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시간이 흘러 해가지고 달이 떴다. 갑판에는 화톳불을 피워 매우 밝았다. 갑판 중앙에는 에스텔과 제임스가 대련을 하고 있고 칼은 자신의 검을 짚고 의자에 앉아 대련을 지켜보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에스텔이 밀리고 있었다.
“그만.”
칼이 두 사람을 제지했다. 그리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제임스, 살살하라고 했지 않은가.”
“죄송합니다, 당주님. 오랜만의 대련이라 힘이 들어갔나 봅니다.”
“그리고 에스텔. 아무래도 안 되겠다. 나중에 런던에 돌아가면 라이자 누나한테 부탁해 놓을 테니까 검술 다시 배워라.”
“뭐? 또 나 무시하는 거지?”
“그럴 줄 알았다.”
칼은 짚고 있던 검을 들었다. 검을 뽑아 싸울 태세는 아니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다가 선원 하나를 검으로 지목했다.
“사이먼, 네가 상대해라.”
“예, 선장님.”
사이먼이라 불린 선원은 갑판 중앙으로 나왔다. 칼이 에스텔에게 말했다.
“이 배의 선원들 중 가장 어리고 가장 약하지만 쉽지는 않을 거다. 여기서도 진다면 내말을 들어야 돼.”
“알았어.”
에스텔은 흔쾌히 수긍했고 자세를 잡았다. 그러자 사이먼은 기도 안찬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칼에게 말했다.
“선장님. 한 가지 제안을 해도 괜찮겠습니까?”
“말해보라.”
“제가 이긴다면 이 여자를 하룻밤 가져도 되겠습니까?”
“뭐?”
선원들은 그의 말에 모두 수군거렸고 에스텔은 수치심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녀의 반응을 본 칼은 표정이 굳어졌다.
‘네 이놈. 날 떠보려는 수작이렷다. 하지만 여기서 말을 잘못하면 에스텔을 구해 줄 방법이 없다. 생각을 해보자.’
칼은 그렇게 속으로 내뱉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뭔가 떠올랐는지 눈을 뜨고 차갑게 말했다.
“에스텔은 에리카와 친자매와 같은 사이다. 만약 여기서 무슨 일이 생겨 그것이 에리카 귀에 들어가고, 에리카가 어머니께 말씀드린다면 나는 어쩔 수 없이 너의 목을 쳐야한다. 그것이 두렵지 않다면 그리하여도 좋다.”
“그, 그건.”
“좋아, 그럼 내가 새로운 제안을 하도록 하지. 여기서 네가 이긴다면 암스테르담에 머무르는 날짜만큼의 휴가를 주지. 급료 또한 제임스와 같은 금액을 지급하겠다. 만약 네가 진다면 원 급료의 3분의 1을 삭감토록 하지.”
“네?”
사이먼이 놀란 표정을 짓자 칼의 얼굴에는 승리의 미소가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그는 에스텔을 보았다. 에스텔의 표정 또한 밝았다. 안절부절 못하는 사이먼을 보고 칼이 계속 말을 이었다.
“괜찮은 도박 아닌가? 제임스 정도의 급료라면 사창가 여자 하나 데리고 침대에서 5일 내내 뒹굴고도 돈이 남을 텐데? 그리고 진다고 해도 그렇게 타격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그리고 한 가지 묻지. 대체 런던에서 지급한 급료는 다 어쩌고 여기서 그런 망발을 늘어놓는가?”
“그, 그건…”
‘절대 도박으로 날렸다고 말 못합니다!’
칼의 눈에는 사이먼의 표정이 그렇게 보였다. 그래서 칼은 한 번 더 떠보기 위해 계속 몰아붙였다.
“오호, 도박으로 날린 건 아니고? 솔직히 너의 급료 정도라면…”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좋아. 그럼 시작!”
급료라는 중요한 사안이 걸려있던 터라 사이먼은 필사적이었다. 에스텔은 그의 모습을 보며 칼과 처음 마주했던 때를 생각했다. 이유는 달랐지만 자신도 이렇게 필사적으로 덤볐다.
