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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quavit<-aqua vitae
아콰빗과 생명의 물이라는 뜻..누가 가져다 붙였는지 몰라도 정말 잘 지은 이름이다.
그 순도높은 향긋한 한방울 한방울을 받아낼 때마다, 술을 만든다는 것이 이런것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아콰비트를 정말 맛있게 즐겨본지는 벌써 오래전인것 같다.
아버지의 수첩에 있는 자료를 통해 북해의 지형과 지리정보는 대강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 위치를 찾아가는 것은 다른 문제였었다.
공예기술을 쉽게 올리는건 선박용 장갑을 만드는 일이기에 목재를 구하러 베르겐을 갈 수밖에 없었다.
헤르데르를 출발하여 늦어도 7,8일에 도착하리라 생각했는데, 중간에 해적을 만난 것이 탈이었다.
해적으로 잔뼈가 굵은 그 녀석들은 우리보다 숫자가 적었음에도 엄청난 전투력을 발휘했다.
쓰러지는 건 우리측 선원이요. 결국 퇴각명령을 내려 전속력으로 도주하는데까지 성공했지만, 이미 식량은 바닥을 기고 있었다.
지금은 프류트를 끌고 다니지만, 워릭코그로 북해 한가운데서 베르겐까지 초행길은 정말 힘들었다.
선원들은 굶주림에 지쳐가고 있었고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복잡한 피오르드만은 더욱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결국 최초로 한명의 선원을 수장시켰을 때 안개속에서 반짝이는 불빛이 보였고, 그제서야 겨우 안심할 수 있었다. 들은 바로는 목재를 구하러 오는 배들로 북적인다고 했는데, 내가 선택한 항로에서는 배구경하기가 힘들었다. 대체로 도버에서 올라오는 듯 했다.
지친선원들을 달래며 주점주인에게 좋은 술 한병을 달라 했더니 추천해준것이 아콰비트였다.
그 때 맛본 아콰비트의 맛은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을 것 같다.
나중에 술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던 이유도 실은 그 때 처음 맛본 아콰비트의 맛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주원료가 곡물이지만, 본래는 브랜디와 같이 와인을 증류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일반 기호품이었다기보다는 주로 의약품으로 많이 쓰였다고 하니, 포도가 귀한 발트해 연안에서
증류주의 제조를 곡주로 하면서 아콰비트가 탄생한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아니면 술을 좋아하는 중세 연금술사가 밀, 보리, 호밀로 만든 발효주를 증류시키는 실험을 하다가 정말 자신의 입에 맛는 맛을 찾아내자 기쁜 마음에 '생명수'라는 이름을 붙였던 것은 아닐까?
이러한 아콰비트는 지중해연안에서도 최고의 인기이다. 특히, 이탈리아지방에서 가장 높은 값을 쳐주고 있다. 물론 아프리카연안의 우리 포르투갈의 식민도시에서 아콰비트를 구하기란 더 어렵기 때문에 이곳 지중해보다 더 비싸지만, 아직은 그곳까지 갈만한 여력이 없다.
이번 항해에서 이탈리아지방에서는 대체로 아콰비트 가격이 120%이상 치솟았고, 사사리에서 115통을 모았던 것을 팔아 85,000두캇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다음번에 어찌 될지는 모른다. 시세란 언제나 변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사르데냐 섬부근은 여전히 바바리 해적들과 그들을 잡는 토벌대들로 북적였다. 바바리 해적의 세력은 정말 강대하다. 끝없이 토벌대가 몰려드는데도, 여전히 건재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
제노바를 들려 모험가 조합에 들렀지만 딱히 맡을 만한 일이 없다. 세빌리아나 리스본까지 그냥 가야될 듯 하다. 일단, 다시 팔마로 항로를 잡았다. 그래도 아직까지 지중해 연안은 평화롭기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