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의 사영걸, 나쁘지 않지만 딱 그 정도

내용은 좋았지만 너무 비싼 꿈이었다

1
작년 이맘 출시된 '진 삼국무쌍 ORIGINS(이하 오리진)'는 무쌍 시리즈의 미래를 보여주었다.

오리지널 주인공, 압축된 스케일, 그리고 압축된만큼 탄탄해진 서사와 감정 연출, 그러면서도 무쌍 시리즈의 핵심인 '호쾌한 액션'을 그대로 간직한 오리진은 몰락해가던 시리즈의 앞을 밝히는 등대와 같았다. 실제로 리뷰 과정도 무척 즐거웠고, 평론가와 유저 양측의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DLC'의 유무에 대해 오메가포스는 말을 아꼈다. 디렉터인 '토모히쿄 쇼'부터가 DLC란 개념을 별로 선호하지 않기에, 차라리 차기작을 냈으면 냈지 DLC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면서 말이다.

그러나 '짜잔!' 절대란 건 없었다. 처음부터 계획에 잡혀 있던 DLC는 아니었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1년이 지난 지금 DLC인 '몽환의 사영걸'이 출시되었다.



진・삼국무쌍 ORIGINS 몽환의 사영걸🏢 개발사오메가포스🏢 퍼블리셔코에이테크모📱 플랫폼PC, PS5, XBOX, NSW2🎮 플레이PC📅 출시일2026년 1월 22일🔧 키워드#무쌍 #삼국지 #DLC


그래서 뭘 더 할 수 있죠?


가장 먼저 살펴보아야 할 건 당연히 이거다.

'무엇이 더해졌는가?'

몽환의 사영걸은 이름처럼 네 명의 영웅, 오리진 본편에서 꽤 무게감을 보여주었지만, 결국 사라지는 네 명의 무장이 주인공이 된다면 어떻게 될지를 상정한 If 시나리오의 DLC다. 아마 본편을 플레이했다면 이 네 명이 누군지 어렵지 않게 감을 잡을 수 있을 거다. 본편부터 광대 이미지를 벗고 대현량사다운 모습을 보여준 '장각', 역시 폭탄 돼지에서 약육강식의 사상가가 된 '동탁', 명가의 오만함을 넘어 그만큼의 긍지를 보여준 '원소', 그리고 아무리 봐도 초선보다 주인공을 더 사랑하는 것 같은 '여포'가 그 네 명이다.



▲ 우리 원 형한테도 기회 한 번 줘야 하는거 아닙니까?

DLC로 진입하는 건 그냥 아무 여관에서나 버튼 하나로 진입 가능하며, 장각 시나리오를 먼저 깨고 나면 그 때부터 다른 세 명의 시나리오로도 진입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 진행 과정에서 '군략'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나온다. 본편 기준으로 주인공은 이미 잘 마련된 전장에서 자의적으로 움직이는 별동대 겸 소방수의 역할이었는데, 몽환의 사영걸에 등장하는 진영은 아무래도 인재가 영 부족(정사와는 다르게)하다 보니 주인공이 직접 군략을 짜기도 한다.



▲ 주변에 죄다 클론무장뿐이니 이제 군략도 짜야 하는 무명

콘텐츠 측면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역시 '무기'의 추가다. 추가된 무기는 '활'과 '승표'. 승표가 무엇인고 하니 단검에 밧줄을 묶은 무기인데, 실제 역사에서 쓰인 것 보다는 게임과 같은 미디어에서 더 흔히 발견되는 무기다. '갓 오브 워'에 등장하는 혼돈의 블레이드도 어떻게 보면 승표의 범주 안에 넣을 수 있으니 말이다.



▲ 솔직히 잘 만든 무기인 승표



▲ 격검의 시대는 끝이다 서원직

그리고, 기존 무기들 또한 레벨이 확장되면서 새로운 무예가 생겼다. 무예마다 평가가 갈리긴 하지만, 어쨌거나 PVP게임도 아니고 선택의 문제니 더해졌다고 나쁠 건 없다. 문제는 이 무기의 개편과 추가 과정에서 엄청난 밸런스 파괴가 벌어졌다는 점인데, 이 부분은 하단에서 더 서술하도록 하겠다.

