의 확장팩 부문에서 수상하는 쾌거도 이뤘다. 스텔라 블레이드 역시 후속작 제작에 돌입하며 다음 이야기, 그리고 IP에 대한 기대를 팬들에게 제공하는 중이다.



▲ DLC 서곡까지 성공적으로 선보인 P의 거짓


글로벌에서 현재 한국 게임의 위치


글로벌 대상의 게임쇼나 미디어 행사 등을 다니다 보면, 다양한 해외 개발자나 미디어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기곤 한다. 그들과 나누는 대화는 당연하게도 ‘게임’이 중심이 되는데, 그 과정에서 매번 슬펐던 건 ‘한국 게임’에 대해 나눌 이야기 자체가 없었다는 점이다.

다들 올해 플레이한 게임 중, 이번 게임쇼에서 공개된 게임 중 어떤 게 가장 흥미로웠는지에 대해 열심히 토론하지만 그 가운데 한국에서 만든 게임은 아예 없었다.

코로나 이전만 하더라도, 아니 당장 2023년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이들이 ‘한국 게임’에 대해 큰 관심도, 정보도 없는 편이었다. 그들에게 한국에서 만드는 게임은 백이면 백 모바일 플랫폼에 한정되어 있다는 편견 아닌 편견을 주고 있었다. 새롭고 신선하고 때로는 유명하고 잘 만들어진 게임을 찾아 헤매는 기자들에게 한국 게임은 큰 이슈거리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1~2년간 분위기가 달라졌다. 누군가 들으면 웃을 수 있지만, 왜 여기저기서 "Do you know 손흥민? BTS?"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해외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면 나도 모르게 "Do you know 데이브 더 다이버, P의 거짓, 스텔라 블레이드?"를 외치고 있었다.



▲ 이제는 해외 게임쇼에서 한국 게임 부스를 당연히 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놀랍게도 모두가 해당 게임들을 알고 있었다. 2024년 TGA에서 몇 시간을 함께 이야기했던 중국과 대만 기자들은 심지어 한국 사람인 나보다 스텔라 블레이드를 더 좋아했다. 노미네이트된 부문에서 수상하지 못한 걸 얼마나 슬퍼하던지, 수상 불발이 아쉬웠지만 한편으로는 뿌듯할 정도였다.

뿐만 아니다. 한국 게임에 대한 인지도가 정말 낮았던 서구권 미디어나 인플루언서들의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한국 게임 = 모바일 게임’이라고 생각해 시선을 아예 두지 않던 이들이 이제는 한국에서 개발 중인 게임, 개발자들까지 꽤 많이 알고 있을 정도다.

사실 서구권 게이머들에게 아직 한국 게임은 동아시아 삼국 중 가장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게임스컴의 ONL, 서머 게임 페스트, TGA 등을 가 보면 아직도 한국 게임의 트레일러가 나올 때 박수 소리가 가장 작다. 일본의 경우 게임사나 개발자의 이름만으로도 거대한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중국 게임들 역시 게임 플레이 영상을 디테일하게 선보이면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하지만 앞서 도전한 여러 게임 덕분에 한국 게임하면 당연하게 ‘모바일 게임’이라고 여겨지던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당장 일본 게임만큼 사랑받고 중국 게임만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긴 어렵겠지만, 일단 한국에서도 이렇게 괜찮은 PC·콘솔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알리기 시작한 것 자체가 고무적인 일이 아닌가 싶다.





제대로 달려나가기 위한 방향 설정


그렇다면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또는 개발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다음 타자들이 가야 할 방향은 어디일까? 당연하지만 이 역시 결국은 ‘게임’이다. 자신들이 만든, 만들고 있는 게임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지금 만드는 게임이 이름만 대면 모두가 아는 그런 유명한 게임이 아니라는 걸 꼭 알아야 한다.

최근 ONL이나 SGF, TGA 등 대형 게임 쇼케이스에서 게이머들이 생판 신작 게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다름 아닌 실제 플레이 장면이다. 삐까뻔쩍한 시네마틱 영상에 모두가 열광하던 시대는 지났다.



▲ 팬텀 블레이드 제로의 첫 공개 트레일러, 가장 많이 본 구간은 실제 전투 장면

몇 시간 동안 너무 많은 트레일러가 공개되기에 지켜보는 게이머들의 집중도는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이들의 집중도를 확 잡아끌어 가장 많은 이들이 바라보고 호응하는 신작 영상은 뛰어난 영상미도, 성우들의 멋진 연기도, 세계관을 보여주는 스토리도 아니다.

처음 보는 게임이라도, 처음 보는 IP와 처음 보는 게임사라도 인상 깊은 게임 플레이 장면을 보여주는 순간 모두의 시선이 순식간에 모여든다. 조금 어색하고 덜 만들어져 삐걱이더라도 캐릭터가 실제 게임 UI와 함께 움직이고 액션을 취하는 것 자체를 게이머들은 좋아한다.

그렇게 멋진 게임 플레이 장면이 나오고 나면 처음 보는 게임사의 이름이 뜨더라도 좋은 의미로 ‘도대체 저게 어디 게임이야?’라는 웅성거림이 현장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정말 매번 경험했던 일이다.

