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 2026] '셰이프 오브 드림즈'가 증명한 'DEMO'의 힘

게임뉴스 | 김지연 기자 |


[▲리자드 스무디 심은섭 대표]

리자드 스무디가 개발한 '셰이프 오브 드림즈(Shape of Dreams)'는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인디게임상과 우수개발자상을 수상하며 2관왕을 달성한 바 있다. 그리고 정식 출시 3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MOBA의 조작감과 로그라이크를 결합한 독특한 게임성으로 주목받은 이 작품은 별도의 유료 마케팅 없이도 출시 전 위시리스트 30만 건을 달성하며 인디 게임의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제시했다.

2026 타이베이 게임쇼(TGS)의 컨퍼런스인 APGS 무대에 오른 리자드 스무디의 심은섭 대표는 '유료 마케팅 없이 위시리스트 30만 달성: 데모 주도 개발 사례'를 주제로 그간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데이터로 검증하는 데모, 유저의 '추측'이 아닌 '지표'에 집중하다





심은섭 대표는 퍼블리셔의 대규모 마케팅 없이도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으로 '데모를 통한 기획의 검증과 마케팅 집중'을 꼽았다. 리자드 스무디는 초기 아이디어 검증을 위해 국내 플랫폼인 스토브(STOVE)에 데모를 먼저 공개하고 8개월간 플레이 경험을 다듬었다.

심 대표는 일반 유저를 대상으로 하는 데모는 개발자가 플레이를 직접 볼 수 없고 리포트를 보내주는 유저도 드물기에, 단순 피드백에 의존하기보다 데이터 분석 도구를 적극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스 처치 시간, 플레이어 사망 위치, 아이템 획득 코드 등을 서버로 수집해 통계를 파악한 것이 주효했다. 심은섭 대표는 "숲 지역의 사망률이 유독 높은 이유를 분석한 결과, 원거리 투사체를 발사하는 잡몹들이 원인임을 확인해 이를 조정함으로써 난이도를 최적화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조작법 역시 기존 MOBA 방식보다 WASD 조작을 선호하는 유저가 많다는 지표를 확인한 후, WASD 지원을 강화하고 디아블로식 조작을 폐기하여 유지보수 효율을 높였다.


스팀은 '노출'의 전쟁터, AI 번역과 플랫폼 부스팅 활용


인디 게임의 주 무대인 스팀(Steam)에 대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통하지 않는 대신 플랫폼 자체의 노출이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심은섭 대표는 "인디 개발자들에게 스팀은 규모의 경제가 통하지 않는 희망의 땅이다"라고 정의하며, 마케팅 비용을 쏟기보다 플랫폼 내 부스팅과 다국어 지원을 통한 노출 극대화에 집중할 것을 권장했다. 특히 러시아어 등 특정 언어를 지원하지 않으면 해당 시장 노출 자체가 차단되므로 철저한 언어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당시 리자드 스무디는 번역 효율을 위해 GPT, 제미나이(Gemini), 클로드(Claude) 등 여러 모델을 교체하며 사용할 수 있는 라우팅 서비스 기반의 인하우스 자동화 앱을 개발해 사용했다. 게임 텍스트는 물론 상점 페이지와 공지사항까지 자동 번역을 도입했으며, 현재는 네오위즈의 도움을 받아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상점 페이지 공개 2개월 만에 중화권 유저를 중심으로 위시리스트가 급증했고, 데모 출시 3개월 만에 3만 개의 위시리스트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프롤로그 전략과 촘촘한 빌드 관리의 기술


심 대표는 무료 버전의 제품을 별도로 등록하는 '프롤로그' 전략의 명암도 가감 없이 공유했다. 100달러의 등록비로 추가적인 노출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유저들로부터 라이브러리가 지저분해진다는 항의를 받거나 순위가 하락할 위험도 존재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프롤로그 전용 실험적 콘텐츠를 추가하고, 인게임 내에 본 게임 위시리스트 추가를 유도하는 배너(Call to Action)를 삽입했다. 그 결과 하루 800~1,000개 수준이던 위시리스트 증가량이 3,000개 이상으로 뛰었다고 한다.




또한 2024년 11월 출시 이후 5주간 순차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해 스팀 알고리즘의 수혜를 장기간 유지했다. 다만 플레이 타임이 너무 길어지면 본 게임 구매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어, 이후에는 콘텐츠 추가보다 코스메틱(꾸미기) 요소에 집중해 유저 복귀와 대세감 형성을 유도했다.

2년 동안 데모 2종과 프롤로그, 풀버전 등 여러 빌드를 동시에 관리하기 위해 '익스플리시트 콘텐츠 인클루전(Explicit Content Inclusion)' 시스템을 구축, 데모 버전에 풀버전 데이터가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방어했다.


"신선한 눈"으로 기회를 붙잡아야


강연을 마무리하며 심은섭 대표는 개발자가 자신의 게임에 매몰되지 않도록 외부의 힘을 빌린 '신선한 눈'으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검증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스팀에서 무언가 중요한 액션을 취하기 전에 사전에 많은 것을 알아두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장르의 특징을 고려한 개발 효율 개선이 필요하며, AI 번역 역시 효율적이지만 스토리 중심의 게임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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