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서비스가 지속되면서 웹3 게임 생태계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게임 플레이가 콘텐츠의 재미를 즐기기보다 토큰 채굴 중심의 활동으로 편중되었고, 일부 이용자에게는 게임이 단순한 수익 창출 수단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또한 채굴 참여자가 증가할수록 토큰 공급량 역시 빠르게 늘어나 가격 안정성이 약화되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이용자 이탈과 신규 유입 감소로 이어져 생태계 전반에 불균형을 초래했다.

P2E 게임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시점에,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N'을 주축으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생태계를 구축하며 새로운 웹3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2025년 5월 글로벌 시장에 정식 출시된 '메이플스토리 N'은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첫 블록체인 게임이다.
'메이플스토리 N'의 여러 시스템에서는 넥스페이스가 기존 P2E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를 엿볼 수 있다.
넥스페이스는 P2E 생태계 붕괴의 주원인이었던 단순 채굴용 작업장(Bot)의 진입을 막고자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이용자가 캐릭터를 온체인 자산으로 전환하는 민팅(Minting)을 하려면 60레벨 달성, 3차 전직 완료, 테마 던전 중 2개 클리어, 이지 발록 처치, 룬 5회 사용 등 엄격한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이는 게임이 단순한 수익 창출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진성 이용자의 플레이 기여가 온전한 가치를 지니도록 설계한 치밀한 인플레이션 방어 기제로 풀이된다. 이러한 토큰 경제 재편 덕분에 최근 공식 거래 플랫폼인 MSU 마켓플레이스에서는 220레벨 커세어 캐릭터가 30억 네소(NESO, 한화 약 1,750만 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성공적으로 안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넥스페이스는 지난 1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에 바이낸스 페이를 신규 결제 수단으로 도입하며 글로벌 접근성을 높였다. 이용자는 결제 단계에서 바이낸스 지갑에 보유 중인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다양한 가상자산으로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이는 2025년 5월 15일 자체 유틸리티 토큰인 NXPC를 바이낸스 등 주요 거래소에 상장하며 구축한 협력 관계의 연장선상에 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거대한 유동성과 이용자층을 메이플스토리 IP 생태계로 직접 연결한 것은 넥슨이 그리는 글로벌 웹3 확장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지향 목표는 단순 자산 소유가 아닌, 완전한 개방형 플랫폼이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통해 지향하는 최종 목표는 단순한 자산 소유를 넘어선 개방형 플랫폼 구축이다. 현재는 MSU 마켓플레이스 등 자체 제작 디앱(dApp)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나, 향후 공식 빌더 프로그램을 도입해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생태계에 참여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구조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 모델에서 이용자는 단순한 소비자에 머물지 않고 콘텐츠를 생산하는 참여자 역할을 하며, 그 기여가 실질적인 보상으로 연결된다.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캐릭터에 종속되던 닉네임을 분리해 개인이 소유하고 거래할 수 있는 민팅 시스템을 추가한 것 역시 이용자의 자산 소유권과 자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다.

넥스페이스의 행보는 단순한 신사업 추진 차원을 넘어, 커뮤니티의 참여가 하나의 게임 IP를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다. 현재의 개발 방향성과 추진 속도 등을 고려할 때, 운영사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도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넥스페이스의 성과는 특정 IP의 플레이 경험이 게임 내에 국한되지 않고 실질적인 가치로 전환될 수 있을지 증명하는 중요한 사례다.
다만 '메이플스토리 N'은 현재 한국에서 서비스되지 않는다. 블록체인 거래를 수반하는 게임의 등급 분류를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국내 게임산업법 때문이다. 국내 게임사가 일군 웹3 생태계를 정작 국내 이용자는 경험할 수 없는 산업적 역차별 상황에 놓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