챙챙 거리는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에스텔의 눈에 사이먼의 움직임이 보였다. 힘이 잔뜩 들어가 허점투성이였다. 문득 에스텔은 칼이 보여줬던 칼의 검술의 기본이 떠올랐다. 그녀는 칼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검으로 원을 그렸다. 그러자 사이먼의 손에서 검이 튕겨나갔다. 에스텔의 승리였다.
“그만. 사이먼, 패배에 대해 할 말 있는가?”
“…없습니다.”
“좋아. 그럼 됐다.”
에스텔이 의기양양해서 칼에게 다가왔다. 그녀의 표정은 ‘나 잘했지?’하는 물음에 대답하라는 듯 해 보였다.
“후우. 그렇다고 해도 남의 검술을 베끼다니.”
“이겼으면 됐지.”
“그래그래. 알았다. 그래도, 네 검술은 나보다 라이자 누나나 윌리엄 형님이 훨씬 잘 봐줄 테니…”
“알았어, 그렇게 할게.”
칼은 놀라워했다. 에스텔이 이렇게 고분고분하게 나오는 일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뭐, 좋아. 자, 밤이 늦었다. 릭, 카를로. 너희 둘은 낮에 명령한대로 불침번이다. 나머지는 쉬도록 하라.”
칼의 명령대로 선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에스텔 역시 자신의 선실에서 잠잘 채비를 갖추고 침대에 기분 좋게 누웠다. 그때 무슨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칼과 사이먼의 대화였다.
“형님, 제발 봐주세요.”
“안 돼. 남자가 한입으로 두말하기냐?”
“제발…”
“허참. 너 런던에서 내가 얼마나 줬어?”
“네? 그게…3만 두캇이었나?”
“런던에서 며칠 동안 쉬었나?”
“2박 3일이요.”
칼은 그 자리에서 사이먼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사이먼이 머리를 감싸고 통증을 호소하자 칼은 때린데 또 때렸다.
“어허. 3만 두캇이면 네 욕구를 해결하고도 엄청 남는데 장난 치냐? 도박으로 다 날린거 아니까 그쯤 해둬라. 애인도 있는 놈이 어디서…”
“형님, 제발. 제발 한번만…”
“기각. 돌아가서 잠이나 자도록.”
사이먼은 울상이 되어 선실로 돌아갔다. 칼은 어이없다는 웃음을 흘리며 에스텔의 선실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
에스텔의 밝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칼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에스텔이 잠옷차림으로 침대에 앉아 있었다. 잠옷차림의 그녀는 평상시와는 다른 아름다움을 자랑했다. 칼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눈을 비비기 시작했다.
“또 뭐야?”
“이런, 미안. 전혀 너 같지 않아서.”
“나 같은게 뭔데?”
“글쎄?”
“얼버무리지 마! 똑바로 대답해.”
“말괄량이에 귀여운 데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여자.”
“뭐, 뭐라고? 너 정말!”
퍼억! 퍽!
하는 둔탁한 타격음이 선실을 가득 메웠다. 언제 집어 들었는지 에스텔의 손에는 베개가 들려 있었고 칼은 침대위에 또다시 다운되고 말았다. 낮과는 달리 에스텔이 전력을 다해 휘둘렀기 때문에 칼은 잠시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에스텔은 누워서 정신 못 차리는 칼에게 짜증을 내며 말했다.
“대체 왜 나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야?”
“…….”
“뭐, 좋아. 나한테 할 얘기가 있어서 왔을 것 같으니까 말해봐.”
“누나에 대해 알고 싶다며.”
“그, 그랬지.”
“지금부터 말 해줄테니 잘 들어.”
아주대 인하대 합격했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흑흑...
흠..이번에 부관고용과 동시에 아팔토멘토를 구입했습니다. 흐흐..숙원이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3개월간 정시걱정없이 게임할겁니다.
좋은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