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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Viagem de Felipe(펠리페의 항해) vol.1

아이콘 Felipe
조회: 341
2009-02-19 14:30:19
홀짝.
어느날 밤, 달이 가득차서 신비로운 빛을 발할때,

홀짝.
비스케이만을 북동쪽으로 가로지르는 한 배.

홀짝.
그 배는 상업용 대형 캐러밸이다.

홀짝.
그 배의 선장실에서 선장인 펠리페는...

홀짝.
교역품인 쉐리를 한 통 개봉하여 한잔씩 따라서 들이키고 있다.

홀짝.
그의 얼굴을 보아 뭔가 마음이 심란한듯 보인다.

홀짝.
그가 쉐리를 7잔째 들이켰을때 그의 부관인 벨란체가 선장실의 문을 두드린다.

벌컥.

"선장님."
부르는 소리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펠리페는 빈 잔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선장님!"
벨란체가 큰소리로 부르며 다가오자 그때서야 펠리페는 문쪽을 바라보며 "들어와"라고 짤막하게 대답한 후 다시 빈 잔을 응시한다. 벨란체는 선장실 가득 술냄새가 진동하는것을 깨닫고는 얼굴을 찌푸리며 선미쪽의 동그란 창문을 열었다. 그러자 바다의 찬 바람이 조금씩 스며들어와 펠리페의 정신을 바로잡기 시작했다.
"무슨일이야?" 펠리페는 취한 것이 약간 풀린듯 물었다.
"선창을 둘러볼때 쉐리 한 통이 사라져서요. 선원들이 가져간건 아닐까 생각해봤지만 그렇게 충성심 높은 선원들이 교역품을 가져갔을리는 없고 해서... 선장님이 마시고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
"…3년만에 고향에 가는게 별로 기쁘지 않나요? 저는 고향인 잉글랜드 근처에만 가도 기쁜데."
"…그건 별로 유쾌한 이별이 아니었어. 내 독단으로 집을 뛰쳐나가 버린거지." 펠리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도 금의환향한 아들을 보면 기쁘지 않을까요?"
"…내 모습을 봐줄 부모는 죽었어. 지금 나를 알아볼 수 있는건 내 여동생 뿐이야. 그런데 몇년이나 떨어져 있었으니 알아볼 수 있을지 걱정이지."
"초상화를 남기고 왔다면서요? 제가 그 여동생이라면 매일매일 그 초상화를 보며 오빠를 그릴텐데 말이죠."
"집을 나온건 벌써 3년이 다돼가는데 그 초상화가 그대로 있을지도 의문이고 기다리다 지쳐서 이미 그 애는 오빠에 대한 환상을 깨버렸을지도 모르지."
"…."
"게다가 난 네덜란드에서 포르투갈로 망명을 했다고. 그 애가 나를 나쁘게 보고 있을지도…."
"하지만 마음 속으론 기쁜것 같은데요."
"무슨 소리야?"
"그 애를 맡고 있는 친척 분들에게 드릴 리스본 산(産) 도자기와 아몬드유를 많이 가져왔잖아요? 게다가 제노바 산 고급의류까지…. 사실대로 말해봐요. 실은 기쁘지 않나요?"
"…."
"조금만 웃어봐요. 그러면 그런 마음도 모두 사라질걸요?" 벨란체는 장난기가 가득 담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선장님이 말했던 그 여동생을 만날 날도 이제 며칠 안남았으니까 마음 푸세요."
"지금은... 왠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아…."
"이제 쉐리는 그만 마시고 푹 주무세요." 벨란체는 뒤돌아 문고리를 잡았다.
펠리페는 사실 그랬다. 마음속으로는 기쁘지만 겉으로는 그런 내색을 내보이지 않았다. 사실은 멍해보였던 이유도 아버지와의 옛 추억을 회상하느라 그랬던 것이다. 펠리페는 눈을 감는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제일 먼저 아버지가 떠올랐다.

"네가 뭘 하겠다는거냐! 내가 너를 상인따위로 만드려고 키워준줄 아느냐!"
"상인따위라뇨! 저는 예전부터 아버지의 해군식 생활이 너무나도 싫었다구요! 그렇게 살 바에는 차라리 자유롭게 바다를 누비는 상인이 될거라구요!"

"이런 집 따위 나가버리고 말거야! 제가 나중에 대부호가 되어도 이런 곳 따위는 찾지도 않을거에요!"
"아니, 저녀석이! 끝까지!"