무기 뿐만 아니라 수평적 콘텐츠도 더해졌다. 아이템과 무예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인 수련이 생겼고, 새로운 전투가 생겼으며, 이 전투들의 도전 콘텐츠도 생겼다. 당연히 인물 간의 상호작용도 더해졌다. 무엇보다, 본편에서는 짧게 등장했지만 진히로인이라 할 수 있는 '주화'가 무려 동행 무장으로 함께한다.



▲ 의외로 삼잘알인 주화. 아주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 여관 뒷마당이 전장보다 빡세다. 해 보면 안다

더해진 건 여기까지. 그럼 이제 하나하나 이 더해진 것들이 어떤 느낌을 주는지도 보자.


노래져버린 나, 삼성가노의 플러팅에 넘어간 나


몽환의 사영걸은 디자인적으로 꽤 독특하게 적용되는 DLC다. '서사'와 '콘텐츠'가 엮여 있으면서도 별도로 분리되어 있는데, 일단 '서사'적 부분은 모조리 다 꿈속의 일로 치부하며, 본편과 엮이는 경우가 1도 없다. 꿈 속에서 장각과 함께 태평천하를 만든다 해도, 본편의 장각과 뭔가 새로운 일이 생기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 본편이었으면 앞에서 나왔겠지만, 이제 백스테이지에서 나온다

반면, '콘텐츠'는 본편에서도 그대로 유지되며, 본편에서도 새로운 무기나 무예를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액션 게임들의 DLC는 본편 서사에도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의식적으로 완전히 분리해 둔 셈이다. 이 부분에서, 오메가포스가 이 DLC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딱히 내키지 않았지만 게이머들의 요청이 너무 강하니 어떻게든 만들어 본 DLC로 느껴졌다.

그나마 다행히, 이 네 명의 영걸이 모두 본편에서 못난 모습만 보여주진 않았기 때문에 서사적 고리는 어떻게든 성립되긴 했다. 그리고, 본편을 플레이했다면 꽤 즐겁게 이 서사를 즐길 수 있다. 마치 같은 사건을 반대의 방향에서 바라보듯 말이다.



▲ 연출은 일품인데 하필 히로인이 장각

'장각'의 시나리오는 본편의 장각 최종전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장각의 앞에서 맞서는 군웅이 아닌, 장각의 뒤에서 등장해 맞서는 군웅들을 쥐어박는 입장이 된다. '여포'를 따를 경우, 하비 전투에서 지옥같은 보스전을 치룰 필요 없이 그 보스 밑에서 유유자적 적진을 휘저으면 된다. '원소'또한, DLC에서는 그 드높은 자존심을 꺾고, 주인공을 비롯한 인재들을 후대하면서 정석적인 IF 스토리를 밟게 된다.

물론, 서사 구성에서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정신을 차리고 나쁜 황건적들을 숙청하면서 착한 황건적이 된다는 장각 스토리는 이를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군웅들의 모습에서 위화감이 느껴졌고, 여포의 시나리오는 초반부 초선의 주장(강한 자가 협천자하면 자꾸 싸움이 나니 보내 줘야 한다는)이 뭔가 이해가 되질 않았다.



▲ 스샷을 다시 봐도 뭔소린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만족도 자체는 꽤 높은 편이다. 본편에서 저 네 명의 세탁을 열심히 해 둔 이유도 있겠지만, 각자 그들다운 엔딩을 맞이했고, 특히 원소 편의 경우 그 오만하던 원소가 맞나 싶을 정도로 멋진 연출을 보여주기도 한다.

