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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롱주:SKT 4세트, 밴픽에서 압도했다

아이콘 블레이즈op
댓글: 10 개
조회: 5117
추천: 1
2017-09-01 04:52:55
이번 롤챔스 결승전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드라마틱한 롱주의 우승으로 끝났다.
모든 세트 하나하나가 명승부였고, 다양한 명장면들이 나왔지만, 역시나 가장 화제가 된 세트는 마지막 경기였던 4세트였다.
지금부터 어떻게 롱주가 그 4세트를 승리로 가져갔는지 분석해보고자 한다.

1. 밴픽


SKT는 밴픽에서 이미 경기를 반쯤 내줬다.
많은 사람들이 이 밴픽의 문제점은 제이스를 내준 것이라 하지만, SKT의 조합은 상대가 제이스를 가지고 말고의 여부를 떠나서 너무나도 명확한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일단 SKT가 그린 그림은 경기를 어떻게든 후반까지 끌고 가는 것이었다.
후반 원딜들 중 캐리력 1위를 다투는 트리스타나와 말할 것도 없이 중반과 후반에 엄청난 딜을 뿜어내는 코르키. 이 두명을 주축으로 한 SKT의 '투원딜 투탱' 조합은 한타에서 엄청난 위용을 뽐낸다. 앞에서 든든하게 버텨주는 초가스와 마오카이, 상대 진영을 흔들어놓는 라칸, 그리고 뒤에서 쏘아대는 트리스타나와 코르키. 후반 정면한타 구도를 생각해볼 때, 상대적으로 한타력과 후반캐리력이 약한 탈리야와 제이스를 가진 롱주가 승리할 그림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SKT의 조합은 롱주의 조합을 상대로 후반까지 버티기가 불가능했다.
후반을 보는 조합은 보통 초반 단계에서 존재감을 펼칠 수 있는 미드나 정글 둘 중 하나는 가져간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상대의 빠른 스노우볼에 대항할 수단이 거의 없기 때문에 초반 단계가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롱주의 조합은 완벽한 스노우볼 조합이었다. 초반부터 강한 갱킹과 다양한 cc기를 보유한 그라가스, 전통적인 라인전 강한 봇듀오 케이틀린과 쓰레쉬, 빠르게 로밍을 다니면서 사이드 쪽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탈리야, 그리고 말할 필요가 없는 라인전 강캐 제이스. 미드는 반반이었고, 탑과 봇은 롱주가 이길 수 밖에 없었다.

육식 정글이 있었다면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다이브를 억제하고 그런데로 라인전 단계를 버텨낼 수 있게 해줬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SKT의 정글은 초반에 힘을 쓰기 어려운 마오카이였다. 
혹은 라인전이 강한 미드가 있었다면 탈리야의 로밍을 억제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탈리야와 트위스티드 페이트같은 로밍류의 챔피언을 상대할 때의 교본은 절대 상대에게 돌아다닐 여유를 주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SKT의 미드는 코르키였다. 

사실 이 부분은 롱주의 뛰어난 밴픽 능력이 드러난 부분이기도 하다. 
롱주는 카시오페아와 르블랑을 빠르게 밴하며 페이커가 라인전이 강력한 AP챔피언을 픽하는 걸 막았다. 남은 미드 라인전 강캐는 루시안 정도가 있었지만, 후반에 힘이 상대적으로 덜한 올AD조합을 원하지 않았던 SKT는 루시안을 픽할 수 없었고, 결국 후반지향형 챔피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정글 밴픽도 마찬가지였다. SKT의 후반지향형 선 3픽을 본 롱주는 초반이 강한 미드나 정글을 절대 SKT에게 넘겨주고 싶지 않아졌다. SKT의 미드 라인전 강캐 선택은 이미 르블랑과 카시오페아 밴을 통해 막아놓았지만, 정글은 아직 자르반과 엘리스라는 옵션이 남아있었다. 롱주는 그대로 깔끔하게 엘리스와 자르반을 밴했고, SKT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SKT의 밴픽에서 아쉬운 점은 제이스를 푼 것보다는 오히려 3픽에서 마오카이를 선택한 판단이다. 
물론 칸에게 제이스를 쥐어준 것도 분명히 아쉬운 판단이지만, 승패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제이스를 준 것이 아니라 마오카이를 가져간 선택이었다. SKT의 3픽 마오카이는 롱주에게 육식 정글을 모두 막아버릴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롱주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만약 SKT가 마오카이 대신 자르반을 픽했다면 초반 단계에서 정글러의 도움을 받으며 라인전을 버텨내기도 훨씬 쉬웠을 것이고, 게다가 한타에서도 자르반이 궁극기를 통해 어느 정도 존재감을 뽐내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육식 정글을 모두 밴 당함으로서 후반지향형 정글을 강요당한 SKT는 조합을 모두 후반형 챔프들로 꽉꽉 채울 수밖에 없었고, 이는 초반 단계에서의 미칠 듯한 약함으로 이어졌다. 그 말은, 롱주가 초반에 스노우볼을 굴리는 데 아무런 장애물도 없다는 말이었다.


