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IPL5 조별 리그 경기가 있었습니다.
중국의 WE, 대만의 TPA, 유럽의 M5와 CLG EU, 한국의 아주부 블레이즈 정도로 5강 체제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부분의 프로게이머, 경기 해설자들이 지목한 우승 후보팀 아주부 블레이즈가 1승 2패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IPL5 한정으로 5팀의 서로에 대한 전적을 살펴보자면,
1. CLG EU의 경우는 저 5대 강팀과는 경기가 없었습니다. Iceland, CLG NA, TSM 같은 상대적 약팀만을 꺾으면서
승자조 4강 진출에 성공했죠.
2. M5를 제물로 삼아 승자조로 진출한 TPA와 Blaze 와 M5를 꺾은 WE 두 팀은 명성대로의 성적을 보이고 있는 반면,
3. Curse NA만 두번 잡아서 승자조 진출했다가 WE를 만나자마자 바로 패자조로 내려온 M5와,
4. WE뿐 아니라 Fnatic 에게도 져서 패자조로 본선 진출한 블레이즈의 체면은 말이 아닙니다.
(대략 이 정도...?)
분명 MLG 우승에 이어 올림푸스 챔스 윈터에서도 나진 소드를 2:0으로 잡아내며 승승장구하던 블레이즈였는데,
왜 갑자기 내리 패배하면서 또 다시 거품설을 들끓게 만들고 있는 걸까요?
물론 아직 대회가 많이 남았기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앞으로 IPL5에서 블레이즈 경기를 지켜본다면
이런 것을 생각하고 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점들을 적어 봅니다.
1. 블레이즈의 강점이자 약점! 전가의 보도
(블레이즈에 대해 본인이 가진 이미지를 정말 잘 대변해주는 이미지)
'블레이즈 거품설' '블레이즈 끝물설' 등등에서 항상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흔히 '메타'라고 불리는
블레이즈 특유의 운영방식입니다.
이전 섬머 MLG 아레나 때는 빠른 라인 푸쉬를 통해 라인전을 순식간에 끝내버리고 잭선장을 CS 머신으로 만들면서
한타에서 압도하는 운영 방식으로 우승을 차지했으나 섬머 챔스에서 프로스트와 소드에게 어이 없이 당합니다.
이번 가을 MLG에서는 소드에게 패해서 한번 패자조로 떨어졌으나 이후 헬리오스의 초가스 기용, 쏭의 질리언과
이블린 봉쇄, 앰비션의 트페 픽으로 소드에게 승리합니다.
그 뒤로 IPL 국대 선발전, IEM 선발전, 올림푸스 윈터에서는 '돌진 조합'이라 불리는 다이애나 + 베인 조합으로
승승장구하다가...KT Rolster B 팀에게 셧다운 당합니다.
이런 역사와 최근의 픽밴 등에서 제가 생각하는 블레이즈의 특징 중 하나는
"클라이언트 버전, 유행하는 픽에 맞춰서 아주 자신 있는 조합을 하나 만들어 놓고 최대한 그 조합을 맞추는" 팀입니다.
이 방법의 장점이라하면 당연히 그 시점에서 유행하는 챔프 구성으로는 쉽게 이기기 어렵고, 아차하는 사이 경기가
기울어버린다는 점입니다. 각 라인에서 유행하고 있는 챔프와 초,중,후반 페이즈에 대부분의 팀들이 취하는 행동
패턴을 분석해서 어떤 챔프를 픽해서 초,중,후반에 어떻게 게임을 운영할지 생각해서 만들어낸 "보석같은" 조합이므로
항상 하던대로 해서는 블레이즈의 손아귀안에서 놀아날 뿐이죠. 밴도 고려해서 조합에 들어갈 챔프를 한두개씩
여유를 만들어두기 때문에 단순밴으로는 막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물론 약점이 있는데, 일단 분석 당하면 저 위의 가우리 같은 상태가 됩니다.
"야 잠깐....나 칼 좀 고치고.." 이렇게요.
블레이즈는 아주 좋은 필살 전략을 세우지만 상대적으로 "플랜 B"에 대한 계획이 부족한 탓에 상대의 예상치 못한
픽밴이나 전략에 잘 당합니다. 섬머 챔스에서 빠른별의 희한잡다한 미드 챔프 픽이나, 막달리픽, 프레이&카인의
돌격식 라인전 페이즈에 말렸죠.
현재 블레이즈가 즐겨쓰는 다이애나 + 베인 조합은 이미 많이 알려진 상태이기에, 각 팀들은 이에 대한 대처법을 충분히
준비해왔습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이 블레이즈의 조합을 구성하는 주요 챔프를 밴과 픽으로 봉쇄해버리는 것이죠.
거기에 더해 블레이즈로 하여금 셀프 밴을 유도하면 가장 좋습니다.
