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형태 대표, “블러드 레인, 자랑스러운 작품 되도록 노력하겠다”

인터뷰 | 김수진 기자 | 댓글: 3개 |
View in English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INVEN

스텔라 블레이드의 후속작, ‘스텔라 블레이드: 블러드 레인’이 서머 게임 페스트 쇼케이스를 통해 최초로 공개됐다. 현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수많은 북미 게이머들이 한국 개발사의 게임에 이렇게까지 환호하고, 흥분하고, 반겨주는 모습이 정말 뭐랄까, 너무나 놀라우면서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뿌듯했다.

1편이 처음 공개될 당시에는 호기심만 가득했던 해외 게이머들의 반응이, 이번에는 완전히 달랐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이제 수많은 게이머들이 이름만 들어도, 그래픽만 보더라도 바로 알아차릴 정도로 확실한 흥행 시리즈가 됐다.

쇼케이스가 종료된 후, LA 현장에서 김형태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눌 자리가 마련됐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약 20분에 걸쳐 블러드 레인의 플레이 데모를 비공개로 깜짝 확인할 수 있었다.


핸즈오프로 확인한 데모 버전의 경우 직접 플레이하지 못한 게 너무나 아쉬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웠던 점은 공개된 티저 영상의 모든 부분이 인게임 컷신과 플레이 장면으로 이루어졌다는 부분이다.

전투 장면 역시 영상에서는 UI가 빠졌을 뿐, 데모 버전과 정확하게 일치했다. 아니, 오히려 패링과 회피, 콤보 등 상황에 맞춰 다양한 시야각을 선보이는 연출, 강렬한 속도감과 화려한 이펙트가 합쳐졌지만 높은 시인성의 타격 등이 확실하게 보이는 실제 플레이 장면이 더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특히 가장 임팩트 있었던 건 전투 연출이다. 빠르고 시원시원하면서도 타격감이 느껴지는 공격 모션, 이번 핸즈오프에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기술이나 콤보에 맞춰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시야각, 그리고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나도 모르게 몸이 움직이게 되는 회피 타이밍 등 시청각적으로 느껴지는 전투 연출의 몰입도가 높았다.




새로운 주인공 이비의 표정이나 움직임, 의상 등의 디테일도 뛰어난 편이다. 미세한 표정 변화 등이 자연스럽게 잘 표현되었고, 강렬한 격투 모션 역시 변화하는 여러 각도에서도 전혀 어색함 없이 연출됐다.

컷신과 실제 조작의 차이 역시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데모 시연 중 등장한 보스와의 전투에서는 이벤트 컷신 이후 조작으로 넘어가는 순간이 눈으로는 구분되지 않아 플레이하는 사람의 손을 볼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뭐랄까, 개인적으로는 공개된 티저 영상이 다 담아내지 못해 아쉽다고 느껴질 정도로 실제 플레이 데모의 완성도부터 연출, 몰입도 등 모든 부분이 뛰어났다. 그리고 이제 1년 정도 개발이 진행된 게임의 모습이 이 정도라는 게, 가장 기대되는 점이다.




'스텔라 블레이드: 블러드 레인' 김형태 대표 인터뷰



완전히 깜짝 공개였다. 현장 반응도 폭발적이었는데, 직접 본 소감은 어떤가.

현장에서는 사실 영상 프레임이 제대로 나오는지, 혹시 끊기지는 않을지 불안해서 반응을 제대로 느끼지는 못했다. 그런데 정말 많은 분들이 소리 높여 응원해 주셔서 굉장히 감동받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 반응을 팀원들이 함께 들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스텔라 블레이드2가 아니라 ‘블러드 레인’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이유가 있을까.

이 게임은 전편과 아주 명확한 서사적 연결성이 있다. 당연히 전작의 인물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는 부분도 있다. 다만 그것을 온전한 속편의 형태로만 보여주기보다는, 서사를 더 강화하면서도 ‘블러드 레인’으로 처음 게임을 접하는 유저들도 전작을 몰라도 하나의 완전한 이야기로 즐길 수 있도록 제작하고 있다.

지금 많은 것을 말할 수는 없지만, 게임을 마치고 나면 이비라는 캐릭터의 매력뿐만 아니라 이브라는 캐릭터의 서사도 굉장히 탄탄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개발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인가. 벌써 대형 쇼케이스에서 인게임 영상을 공개할 정도면 개발 속도가 상당히 빠른 것 같다.

개발은 지금 1년 정도 진행됐다. 팀원들이 거의 그대로 유지됐고, 낭비되는 부분 없이 스태프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하면서 여기까지 만들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서둘러 출시하기보다는, 조금 더 스케일업하고 게임의 재미와 내러티브에 깊이를 주기 위해 충실하게 시간을 가지고 개발하려 한다.