유일한 문제는 '분량'이다. 진행 중간마다 군략을 통해 자잘한 전투를 치르긴 하지만, 제대로 된 전투는 각 시나리오마다 세 번 남짓만 벌어지는데, 시간으로 치면 하나당 세 시간을 못 넘긴다. DLC 분량으로 전투 12개면 충분한 것 아닐까 싶지만, 이 DLC의 가격이 4만 원이다. 게임 디자인적으로 분량이 아쉽지는 않지만, 가격을 생각해 보면 영 모자란 느낌인 건 사실이다.



▲ 끊임없이 플러팅하는 테토남(본편 시점)



▲ 지가 그렇게 불러놓고 왜 묻는담...


이제 됐으니 후속작에 전념합시다


정리하자면, 몽환의 사영걸은 충분히 즐겁게 즐길 수 있는 DLC지만, 모든 부분에서 만족스럽지는 않은 DLC다. 사영걸이 보여준 각 영웅들의 서사 라인은 꽤 흥미롭고, 각 인물들의 뒷이야기를 더 살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지만 가격에 비하면 분량이 영 아쉽고, 그 외 부분은 사실 무료 업데이트나 값싼 확장 콘텐츠로 넣어줄 수도 있었을 요소들이다.



▲ 성장 트리를 넣어준 건 고마운데 금방 다 채운다. 진짜 금방

무엇보다, 이 DLC가 다소 억지로 만들어진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게임 출시 후에도 개발진이 "아 이런 부분도 넣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에 만들어낸 DLC가 아닌, 이미 완벽했다고 생각했던 게임임에도 유저 니즈가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느낌이 이곳 저곳에서 느껴진다.

앞서 말한 '무기 밸런스'가 이런 의심에 불을 지피는 요소다. 신규 무장인 '활'은 차지 강공으로 발사하는 폭발 화살이 너무 정신 나간 성능을 지니고 있어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무예와 무쌍, 차지 강공만 해도 웬만한 위협 없이 게임을 클리어할 수 있는 무브셋을 지니고 있으며, 투기 소모를 줄이는 버프기를 새로 장착한 '곤'은 1코스트 무예의 투기 소모를 0으로 줄여 버려 버프 시동 - 무예 난사만 반복하면 되는 이상한 무기가 되어 버렸다. 본편의 곤은 다른 의미로 설계가 이상했는데, DLC 곤 또한 설계가 이상하다.



▲ 어느새 노래져버린 나. 활만 들면 무서울게 없다

업적이나 부가 임무 등에서도 이런 '불협화음'이 조금씩 보인다. 군략 단계에서만 달성할 수 있는 도전 과제들이 있음에도 군략을 하려면 스토리를 다시 밀어야 한다거나, 빡빡한 자금 수용 한도가 여전히 그대로인 부분 등은 분명 아쉽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구매 의사'로 초점을 옮기면 '완전판'을 원한다면 분명 구매하는게 맞는 선택이지만, 본편을 플레이하고 후속작을 기다리기로 마음먹었다면 '무조건'까지는 아닌 느낌이다. 하다 못해 가격이 조금만 낮았다면 충분히 살 가치가 있다 말했겠지만, 몽환의 사영걸은 DLC치고도 가격이 꽤 센 편이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언제 나올지는 모르지만 후속작에서는 분명 오메가포스님이 보여주실 거다. 합비 공방전부터 유비의 입촉, 관중제장의 난과 동관 전투, 나아가 형주 공방전과 이릉 불놀이, 출사표와 오장원까지의 여정을 후속작에서 아주 쌈박하게 보여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시점까지 기다리는 와중, 한 번 찍먹해보기엔 몽환의 사영걸 또한 나쁜 선택은 아닐 것 같다.



▲ 선택지가 왜 이따위야... 난 같이 가기 싫다고



▲ "어이 저길 봐, 굉장한 석양이야"
  • 완성도를 갖춘 서사 라인
  • 더 넓어진 콘텐츠 볼륨
  • 수행 무장으로 합류한 '주화'
  • 분량 대비 너무 높은 가격
  • 박살난 무기 밸런스
  • 본편 이상의 무언가가 부재

리뷰 플랫폼: PC (출시 빌드)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