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테시마 아오이 - 테루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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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판 애니메이션 <게드전기 - 어스시의 전설->의 OST인 <테루의 노래>입니다.

 이 곡은 당시 17세였던 테시마 아오이의 데뷔곡이자, 이름을 알린 곡입니다. 더 나아가서, <게드전기 - 어스시의 전설->의 수많은 혹평 속에서 유일하게 칭찬 받은, 한 마디로 잿더미 속의 보석 같은 곡입니다.

 이 곡이 사용된 애니메이션 영화, <게드전기 -어시스의 전설>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장남인 미야자키 고로가 감독을 맡은 데뷔 작품으로 유명하기도 하며, 엄청난 혹평을 받았지만 흥행에 성공해버린 아이러니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리뷰를 찾아봐도 재미있었다는 평보다는 "이런 지루한 작품이 있다니"라는 평이 (압도적으로)많죠.

 참고로, 이 영화는 미국인인 SF 소설의 거장, 어슐러 크로버 르 귄의 판타지 소설, <어시스 연대기>의 3번째 작품인 <머나먼 바닷가>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머나먼 바닷가>는 내셔널 북 어워드 상을 받은 만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유명한 소설이며, 굉장히 재미있는 소설이죠. 영화로 접하고, 르 권의 소설을 접한 사람들은 대체로 이런 말을 한다더군요. "이런 재미있는 작품을 어떻게 이렇게 만들지"라고요.

 여담으로 얘기하자면, 영화를 보지 않았기에 주관적인 의견을 내비칠 수는 없지만, 대체로 평가는 최악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위키백과를 모두 믿을 수는 없지만, 거기에는 르 권이 영화에 실망했다는 내용까지 적혀있더군요. 객관적인 평은 그야말로 대부분 최악. 그래도, 이 노래 하나만큼은 평가가 박한 리뷰들 모두 인정하더군요.

 이 곡은 감독인 미야자키 고로가 작사를 맡았습니다. 일본 근대시의 아버지라 불리는 하기와라 사쿠타로의 시, <마음>을 접하고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네요. 작곡은 싱어송 라이터, 다니야마 히로코가, 편곡은 2005년, 일본 아카데미에서 우수 음악상을 받은 테라지마 타미야가 맡았습니다.

 한 편의 애달픈 시를 접하고 있는 듯한 서정적인 가사는 그야말로 엄청난 수준. 거기에 깃털처럼 부드럽고, 바람에 흔들거리는 풀의 하모니 같이 맑은 멜로디와, 테시마 아오이의 감성을 자극하는 순박한 목소리가 만나면서 곡은 몽상적인, 정말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마치, 달콤한 백일몽에 빠지는 것 같죠. 

 맑은 노랫소리는 초원 위에 걸터앉아 살결을 어루만져듯이 살며시 불어오는 산들바람과 함께, 한 명의 시골 소녀가 먼 곳을 바라보며 노래 부르는 광경을 머릿속에 그려줍니다. 새하얀 도화지 위에 하나의 선을 막힘없이 긋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말이죠.

 끝으로, 못한 설명을 이어하자면, 테시마 아오이는 영화 <게드 전기 -어시스의 전설>에서 테루 역을 맡았으며, 그밖에 영화의 곡 중 하나인, <시간의 노래>도 굉장히 좋습니다. 그리고 영화 얘기를 조금 더 하자면, 구타 당하는 듯한 혹한 평가를 받은 영화는 지브릴에서 제작했으며, 2007년 일본 아카데미에서 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받았습니다. 일본 아카데미.......우수......상.......

 어릴 적 들은 자장가를 듣는 것처럼 마음을 치유해주는 곡, 테시마 아오이의 테루의 노래. 잘 듣고 가주세요. 

 

https://youtu.be/3Jaccv7zRdc

 2010년 12월 2일에 발매한 앨범, <Ghibli Jazz 2>에 수록되어 있는 테루의 노래입니다.

 재즈 특유의 통통 튀는 멜로디로 어레인지 되어 있는 버전입니다. 덕분에 곡은 가벼워지고 산뜻해졌지만, 반대로 곡의 서정적인 가사와 테시마 아오이의 깊이 스며드는 순박한 목소리와는 맞지 않다는 인상 때문인지, 괴리감을 느끼고 마네요.

 그래도 신선하다는 느낌도 들어서 한 번 쯤 듣기에는 좋은 버전인 것 같아요.

 잘 듣고 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