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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Lenia - 7

Clavis
댓글: 8 개
조회: 656
추천: 1
2006-05-13 01:11:02
“이번 제군들의 임무는 중요한 것이다. 전선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지”

여러가지 소동이 있고난 후 드디어 출항당일. 출항에 앞서 윌리엄 대령이라는 사람이 작전브리핑과 훈시중이다. 작전의 내용은 극비라서 클라비스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지금 처음으로 작전의 내막을 알게 되는 것이란다.

...라고는 해도 출항 당일 날 알려주는 건 너무하다.

“이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겐가! 보충병에 여자라고는 해도 자네도 함의 승무원이네. 집중해서 듣게나!”

윌리엄이 짜증이 섞인 목소리를 낸다. 개의치 않고 딴생각을 하는 나.

“....상부에서 네덜란드 독립군과의 협력을 결정했다. 제군들의 임무는 네덜란드 독립군 주축함대의 사령관, 캐봇 라빈 준장에게 여왕폐하의 신임장(Letter of Marque - 사략허가증의 일종)과 병력증강을 위한 선박권리서를 전달하는 것이다. 캐봇 준장은 현재 에스파니아 함대를 피해 케이프타운 부근에 있다고 한다.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으니, 제군들이 그를 찾는 것도 임무 중 하나다. 에스파니아의 방해로 보급도 자유롭지 않을 수 있으니 유의하도록.”

음. 해석해보자면, 목적지는 엄청 멀고, 그나마도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으며, 가는 길은 위험천만하고 보급은 알아서하라는 소리군.

게다가... 지금 종이 몇 장 때문에 우리를 그 먼 곳까지 보내겠다고? 응?

“자..잠깐만요 대령님! 남쪽으로 내려가면 저도 흑인이 되는 거 아닙니까!?”

방금 벌떡 일어나 사고회로에 이상이 생긴듯한 질문을 던진 녀석은 이번이 첫 항해라는 신참 알프레드 이등병이다.

“...그게 무슨 소린가?”

대령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조용한 브리핑 실에 울려 퍼진다.

“그..그건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래. 그런 이론이 있었지. 유럽과 아프리카의 인종분포도를 보아, 사람이 남쪽으로 내려가면 흑인으로 변해 버릴 거라는 그 단순한 이론. 초기의 탐험가들은 이에 따른 선원들의 공포 때문에 원양항해를 하는 데에 굉장히 애를 먹었다고 한다.
....라는게 벌써 100년 전쯤 이야기다.

“그리고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제군들이 탈 새로운 선박은 우리 잉글랜드가 최신의 기술을 집약해 만든 신예 순양함 프리깃이다. 제군들은 프리깃급 제 1번함인 라이쳐스니스(Righteousness - 정의. 공정)에 탑승하여 활약하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해 잉글랜드 군 상부는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아무쪼록 건투를 빈다. 제군들의 공적이 프리깃함의 해군보급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뭐 이후에도 여러 가지 쓸데없는 설명들이 있었지만....생략하도록 하고, 우리는 조용히 출항식을 마친 후 런던을 떠났다.







출항 3시간 정도 후. 브리튼 섬 근해를 평화롭게 항해하고 있는 클라비스 소령의 프리깃함 라이쳐스니스.

카앙! 카앙!

난 여름의 햇살이 내리쬐는 갑판 위에서 맑은 금속성의 소리를 듣고 있다.

“내가 할 거다!”

“아니! 내가 할 거야!”

좀 높게 봐줘서 말미잘 정도의 지적능력을 가진 것으로 사료되는 두 명의 사내가 각각 벽난로용 쇠꼬챙이와 요리용 국자를 들고 결투를 하고 있다.

.....강한 햇볕이 내리쬐고 있는 갑판 위. 그리고 꼬챙이와 국자를 들고 결투를 하고 있는 두 사람. 이 결투가 나와 관련이 있지 않았다면 전혀 보고 싶지 않은 광경이다.

