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DC 2026에 처음 신설된 루미너리스 스피커 시리즈(Luminaries Speaker Series), YBCA 극장에서 열린 해당 강연 시리즈는 게임 체인저 패스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 임원급 프로그램이다. 주요 업계 경영진들이 무대에 오르는 이 자리에서, 세 명의 현업자가 게임과 영화·음악·라이브 엔터테인먼트가 교차하는 지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폭스 엔터테인먼트의 스캇 에드워즈(Scott Edwards)가 모더레이터를 맡고, AEG 월드와이드의 브렌다 크루즈(Breanda Cruz) 글로벌 파트너십 시니어 디렉터, 세가의 저스틴 스카폰(Justin Scarpone) 트랜스미디어 EVP 겸 글로벌 헤드, 그리고 '데드풀'과 '좀비랜드'시리즈의 각본가 겸 프로듀서 렛 리즈(Rhett Rees)가 패널로 참석했다.
지금은 비디오게임 IP의 '골드러시'

렛 리즈는 게임 IP가 할리우드에서 맞이한 변화를 직접적으로 설명했다. 초기 '슈퍼마리오', '어쌔신 크리드', '맥스 페인', '둠' 같은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게임 영화화는 오랫동안 '저주'로 여겨졌다. 그러나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새 '슈퍼마리오', '폴아웃', '마인크래프트', '프레디의 피자가게'가 연달아 성공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할리우드는 잘되는 것을 쫓는다. 지금 할리우드는 게임 IP를 미친 듯이 쫓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가장 큰 변화의 원인으로 그는 게임 리터러시를 꼽았다. 스티븐 스필버그 세대가 아니라, 실제로 게임을 하면서 자란 세대가 프로듀서와 감독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핸리 카빌 같은. 리즈 자신도 여덟 살 때부터 게이머였다고 밝히며, 게임을 이해하는 사람이 만들어야 게임의 본질이 영화에 담긴다고 했다. 그 결과 '레지던트 이블'을 '웨폰즈'의 잭 크래거(Zach Cregger)가 각본·연출하고, '옐로스톤'의 테일러 쉐리던(taylor sheridan)이 '콜 오브 듀티'를 맡는 시대가 됐다. "15년 전 슈퍼히어로 만화가 지금의 게임 IP와 비슷한 위치에 있지 않았을까"라고도 했다.
여기는 샌프란시스코니까 분명히 말하겠다고 전제하며, 리즈는 "지금은 게임 IP의 골드러시"라고 단언했다. "붐이든 버블이든, 게임 IP를 할리우드로 가져가기에 이보다 좋은 시기는 없었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소닉이 살아남은 이유 — 팬의 분노를 역전시킨 사례

저스틴 스카폰은 소닉 영화 시리즈가 현재의 성공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위키피디아를 보면 알겠지만, 수십 년에 걸쳐 여러 스튜디오가 검토했고 결국 파라마운트, 감독, 프로듀서가 맞아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이미 잘 알려진 사건도 언급했다. 1편 제작 중 공개된 초기 소닉 캐릭터 모델이 팬들에게 혹독한 반응을 받았을 때, 파라마운트와 제작진이 그 피드백을 진지하게 수용해 캐릭터 모델을 근본적으로 수정했다는 것이다. 스카폰은 이 결정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팬의 의견을 들었다는 신호가 됐고, 소닉 1편은 성공했으며 2편은 1편을 넘었고 3편은 2편을 넘었다. 현재 소닉 4편을 런던에서 촬영 중이며, 같은 팀이 4편 내내 함께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렛 리즈는 게임 영화화에서 IP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언차티드' 초기 각본을 검토했을 때 주인공 네이선 드레이크가 절벽에 매달리거나 높은 곳을 오르는 장면이 단 한 장면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언차티드'의 핵심은 수직적 위험감, 손끝으로 매달리는 아찔함인데, 그걸 놓친 각본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나중에 나온 영화에는 화물기에서 추락하는 장면과 기차 위의 싸움이 담겼다. 소닉에게 링이 있어야 하고 빨라야 하듯, 각 게임에는 놓쳐선 안 되는 핵심 요소가 있다.
스캇 에드워즈는 파라마운트 연구를 인용하며, 첫 번째 예고편이나 티저로 인상이 결정된 사람의 74%는 나중에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소닉은 첫 공개 이미지를 수정하는 데 성공했지만, '캣츠'는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스플릿 픽션' — 할리우드 입찰 경쟁까지 벌어진 인디게임