그 다음은 어머니가 떠올랐다.

"작은 배지만… 부디 안전하게 다니렴…."
"어머니…. 저는…."

"나는 네가 성공하고 꼭 돌아올거라 믿는단다…."

마지막으로 여동생이 생각났다.

"오빠는 커서 뭐가 되고 싶어?"

"안돼, 오빠 가지마…, 제발…."


그런 추억속에 빠져 잠이 드려고 하는 그때였다.

덜컹.

갑작스러운 그 소리에 펠리페는 몸을 일으켰다. 소리의 근원은 선장실의 문이었다. 펠리페가 그쪽을 보자 헉헉대고 있는 선원이 긴급한듯이 말했다.
"서...선장님! 가르시아 해적단의 강습입니다!"
"…그래, 그 녀석인가…."
펠리페는 사실상 놀라지도 않았다. 전에 벨란체를 고용했던 잉글랜드에 갈때도 만났던 해적단이었기 때문이다. 비스케이만 쪽을 지나갈때면 언제나 가르시아 해적이 덤비곤 했다.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자 남서쪽에서 캐러밸 2척과 워릭코그 1척, 전투용 바사 2척이 따라붙고 있었다. 문을 열고 서있는 선원 뒤로 벨란체가 다가왔다.
"선장님, 어떻게 할지 명령을."
"'그것'을 쓰도록 해. 그거 있잖아 전에 리스본에서 받은거 말야."
"'그것'말이죠. 알겠습니다."
그와 동시에 벨란체는 선원과 같이 문을 닫고 나갔다. 펠리페는 술통 뚜껑을 닫고 해먹에 누웠다. 펠리페는 언제나 자신의 부하들을 믿고 있었고, 그와 같이 선원들도 그를 한결같이 믿고있었다.

"펠리페 이놈! 저번엔 당했지만 다시는 안당한다! 이제 울고불고 빌어도 안봐줄테다!"
가르시아 해적단의 선장인 크로키는 선두에서 소리쳤다.
"가자! 이제 저녀석에게 본때를 보여주는거다!" 크로키가 소리치자 그의 선원들 뿐만아니라 다른 배의 부하들도 함성을 질렀다.

벨란체는 '그것'을 사용하고 그녀도 또한 그녀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와 같이 나른한 하품소리가 들려온다.

"크로키 선장님,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원래 저 녀석같으면 벌써 탄도학을 쓰고 우리를 공격해 왔을텐데요…." 그의 곁에 있는 한 선원이 걱정스러운 듯이 말했다.
"흥, 겁먹은 거겠지. 상관없어. 단숨에 결판을 낸다!" 크로키는 으르렁거렸다.

갑자기, 다른 배의 선원들이 비명을 질렀다. 크로키는 이상한듯이 그 선원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모두 자신들의 배의 뒤에있는 것을 보고 까무러친듯 했다. 크로키도 그 시선을 따라가 보았다. 그와 동시에 크로키는 그의 유일한 보물인 대해적 크로미넌스의 칼을 떨어뜨릴뻔 했다. 그의 곁에있던 선원들도 덩달아 겁을 먹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무기를 떨어뜨리거나 놓쳐버렸다.
그도 그럴것이, 가르시아 해적단의 뒤에서 웅장한 위용의 포르투갈 해군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설마 펠리페 녀석…, 해군 출동 요청서를 쓴거냐아아!!!" 크로키는 비명도 아니고 함성도 아닌 그 중간의 소리를 질렀다.
"서...선장님! 빨리 퇴각해야 될것같습니다! 이대로는 해적단 전체가 포박될 위험… 으윽!" 한 선원이 겁먹은 목소리로 말하다 크로키에게 주먹으로 얼굴을 맞았다.
"아직 해군이 오려면 조금이라도 시간이 있으니 빨리 펠리페 녀석을 잡는다!" 크로키는 화난듯이 말했다.
"선장님…, 펠리페 녀석은 도주를 써서 벌써 퇴각해 버린듯 한데요…." 그의 왼편에 있던 선원이 정면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 말대로 펠리페의 배는 이미 포격범위를 벗어나 저 멀리 가버린 상태였다.
"펠리페, 이 자식!!!! 두고보자아아!!!" 크로키의 함성이 펠리페의 배에도 들린듯 하였다.


다음날 아침, 리스본의 신문에는 크로키의 체포 소식이 실려있었고, 해양 조합 앞의 그의 지명수배서도 깨끗히 떨어져 있었다.

Lv83 Feli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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