개발 진척도를 퍼센티지로 말하기는 어렵다. 많이 진행된 부분도 있지만, 내러티브나 후반 레벨 디자인처럼 아직 디자인이 덜 된 부분도 있다. 지금은 초창기를 지나 기본 틀은 잡힌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번에 게임을 공개한 건, 기다리는 팬들에게 선보일 만큼은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 이비의 캐릭터 디자인과 전투 스타일에서 가장 집중한 부분은 무엇인가.

이비는 의도적으로 키가 작고 조금 어려 보이는 캐릭터로 설정했는데, 그러면서도 굉장히 터프하게 전투를 해나고, 캐릭터성에서도 쿨하고 멋진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전작을 만들 때는 이브라는 캐릭터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 감정이입을 위해 캐릭터를 비워야 하는지, 아니면 채워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런데 전작을 플레이한 유저들의 반응을 보면서, 플레이어들이 짙은 캐릭터성에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비가 더 뚜렷한 캐릭터성을 가질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있다.

전투의 경우 작은 체구의 캐릭터가 강렬한 근접전을 펼치면 정말 매력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작의 무기를 그대로 사용하면 완전히 새로운 요소를 보여주기 어렵다고 봤고, 그래서 새로운 접근법으로 근접전을 택했다. 하지만 역날검을 포함해 여러 무기들이 맥락상 납득이 가는 이유로 확장될 예정이고, 유저들의 플레이 폭도 훨씬 넓어질 것이다.


이번 작품만의 특징적인 액션 시스템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

지금은 자세히 말하기 어렵다. 하나만 말하자면, 이번 작품은 근접전만으로도 끝까지 클리어할 수 있으면서도, 전작의 매력 역시 당연히 느낄 수 있는 형태로 전투 시스템이 나아갈 예정이다.

차별점은 전작보다 훨씬 압도적인 강함, 그리고 무기와 스탠스 각각이 굉장한 깊이를 가진다는 부분이다. 스탠스의 연계나 콤보 같은 부분에서 더 깊은 매력을 줄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SGF를 통해 최초로 게임을 공개했다. 첫 공개 영상을 통해 게임의 어떤 점을 가장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나.

이번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은 도시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살고 있지만, 도시의 매력을 제대로 그린 게임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이번에는 진짜 사람들이 살아가는 느낌이 나는, 그런 매력적이고 복잡한 도시를 만들고 싶었다. 홍콩, 한국, 일본 등 아시아의 여러 도시를 합쳐 놓은 듯한 도시를 중요하게 생각했고, 첫 공개 영상에서도 그 매력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1편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발전한 점이나 다른 점은 무엇인가.

게임적으로는 전작에서 하지 못했던 밀도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다. 아트워크 측면에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다만 하드웨어 스펙이 올라가는 것을 전제로 제작하지는 않으려 한다.

지금은 PC 가격을 비롯해 콘솔 역시 가격으로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현 세대기나 지금의 PC를 가진 유저들도 플레이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차별점은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일부 리니어한 곳의 밀도와 여러 도시의 매력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액션 역시 넓은 곳에서의 전투뿐만 아니라 좁은 곳에서의 전투도 매력적으로 표현하려 한다. 아직 더 만들고 있는 단계지만, 그런 부분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난이도는 어느 정도로 보고 개발하고 있나.

전작보다 쉬워지지는 않을 것 같다. 전작에 익숙한 유저들이 플레이했을 때 쉬워졌다고 느끼면 재미가 없지 않나.

대신 난해하지 않게 만들려 한다. 처음에는 유저들이 배우는 데 있어 허들을 낮추고 편하게 익힐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여러 반응을 보면서 유저들이 러닝 커브의 허들을 그렇게 두려워하지는 않는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렇다고 아주 어려운 방향으로만 가겠다는 뜻은 아니다. 아주 쉬워지지는 않겠지만, 쉬운 모드도 훨씬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처음부터 준비할 예정이다. 전작에서는 게임을 다 만든 뒤 쉬운 모드를 만들었다면, 이번에는 처음부터 쉽게 플레이했을 때 어떻게 더 재미를 줄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면서 만들려고 한다. 현재는 우선 재미있는 게임 하나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투 이펙트가 화려하면서도 시인성이 좋았다. 속도감과 화려함, 시인성의 균형은 어떻게 잡고 있나.

이펙트에 대해서는 굉장히 구체적인 철학이 있다. 미리 그려져서 궤적을 일부러 알려주는 베이크드 이펙트를 거의 쓰지 않는다.

