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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자들의 태도...
내 항해 경험이 그다지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겪어본 결과로는 항해자들도 참 별 사람들이 다 있는 것 같다.
정보는 주점에서만 얻는 것이 아니다. 실상 주점에서는 쓸데없는 말밖에 주저리거리지 않는다.
그나마 술을 먹여야 한마디 토해내니..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항해자들만의 회합장소가 생기기 마련인데, 그것이 규모가 커져서
지금 현재로는 모든 살아가는 이야기는 거기서 나온다.
국가에 등록하지 않은 비공식 길드나 다름없다고 할까?
수많은 사람들이 겪은 일들을 교환하는 곳이다 보니, 참 많은 일들이 존재하는 것 같다..
내가 쓰는 이야기도 직접 겪은 것 아니면 대부분 그런 곳에서 들은 것이다.
하지만, 그런 수많은 사람들의 유형중에
비난하고 싶지는 않지만 맘에 들지 않아 나는 저렇게 안하고 싶다하는 것도 많다.
항구를 나서면 처음부터 리스본에서 세비야나 포르투로 끌어달라는 경우가 있다.
사실 인심써도 상관없지만, 난 내가 도움받은 적이 없어서 별로 도와주고 싶지가 않다.
배가 느리면 느린대로 다니고 단지 바사탈때 프류트 한대가 날 앞질러가면 부러울 따름이었다.
그럴 땐 '나도 언젠가는..'하면서 불끈 힘줄이 돋아날 뿐이다.
그리고 바자로 생산기술만 일단 올리는 행위도 맘에 들지 않는다.
상인의 본분은 역시 항구를 돌아다니며 장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장인노릇만 하는게 상인인가?
뭐 그런부류들을 비난하는 건 아니다. 자기가 선택한 길은 누구나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니까..
물론 그런 장인들에게 내가 거래하지 않는 교역품이라도 사서 팔아주고, 바디랭귀지로 열심히 주점주인과 대화를 시도하는 영국인이나 심지어는 이웃 에스파냐인(신기할 노릇이다. 이웃한 나라라 왠만하면 기본적으로 어릴 때부터 배워두는데..하지만, 항해생활을 하고 항해에 필요한 여러가지 기술과 명령에 집착하다보면 알던 언어도 쓰지 않으면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뭐 나도 마찬가지니까.. 바디랭귀지를 배우는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 물론 항상 책을 가까이 하는 모험가들은 수많은 언어를 알고 있다.)들에게 통역을 해주는 것도 보람된 일이다.
어차피 서로 돕고 살아야하는 시대니까..
가장 용서가 안된다고 생각하는 부류는 처음부터 절박한 상황이 아닌데도 돈을 구걸하는 부류나, 돛도 필줄 모르면서 덜컥 출항부터 하는 사람들이다. 그건 해도해도 너무한 것 같다. 돛 피라고 하면 어떻게 펴요 하는데 더이상 할 말이 없다. 입장바꿔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불친절하다고 욕할지 모르지만, 기본중에 기본인 경우는 어느정도 지켜야 하는 것 아닌가? 회합장소에서는 기본적인 모든걸 가르쳐주는데 말이다.
하지만 가장 맘에 들지 않는 것은 사실 조합이다. 리스본 조합은 거의 정기적으로 북해에 목재를 가져다 주는 일을 맡긴다. 알려지는 명성치와 보수도 꽤 짭잘하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매달리고 있다. 하지만 장담한다. 그런 상인들은 장기적으로 절름발이가 될 것이라는 것을..
이미 그런 사람들의 말을 들었었다. 조합 일 열심히 해주고 그 돈으로 후추도 팔아 바다에 나와 두캇은 많이 벌었지만, 더이상 인생의 의미를 못 찾겠다고들 한다. 그런 사람들은 오로지 두캇과 명예에만 매달려 다른 것은 보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조합의 그러한 일처리가 사람들을 망치는 건 아닐까?