완벽한 롱주의 스노우볼 조합과 초반을 버틸 힘이 부족한 SKT의 조합. 승패는 여기서 어느 정도 기울어져 있었다.



2. 경기

롱주 vs SKT의 4세트는 롱주의 막힘없는 스노우볼과 대항할 방법이 없는 SKT의 모습이 극명히 대비되는 경기였다.
그리고 사실 경기 전체가 이 첫 장면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중요한 장면 첫 번째는 경기 시작 5분 경에 나왔던 제이스가 선취점을 따내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은 롱주의 조합이 가진 힘과 SKT 조합의 약점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SKT에게는 이 상황을 막을 힘이 전혀 없었다. 탈리야의 로밍을 억제시키기엔 코르키는 힘이 부족했다. 칸의 제이스를 홀로 상대하는 건 초가스로는 너무 벅찼다. 그렇다고 마오카이가 초가스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롱주는 탈리야를 부를 필요도 없이 그라가스와 제이스만으로 초가스를 잡아냈을 것이다.
5분도 채 안되는 시간에 상대 탑정글을 상대로 3인 다이브를 손쉽게 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한 자신감이 아니라 상대 챔피언들과 우리 챔피언들의 힘의 차이에서 오는, 확실한 계산을 바탕으로 한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었다. 이런 확신을 가지고 빠른 속도로 움직인 롱주의 과감함과 판단력은 놀라웠다.

이 뒤에 비슷한 장면이 두 번 더 이어지고, 총 세 번의 시도에서 롱주는 모두 킬을 따낸다. 실수 하나 없이 빠르게 속도를 올리며 초반에 이미 승기를 잡아가는 롱주의 모습은 스노우볼 조합을 완벽하게 플레이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혹자는 SKT가 하는 게 없었다고 욕하지만, SKT의 조합에는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SKT 탑미드정글은 그다지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았지만, 조합의 차이와 롱주의 속도 앞에선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러나 SKT의 봇은 확실히 실력이 어느 정도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무리 챔피언의 차이가 있다지만 라인전 단계에서 시종일관 상당히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는 롱주의 스노우볼을 가속시켰다. 그러나, 사실 SKT 봇이 아무리 잘했어도 위 쪽에서 굴러온 거대한 스노우볼을 막아내긴 힘들었을 것이다.

탑 라인전을 말 그대로 완전히 박살내버린 롱주는 그 스노우볼을 경기 끝까지 굴렸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SKT가 나중에 한타를 잘하건 말건 이미 기울어진 경기를 뒤집기엔 벅찰 뿐이었고, 롱주는 조합의 특성을 완벽히 살리며 깔끔한 승리를 챙겼다. 결과는, 롱주의 감동적인 우승이었다.

*쓰다보니 제가 봐도 약간 그렇게 보이게 써졌는데, 이 칼럼은 결국 밴픽에서 끝났다 조합 차이 때문에 어떻게 해도 승패는 안 바뀌었다 같은 얘기가 아닙니다. 완벽한 밴픽도 어렵지만, 완벽한 밴픽을 경기에 그대로 연결시켜서 우리 조합의 장점과 상대 조합의 단점을 경기에서 제대로 보여주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걸 롱주가 해냈습니다. 분명히 우승팀의 자격이 있는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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