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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항해시대(1-루시오의 대항해) - #10

아이콘 스터가
조회: 764
2011-02-07 15:30:37


“아니, 이게 누군가? 바른생활만 하는 안토우스가 아닌가?”


“참 잘났다. 도대체 귀신은 뭘 하는지.” / “뭐? 귀신? 뭐가 어째?”


‘저 젊은이에 대해 얘기를 할까요? 네?’ / ‘가만히 있어요.’


“도대체 이번엔 무슨 일로 사고 칠 것인가? 상인으로서 한심하기가 짝이 없구나.”


“이번에? 흐흐흐... 글쎄. 다만 지금 가기 전에 뭔가 할려고 하는데.” / “뭔가?”


순간 루시오를 바라본 카리쿨라. 한쪽 눈을 안대로 가리긴 했지만, 그의 눈빛은 뭔가 잡아먹을 움직임이었다.

양쪽의 세력이 몇 보 거리를 둔 채 대치하자 순간 광장에 모여 있던 사람들 뿐만 아니라, ‘라 트라비아타’의 상디와 잠시 그 곳에 있던 마르코와 스피아진, 성당 문을 나서던 아덴과 르담리아의 눈에 루시오와 카리쿨라가 들어오게 되었다. 순간 반사적으로 스피아진은 재빨리 화승총을 꺼내 카리쿨라를 노리려고 했지만, 주변에 사람들도 많이 있어 쉽게 방아쇠를 당길 수 없었다.


“다름이 아니라... 저 여자아이 어디로 좀 데려 가려고.”


“응? 루시오? 저 아이를 대체 뭘로 만들려고? 혹시... 노예? 아니면...”


“저런 미련한 사람 같으니... 흐흐흐.” / “?” / “그냥 데려다가 죽이게.”


“뭐! 이런 살인마 같으니!” / “대... 대체 제가 뭐 때문에요?”


“루비 데 다르시오...” / “... 다르시오? 그 집안은 이미 멸문한 지 오래되었는데...”


“저런 한심한 자가 있다니... 자네들 앞의 여자아이가 있지 않나?”


“루시오? 가만... 설... 설마!” / “자, 이제 저 아이를 내 놓으시지.”


“싫어!” / “응? 루시오?”


“내가 다르시오 가문이니 그 가문하고는 잘 모르고, 안다고 해도 난 당신들같이 불량배들하고 같이 가기도 싫어!”


“!!!”


“당신들같이 섬을 차지해서 그 지역 사람들 부려먹고, 횡포 부리지, 사람 죽이고 남의 물건 훔치지, 그러면서 세금도 안 내는 너 같은 놈, 아니, 놈도 아니지. 완전 벼룩이나 거머리 같은 너 같은 사람하고는 같이 안 살아! 이 더러운 놈아!!!”


거의 절규에 가까운 루시오의 목소리에 안토우스와 카리쿨라, 로저를 비롯한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둘째치고, 사람들 틈에 낀 왕세자와 상디, 아덴과 르담리아, 마르코, 스피아진까지 모두 깜짝 놀랐다.


“저 계집이 저승문턱을 미리 밟으려고 환장을 했구나! 얘들아!!!” / “네!!! 두목!!!”


“저 계집을 죽이고 즉시 검은 깃발을 올려라!” / “넵!!!”


순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하지만 사람들이 놀랄 시간보다 빠르게 카리쿨라 좌우에 있던 사람들은 저마다 총을 들고 루시오를 조준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으면 하지. 응?”


“내가 뭐! 이 나쁜...” / “얘들아!!!” / “조준, 발사!!!” / “탕! 탕! 탕!”


세 발의 총소리가 리스본 광장에 울려 퍼지고, 많은 사람들은 이 광경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변하면서 삽시간에 달아나기 바빴다.

바로 그 때, 루시오 앞으로 누군가 빠르게 오더니 그대로 총에 맞고 말았다. 순간 다들 놀라기 시작했는데, 그 사람은 바로 아덴인 것이다.

아덴이 쓰러진 순간, 카리쿨라는 수하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흠흉한 미소를 지으면서 리스본을 떠났는데, 갑자기 성당 근처의 주택가와 항구 쪽에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큰일 났다! 불이야!” / “저... 저길 봐! 쿨라... 쿨라 함대이다!”


“쿨... 쿨라 함대라면 이미 해산 되었을 텐데...” / “이게... 이게 대체 뭐야!”