어차피 내가 항해를 뛰어든 것 자체가 돈을 버는 게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길은 걷지 않으려고 스스로 다짐한다. 난 바다와 끝없이 싸울 것이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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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의 풍경
대도시의 항구의 풍경은 어디나 비슷하다. 교역소 앞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있고 개인바자를 하며 외치는 소리로 왁자지껄하다. 그 바자를 하는 사람 중에는 항해용 복장이 전혀 아닌 사람들도 있는데, 물어보니 동업자란다. 요즘은 모험가들이든 장인들이든 동업자에게 물건을 팔아달라고 부탁해놓고 자기는 따로 항해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술집에 들어서면 '님 따기만 하고 그냥 가시네..' 소리부터 들린다. 도박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다지 좋아 보이진 않는다. 도구점에서 카드를 파니 저런 현상이 나타나는 거다. 국가를 위해 한푼이라도 더 벌어야 될 판에..
로잘리오에게 한잔 청하면 언제나 밝은 미소로 받아준다. 다른 사람 이름이 입에서 나오는 걸 보니 아직 여자의 마음은 얻지 못한 것 같다. 그래봤자. 수많은 사람들 상대하는 여자니..평생 저러고 살려나..
그렇지만, 다른 지역조합의 일도 대신 보고해주고 돈도 대신 받아주는 고마운 여자다.
이곳에 오면 항상 우유에 닭고기 빠에야를 청한다. 사실 꽤나 많은 양이지만, 그정도는 실컷 먹어두어야 살것 같다. 배부르면 바다한번 나갔다 오면 다시 꺼지니까.
주점에 오면 가장 많이 하는 일은 한켠에서 술이나 밀가루 햄따위를 만드는 일이다.
아무리 상인의 본분이 교역이라지만, 생산도 돈벌이에 많은 도움이 된다.
한번은 베이컨을 120%에 50~100여통을 판적도 있었다. 그런 날은 참 운 좋은 날이다. 그걸로 2만두캇정도를 벌 수 있었다.
리스본에서 가장 특이한 사람은 운징가 운밴바씨다. 도시사람들 말로는 먼나라의 왕자였다고 하는데,
그는 아프리카인이다. 기독교에 귀의하여 지금은 성직자생활을 하고 있다. 가끔 고향이 그리운지 고향에서 주로 먹었다는 팥을 상인조합에 부탁한다. 그럴 땐 다른 퀘스트보다 먼저 운징가씨의 일부터 맡아준다. 나도 그처럼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공유해서일까? 세우타에서 팥 가져다 주는 건 일도 아닌데, 가져다 줄 때마다 참 고마워한다.
바르톨로뮤 디아스제독도 참 고마운 사람이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똑같은 지리정보를 듣지만 언제나 값을 똑같이 쳐준다. 그분이 말씀하시길 들을 때마다 시간적 차이가 있어 새롭다고 한다. 과연 희망봉을 처음 발견한 분 답다는 생각이 든다.
역시 도시에서 가장 깐깐한 사람은 브라간사 공작이다. 그는 언제나 고민에 쌓여 있다. 새로운 해역을 발견하면 보고하라지만, 그가 아는 한 새로운 해역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왕궁사람들은 맘에 안든다. 그 거만하고 권위적인 태도라니..심심해서 근위병을 건드려보면 아무말 없이 째려보기만 한다.
살라멘트 길드는 정체를 알수없는 곳이다. 모든 상인들이 그곳과 연관을 맺고 있지만, 언제나 비밀에 쌓여 있다. 그집 자식인 알베로는 역시 집안을 잘 타고 나서, 엄청난 배경으로 바다를 경영하는 것 같다. 나같은 사람은 그런 연줄이라도 잡는 수밖에 없다. 그러려면 오로지 능력뿐이다. 그가 가는 곳은 언제나 일이 있고 사건이 기다리고 있고 기회가 있는 것 같다. 배경과 연줄과 능력..거기에 묻어가기라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