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기차 탈선 막기 대작전 '언레일드2'

리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1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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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왜 레일을 까냐고요? 레일이 거기 있으니까요"

목적이라는 건 제법 중요한 요소다. 게임을 할 때도 그렇다. 우리는 왜 게임을 하는가. 누군가는 장대한 스토리에 매료돼서, 또 누군가는 화려한 액션에 이끌려 패드를 잡는다. 물론, 명확한 목적이라는 게 꼭 필요한 건 아니다. "게임을 하는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냐"던 누군가의 말처럼, 그저 재미있어서, 혹은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드는 그 시간 자체가 좋아서 게임을 즐기는 경우도 적지 않으니 말이다. 어떻게든 우리는 게임 안에서 나름의 목적을 찾아내기 마련이다.

지난 2024년 11월 7일 얼리액세스를 시작한 '언레일드2'의 목적은 극히 단순하다. 에베레스트에 왜 오르느냐는 질문에 "산이 거기 있으니까"라고 답한 조지 말로리처럼, 그저 레일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플레이어의 임무는 단 하나, 출발한 기차가 탈선하지 않고 무사히 다음 역에 도달하도록 레일을 까는 것이다. 문제는 당장 손에 쥐어지는 게 레일은커녕 곡괭이와 도끼가 전부라는 점. 레일을 만들려면 목재와 광석을 조합해야 하므로, 부지런히 바위를 캐고 나무를 베어 길을 개척하는 동시에 재료를 모아 레일을 찍어내야 한다. 얼핏 평화로운 자원 채집 게임처럼 들리겠지만, 그랬다면 애초에 타이틀에 '탈선'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플레이어가 정신없이 발을 구르는 와중에도, 기차는 야속할 정도로 담담하게 제 갈 길을 갈 뿐이다.

기차가 어디까지 왔는지, 레일 재고는 여유가 있는지, 눈앞의 길이 일방통행은 아닌지 등 플레이어는 온갖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스테이지를 누벼야 한다. 잠시라도 한눈을 판다면? 그걸로 끝이다. 산더미처럼 쌓인 광석을 뒤로한 채 목재를 구하러 갔다가, 되돌아올 길을 찾지 못해 그대로 폭발해 버리는 기차를 그저 슬픈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신경 써야 할 건 이뿐만이 아니다. 이 기차, 무려 증기기관차다. 제때 열을 식혀주지 않으면 과열되어 불이 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양동이에 물을 떠다 기차에 끼얹어야 한다. 여기에 다채로운 환경적 방해 요소가 재미를 더한다. 레일 앞에 강이 흐르면 목재로 발판을 놔야 하고, 때로는 극성맞은 야생동물들이 기차를 가로막거나 플레이어의 채집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자칫 고독한 노동이 될 수 있는 이 여정을 함께해 줄 동료가 있다는 점이다. 언제든 소환할 수 있는 AI 봇은 성능이 제법 쏠쏠하다. 플레이어가 곡괭이를 들고 광석을 캐면 알아서 나무를 베어오는 식이다. 센스 있게 모든 상황을 대처하진 못해도, 게임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단순 반복 작업을 척척 해내므로 봇의 유무에 따른 효율은 그야말로 천지차이다.



게임의 목표는 단 하나. 기차 탈선을 막는 거다 ©INVEN


뭘 업그레이드할까? 다음은 어디로 갈까? ©INVEN


혼자서는 외로워도 친구와 함께라면 그저 유쾌할 뿐 ©INVEN


다양한 생물 군계와 환경이 플레이어들의 앞을 막는다 ©INVEN


다소 우당탕거리면서도 어떻게든 나아가는 게 핵심 ©INVEN

물론 봇은 어디까지나 혼자일 때 감내해야 할 외로움을 덜어주는 보조 장치일 뿐이다. '언레일드2'의 진짜 매력은 멀티플레이에서 폭발한다. 어떤 게임이든 여럿이 하면 더 재밌다지만, 이 게임은 그 궤를 달리한다. 혼자서는 다소 무미건조하게 느껴지던 '자원 채집과 레일 건설'이라는 반복 노동이, 친구들과 함께하는 순간 유쾌하고 긴박한 파티로 변모한다.

절차적으로 생성되는 6개의 생물 군계(바이옴)는 이 난장판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초반부인 초원은 평화롭지만 사막, 화산 등 후반 바이옴으로 갈수록 환경은 가혹해지고 야생동물들 역시 사나워진다. 처음엔 그저 길을 막던 동물들이 나중에는 거미줄을 뱉어 플레이어의 발을 묶는 식으로 방해 공작을 펼친다.

자원마저 점점 고갈되다 보니, 아무 데서나 여유롭게 자원을 캐던 초반부 스테이지와 달리 후반부 스테이지에는 두뇌를 풀가동해야 한다. 팀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합심해 최적의 동선을 짜고, 누구는 자원을 나르고 누구는 레일을 깔지 빈틈없이 역할을 분담해야 간신히 역에 도달할 수 있다.

다양한 업그레이드 시스템도 전작보다 깊이를 더했다. 초반에는 달팽이처럼 기어가던 기차가 업그레이드를 거치며 점점 빨라지고, 한 번에 실을 수 있는 자원의 양도 늘어난다. 자원 채집 속도를 올려주는 차량을 연결하거나, 다이너마이트를 생산하는 차량을 붙여 지형을 시원하게 폭파하며 길을 뚫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업그레이드가 항상 정답은 아니다. 기차 속도가 너무 빨라져 레일을 채 깔기도 전에 탈선할 위험이 커지며, 기차가 길어질수록 맵 구조에 따라 동료들과 동선이 단절되는 불상사가 생기기 때문이다. 채집과 협동, 그리고 업그레이드에 이르기까지. 기차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유쾌한 웃음 뒤편으로 치밀한 전략적 판단이 요구된다.

결과적으로 '언레일드2'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길 때 몇 배의 시너지를 내도록 설계된 게임이다. 뒤집어 말하면, 혼자서 즐기기엔 그 재미의 밀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뜻이기도 한다. 봇이 열심히 뛰어다니며 전략적인 플레이를 보조해 주더라도, 혼자 하는 레일 깔기는 결국 단조로운 작업의 연장선에 가깝다.

정리하자면, '언레일드2'는 친구들과 함께해야 비로소 진정으로 완성되는 파티 게임이다. 최근 경쟁 게임을 하며 친구들과 서로 예민해져 날이 섰다거나, 무거운 스토리와 영화 같은 연출에 피로감을 느꼈다면 잠시 이 단순하고 직관적인 세계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비록 레일을 주구장창 까는 단순 노동일지라도, 친구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비명을 지르는 그 순간만큼은 최고의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 친구와 했을 때 터지는 찐 재미
  • 전작에서 계승, 발전시킨 게임성
  • 자연스럽게 웃음을 짓게 만드는 게임 플레이
  • 혼자 하면 조금, 아니 많이 지루할지도
  • 파티 게임으로서는 아쉬운 콘텐츠 구성

리뷰 플랫폼: PC (사전 리뷰 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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