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메디의 독특함이 그대로 살아있는 컨트롤 시리즈의 신작, 컨트롤: 레조넌트가 SGF를 앞두고 미국 LA 안나푸르나 스튜디오에서 독점 체험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번 이벤트는 약 3시간에 걸쳐 시연과 인터뷰가 함께 진행되었으며, 게임의 시작 부분인 액트1 웨이크업, 대피 구역, 그리고 스토리 미션 중 하나인 싱크홀을 플레이할 수 있었다.

컨트롤: 레조넌트는 전작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는 속편이다. 컨트롤 시리즈의 특징적인 분위기와 톤은 유지하면서, 주인공부터 전투, 이동, 서사 등 모든 방식이 새롭게 흘러간다. 1편의 주인공이었던 제시는 이번에도 등장하지만,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아니다. 우리는 1편에서 대부분의 시간 동안 감금되어 있었던 딜런의 시선에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이번 작품은 큰 틀에서 본다면 맨해튼에서 강력한 괴물인 레조넌트를 사냥하는 게임이지만, 레메디의 작품인 만큼 그 안에는 다양한 연출이 겹겹이 쌓여 있을 예정이다. 레메디 측은 시연 시작 전 이 게임이 오픈 월드가 아닌, 여러 기회가 열려 있는 일종의 샌드박스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주인공 딜런, 그리고 새로운 전투 방식

약 3시간가량의 시연 동안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바로 딜런 그 자체다. 아니, 좀 더 깊이 말하자면 딜런의 움직임과 전투에 관련된 부분이다.
이번 작품에서 딜런은 특별한 근접 무기들을 사용해 전투를 진행하게 된다. 핵심 무기는 3종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고, 이후 보조 무기, 콤보, 초능력 등 다양한 기술을 추가적으로 업그레이드하게 된다. 이 모든 기술들은 각각의 능력이 다르기에 다가오는 전투의 상황에 맞춰 조합을 바꿔 가며 플레이하는 재미가 있었다.
이게 가능했던 건, 틈이라는 이공간 덕분이다. 전투 상황이 아니라면 버튼 클릭 한 번으로 언제 어디서나 틈으로 이동할 수 있고, 이곳에서 딜런의 다양한 능력을 조정하거나 조합한 기술을 훈련장을 통해 미리 써 보는 것도 가능하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일반 무기와 보조 무기를 활용한 기본 콤보 공격, 그리고 자원을 사용하는 전투 능력으로 나눠진다. 전투 능력은 레조넌트를 처치하면 잠금 해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총 능력 효과를 강화할 수 있다.
전투 능력에 따라 적에게 비틀거림을 유발할 수 있는데, 비틀거림 수치가 모두 차면 L3를 눌러 처형을 발동시킬 수 있다. 처형 시 재능에 따른 이익이 있고, 대부분의 전투 능력이 비틀거림 축적에 매우 효과적이라 상황에 맞춰 중형 적이나 보스 등에게 전투 능력을 몰아쳐서 처형 모션을 만들어 내는 게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다.
이렇게 다양한 무기와 기능들은 전체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일부는 서로 연계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단일 공격, 광역 공격, 후방 공격 등 각 공격 상황에 특화된 요소들이 존재하기에 상황에 맞춰 조합을 적절하게 맞출 필요가 있다.

전투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음에도 생각만큼 복잡한 시스템은 아니다. 물론 처음 튜토리얼 과정인 액트 1의 보스를 잡자마자 전체 기능이 모두 열린 세션으로 넘어갔기에 적응의 시간은 필요했지만, 금방 익숙해져서 스토리 미션으로 진입하는 게 가능했다. 그만큼 전투의 흐름이나 기술의 연계가 밸런스 있게 잘 잡혀 있다고 볼 수 있다.
억지로 특정 키를 조합하거나 입력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기본 무기와 보조 무기는 입력 키를 다르게 했을 뿐 연속적으로 콤보 공격을 진행하는 간단한 방식이고, 전투 능력 역시 간단한 키 입력으로 바로 발동된다.
전투 능력을 사용하기 위한 자원은 다시 기본 공격을 통해 채울 수 있어 기본 공격을 하다가, 전투 능력을 사용하고, 다시 기본 콤보 공격을 하는 식으로 전투 흐름은 크게 어려울 게 없는 편이다.

점프와 부유, 회피를 활용한 공중 이동과 수직적 공간감

전투가 효율적이고 간편하게 설계된 건, 아무래도 이동 쪽에서 집중할 측면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번 데모에서 가장 놀라우면서도 가장 신경 쓰였고, 가장 재미있으면서도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다름 아닌 이동이다.
딜런은 더블 점프, 더블 회피, 여기에 점프 버튼을 꾹 눌러 부유하는 기능까지 보유하면서 그야말로 공중에서 마음만 먹으면 꽤 오랜 시간 떠 있는 게 가능해졌다. 덕분에 맵을 수직적으로 어마어마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됐고, 전투 역시 그야말로 상하좌우, 여기에 공중까지 공간 전체를 신경 쓰며 진행해야 한다.

