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스토리, 고질라, 바비, 그리고 씨프! 아타리의 레트로 큐레이션 철학

게임뉴스 | 김지연 기자 |
View in English


아타리 ' 데이비드 로위(David Lowey)' 커뮤니케이션 총괄 시니어 디렉터 ©INVEN

서머 게임 페스트(SGF) 2026 플레이데이즈 현장에서 아타리(Atari)는 자사의 강력한 레트로 라인업과 향후 퍼블리싱 전략을 공개했다. 아타리의 커뮤니케이션 총괄 시니어 디렉터 데이비드 로위(David Lowey)는 최근 아타리가 다양한 타이틀을 퍼블리싱하며 매우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회사의 핵심 역량을 '레트로 게임'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업계 내에서 실력 있는 다수의 스튜디오를 적극적으로 영입하여 시장 내 입지를 견고히 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클래식 게임 컬렉션 제작에 정통한 '디지털 이클립스(Digital Eclipse)'와 고전 1인칭 슈팅 및 호러 게임 리마스터 전문인 '나이트다이브(Nightdive)'를 가장 먼저 인수했다. 최근에는 기술적인 장벽을 허물기 위해 에뮬레이션에 특화된 스튜디오 '임플리시트 컨버전스(Implicit Conversions)'까지 품에 안았다. 과거에는 까다로웠던 플레이스테이션 1, 2, 3 세대 게임들의 에뮬레이션 문제를 이들이 해결함에 따라, 향후 아타리의 컬렉션 라인업에 해당 시대의 상징적인 명작들을 온전히 포함할 수 있는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아타리의 사업 확장은 레트로 콘솔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글로벌 히트 모바일 게임 '길건너 친구들(Crossy Road)'의 개발사이자 레트로 감성에 뿌리를 둔 호주 스튜디오 '힙스터 웨일(Hipster Whale)'을 인수하여 모바일 영역의 파이를 키웠다. 아울러 스웨덴 퍼블리셔 '썬더풀(Thunderful)'을 영입하는 한편, 레트로 중심의 아타리 브랜드와 성격이 다른 타이틀(예: 리플레이스드)을 퍼블리싱하기 위해 과거의 레이블이었던 '인포그램즈(Infogrames)'를 부활시키는 등 다각적인 비즈니스 구조를 완성했다.

현재 아타리의 레트로 게임 개발 전략은 크게 네 가지 핵심 축으로 전개된다. 원작을 다듬는 '리마스터', 밑바닥부터 새롭게 엔진을 구축하는 '리메이크', 다큐멘터리 요소와 아카이브를 접목해 게임의 역사적 맥락까지 전달하는 큐레이션 형태의 '컬렉션', 그리고 고전 IP를 활용해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창조하는 방식이다. 이번 플레이데이즈 현장에서는 이러한 아타리의 큐레이션 철학과 개발 노하우가 집약된 4종의 주요 신작 타이틀이 소개되었다.


토이 스토리 3 리마스터 & 레트로 라운드업 (Toy Story 3 Remaster & Retro Roundup)




©ATARI

10월 15일 발매되는 '토이 스토리 3 리마스터'와 '레트로 라운드업(Retro Roundup)' 컬렉션은 과거의 명작들을 한데 모아 현대적인 편의성으로 재무장시킨 타이틀이다. 아타리의 이번 프로젝트는 2000년대 초반 원작을 즐겼던 올드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신작 영화 개봉과 맞물려 새롭게 프랜차이즈에 유입되는 어린 세대도 게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역대 발매된 모든 토이 스토리 게임을 망라한 '레트로 라운드업' 컬렉션에는 픽사의 또 다른 타이틀인 '벅스 라이프(A Bug's Life)'가 보너스 콘텐츠로 수록되어 눈길을 끈다. 이는 '벅스 라이프'를 개발했던 팀이 연이어 '토이 스토리 2'의 제작을 맡았으며, 전작에서 배운 개발 노하우를 후속작에 적용했던 역사적 맥락을 조명하기 위함이다.



