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LCK 경기를 보면 OGN이 유독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경기 시작 전 해당 팀의 각종 인게임 데이터들을 보기 좋게 인포그래픽으로 만들어 각 라인별 선수들에 대한 비교나 팀의 전체적인 전력 및 분위기를 수치화 하여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고자 마음을 먹었던 것은 이 인포그래픽을 포함한 데이터 관리에서의 이해할 수 없는 실수가, 결국 사고로 이어졌기 때문이며, 너무도 아마추어적인 실수를 할만큼 OGN이 정말 십 수 년의 경력을 가진 게임전문 방송국으로서 기본적인 데이터 관리에조차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부분은 정규시즌 정글부문 KDA 수상자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경기 전 개인타이틀(경합)이 끝났다는 전용준 캐스터의 코멘트와 함께 OGN 측에서 송출한 영상에서 정글 부문 KDA 1위는 KOO Tigers 의 Hojin 선수가 7.4의 높은 KDA로 1위인 것으로 표기되었습니다.

시청자 입장에서 이 부분의 데이터는 당연히 정규시즌이 마무리되고 이미 결정된 MVP상 수상자와 KDA상 수상자를 발표하는 데이터로 받아들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경기 수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KDA만을 계산해서 발표했다면 다른 라인에도 출전횟수는 매우 적지만 1위로 표기된 해당 선수들보다 더 높은 KDA를 기록한 선수들도 있었는데 다른 라인들은 정상적으로 KDA상을 수상할 선수들이 1위로 표기된 상태에서 정글만을 경기수를 고려하지 않고 계산해서 발표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이뿐만이 아닙니다.
와일드카드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호진선수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조은정 아나운서 : 이번 시즌 정글 부문 KDA 최종 1위. 소감이 어떠신가요?
호진 선수 : 제가 최종 1위인걸 처음 알았는데.. 대충은 알고 있었거든요. 또 기쁘네요.
이런 상태에서, 시청자도 또 해당선수도 정글 부문 KDA상 수상자를 호진선수로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헌데 어제 KOO Tigers 의 고릴라 선수의 SNS 에서 아래와 같은 언급이 있었습니다.

OGN에서는 이미 확정적으로 발표가 되고, 또 해당 내용을 인터뷰에서 언급하기까지 한 상태에서 호진 선수의 KDA상 수상 확정 사실을 취소한다고 통보하였습니다. 불과 며칠 후, 어쩌면 롤드컵 진출 여부마저 가를 수 있는, 누구나 그 무게를 알고 있는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는 팀에게 말입니다. 저는 설사 정정이 필요하다고 해도 이와 같은 통보가 매우 조심스럽고 정중한 방식으로 적절한 시기에 통보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고릴라 선수가 호진 선수를 ‘불쌍하다’고 표현할 만큼 선수의 사기 및 팀의 분위기에 영향이 분명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는, 데이터 관리의 미흡으로 큰 실수를 한 OGN 측이 피해자를 만들고만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선수 및 팀, 시청자에게 어떻게 사과를 하실지 어떻게 이를 바로잡을지도 참 궁금하네요.
그간 OGN은 경기전 인포그래픽 및 오프닝영상, 심지어는 경기 스코어를 표기하는 데에도 실수를 연발해왔습니다.
1.
섬머 2라운드부터 선수 소개화면에 함께 표기했던 캐리 레이팅 관련해서도 큰 실수가 있었습니다. 섬머 2라운드 첫번째 매치인 KOO vs CJ 경기에 앞서 방송된 화면입니다.

KOO Tigers 의 정글러 위즈덤 선수의 캐리 레이팅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글러의 캐리 레이팅은 킬 관여율 (KA%) 로 결정되는데, 당시 리그 2위를 달리던 팀의 정글러가 고작 31.5%의 킬관여율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데이터 오류임이 명확합니다. 이는 심지어 KOO Tigers 의 다음번 경기에서도 부정확한 데이터를 토대로 다시 계산되어 표기됩니다.

해당 데이터는 LOL을 조금이라도 아는 시청자라면 바로 의문이 들법한 수치였습니다. 프로 정글러의 킬관여율이 고작 31.5%라니요. 실제로 OGN의 영어 해설진이 이와 관련해 너무 낮은 (Extremely Low) 수치라며 데이터와 관련하여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만 그 다음경기에서조차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낮은 캐리 레이팅이 그대로 방송되고 만 것입니다.
2.
아래 이미지는 7월 18일 방송된 CJ와 SBENU 의 2세트 경기 도중의 스크린샷입니다.

이 날 1세트의 승자는 CJ가 아니라 스베누였습니다. 그런데 2세트 경기가 시작되고 스코어를 표기하는 곳에는 CJ 가 1, 스베누가 0 으로 나와있습니다. 경기 도중 스코어가 수정되었지만 이미 많은 수의 시청자가 OGN 의 실수를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3.
마지막으로 오프닝 영상 단체샷 부분의 실수입니다.

스프링 시즌 우승자인 SKT T1 은 선수 전원이 오프닝 영상 단체컷에 등장하고 그 외의 팀은 각 팀에서 오프닝 영상에 출연한 선수 한 명씩이 해당 컷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승강전에서 늦게 합류한 팀의 선수마저 해당컷에 등장하고 있는데 KOO Tigers 선수는 없었으며, 진에어의 캡틴잭과 갱맘 선수 둘의 모습이 보입니다. 진에어에서 오프닝을 촬영했던 선수는 갱맘 선수입니다. OGN은 캡틴잭 선수를 KOO Tigers 선수로 착각하여 해당 영상에 합성해 넣은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시 OGN 트위터에서 해당 건을 문의하는 팬에게 본인들의 실수이며 수정작업 중이라고 답변하고 다음회의 방송에서 수정된 화면이 방송되었지만 이미 OGN 의 실수는 방송을 탄 후였습니다.
제가 발견했던 OGN 의 큰 실수는 이 정도입니다. 이외에도 선수들의 MVP포인트를 오표기 하는것도 비일비재합니다만 해당 화면까지 전부 캡쳐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그다지 눈썰미가 있는 편이 아니지만, 그래도 위의 실수들은 제 눈에 띄었고, 아마도 제가 발견한 것 이외에도 더 많은 데이터 오류과 방송실수가 존재했을거라 생각됩니다.
OGN이 데이터를 관리하고, 해당 데이터를 컨펌 후 방송에 내보내기까지의 과정 및 시스템에 오류와 허술함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실수가 발생했고, 결국 이러한 오류와 허술함이 호진 선수의 KDA상 수상 취소와 같은 ‘사건’까지 발생하게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온게임넷은 바로 얼마 전 글로벌 이스포츠 전문 채널임을 내세우며 OGN 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탄생했습니다만 방송을 만들고 내보내는 과정의 허술함은 처음 메가웹 스테이션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로운 이름으로 더 큰 포부를 가지고 다시 태어난 만큼,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부분에도 엄격한 프로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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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요약
1. 호진리가 정글 KDA상 받는다고 북치고 장구치고 다했는데 사실 아니었음ㅋ
2. 여태 ogn은 데이터 송출이나 영상 편집에서 자잘하고 기분나쁜 실수들을 반복해왔음
3. 제발 좀 고치셈 몇번째임;
상받는다고 인터뷰까지 했는데 아니라고 번복하는건 정말 말도 안되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