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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마영전 소설?

비네아스
댓글: 2 개
조회: 943
추천: 3
2015-02-04 21:26:07

 

 

 

-삐걱.. 끼기기긱..

 

 

밤의 어둠이 내려앉은 갑판엔 이제 한동안은 볼 수 없을 아율른의 불빛이 가녀리게 비치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자 다른 전투선의 모습과 분주히 움직이는 수병들이 눈에 들어왔다.

 

 

"기사님! 갑판 위는 위험하니 선실로 들어가 계시지요"

 

 

한 수병이 당신을 향해 소리쳤다.

괜찮다는 뜻으로 손을 들어보인 당신이 갑옷을 절그럭거리며 상갑판 쪽으로 움직이자 바쁘게 움직이던 수병들과 배안에 빼곡히 들어차있는 피난민들과 장창, 석궁을 들고 멍하니 아율른을 응시하던 병사들이 예를 표했다.

 

오그마 고급 사관이 실종되었다.

 

루그 일반 사관은 여전히 아율른의 선착장에서 고블린을 상대로 멋지게..싸우고 있을 것이다.

이제 최고 상급자는 당신이었다.

 

이제 이 함대에 있는 사람들 전부가 당신 책임이었다.

문득 당신은 평원 주둔군에서 차출되어 여기까지 오게 된 상황이 한스러웠다

분명 로체스트의 영주와 루더렉 부사령관은 이 작전이 단순 호위와 치안대 임무일 것 이라고 했다.

수도인 로체스트에서 주둔군의 교체를 위해 선행될 물자 수송단이 실종되었고 전령조차도 감감 무소식이라고 했다.

하지만 영주는 날씨 때문에 배를 못띄우는 것일 거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 하였고 귀찮다는 듯 행정관에게 모든 것을 일임해버렸다.

그리고 행정관은 영주의 뜻에 따라 자칫 병력 운용에 지장을 줄 수도 있는 정규 중장보병이 아닌 경무장만을 갖춘 일반병들과 용병단 일부를 고용해서 짐꾼들과 선박을 보호하는 것으로 작전을 짠 것 이었다.

 

하지만 현지 상황은 달랐다.

 

2일 밤낮을 강을 거슬러 아율른에 도착하자마자 기사단은 강가에 가득한 피난민과 선착장 부근에 가라앉은 배들이 만들어내는 광경에 넋을 잃었다.

거기다 저 멀리 마을의 중심가에서 퍼져나오는 눈부신 빛은 신기함 보다는 공포스러움과 괴기스러움을 더해주었고 간간히 날아오는 적의 투석기 공격에 접안 중이던 전투선들이 직격당하자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오그마 고급 사관은 기사들에게 병력을 분배시켜 아율른으로 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동하라! 이동해! 각 인대들은 인대장의 인솔을 받아라!”

 

 

얼마쯤을 달려들어갔을까, 아율른의 본성 외곽에 위치한 성벽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율른 본성!

제국의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한 이래로 수 많은 전쟁이 있었고 로체스트로 향하는 물길이 있는 이곳 아율른은 인퀴지터인 율케스를 배출해낸 것으로 유명했다.

또한 아율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그나흐 강을 중심으로 군사 요새 도시로 지어진 오르텔 성의 성벽이 이곳 아율른까지 이어져 있었다.

하지만 몰려들어온 적들이 번번히 함락에 실패해 붙여진 통곡의 벽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지금 오르텔-아율른 경계의 성벽은 이미 박살나 사실상 성벽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 흉물스러운 잔해 수준으로 변해있었다.

 

으음..”

 

다 무너져내려 골조만이 남아있는 성벽을 바라보며 오그마 사관이 침음성을 내뱉었다.

 

사관님, 뭔가 이상합니다.”

 

그런 오그마 사관의 곁으로 루그 일반 사관이 다가와 말했다.

그랬다.

항구에서부터 본성까지 꽤 먼거리를 이동해왔지만 간간히 마주친 공포에 질려있는 주민들을 제외하면 이상할 정도로 본성만이 집중적으로 파괴되어있었다.

거기다 마을은 부서진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제모습을 갖추고 있었고, 분명 전투의 흔적은 있었으나 시체나 부상자, 그리고 핏자국 조차 없었다.

 

루그! 십인대 단위로 병력을 분할하여 본성까지 이동시키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사관님! 지금부터 각 인대들은 기존에 소속되었던 십인대 단위로 분할하여 이동한다!”

 

!”

 

본성이 가까워지자 오그마 사관은 병력을 십인대 단위로 나누어 이동시켰고 본성에서 알아볼 수 있도록 선두 첨병에게 기사단의 군기를 들도록 지시하였다.