IP와 게임사에 대한 인지도가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임팩트를 줘야만 게임에 시선이 꽂히고 호기심도 생긴다. 아무리 열심히 IP와 게임사와 세계관과 스토리를 어필해도 게이머들은 큰 관심이 없다. 모르니까.

차라리 짧은 트레일러라도 제대로 된 인게임 전투 영상을 하나 더 넣는 게 훨씬 큰 반응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임팩트 있는 첫 공개가 지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게이머들의 관심도는 높아진다. 다음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가 나오면 반가움에 소리치고 기대치도 상승한다.

▲ 스플릿 픽션은 첫 공개 후 몇 달만에 출시했다

첫 공개 트레일러의 시점도 매우 중요하지 않나 싶다. 게임이라는 건, 특히 대형 게임일수록 개발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우여곡절이 생기고 변경되는 부분이 많아진다. 당연하게도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도 길다.

그렇기에 첫 공개 시점부터 정식 출시까지 너무 긴 시간적 텀이 생겨버리면 오히려 그 자체가 마이너스로 작용하게 된다. 개발 내내 잊히지 않기를 기대하기에 이른 공개를 하는 것이겠지만, 반대로 그 과정에서 계속 쌓이는 기대와 기다림이 문제가 된다. 기대를 너무 하다 보면 게임이 출시되었을 때 그 기대에 미치는 것도 어렵다.

개인적으로 가장 적절한 건 출시 1~2년 전이 아닌가 싶다. 적절한 홍보 기간을 가지면서도 첫 공개에서 오는 호기심을 유지한 채로 출시할 수 있어서다.

최근에는 1년 미만으로 공개하는 경우도 많다. 스플릿 픽션의 경우 2024년 12월 TGA에서 엄청나게 높은 완성도의 트레일러를 통해 공개한 뒤 2025년 3월에 바로 출시해 좋은 평가를 받았고, 국내로 눈을 돌린다면 P의 거짓 서곡 역시 2025년 2월 공개 후 같은 해 6월 출시했다.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생소한 게임의 경우, 무료 데모가 정말 좋은 홍보 수단으로 작용한다. 단 몇십 분이라도 게이머들이 플레이하며 게임에 대한 정보를 ‘직접’ 얻을 수 있다는 건 꽤 중요한 일이다. 특히 최근처럼 본편의 가격이 많이 높을 경우, 이는 게이머들에게 구매로 이어지는 안전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 무료 데모 공개 역시 신규 게임에게는 좋은 홍보 기회


글로벌로 나아가는 한국 게임, 응원한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본격적으로 PC·콘솔 게임에 도전하고 있지만, 이 도전이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을 완전히 버렸다는 의미는 아니다. 모바일 게임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수익을 내는 게 나쁘다는 의미도 아니다.

오직 모바일 게임만, PC 플랫폼 역시 그냥 모바일이 메인이 되는 게임만을 만들던 상황에서 콘솔과 PC 전용 게임들이 등장하고 만들어지는 중이다. 1990년대 이후 무려 몇십 년여 만에 이런 도전들이 우후죽순 이루어지고 있다.

중요한 건 대형 게임사들이 좀 더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또 다음의 도전을 이끌어내고 있다.

콘솔 게임 개발을 경험한 개발자가 없어서, 혹은 너무 오래되어서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대형 콘솔 게임을 만들고 싶었던 개발자들이 모여 새롭게 도전하고, 그렇게 노하우를 쌓아가고,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고 경험을 이어가고 있다.

함께 한국 게임의 현재를 걸어가는 입장에서, 이런 도전을 이어가는 개발사들이 당장의 성공만을 목표로 하지 않고 그 도전과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한다. 하나의 타이틀을 만들고, 다음 타이틀을 만들고, 또 그 다음 타이틀을 만들면서 하나하나 발판을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바라는 건 ‘지속성’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게임사들이 지금의 시도를 짧은 현상으로 끝내지 않고 꾸준히 이어가는 또 다른 하나의 방향으로 삼았으면 한다. 모바일 게임이 메인이 되더라도 다른 플랫폼의 게임들도 계속해서 개발하고 글로벌로 나아갔으면 한다.

한때는 글로벌 쇼케이스 현장에서 한국 게임의 트레일러가 나오면 그 리액션을 하나하나 녹화해서 한국으로 보내곤 했다. 몇 시간 동안 이어지는 쇼케이스에서 한국 게임 트레일러는 고작 한두 개가 끝이었기 때문에 그 현장의 모습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마찬가지 이유에서 게임쇼에서 만나는 한국 게임 부스도 열심히 사진으로 찍어 보냈다.

하지만 이젠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쇼케이스에서도, 게임쇼에서도 한국 게임들을 이제 꽤 많이 만나볼 수 있고 알아보는 사람도 꽤 생겼다. 이렇게 열심히 발걸음을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한국 개발사의 이름이 뜨자마자 게이머들의 환호가 들려오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관심 없는 모습도, 호기심 어린 박수도 아닌, 기대에 찬 환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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