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서버 활성화와 게시판에 읽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 작성한 글 입니다
순수 창작 글이이지만 게임상 아이디를 인용한 부분이 일부 있어서 사실이 아닌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언짢으신 분은 쪽지로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다시한번 강조합니다.
이 글은 순수 창작글로 절대 특정 길드나 케릭터를 옹호, 또는 비방하기 위한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미성년자가 읽기에 거북한 표현이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놀의 산적 아지트는 에쉬번 영지에서 비교적 가까운 산악 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산적들 사이에서는 이미 에쉬번 마을에서 항구나 만월의 유적지를 방문하는 여행객들과
보따리 장사꾼들을 약탈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혔다. 더욱이 아지트 인근에 서식하는 멍청한 놀이
그저 조금의 양식 만으로도 길들이기 쉬운 녀석들이었다.
하지만 근래 산적이라고 하기에는 실력이 너무나 출중한 불한당 두명이 그 일대를 싹 쓸어 버리는 큰 사건이 터졌다.
가뜩이나 눈엣가시였던 산적들이 정리되어 좋아하던 영지 주민들은 그들이 대범하게 마을 인근까지 내려와
살인을 저지르고 약탈을 일삼는 그들의 본성을 알고 공포에 사로 잡히고 말았다.
대한 제국에서 치안 유지를 위해 몇몇 기사를 중심으로 토벌대를 보냈으나 어지간한 실력자가 아니고서는
정리가 안되는 상황에서 유령 태사가 자처하고 나서 괴한들의 본거지 일대를 쑥대 밭으로 만들어 쫒아낼 수 있었다.
본거지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허술한 아지트는 마룻바닥 깨진 틈으로 쥐새끼가 들락거렸고
곳곳에 거미줄이 친 모습은 이미 사람의 손길이 닿은지 오래인 모양새다.
구석에 덩그러이 놓인 책 한권 없는 책장이 을씨년스러움을 더하고 있었다.
불쾌감이 절로 생기는 그 공간에 음침한 기운을 내뿜는 두 사람이 보자기에 쌓인 커다란 물건을 두고 키득거리고 있었다.
약삭빠른 녀석들이 유령 태사가 급히 에쉬번 성으로 돌아간 사실을 알고 다시 돌아온 것이다.
앳된 얼굴에 투명한 피부를 가진, 수녀복 같은 흰색의 옷을 걸치고 아름다운 활을 등에 맨 여자가
장난끼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털아. 이 물건 정말 대단하지? 키키킥!"
털이라 불린 사나이는 들고 있던 커다란 아이언폴엑스를 벽에 기대놓고 낡아빠진 미늘 투구를 벗으며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보자기를 풀며 대꾸했다.
"치아양 털이 장사 하루 이틀 하는거 아니다 헤헤헤"
털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웃자 누런 이빨이 들어나며 혐오감을 더했다.
지저분한 더벅머리에 검고 사각진 턱은 일반 사람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흉칙스런 몰골이었다.
도대체가 어울리지 않는 콤비였지만 실력만은 출중한 그들은 라르곤 강에서 정개철에게 훔친 방패를 바라보았다.
짙은 회색 바탕에 매의 눈이 갈색으로 그려져 있고 방패의 윗 부분은 마치 매가 날개를 펼친 것 처럼 갈라져 있었다.
생전 처음 보는 방패를 두고 그들은 이것을 어떻게 처분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치아양이 먼저 입을 열었다.
"망할 레바 영감! 왜 매입을 해주지 않는거야?"
"영감 노망 들었다. 헤헤"
그들은 단골 장물아비인 레바 노인을 헐뜯고 있었다.
"모르면 가만히 있어~ 딱 봐도 이런 방패는 귀한 물건이고 분명 귀족의 것 일텐데 그 영악한 늙은이가 사겠냐고~"
치아양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하고 나서 다시 방패를 보자기에 싸기 시작했다.
"잉? 어떻게 할려고?"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치아양이 말했다.
"어휴~ 어쩌기는 다시 돌려주러 가야지. 가서 그놈이 들고 간 니 반지도 찾고 방패 돌려주는 척 하면서 그 대검을 빼앗아 오는거야."
치아양은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머저리 같은놈! 무슨 대단한 반지라고...'
"뭐? 너 방금 뭐라고 그랬어! 나보고 바보라고 했지 앙?"
털이 갑자기 흥분하며 고함을 질렀다.
"아냐아냐~ 흥분하지마. 그런 말 안했어."
털이 흥분해서 날뛰기 시작하면 제 아무리 백발백중의 명사수인 치아양이라도 쉽게 말리기 힘들기 때문에 서둘러 진정시켰다.
치아양은 짜증이 났지만 털이 진정되자 그를 설득하여 정개철에게 가서 방패를 돌려주는 척 하면서 대검을 빼았자고 제안했다.
털은 치아양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좋다고 박수까지 치며 웃어댔다.
'병신같은 놈. 흐흐'
치아양은 속으로 털을 비웃으면서도 그의 비위를 계속 맞춰주고 있었다.
치아양은 대한 길드의 간부진에 해당하는 기사의 딸이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사생아였다.
그녀의 모친은 아버지와 함께 바이런 영지의 스톤해머에서 광부들이 캔 여러 광물들을 선별하는 일을 하며 살았다.
상당한 미모의 그녀는 이내 대한 길드의 한 간부진의 귀에 들어가게 됐고 그녀가 늙은 광부를 모시고 산다는 말을 듣고
그날 밤 당장 찾아가 저항하는 그녀의 아버지를 죽이고 그녀를 겁탈하여 치아양을 임신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모두 쉬쉬하는 분위기였다. 당시는 전쟁 상황이었고 막강한 힘을 가진 대한 길드를
모두 두려워 하는 상황이었다. 감히 대항 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치아양을 출산하고 힘든 생활을 이어오던 치아양의 모친은 치아양이 10살이 되던 해에
그 기사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지만 매몰차게 거절 당했다.
어린 치아양을 이끌고 세번째 찾아갔을때 기사는 만취해 있었고 그녀를 보자 다짜고짜 소리를 지르며
치아양이 보는 앞에서 그녀를 두동강 내버리고 말았다.
이 사실을 안 대한 길드의 고위 간부인 커피는 기사와 가족을 몰살하고 치아양을 거두워 키우려고 했으나
그녀는 커피의 집에서 값비싼 엘프의 활 한자루를 훔쳐 달아나 그 길로 도둑이 되었던 것이다.
가난하고 비굴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어미가 눈 앞에서 끔찍하게 살해 당하는 모습을 본 치아양은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았지만 겉으로 표현하는 법이 없었다.
단, 대한 길드의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는 예외였다.
대한 길드를 향한 그녀의 분노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이런 치아양의 아픈 과거를 아는지 모르는지 도통 속내를 모를 백치같은 털은 머리를 긁적거리며 치아양에게 물었다.
"반지랑 그녀석 어디에 있어?"
"뻔하자나. 에쉬번 성으로 갔을거야"
"그걸 어떻게 알아?"
놀란 눈으로 털이 치아양을 바라봤다.
"그야 그 녀석의 검술 솜씨나 장비를 보면 알지. 느려터진 드라코가 의외긴 하지만...
아... 그 정도 실력자라면 분명 에쉬번 성에 기사단 시험을 치르러 가는 길이었을거야.
아무튼 우린 일단 에쉬번 마을로 가자."
"반지! 대검! 에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