사건의 발단은 30분 전.

“저..저기 요리를 하려고 하는데...혼자서 하는게 너무 힘들어서... 두 분만 도와주실 분 있으세요..? 안 바쁘시다면...”

혼자서 60명분의 요리를 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고 판단한 내가 갑판 위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모두를 향해 -정말 미안한 듯이- 말하자, 병사들이 모든 일을 팽개치고 처절하게 내 앞으로 집합했다. 심지어 마스트에서 뛰어내려오는 녀석도 있었다. ....뭐 이녀석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구지 설명하지 않겠다.

“제가 돕겠습니다!”

먼저 당당히 나선 녀석은 ‘해파리 존’ 본명 존 클레버. 배에 3명씩이나 있는 ‘존’을 구별하기 위해 선원들은 각각을 ‘해파리 존, 말미잘 존, 미역 존’으로 부르고 있다. 녀석들의 머리스타일 모양으로 구분한 것이라고한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사고능력으로 구분한 것 같다.-

어쨌든 이 해파리 존은 내가 오기 전까지 함 내의 식사담당이었던 모양으로, 녀석이 나를 돕는 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나머지 한 자리가 문제였다.


“제가 하겠습니다!‘

“아냐, 제가 하겠어요!”

어수선한 다툼이 있었으나, 결국 대부분은 포기해버리고 마지막으로 두 녀석, 전에 괴혈병으로 고생했다던 말미잘 존과 제임스가 남았다.

“이 자식! 포기해! 넌 레니아씨에게 어울리지 않아!”

“너야말로! 레니아씨는 날 원하고 있다고!”

...어이, 이봐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좋다. 포기하지 않겠다 이거군. 그렇다면 남자답게 결투로 결정하자!”

제임스가 멋지게 소리쳤다.

“좋아! 각자 자신 있는 무기로 승부하자!”

흔쾌히 대답하는 말미잘.


....그래서 자신 있는 무기라고 제임스가 가져온 것이 국자, 말미잘 존이 가져온 것이 벽난로용 쇠꼬챙이였다.

“우와아! 이겨라 제임스!”

“지지마라 말미잘!”

처음에는 병사들도 녀석들의 싸움에 열광했으나..

“제법이군 제임스!”

“너도다! 말미잘!”

녀석들의 ‘결투’가 1시간을 넘어서자 다들 제각기 다시 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하아아. 여름의 태양이 머리위에서 내리쬐는 갑판위에서 이런걸 보고있어야하는 내 자신이 가엾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여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건...


“레니아씨! 걱정 마십시오! 이 바보 같은 녀석을 꼭 이겨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레니아씨를 말미잘 녀석의 마수로부터 지켜드리겠습니다!”

...와 비슷한 말을 중간 중간에 나에게 해대기 때문이다. 흐흑..이미지 관리를 위해서는...

그래서 무료하게 녀석들의 서커스를 지켜보며 멍하게 앉아있는데...싸움은 전혀 뜻밖의 요인으로 끝이 나고 말았다.

타앙! 타앙!

갑판 위에 총성이 울려 퍼졌다. 그와 동시에 제임스와 존이 들고 있던 꼬챙이와 국자가 총탄에 맞아 저 멀리로 사라져버렸다.


“...지금 뭣들 하는거지?”

여름의 햇살을 등지고 서있는 것은 머스켓 총을 들고있는 클라비스.

아아, 클라비스님! 절 구해주러 오셨군요!

...뭐 그래서 제임스와 존은 나대신 아름다운 선수상 언니와 몇 시간을 함께하게 되었고...결국 나머지 한자리는 클라비스의 지명으로 신참인 알프레드가 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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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늦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끔찍한 바쁨때문에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께 너무 미안한지라 미흡하지만 7편을 이렇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기다리셨던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P.S 염치 없지만, 읽으셨으면 리플 달아주세요!

Lv26 Clav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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