그랬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앞에서 말한 카리쿨라의 음모.

그는 포르투갈, 특히 리스본의 모든 것을 차지했지만, 아직도 자신이 이 도시의 전부를 차지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특히 포르투갈과 앙숙인 에스파니아라는 이유로, 각종 편법을 동원하고도 얻지 못한 것이 많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결국 그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젊은 나이이긴 하지만 에스파니아의 막대한 권력을 지닌 알바공의 도움을 받아 리스본을 자신의 도시로 만들려고 한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쓰지 말고, 이젠 루시오의 상태를 보도록 하자.

총에 맞아 쓰러진 아덴을 마르코가 챙겨서 자신의 집으로 옮겼고, 의술을 조금 배웠던 안토우스가 치료하게 되었지만, 예상외로 상처가 매우 심각할 정도이다.


“데미안을 불려서 치료하면 어떨까요?”


그러나 같은 시각, 데미안을 비롯한 아조레스 해적단 전부는 리스본 앞바다에서 대규모 전투를 치르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벌이고 있는 상대가 바로 ‘쿨라 함대’라는 것.

전체 함대를 이끌고 오긴 했지만, 이마저도 강력한 ‘쿨라 함대’의 포격 앞에 거의 전멸할 직전이다.


“이거 심각한 수준인데... 카리쿨라 이놈을...” / “괜... 괜찮으세요? 아덴 씨? 아덴 씨?”


“헉... 헉... 난... 괜찮아요. 다만...” / “(쾅!)아... 아버지! 괜찮으세요?”


급하게 연 문을 따라 들어온 두 사람은 바로 상빈과 아마리스. 폭풍을 뚫고 오슬로를 출발해 플리머스에서 잠시 보급을 하다가 리스본의 소문을 듣고 즉시 빠른 길로 다다랐을 때, 포르투 앞 바다에서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서둘러서 도착한 것이다.


“아버지! 괜찮으세요?” / “난 괜찮다. 그보다 지금...”


“헉... 헉... 저기 상... 상디 씨... 안토우스 씨... 마르코 씨...”


“낭비하지 마세요.” / “전... 이제...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다... 다만...”


자신의 머리맡에 있던 루시오를 바라보면서 아덴은 자신이 과거에 있던 일들을 다 이야기 하였다.(이 이야기들은 이미 앞에서 다 얘기했기에 넘어간다.)


“부디 저... 어린 양을... 잘 돌봐주어야... 합니다...”


루시오에 대한 당부를 주변 사람들에게 한 후 스피아진을 바라본 아덴.


“스피아스... 우리의 사랑은... 여기가 마지막인가 봅니다. 부디 다음에 다시 만나길... 만나길... (그리고 고개를 돌리면서 눈을 감는다.)”


“이... 이봐요! 아덴! 아덴!”


순간 주변은 어두운 분위기에 휩싸였으며, 이에 놀란 루시오는 순간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그녀를 뒤쫓아서 상빈이 나가기 시작하였다. 뒤도 안돌아보고 주점에서부터 뛰기 시작한 그녀를 상빈이 찾은 곳은 1편에 잠시 등장한 포대였다.

해안의 전투는 끝났는지 고요한 바다에는 석양만 내려가고, 그 곳에서 두리번거리던 상빈은 슬피 우는 루시오를 보았다.


“너무 울지 마. 나까지 울게 되잖아.” / “여긴 왜 온 거야?” / “그냥... 네가 걱정돼서...”


“이제... 나... 어떻게 살아... 이런 삶 너무 싫어진 것 같아! 으흐흑! 포기하고 싶단 말이야!!!”


“포기하지 마라! 이 정도의 고통을 견디지 못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저 바다를 주름 잡을 것인가?”


순간 두 사람의 눈에 들어온 사람들은 바로 안토우스와 스피아진, 상디 그리고 상빈이 걱정되어 같이 따라온 아마리스였다.


“상디... 아저씨...” / “(와락 껴안으며)... 루시오...” / “스... 스피아진 선장님...”


“(비장한 표정으로)내 모든 걸 걸고 널 지키고 도와줄게.” / “...!(그저 우는 루시오)”


“그래. 이런 고통은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가슴 깊이 담아둬라. 언젠가 이 고통과 원한을 갚는 날이 있을 것이다.”


“저... 안토우스 씨.” / “왜 그러느냐?”