이윽고 본성의 성문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상합니다. 성문이 열려있습니다.”

 

..그러하군, 설마 늦은 것인가.. 하지만 함락된 것 치곤 너무 조용하지 않나?”

 

턱수염을 만지작거리며 오그마 사관이 도개교까지 내려와있는 성문으로 진입하는 십인대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적이다!”

 

십인대 두 개가 도개교를 건너 성문에 도달하여 성 안쪽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자마자 성벽 위에서 일제히 고블린 병사들이 나타났다.

 

..방패병!! 방패를 들어라!!!!”

 

성벽 위에 나타난 고블린들은 병사들이 방패를 들 새도 없이 단창을 냅다 던져왔다.

공기를 찢는 파공성과 함께 수백개의 단창들이 날아와 쉴 새 없이 박혔다.

 

으아악, 살려줘! 어머니!!”

 

커억-”

 

아악, 맞았다!”

 

 

눈 한번 깜빡일 순간동안 날아온 수백개의 단창들은 도개교를 건너던, 그리고 그들의 뒤를 따라 진입하던 십인대들에게 박혀들었고 몇 명의 병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고슴도치처럼 온 몸에 창이 박혀서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바로 그때였다.

 

갑작스럽게 성 안에서 빛이 터져나왔다.

 

이런 제기랄! 루그! 자네는 여기에서 병력 지휘를 하게! 난 영주의 신변이라도 확인해야겠어!”

 

알 수 없는 현상에 당황한 오그마 고급 사관은 병력의 일부와 함께 영주의 신변 확인을 위해 영주성으로 돌격하겠다며 루그 일반 사관에게 지휘권을 일임하였고, 루그 일반 사관은 당신과 평원의 몇 안되는 숙련 기사들에게 병력 지휘를 배분해 주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오그마 고급 사관과 성안으로 돌격해 들어갔던 병사의 일부가 반 미치광이가 되어 다시 뛰어나왔고, 악마가 이땅에 내려왔다며 알 수 없는 말과 함께 비명만을 지르다 스스로 도개교 밑으로 뛰어내려버렸다.

 

저들을 어서 끌어올려라! 어서!!”

 

너무 늦었습니다. 사관님.. 우리가 저들을 꺼내기도 전에 갑옷 무게 때문에 해자 밑바닥까지 가라앉을겁니다.”

 

..적이다! 사관님!! 마을 쪽에서 고블린이 오고있습니다!!”

 

제기랄! 일단 천천히 물러난다!”

 

오그마 대장의 행방과 나머지 9명의 기사들, 그리고 그들을 따라 떠난 20명 가량의 병사들의 신변은 알 도리가 없게 되었고, 알 수 없는 빛이 점점 커지며 마을의 중심가에서 쉴 새 없이 중얼거리며 창을 꼬나쥔 고블린 부대까지 나타나자 루그 부대장, 아니 이제는 루그 대장이 당신에게 병력과 피난민을 데리고 이곳에서 떠날 것을 명령하였다.

 

 

"이들을 데리고 떠나라. 콜헨에 도달하는 대로 이곳에 대규모 마족 부대가 침공한 것 같다고 보고하는 파발을 띄우도록, 병력을 소집한 뒤 돌아온다."

 

아직도 우왕좌왕하며 어지럽게 배에 매달리고 울부짖는 피난민들을 바라본 루그 대장은 다시 당신을 바라보며 덧붙였다.

 

이들이 모두 탑승하고 떠날때까지 우리가 막아보겠다. 파발을 띄우고 상황을 보고하려면 일단은 사관이 한명은 있어야겠지.”

 

 루그 대장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공기를 가르며 화살 한발이 루그 대장의 헬름을 쳐내며 지나갔다.

동시에 골목 어귀에서 고블린 창병들이 지축이 흔들리는 군화소리와 함께 대열을 갖추고 나타나기 하자

날카로운 파공성과 함께 검을 빼든 기사들과 창을 꼭 쥔 채 대열을 갖추는 일반병들의 실루엣이 보였다.

 

"사관님, 명령을.."

 

아직은 앳 된 느낌이 남아있는 젊은 기사 하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루그 대장에게 명령을 요청했다.

자신의 제식 검을 뽑아들며 루그 대장이 외쳤다.

 

 

"이곳을 지켜라. 사람들이 전부 배에 탈 때까지. 우리는 여기서 밀리지 않아야 할 것이며, 설사 죽는다 하더라도

이곳에 쓰러져 벽을 쌓을 것이다! 소명이자 그대들의 맹세를 기억하라!"

 

맹세를 기억하라며 병사들과 기사들을 독려한 루그 대장은 여전히 머뭇거리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사관님 제가 이곳에 남겠습니다.”