1경기에서 Team Dynamic 은 이렐리아를 밴했지만 리신 + 트페를 내주며 무릎을 꿇은 반면,
WE는 올라프/리신/다이애나/트페/베인 봉쇄, Fnatic은 초가스/올라프/리신/다이애나/트페 봉쇄로 승리를 가져갑니다.
참고로 KT RolsterB는 1경기 이렐/초가스/올라프/다이애나, 2경기 초가스/올라프/리신/다이애나/트페/베인을
봉쇄했죠.
즉, 블레이즈의 주 챔프 이렐/초가스/올라프/리신/다이애나/트페/베인 중 5개 가량이 봉쇄되면
블레이즈는 전투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2. 역시 탑이 불안해?
(탄식....?)
탑 라이너가 래퍼드->플레임으로 교체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고, 이번 경기 우승자를 예상할 때에도 탑라이너의
교체 사실이 블레이즈의 평가를 많이 갉아먹었습니다. 아주부 "플레임" 이호종 선수는 첫 오프 경기 데뷔전에서
그 '막눈' 선수와 대등한 라인전을 펼치면서 MVP의 영광을 안았지만 이후 밝혀진 약점,
1. 이렐리아를 픽하지 못하면 전투력이 대폭 감소한다
2. 불리한 상황이되면 어찌할 줄 모른다
두가지 때문에 블레이즈의 구멍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약점을 WE와 Fnatic은 집요하게 파서 블레이즈를 잡아냈습니다.
<리신 + 초가스, 리신 + 렝가 >
이 두 조합을 탑과 정글에 기용해서 초반 갱킹력과 폭딜은 이용해 탑을 박살내 놓고 상대 정글을 탑으로 오게 만든 다음,
탑 챔프의 파밍 or 로밍으로 나머지 라인도 밀어버리는 것이 두 팀의 작전이었고,
블레이즈는 여기에 제대로 한방 먹었습니다. 원래라면 후반을 기대하면서 잭선장을 키우겠지만 상대 원딜이
더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결국 패배하게됩니다.
탑에 대한 불안감은 사실 블레이즈팀원들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1레벨 이렐 + 점화 vs 레드" 대결이죠.
라인 스왑용으로도 쓸 수 있고 상대탑라이너와의 싸움에서도 조금 우위를 점하게 해줍니다. 특히 라인 스왑은 블레이즈가
불리한 라인전을 극복하고 라이너를 성장시키기 위해 자주 쓰던 전략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저격한것이 바로 "룰루 밴" 입니다. 라인스왑을 해도 빨리 라인이 밀리지 않게 막아주고 라인스왑을
과감하게 하지 못하게 해줍니다.
3. 결국 블레이즈가 준비해 온건?
(기술 한개로도 잘 먹고 사시는 양반...블레이즈의 목표는 모든 상황에 통하는 단 하나의 기술?)
결국 블레이즈가 준비해온 큰 그림은 이렇습니다.
<초반>
1. 캐리력이 뛰어난 원딜을 잭선장에게 쥐어주고, 어떻게든 키운다.
- 라인전 op들이 너프되었으니 베인, 코그모도 좋다.
- 라인전이 힘들면? : 라인스왑을 한다. (준비물 : 룰루)
<중반>
2. 미드는 무조건 상대를 이길 수 있다.
- 세계 최고급 미드라이너 앰비션을 보유한 블레이즈 팀의 패기죠.
- 때문에 AP 캐리의 영향력이 가장 강해지는 중반 딜에서는 어지간하면 지지 않는다.
<후반>
3. 라인전이 밀려도 한타에서 이긴다
- 다이애나, 초가스, 올라프, 이렐 등 상대에게 달려들어 딜을 퍼붓는 조합을 가져간다.
- 이것이 어렵다면 정글, 미드를 갱과 로밍이 강력한 챔프를 뽑아서 초, 중반에서 우위를 가져간다.
이것을 다른 팀들은 이렇게 해결합니다.
1. 초반에 탑을 강하게 압박해서 도저히 내버려둘 수 없게 만든다. 더해서 라인을 푸쉬해서 스왑을 억제한다.
2. 미드에서 부족한 딜을 탑이나 봇의 성장으로 메꾼다.
3. 그래도 후반은 불안하니 다이애나, 올라프, 초가스, 베인 등등은 밴을 한다.
여기까지 철저히 분석 당한 것이 아주부 블레이즈 팀의 패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블레이즈에겐 아직 꺼내지 않은 조합이 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아마 3텔포 같은 운영보다는 '조합'으로 우위를
점하는 작전이 나올 거 같은데... 미드에 질리언, 직스라던가 원딜에 애쉬, 그브라던가...
지금까지 한두번 정도 보여준 조합에서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