그런 이펙트를 쓰면 내가 하는 움직임과 다르게 이펙트 자체가 주 동선이 된다. 그래서 그런 걸 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이펙트를 움직임을 잘 보이게, 가리지 않도록 쓴다. 적의 움직임도 보고 내 움직임도 보면서 게임을 할 수 있게, 그러기 위해 카메라 각도도 약간 틀었다.

이런 식으로 이펙트를 보면서 전투를 하지 않고 움직임을 보면서 전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걸 중요한 목표로 잡고 있다.


이제 스텔라 블레이드는 시리즈가 됐다. 앞으로 여러 작품을 아우를 수 있는 IP의 정체성은 무엇이라고 보나.

첫 번째 작품을 만들 때의 고민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금은 그 고민이 더 현실적이 됐다. AI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인류는 무엇으로 정의되는가 같은 고민이 게임에 조금 더 담길 것 같다.

하지만 이 게임이 그런 질문에 대한 정답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사회적 담론에 대해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조금 삐뚤어진 시선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답을 말하면 재미없기도 하고, 우리는 사회적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텔라 블레이드 하면 음악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작품의 사운드는 어떤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나.

이번에도 단지 OST가 아니라, 게임 상황에 딱 맞는 음악을 들려드릴 예정이다. 전작처럼 세계관 안에서 여러 음악을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매력적인 음악들을 전작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제공해 드릴 예정이다.

음악은 감정을 움직이는 굉장히 중요한 피처다. 그래서 우리 게임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전작은 SIE와의 협업도 화제가 됐다. 이번에는 시프트업이 직접 퍼블리싱을 맡게 됐는데, 어느 정도 준비가 된 것인지 궁금하다.

어떤 철학을 가지고 퍼블리싱을 할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SIE는 아주 훌륭한 플랫폼 홀더이자 퍼블리셔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잘하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나뉘어 있다. 플랫폼 홀더이기 때문에 포커싱하는 유저층이나 지역층에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조금 더 유저들에게 가까이 접근하고, 다양한 지역에 특화해서 다가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메이저 퍼블리셔가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드릴 예정이다.


혹시 출시 플랫폼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

플랫폼은 아직 말씀드리기 어렵다. 다만 최대한 많은 유저들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올해 안에 다른 쇼케이스나 게임쇼에서 플레이 가능한 버전을 만나볼 수 있을까.

아직 계획이 잡혀 있지는 않다. 다만 저희가 필요로 하고, 게이머들이 원한다면 그런 부분들을 공개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만들고 나서 “여러분, 이거 봐주세요”라고 할 만한 것이 있을 때 또 한 번 공개하도록 하겠다.


2027년 출시 목표가 언급된 바 있다. 지금도 그 목표는 유지되고 있나.

지금 어떻게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다만 작품의 스케일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은 필요할 것 같다.

앞서 말했듯 개발이 이제 1년밖에 되지 않았다. 전작 스텔라 블레이드의 사후 지원이 1년 전까지 계속 진행됐기 때문이다. 게으르지 않게, 늦어지지 않게 개발은 할 것이다. 낭비되는 시간은 없도록 하겠으나, 당장 빠르게 만나볼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좋은 작품이 되면 여러분에게 찾아가겠다.





이비의 의상 디테일도 인상적이었다. 전작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느낌이 있었는데, 의상 디자인은 어떤 방향으로 잡고 있나.

전작을 만들면서 의상의 퀄리티가 처음과 나중에 많이 달라졌다. 개발자들이 이제는 정말 세계 최고라고 해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잘한다. 디자이너들도 많이 숙련됐다.

무엇보다 유저들에게 대한민국 게임이 이 정도라는 것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을 정도로 신념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단순히 보기 좋다는 정도에서 마무리하지 않고, 여기서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일 수 있을지를 굉장히 깊게 이야기하면서 만들고 있다.

그래서 의상 수량은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퀄리티는 전작보다 많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미리 말할 수 있다.


시프트업은 몬스터 디자인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작품의 몬스터 디자인은 어떤 콘셉트로 작업하고 있나.

이번에는 도심에서 싸우는 콘셉트이기 때문에, 도심에 존재할 수 없는 적들보다는 도심 속에 나타나 난동을 부리는 형태의 몬스터를 많이 디자인하려 한다.

그렇다고 거대한 몬스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너무 황당한 요소보다는 조금 더 현실적인 몬스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나중에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올해로 경력 30주년을 맞았다. 이번 작품이 김형태 대표의 30주년 기념작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소감과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이번 작품에는 정말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럴 수 있는 기회가 온 것 같아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렇다고 저만 만족시키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뜻은 아니다. 저는 남이 만족하면 그것이 제 만족이다. 저 스스로도 게이머다. 게이머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게임, “이런 게임이 나오길 기다렸다”고 말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 기회가 30년 만에 드디어 왔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제대로 살려서 멋진 작품, 진짜 자랑스러운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