 

 

이곳에 남겠다는 당신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은 루그 대장은 당신의 우악스럽게 움켜지며 말했다.

그리곤 자신의 망토를 고정하던 그리핀 모양의 피불라를 잡아떼더니 당신의 손에 쥐어주었다.

 

 

"자네는 이들을 데리고 여길 떠나. 그리고, 이걸 가지고 있게. 만일.. 만일... 내가 돌아가지 못하거든.. 이걸 로체스트에 있는 내 아들에게.. 전해주게."

 

 

 

자신의 피불라를 손에 쥐어준 루그 대장은 비장한 눈으로 당신을 선착장 쪽으로 밀쳐냈다.

그리곤 대열을 갖추고 있는 창병들의 대열을 헤집고 사라져버렸다.

 

전투선의 승강장으로 가는 내내 당신은 좁은 골목에서 거대한 카이트 쉴드로 흐느적 거리는 고블링 창병들의 힘이 가득 실린 창질을 힘겹게 막아내는 십 여명의 사나이들을 바라보았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당신의 마음 속에는 지금이라도 달려가서 루그 일반 사관, 아니 이젠 루그 대장의 옆에 나란히 서서 싸우고 싶었다.

망설이던 당신은 전투선의 갑판장정도 되어 보이는 수병의 다급한 외침에 어쩔 수 없이 선박에 탑승했다.

당신이 오르자 기다리던 수병들이 승강장과 연결된 철이 덧 씌워진 판자를 밀어버렸고, 곧 풍덩 소리와 함께 승강장 발판이 물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이윽고 돛이 활짝 펴지고 선착장이 조금씩 멀어지자 산발적으로 날아오던 고블린의 포격도 곧 잠잠해졌다.

한참을 선미에 서서 간간히 빛무리가 터져오르는 아율른을 바라보던 당신이 로체스트에 도착하자마자 쓸 보고와 루그 일반 사관과 오그마 고등사관의 상태를 전사로 보고해야할지그들의 가족에겐 어떻게 말해야할지를 고민하는 동안, 당신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눈물이 흘러내렸다.

 

 

사관님...”

 

 

아버지 같은 사람들이었다.

오그마 대장은 아버지, 루그 부대장은 삼촌같은 느낌이었다.

생도 시절부터 그들을 따라다니며 전투를 겪었는데, 이제 그들은 없었다.

혼자였다.

당신이 위험할때 도와주던 두 사관은 이제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몰랐다.

 

위험에 빠져도 뒤에서 치켜세워지던 도움의 손길이 이제는 더이상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좌절감과 슬픔에 다시 가슴 한켠이 아려왔다.

발버둥이라도 치며 화를 내고 답답함을 벗어내고 싶었다.

선미에 쌓인 나무 상자 위에 아무렇게나 주저 앉아 울던 당신은 갑자기 누군가 앞에 나타난 것을 느끼고 황급히

눈가를 닦아내며 흘겨보듯 상대를 확인했다.

가녀린 실루엣.. 칼을 찬 상대의 모습을 보고 당신은 수습병사거나 용병단의 잡일꾼 정도로 생각했다.

 

"왜 울어요? "

 

뜻 밖에도 낭랑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뿌옇게 가라앉은 시선을 들어 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보았다.

눈물이 가득차 물체를 구분할 여력조차 없는 당신의 눈동자에 연 보랏빛 튜닉이 눈에 들어왔다.

가만히 서있는 그녀를 뒤로하고 어린아이처럼 훌쩍거리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당신을 그녀가 막아섰다.

 

이 무슨 짓이오!”

 

짐짓 근엄하게 그녀를 꾸짖는 당신의 음성에도 그녀는 당신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기만 했고, 살짝 불편해진 당신이 그녀를 다시 한번 지나치려하자 그녀는 재차 당신을 가로 막았다.

 

" 그 기사들... 당신 상관들이죠? "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당신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그녀가 갑작스럽게 당신을 가만히 끌어 안았다.

 

" 그들이 당신을 남겨놓은 이유는.. 당신이 그들의 모든 것이기 때문이에요. 병사들, 기사들.. 그리고 여기있는 사람들 모두요."


그녀가 끌어안은 채로 가만히 있던 당신이 나지막히 그녀의 이름을 묻자 그녀가 덧붙이듯 그녀의 이름을 나지막히 귓가에 속삭여주었다.



" 내 이름은, 벨라에요 ."












오래전 불가촉천민 연대기를 썼던 비네아스입니다.


요즘 취미삼아 다시 글을 써보는데 영 감이 안오네요.


게임을 다시 해봐야 감이 올 것 같습니다.


Lv0 비네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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