토이스토리 레트로 라운드업 ©ATARI

아울러 과거의 악명 높았던 게임 난이도를 보완하기 위해 실수를 만회하는 '되감기', '어디서나 저장', 통합된 치트 코드 기능은 물론, 타인의 플레이를 지켜보다가 원하는 시점에 직접 난입하여 조작을 이어갈 수 있는 혁신적인 '연습 모드(Practice mode)' 등 대대적인 편의성 향상과 그래픽 업스케일링이 적용되었다.

특히 역대 최고의 영화 원작 비디오 게임 중 하나로 손꼽히는 '토이 스토리 3' 리마스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영화의 서사를 따라가는 어드벤처 모드는 물론, 퀘스트를 수행하고 서부 시대 마을을 직접 꾸미며 훗날 글로벌 히트작 '디즈니 인피니티'의 모태가 된 오픈월드 샌드박스 '토이 박스(Toy Box)' 모드를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리마스터판은 과거 플랫폼별로 파편화되어 있던 콘텐츠들, 그중에서도 오랫동안 접근할 수 없었던 플레이스테이션 3(PS3) 버전의 희귀 독점 콘텐츠까지 모두 하나로 통합하여 역대 가장 완벽한 볼륨을 자랑한다.

한국 게이머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있다. 고전 게임 에뮬레이션 특성상 게임 내부의 텍스처 자체를 수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게임 내 텍스트와 자막, 그리고 새롭게 추가된 박물관 요소나 전반적인 유저 인터페이스(UI) 등은 모두 한국어로 지원될 예정이다.



토이 스토리 3 리마스터 ©ATARI



토이 스토리 3 리마스터 ©ATARI


바비 리와인드 (Barbie Rewind)




©ATARI

11월 12일에 발매되는 '바비 리와인드'는 신규 제작된 집 꾸미기 게임과 16종의 클래식 바비 게임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독특한 구성의 타이틀이다. 메인 콘텐츠인 '바비 드림하우스(Barbie Dreamhouse)' 파트는 최근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아늑한 힐링(Cozy) 게임의 형태를 띤다. 플레이어는 바비의 부탁을 받아 그녀의 집을 디자인하게 되는데, 게임 내 등장하는 가구와 차량 등의 인테리어 소품들은 마텔(Mattel)이 지난 50년간제로 발매했던 실물 장난감 세트(1963년, 1974년 모델 등)를 고증하여 구현되었다.

집을 꾸미는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과거의 클래식 바비 게임들을 접하게 된다. 디자인 게임 진행 중 인테리어 소품을 추가로 해금하거나 특정 업적을 달성하기 위해 '바비 슈퍼스포츠'와 같은 고전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수록된 16종의 고전 게임은 90년대와 2000년대에 NES, 게임보이, 플레이스테이션, PC 등으로 출시된 타이틀로 구성되었으며, 여기에는 미출시 타이틀 1종도 포함되어 있다. 아타리는 마텔과의 협력을 통해 팬들이 선호하는 타이틀과 시대를 대표하는 숨은 명작들을 엄선하여, Y2K 시대 바비 게임의 20년 역사를 아우르는 컬렉션을 완성했다.

디지털 버전과 함께 발매되는 실물 패키지 디럭스 에디션에는 아타리 로고 티셔츠를 입은 특별 한정판 바비 인형이 동봉된다. 마텔의 적극적인 협조로 생산 공정을 단축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선보인 이 인형은 전 세계 2만 개 한정으로 제작되어 수집 가치를 높였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GTA6의 출시가 예정되어 있으나, 아타리 측은 "타겟층이 다르고 유저들의 '힐링 게임'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오히려 두 타이틀의 극단적인 장르 차이로 인해 현재 유저들이 합성 이미지를 만드는 등 온라인상에서 밈(Meme)이 생성되며 긍정적인 인지도 상승 효과를 얻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바비 리와인드 ©ATARI



바비 리와인드 ©ATARI


고질라 리마스터 (Godzilla: Destroy All Monsters Melee Remastered)




©ATARI

고질라 리마스터 (정식 명칭: 고질라: 디스트로이 올 몬스터즈 밀리 리마스터드(Godzilla: Destroy All Monsters Melee Remastered))는 과거 원작의 퍼블리셔였던 아타리가 IP 보유사인 토호(Toho) 측에 부활을 제안했으며, 토호의 올해 및 내년 신작 영화 개봉 스케줄과 맞물려 프로젝트가 성사되었다. 개발은 22년 전 이 게임을 선보였던 오리지널 개발사 '파이프웍스(Pipeworks)'가 다시 맡았다.