렛 리즈는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 헤이즈라이트 스튜디오의 '스플릿 픽션' 각색 작업을 소개했다. 스토리 키친이라는 회사가 판권을 가져왔고, 시드니 스위니와 존 M. 추를 붙인 뒤 스튜디오 입찰을 진행했으며 결국 아마존이 판권을 샀다고 밝혔다. 강연 직전 금요일에 첫 초고를 넘겼다고도 말했다.
헤이즈라이트는 자신의 게임을 영화로 만드는 것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이 있었다. 그들은 리즈에게 미오와 조이 두 캐릭터와 그들의 우정은 반드시 넣어달라는 것으로 시작하는 한 페이지짜리 '바이블'을 줬고, 그게 좋은 출발점이 됐다다. 리즈는 "'스플릿 픽션'이 15년 전에 나왔다면 할리우드는 무관심했을 것이다. 지금은 입찰 경쟁이 벌어졌다. 이게 지금 우리가 있는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AEG와 세가의 파트너십, 'LA 라이브'를 게임 IP 무대로

저스틴 스카폰은 세가가 미국에서 매년 두 개의 대형 이벤트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12월의 TGA(The Gmae Awards)와 7월에 있을 아니메(Anime) 엑스포가 그것이며, 두 행사 모두 LA 라이브에서 열린다. 세가는 게임 업계에서 오랜 브랜드지만 자체 콘솔을 만들던 시대 이후 브랜드 인지도가 많이 줄었다며, 소닉을 비롯한 여러 IP 덕분에 존재감은 있지만 그것이 세가 브랜드로 직접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페르소나', '야쿠자(용과 같이)', 심지어 '앵그리버드'까지 다양한 IP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만큼, 이번 여름 애니메 엑스포에서 LA 라이브 전반에 걸쳐 대규모 브랜드 존재감을 드러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브렌다 크루즈는 세가처럼 영화, 스트리밍, 머천다이징까지 아우르는 IP를 보유한 브랜드에게 AEG의 LA 라이브 캠퍼스가 이상적인 무대라고 말했다. 최근 LA 라이브 인근 도로를 리모델링하면서 차량 통행을 막고 보행자 전용 공간으로 전환했으며, 디지털 기둥 여덟 개를 새로 추가했다고. 더 게임 어워즈 시즌이 되면 게임사들이 사전에 연락해오고, 작년에는 블리자드가 시상식 후 모든 스크린을 장악하고 옆에 '디아블로 도그'라는 이름의 핫도그 가판대를 열었는데 줄이 극장 모퉁이를 돌아 이어졌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불씨를 지키는 사람(Keeper of the Flame)은 언제나 필요하다

저스틴 스카폰은 세가 IP 중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IP인 '페르소나'를 예로 들며 게임 IP에서 음악의 역할을 설명했다. 올해 1월 LA 돌비 시어터에서 세 번의 콘서트를 진행했으며, 넷플릭스와 크런치롤 덕분에 서구권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소비가 늘면서 '페르소나'의 음악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르소나'를 모르는 사람도 그 콘서트장에서 나오면 음악에 반해서 게임을 사게 된다고 스카폰은 강조했다. 소닉 심포니는 미국과 유럽 투어를 돌며 3~4천 석 규모 공연이 15~20분 안에 매진된다고도 전했다.
스카폰은 라이브 공연과 머천다이징을 소홀히 하면 게임 DAU에 직접 영향이 생긴다고도 말했다. "음악은 다른 매체와 달리 팬들이 함께 경험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라며, "스크린을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공간에서 함께 느끼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렛 리즈는 IP가 게임에서 시작해 각본이 되고, 영화가 되고, 예고편이 되고, 마케팅 캠페인이 되고, 최종적으로 AEG 광장의 핫도그 가판대가 되는 과정에서 '불씨를 지키는 사람(Keeper of the Flame)'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드풀'에서 라이언 레이놀즈가 그 역할을 했고, 그 과정 어딘가에서 공이 바닥에 떨어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고도 전했다.
브렌다 크루즈도 '데드풀' 이야기에 공감을 표했다. 밀레니얼인 자신이 일곱 살짜리 아이와 함께 'Bye Bye Bye'를 따라 부르게 될 줄은 몰랐다며, 그 선곡을 결정한 사람은 천재라고 말했다.
E3 이후의 세계: 크리에이터 커뮤니티가 마케팅의 중심으로