데모에서 마주한 튜토리얼 보스나 스토리 모드 보스, 여기에 다양한 중형 적들까지 단순히 적의 공격을 회피하고 반격하는 것 대신, 딜런의 공간감을 활용하는 게 전투의 핵심으로 작용했다.
예를 들어 적의 공격을 피하는 것도 그냥 회피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적의 공격이 오지 않는 공간으로 점프해 공격을 하며 위치를 유지하거나, 주변 오브젝트들을 활용해 적의 등으로 타고 올라 부위 파괴 후 적의 공격을 무마하는 등 이동과 전투가 하나로 합쳐진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덕분에 전투 조작 자체는 간편하지만, 이동과 전투를 조합해서 실제 상황에 적용하는 게 초반에는 꽤나 까다로웠다. 다행스러운 건, 시야각이 전투 상황에는 멀어지기에 빠르게 맵 이곳저곳을 이동하면서도 가시성에서 크게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멀미가 생긴다거나, 캐릭터가 어디로 갔는지 순간적으로 찾아야 한다거나, 이런 불상사는 데모 시연 중 일어나지 않았다.

레메디가 선보이는 독특한 연출력

다만 게임 도중 마주할 수 있었던 중력 이상 현상의 경우 매우 인상적이면서도, 가장 짜증나고, 어렵게 느껴지는 요소였다.
지속적으로 딜런이 서 있는 ‘바닥’이 변화하며, 그 과정에서 숨은 적을 찾아 해치우고, 나중에는 다시 기존의 중력, 즉 원래 바닥으로 돌아가야 했기에 마치 퍼즐을 푸는 것 같았달까. 다만 논리적 요소가 필요한 퍼즐 풀이 보단, 공간감적인 센스가 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편이었기에 방향치의 입장에서 정말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어렵게 다가왔다.
하지만 스토리 모드 중간에 마주한 해당 콘텐츠는 그야말로 레메디 특유의 멋들어진 연출이 가득 찬 장면이었다. 바닥이 돌아가고, 중력에 따라 다른 오브젝트들은 움직이고, 붉은빛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적의 위치, 그리고 귀로 들려오는 강렬하고 으스스한 사운드까지, 이곳이 시연장이라는 걸 잊게 할 만큼 호러적인 연출과 몰입도가 정말 뛰어난 장면이었다.

이렇게 공간감과 사운드, 그리고 조작이 아주 적절하게 연출된 장면은 하나 더 있었는데, 그야말로 초자연적인 ‘현상’을 게임으로 이렇게까지 잘 표현해 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하나 더 놀란 건, 딜런의 이런 이동 방식을 잘 살려낸 ‘무게감’이다. 빠른 이동부터 점프, 부유 등 공중에서 딜런의 움직임은 분명 게임임에도 매우 가볍게 느껴진다. 컨트롤러 너머로 그 가벼움이 그대로 전달된달까.
반대로 전투 과정에서 거대한 망치를 충전해서 휘두르거나, 공중에서 빠르게 떨어지며 대미지를 입히거나, 돌을 두른 채 돌진하는 등 묵직함이 필요한 장면에서는 그동안의 가벼움과 다르게 확실한 무게감을 경험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아쉬운 건, 이 전투와 이동이 합쳐진 독특한 수직적 조작감이 정말 텍스트나 영상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번 시연에서 처음 그 독특한 조작을 경험한 뒤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와’라는 탄성을 뱉을 정도로 생소하면서 신기한 ‘조작’이다.

이번 시연 후기에서 서사나 스토리와 관련해서 뭔가를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주인공으로서의 딜런도 분명 숨겨진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겠지만, 이번에는 세 개의 파트를 나눠서 플레이했기에 서사적 측면의 경우 많은 것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다만 확실한 건, 딜런이나 핵심 인물인 조이는 전편의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덕분에 컨트롤 1편을 플레이하지 않은 유저라도 딜런의 상황에 쉽게 이입해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발진 역시 딜런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건 이러한 이유도 있다고 전했다.

컨트롤: 레조넌트의 연출은 역시나 아주 독특하고, 묘하며, 기발하다. 아직 완성된 게 아니지만, 레메디 특유의 기묘한 연출 기법은 컷신을 비롯해 플레이 중 마주하는 다양한 장면마다 녹아들어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시연에서 이런 연출적 측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스토리 미션인 싱크홀의 마지막 전투 구간이다.
전반적으로 붉게 빛나는 배경부터 넓은 맵을 가득 채운 몬스터들, 다양한 높이의 오브젝트들, 그리고 마지막에 등장하는 거대 중형 적까지, 빠른 속도감과 전투, 비주얼, 여기에 사운드까지 많은 것들이 합쳐져 과장을 조금 보태 정말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하나 더, 이번 시연은 한국어 버전으로 진행했는데 번역의 완성도 역시 꽤 괜찮은 편이었다. 출시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현지화 작업은 한창 진행 중이기에 아직 오탈자나 미번역 구간이 있긴 했지만, 게임의 몰입감을 깰 정도로 엉망인 번역은 등장하지 않았다. 물론, 이번 시연은 매우 일부분이었기에 번역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게임이 정식으로 출시되어야 확인할 수 있을 듯하다.
레메디가 선보이는 또 하나의 강렬한 작품, 컨트롤: 레조넌트는 올해 9월 24일 PC, PS5, XSX|S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