원작의 핵심 게임성을 99% 유지하되 언리얼 엔진 5를 활용해 밑바닥부터 전면 재구축했다. 이를 통해 과거의 기술적 한계로 구현하지 못했던 세밀한 건물 파괴 효과를 비롯해 조명 및 날씨 표현 등의 디테일을 현대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전반적인 경기장과 도시의 크기도 소폭 확장되었는데, 이는 3~4인 플레이 시 보다 여유로운 전투 공간을 제공하며 환경 파괴 연출을 한층 더 사실적이고 치밀하게 묘사하는 기반이 된다.

원작이 플랫폼별로 상이하게 수록했던 괴수(카이주) 라인업은 이번 리마스터 버전에 모두 하나로 통합되었다. 아울러 과거 원작 출시 당시 시대 배경 고증에 맞지 않게 잘못 적용되었던 '메카 고질라(MechaGodzilla)'의 모델링을 고증에 맞춰 올바른 버전으로 교체하는 등 기존 팬들을 위한 정교한 디테일 수정 작업도 함께 이루어졌다.

게임 모드는 캠페인 모드 외에 도시를 파괴해 포인트를 얻고 괴수를 레벨업시켜 능력치와 스킬을 강화하는 '파괴 모드(Destroy Mode)', 최대 4인이 참여하는 '토너먼트 모드'를 지원한다. 특히 이번 리마스터판에는 온라인 멀티플레이 기능이 새롭게 추가되어, 로비의 무작위 유저나 친구와 함께 2인 온라인 매치를 즐길 수 있다. 최근 토호 측으로부터 한국 및 일본 지역 유통 허가를 최종 획득함에 따라, 당초 계획에 없던 한국어 현지화 적용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 고질라 리마스터는 오는 11월 3일 닌텐도 스위치, PS5 등의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및 실물 패키지 형태로 발매된다.



고질라 리마스터 ©ATARI



고질라 리마스터 ©ATARI


씨프 리마스터 (Thief: The Dark Project Remastered)




©ATARI

'PC 게이밍 쇼'를 통해 공개된 '씨프' 리마스터는 발표 직후 아타리 디스코드 서버가 일시 마비될 정도로 유저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이 타이틀은 오랫동안 공식 유통이 중단되어 플레이하기 어려웠던 작품으로, 아타리의 클래식 라인업 복원 방향성을 보여주는 주요 사례다.

스스로를 '1인칭 크리퍼(First-person creeper, FPC)' 장르로 명명하며 현대 잠입 액션 게임의 뼈대를 세운 원작의 특징을 그대로 이어간다. 적과의 직접적인 전투는 리스크가 매우 크게 설정되어 있어 철저히 소리에 의존해 전투를 피하는 플레이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 바닥에 이끼 화살을 쏘아 발소리를 지우거나, 물화살로 횃불을 끄는 등 환경 기믹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특유의 AI 시스템도 유지된다. 적들이 정해진 루트를 순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상한 소리를 감지하면 무작위로 수색하거나 서로 대화를 나누는 행동 패턴을 보여준다. 개발은 '시스템 쇼크 2' 리마스터를 담당했던 팀이 맡았으며, 25년 전 원작의 그래픽을 현대적인 해상도와 디테일에 맞춰 전면 개편했다.



씨프 리마스터 ©ATARI



씨프 리마스터 ©ATARI


마지막으로 데이비드 로위 디렉터는 향후 시장 전략에 대해 "아타리의 핵심 타겟층은 레트로와 함께 자란 35~55세 게이머이지만, 최근 고전 장르의 독특한 스타일에 매료된 18~35세 젊은 세대까지 팬덤이 확장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과거 명작들을 조심스럽게 발굴하고 큐레이션 하여 현세대 유저들에게 선보이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