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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인스턴트 장르라는 새로운 게임 장르가 생겨난 것 같다.

사평
댓글: 3 개
조회: 2718
2013-08-17 12:53:06


솔직히 말해서, 모바일 게임 초창기 때의 저는, 모바일 게임이 현재처럼 이렇게 발전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초창기의 모바일 게임은 초록색 바탕에 검은색 점으로(선으로) 구현된 게임이었는데, 당시 TV 광고에서 게임을 할 수 있는 휴대전화라고 테트리스 같은 블록퍼즐 게임과, 조잡하기 그지없는 대전격투게임 하나를 보여주며 광고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휴대용 게임기기인 게임보이 보다도 못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다 모바일 게임에 대해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건 데이터 통신이 가능해 지면서 였습니다. 단순히 전화를 주고 받기만 했던 기능에서 벗어나, 다운로드 받은 데이터로 휴대전화의 벨소리와, 배경화면을 꾸밀 수 있었고, 드디어 휴대용 게임기 처럼, 게임을 다운로드 받아 저장해 놓고 골라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20MB 정도 용량으로 게임을 만들었던거 같은데, 하드웨어 환경에 맞춰서 다양한 장르와, 독창적인 방식의 모바일 게임들이 대거 등장했고, 그 중에는 휴대전화가 있으면 꼭 다운로드 받아야 할 킬링타임용 게임도 존재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타이쿤 시리즈, 물가에 돌튕기기, 동전쌓기, 놈, 같은 게임들이 있었습니다. 같은 장르의 게임이라도 차별화를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보였고, 그 중에는 게임성을 인정받아, 후속작이 나오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휴대전화의 성능이 점점 진화하면서, 모바일 게임도 같이 진화했고, 드디어 스마트 폰이 등장과, 전 세계 사람들이 이용하는 마켓의 등장에 따라 모바일 게임은 엄청난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후는 여러분 모두가 잘 알고 계시듯이, 앵그리 버드, 식물 대 좀비, 팔라독, 에어팽귄, 같은 게임들이 세계 시장을 휩쓸었고, 지금도 스마트 폰 게임 시장은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스마트 폰 게임 시장을 활발하게 만든 1세대가 위에서 말한 앵그리 버드, 식물 대 좀비, 팔라독 같은 게임이라고 한다면,  매주마다새로운 게임이 발매되는 지금의 스마트 폰 게임은 1세대의 뒤를 쫓아 이 시장에 뛰어든 2세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목에서 말한 인스턴트 장르라는 건 이 2세대 스마트 폰 게임이 자리를 잡는 중 생겨났습니다.

제가 말하는 인스턴트 장르라는 건. 빨리 다운받고, 빨리 플레이하고, 빨리 지워버리는 그런 게임들을 말합니다.
이들은 모두 공통점이 있는데, 첫번째는 무료게임을 가장하여, 게임에 대한 사전정보를 알 필요도 없이 일단 구입하게 된다는 것, 두번째는 게임을 플레이 하는데, 제약을 둔다는 것(한번 게임을 하고 난 후 일정 시간이 지나야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 세번째는 시간과 실력을 현금으로 보충해서 만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게임의 수명이 짧은 대신 다른 인스턴트 게임이 빠르게 그 빈 자리를 대신 합니다.

인스턴트 게임들은, 특정 유저가 타켓이 아니라, 스마트 폰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타켓으로 하고 만들기 때문에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게임을 할 수 있도록 간단한 조작과 단시간에 몰입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듭니다. 그리고 카카오톡 기능을 이용해 친구로 등록된 사람들과 경쟁구도를 만들어 게임의 목적도 제시합니다. 듣기만 하면 그리 나쁘지는 않는 구조이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게임의 밀도가 낮아 진다는 겁니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간단한 게임이면서 동시에 마니아들을 만족시킬 만큼 파고들기 요소가 있는 게임을 만드는 건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앵그리 버드가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 게임이고 지금까지 그 인기를 누리고 있는지 생각해 보시면 왜 그런지 아실 거 같습니다.
인스턴트 게임은 유독 카카오톡 게임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모든 카카오톡 게임이 인스턴트라는 건 아닙니다.) 이는 카카오톡 게임의 장점인 친구등록이 편하다는 것을 이용해서, 이를 조건으로 게임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여 여러사람들에게 게임을 추천하게 만들고, 많은 사람이 게임을 하게 만들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사족이지만, 제 동생은 시도때도 없이 날라오는 카카오톡 게임 추천에 질려서 일부러 게임을 안 할 정도로 이 추천 시스템은 순식간에 많은 사람에게 게임을 알릴 수 있고 게임을 할 가능성을 많아지게 합니다.

게임의 밀도, 즉 컨텐츠가 약하다 보니, 인스턴트 게임의 수명은 짧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서둘러서 새로운 인스턴트 게임을 만듭니다. 이렇게 만든 인스턴트 게임이다 보니, 표절은 당연한거고, 독창성과 게임성은 어딜봐도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물 붇고, 3분이면 완성되는 인스턴트 컵라면을 후루록 먹고 난 후 전자렌지에 5분 동안 돌린 냉동만두를 먹는 꼴 입니다. 이런 인스턴트는 어쩌다 한 번 먹으면 맛있게 먹을 순 있지만 맛이 질리기 때문에 매일은 먹을 수 없습니다. 진짜가 아닌 인스턴트는 언젠가 절대로 질리게 되고, 심하면 두번 다시 찾지 않게 됩니다.

어차피 인스턴트 게임들이야 자멸하던 아니면 어떻게든 명맥을 유지하던 게이머인 제 입장에서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단지 하나 염려가 되는 것은, 비교적 다른 게임보다 접근하기 쉽고, 만들기도 쉬운 인스턴트 장르에 많은 개발자들이 몰려 예전의 독창적이었던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게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http://www.thisisgame.com/webzine/main.php 에 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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