E3가 사라진 이후 중소 개발자나 트랜스미디어 파트너를 찾는 크리에이터들의 현실적인 연결 방법에 대한 청중 질문이 이어졌다.
저스틴 스카폰은 E3 무대에서 '킹덤하츠3'를 발표했을 때 1만 명 관객이 환호하던 순간이 커리어 최고의 기억 중 하나라고 말하며, 그다음이 두려웠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 모든 기대를 본 뒤에 바로 돌아가 게임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이제는 다른 시대 시대가 되었다며, 세가는 '컨피던트 크리에이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고 주요 게임사들이 UGC 크리에이터 커뮤니티를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 과정에서 디스코드를 통해 팬에게 정보를 먼저 공개하거나 콘텐츠 제작 과정에 참여시키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E3에 비해 파편화됐지만 개인의 목소리가 더 강해졌고 기회는 오히려 더 많다고도 강조했다.
"모든 사람을 위한 게 되려다 아무도 위한 게 안 된다"

글로벌 IP를 영화로 만들 때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에 대한 청중 질문에 렛 리즈는 과학이나 수학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글로벌하게 먹히는 것은 결국 '인류 공통의 공감 가능성'이라며, 액션은 언어 장벽을 비교적 잘 넘지만 언어 뉘앙스에 의존하는 정교한 코미디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같은 감독은 그 자체로 글로벌 브랜드가 아닌가. 그는 "마크 월버그가 불가리아에서 얼마만큼의 개런티를 정당화하냐를 계산하는 방식도 있지만, 자신은 예술적 측면에서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인간적인 무언가를 본다"고도 덧붙였다.
저스틴 스카폰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으로 만들려다 아무도 위한 것이 아니게 된다"고 강조했다. 창작자의 비전을 믿어야 하며, 디즈니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느낀 것은 수식과 알고리즘이 있어도 예상치 못한 것들이 터진다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가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나. 결국 팬들이 결정한다. 매우 민주적이다"고도 전했다.
AI 문제, "80%는 두렵고, 20%는 기대된다"

AI가 각자의 업무와 창작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브렌다 크루즈는 AI는 이미 여기 있고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상과 업무를 더 효율적이고 스마트하게 만드는 도구라는 입장이며, 경쟁할 수 없다면 함께 가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저스틴 스카폰은 민감한 주제라며 신중하게 접근했다. '페르소나', '용과 같이', '토탈 워' 같은 IP는 팬들이 그 완성도의 차이를 알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흥미로운 부분으로는 팬들이 AI 도구로 파생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꼽았다. 게임 크리에이터나 감독이 될 능력은 없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캐릭터에 대해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은 팬에게 AI가 그 수단을 준다며, 그것이 커뮤니티를 더 깊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스카폰의 의견이다.
렛 리즈는 자신이 "80%는 두렵고 20%는 기대된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기대되는 부분은 스튜디오나 투자자라는 장애물 없이 개인이 혼자서도 놀라운 것을 만들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할리우드의 사다리에 매달리지 않은 사람들의 손에서 창작의 민주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기대였다. 그가 두려워하는 부분은 일자리 문제였다. 그는 "분명 우리 업계에서 많은 사람이 직업을 잃을 것"이라며, "그게 가장 무섭다"고 언급했다.
스캇 에드워즈는 코카콜라가 연말에 AI로 제작한 60초 광고를 냈을 때 반응이 냉담했던 반면, 같은 시기 애플이 낸 광고는 아무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았다고 비교했다. 코카콜라 광고만큼 '가짜'인데도 그 차이가 생겼다며, 결국 감정적으로 연결되느냐의 문제라고 평가했다. AI를 위한 AI인지, 아니면 진짜 스토리텔링 목표를 위한 도구로서의 AI인지가 관건이며, 소비자는 이미 한정된 시간을 쓸 이유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의 그의 의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