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
멀어져가는 세비노프의 함대를 보며 샤라인이 한숨을 내쉬었다. 엠펠 영지의 초계함대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일에 대한 정보를 얻은 것이지만 생존자 수색을 하며 또 얼마나 많은 수의 선원들이 희생될지는 미지수였다.
수색작업 도중 해적을 만난다고 해도 그 규모가 아주 크지만 않으면 괜찮았다. 하지만 이 근방의 해적들은 거의 대부분이 꽤나 큰 무리를 이루고 다녔기 때문에 소수의 해적만을 만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아무래도…… 함대를 3개로 나누어서 다녀야겠죠?”
샤라인이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말하자 얀이 잔뜩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생존자를 찾는 이유가 순수하게 그들의 목숨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긴 했지만, 이들로서도 사람들을 살리는 것은 중요한 일이기에 생존자 수색작업에 최선을 다할 수 없다는 것이 꺼림칙했기 때문이었다.
“어쩔 수 있겠습니까. 3개로 나눠서 2개의 무리는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나머지 한개는 영지로 보내서 지원을 요청해야 할 듯 합니다. 아직 3개의 초계함대와 5개의 전투함대가 대기 중이니까 말입니다.
모두는 못 오더라도 전투함대 3개와 초계함대 하나 정도는 올 수 있겠죠. 이건 엠펠 영지로 오는 상인들에게 안전은 100% 확신하진 못해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얀의 말에 샤라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을 해 보니 얀의 말처럼 다른 함대들을 동원해서라도 꼭 그들을 찾을 만도 한 상황이었다. 그의 말대로 잘만 한다면 해적들에게도 상선을 습격하는 것은 간단히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경고할 수 있었고 상인들에게도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본 함을 포함한 1~10번 함선과 11~20번까지의 함선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생존자 수색을 진행하고 21~30번대 함선들을 영지로 보내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얀이 샤라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샤라인을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았다. 실질적으로는 초계함대를 비롯한 엠펠 영지 해군의 지휘권을 모두 위임받은 그였지만 지금 그의 옆에는 주인과도 같은 백작의 분신이 샤라인이 있었기 때문에 편히 지휘를 내리기는 껄끄러운 상황이었다.
그저 그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뿐인 샤라인을 보며 얀은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적어도 이제까지 보아온 샤라인의 모습에서 가신들의 권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공자의 신분을 이용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한 것은 그가 얀에게 함대를 따라 출항하겠다고 한 것 외에는 없었다.
그 이외의 것에는 어떤 마음도 없는 것인지 얀의 말에 대해 그저 그렇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멀리 보이는 수평선만을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다.
“즉시 실행하겠습니다.”
옆에서 검은 갑옷을 입고 서 있던 해군 사관이 얀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자 거수경례를 붙이며 말했다. 얀과 샤라인은 아무런 말도 없이 그 모습을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커다란 나팔소리가 울려 퍼지며 얀의 명령을 의미하는 깃발들이 오르락내리락 하며 문장을 만들었고 한참 후에는 그 의미를 이해한 다른 함선들의 함장이 각자 명령받은 대로 기동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재집결은 언제나 그랬듯 군도의 중심에 있던 고대의 유적이 있는 한 작은 섬이었다. 시간은 작전 개시로부터 24시간 뒤. 산들바람 호를 중심으로 모여 있던 함선들이 흩어지기 시작하자 첫 번째 그룹은 섬들의 사이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수심이 그다지 깊지 않아서 급격한 기동이나 빠른 속도를 낼 수 없는 곳들이기 때문에 선원들은 활짝 펴 두었던 돛을 반쯤 접었다. 덕분에 함대의 이동속도는 상당히 느려지고 있었다.
“해적들이 상선대를 섬들의 사이로 몰아넣었던 모양이군요.”
얀이 무뚝뚝한 얼굴로 바다 위를 유유히 둥둥 떠다니는 나뭇조각과 천 쪼가리들을 보며 말했다. 샤라인은 그 모습을 보고는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젓더니 선실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어쩔 수 없는 분이시라니까…… 후훗.”
너무도 순진한 것인지, 멍청한 것인지 샤라인은 엠펠 백작의 요구에 따라 꽤나 몇 년 동안이나 해군과 함께 지내며 해적을 토벌해 왔지만 이상하게도 전투 중에는 사람이 죽거나 죽이는 것에 대해 큰 감흥을 보이지 않다가도 전투가 끝나면 구역질을 하거나 전사자들에 대한 명복을 빌어주는 등 꽤나 감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감상적인 모습들 중 하나는 해적들에게 공격을 당해 난파되어버린 선박들의 흔적을 보면 안타깝거나 슬프다는 표정을 지으며 더 이상은 보고 싶어 하지 않는 듯 선실의 안쪽으로 들어가 버린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보자면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장차 백작의 뒤를 이어 작위를 물려받을 남자가 그렇다면 영지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칠지도 몰랐다. 영지의 막대한 부를 노리고 침략해 오는 다른 영지의 귀족이나 해적들을 토벌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사령관이 전쟁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면 선원들도 덩달아 약해지기 때문에 백작이나 얀은 샤라인이 감상적이다 는 점 때문에 선원들의 사기가 떨어지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좋지 않아…….”
얀이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군도의 안쪽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해적들은 보이지 않고 고대의 유적만이 을씨년스럽게 세워져 있는 모습이 그들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이 근방의 해적들마저도 발길이 없는 유적은 선원들이라고 해서 자주 가는 곳은 아니었다. 단지 집결 도중에 해적들의 공격을 받을 염려가 없기 때문에 유적의 주변에서 집결하는 것일 뿐.
유적의 근처에 가면 갈수록 음산한 기운과 함께 헛것을 보는 선원들이 많아지는 것은 얀도 잘 아는 사실이었다. 바다라면 무조건 좋아하는 선원들이 유일하게 좋아하지 않는 것도 유적의 근처에 가는 것이었다.
“전방에 불타버린 배 3척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제독.”
배 갑판 마스트의 꼭대기에 올라가서 주변을 살펴보던 선원이 얀을 향해 외쳤다. 얀은 한숨을 푹푹 내쉬며 배의 가장 앞쪽으로 걸어가 마스트의 선원이 말한 방향 쪽을 향해 망원경을 들이밀었다.
그 방향에는 선원이 말한 대로 불타버린 3척의 대형급 함선과 육지에서 피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불의 연기가 하늘높이 치솟고 있었다. 그 것을 본 얀은 동방 대륙 상선대의 구조 신호라고 생각하고는 함대를 이끌고 그곳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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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히우히우히
오늘 돌아왔습니다 ㄱ-
수련회 하러 간 곳에 컴퓨터가 있어서.. 인벤에 와보려고 했는데 컴이 구려서 gg
오늘 3연참정도..?
그나저나 제 글은 왜이렇게 조회수가 작을까요-_-;
역시 재미가 없어서......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