눈물을 훔친 루시오는 순간 안토우스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저... 제자로 받아주세요!” / “아... 아직 학교 전체를 졸업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괜찮아요! 제발 제자로 받아주세요!” / “잠... 잠시만요! 저도 같이 받아주세요!”


“상빈 씨...!” / “너... 너까지?” / “학교는 너무 지겨워요! 차라리 제자로 삼게 해 주세요!”


순간 안토우스는 상디를 바라보았다. 루시오는 죽은 아덴의 부탁도 있으니까 허락할지라도, 상빈은 아버지인 상디의 허락을 받아야 하니까 말이다. 얘길 하나마나 거절이겠지만. 그런데 상디의 대답은 그야말로 안토우스가 생각했던 것의 예상 밖이다.


“저 녀석 말대로 하세요. 난 스피아진이랑 같이 아조레스로 갈 것이니까.” / “네?”


“지금 카리쿨라 저 미친 늙은이는 마데이라로 갔지만,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소이다. 더군다나 그자에 빌붙은 유력 귀족들 때문에 견딜 수가 없어요! 하루 속히 여길 정리하는대로 즉시 아조레스로 갈 것이외다!!!”


“저... 저도 같이 제자로 삼아주시면 안되나요? 제발...” / "흐... 흐흐흑..."


그렇게 루시오의 눈물과 함께 격전의 하루는 그렇게 지나갔다.

이 날, 리스본을 비롯한 포르투갈 전역은 다시 한번 카리쿨라의 공포에 치를 떨었고, 몇몇 뜻있는 젊은이들은 ‘이런 나라에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일글랜드나 프랑스로 망명길에 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그날 밤, 어둠 속에 잠긴 주점 바에 여자 셋 즉, 루시오와 스피아진, 그리고 르담리아가 앉아서 럼주만 들이키고 있었다.


“너, 뭐냐? 대체... 내 사람을 어째서 그렇게 따라다니고 있었어?! 엉?” / “선장님...”


루시오의 만류에도 그저 마시고, 또 마시는 스피아진. 하긴, 사랑하는 이를 먼저 떠나보낸 상태니, 남은 자들의 슬픔은 그 누가 알까?

그런 스피아진의 말을 그저 묵묵히 듣고 있던 르담리아. 그러다가, 폭탄 선언을 하게 된다.


“실은... 두 사람에게 할 말이 있어요.”


르담리아의 말에 마시던 술이 확 깨고, 놀란 두 사람.

사실 그녀의 본명은 에르담 율리아로 베니스와 같은 베네치아 출신. 콜럼버스와 다 가마 제독의 신대륙 개척으로 인해 부강한 이베리아 지역에 대해서 미행하라는 명을 받고 이베리아 곳곳을 미행하고 있던 중 우연히 본 아덴을 보고 반하게 된 것. 그런 그녀가 아덴이 죽기 직전 자신한테 마지막으로 말한 말을 전해 주고 나서 아직 멍한 상태의 두 사람을 보고,


“이제 임무도 끝났으니, 본국에 돌아가려고. 다만 돌아간 즉시... 교황과 위원님들께 카리쿨라의 악행에 대해 말씀드리고, 또한 베네치아의 남은 일들을 정리하고 다시 여기로 돌아와서... (루시오의 두 손을 잡으면서)널 도와줄게. 2년이 될지 5년이 될지 모르지만, 그이의 마지막 말을 위해서라도! 다시 여기로 돌아와서 널 도울게!”


스피아진과 루시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쏟으며 선언을 한 그녀는 그 길로 주점을 박차고 나가고, 즉시 베네치아로 떠났다.


그로부터 5일 후, 아조레스 해적단은 새벽에 리스본을 떠났다. 가게를 처분하고 같이 가기로 한 상디, 그리고 그 곳에 묻기로 한 아덴의 시신도 같이 가기로 했다.

가장 마지막에 자신의 모함을 승선하려던 스피아진은 무슨 생각이 나는지 자신을 바라보던 루시오를 향해 다가가 작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건냈다.


“만약에... 아무리 생각해도 어렵거나 힘들게 느껴지면 내게 와. 루시오. 엄마처럼은... 안 되지만, 같이... 껴안고, 같이... 울자.”


눈물 흘리며 서로 껴안는 두 여인. 그리고 이 여인들의 마음 깊숙이 간직한 복수는 눈물의 이별 이후 5년 후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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