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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리니지빠가 바라보는 테라(그리고 버그사태)

추억의순간들
댓글: 34 개
조회: 3200
추천: 4
비공감: 1
2011-01-20 20:45:22

저는 리니지 유저입니다. 가끔 아이온도 하기는 합니다만, 주로 하는 게임은 리니지이지요. 그런 이유로 테라라는 게임은 애초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리니지 유저들이 저처럼 테라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을 거로 봅니다. (아이온이나 와우 유저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말이지요.)

 

리니지 유저들에게 인던 뺑뺑이는 지옥입니다. 노가다라고 다 같은 노가다가 아닌 거죠. 인던 뺑뺑이는 그야말로 진짜 노가다라고 봐야 합니다. 같은 영화를 수십, 수백번을 억지로 보아야 한다(영화 속의 주인공이 돼 똑같은 상황을 수십, 수백번 연출해야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처음 몇번이야 재미있겠지만, 나중엔 오바이트가 쏠리지 않겠습니까?

 

반면에 리니지는 같은 상황을 반복할 일이 전혀 없습니다. 몹이 랜덤으로 리젠되기 때문이지요. 바둑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수천판, 수억판을 두어도 똑같은 상황의 바둑판은 존재하지 않죠. 우리네 삶을 상상해 보셔도 됩니다. 반복되는 일상이라고는 하지만,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오늘과 내일이 다릅니다. 또, 내일은 모레와 다르겠죠.

 

물론 리니지의 몹 사냥이나, <아이온이나 테라 와우> 등이나 어차피 큰 틀에선 몹을 사냥하는 행위라는 점에 있어 같습니다. 그러나 리니지의 몹 사냥이 덜 노가다적이며 덜 지겨운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 리니지는 같은 상황이 반복될 일이 전혀 없다는 겁니다. <아이온, 테라, 와우 등>의 게임처럼 고정리젠되는 인던 몹을 반복 뺑뺑이 하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건 그렇고, 1월 11일 테라라는 게임이 오픈베타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동접 20만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더니만, 갑자기 버그사태로 발복이 잡히고 있네요. 그것도 <인스턴스 던전> 버그라고 합니다. 모두들 아시는 이야기겠지만, 혹 모르신 분을 위해 짧게 설명 드리면 이렇습니다.

 

"38래벨 만랩만이 입장할 수 있는 인던의 보스를 사냥하면 전설템이라는 최고의 아이템을 보스가 드랍하는데, 해당 보스를 잡기 위해선 그 전에 일반몹들을 사냥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또 1시간에 한번만 잡을 수 있다는 제약도 있다. 그런데 이 보스를 과정없이, 제약없이 잡을 수 있는 버그가..."

 

안타깝습니다. 잘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유저들에게 외면 받더라도 게임 자체로 외면 받아야지 엉뚱하게 버그에 대한 대처 즉, 운영 문제로 외면 받는다는 것은 너무 어처구니 없지 않겠습니까? 적어도 우리 대~한민국의 mmorpg 유저들은 수준이 높습니다. 버그가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를 비판하지는 않습니다. 개발자들이 신은 아니니까요. 유저들이 비판하는 것은 버그에 대처하는 게임 운영의 미숙입니다. 

 

이상으로 테라의 버그사태에 대한 단상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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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리니지 유저로서 테라라는 게임 자체에 대한 단상도 마저 짧게 언급하고 글을 맺겠습니다. 두가지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사냥과 전투(전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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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냥...

 

리니지3를 개발하던 개발자들이 리니지3의 핵심기술(?)로 만들고 있다고 인구에 회자되던 프로젝트S1..., 당시 리니지 유저인 저는 궁금했습니다. 리니지3의 핵심기술? 그게 대체 뭘까? 혹시 2D 리니지이기에 가능한 랜덤리젠 몹을 3D 리니지3에도 가능하도록 하는 획기적인 무엇을 말하는 걸까? 그러나 프로젝트 S1이 테라라는 이름으로 정체를 들어내면서 나는 크게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테라도 결국 와우식 고정리젠 몹, 인던 뺑뺑이 게임이었던 겁니다. <논타케팅? 혹은 프리타케팅?>이 가미된?

 

다행입니다. 만약 테라라는 이름으로 나오지 않고 리니지3라는 이름으로 <논타케팅? 혹은 프리타케팅? 기술>을 탑재한 고정리젠 몹, 인던 뺑뺑이 리니지3가 등장했다면 실망도 이만저만한 실망이 아니었을 겁니다.

 

리니지 이후에 나온 게임들의 대부분이 그랬습니다. 가령 리니지2도 몹이 고정 리젠되는 시스템입니다. 리니지의 랜덤리젠 몹 시스템에서 한참을 퇴보해 버린 거죠. 고정 틱에 맞추어 무한 리젠되는 몹 너댓마리를 사냥하는 (화면 내의 공간만을 뺑뺑이하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러나 와우와 아이온은 (어차피 고정리젠 몹이라는 점에 있어선 리니지2와 별다르지 않았지만) 그래도 인스턴스 던전이라는 보다 넓고 긴 공간을 이동해야 하는 뺑뺑이였기에 리니지2보다는 좀 더 진보했다고 볼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테라는 어떨까요? 와우나 아이온에서 더 진보했나요? 논타케팅? 혹은 프리타케팅을 가미했으니 더 진보한 걸까요? 백번양보해 그렇다고 인정하더라도 와우나 테라나 아이온이나 결국 리니지에서 한참을, 아주 한참을 퇴보한 시스템의 게임이라는 사실은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2, 전투(전쟁)

 

사냥은 그렇고 전투도 마저 봅시다. 테라는 종족간 혹은 진영간의 전투나 전쟁게임이 아닌 것으로 압니다. 이점은 아이온이나 와우보다는 MMORPG의 본질에 더 가깝다고 봐야 하겠죠. 리니지에 더 가깝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스턴스 던전 뺑뺑이가 주인 게임에서 과연 리니지식으로 MMORPG의 본질에 충실한 게임으로 만들 수 있겠는가 하는 점입니다. 불가능하죠.

 

테라는 어설퍼도 한참을 어설펐다고 봐야 합니다. 그래도 아이온이나 와우의경우, 인던 뺑뺑이로 돌변하기 전 오베 초기엔 잠깐이나마 리니지식 필드쟁의 맛이라도 보여줬었죠. 테라는 그마저도 아예 보여주지 못할 것같습니다.

 

글 마무리합니다.

 

어차피 테라는 리니지의 저 극단에 존재하는 다른 부류의 게임임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아이온이나 와우가 존재하는 곳의 게임, 리니지에서 저 멀리에 존재하는 게임이지요. 그러므로 리니지 유저로서 테라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망하든 말든, 아이온과 와우를 넘어서든 말든.

 

하지만, 테라의 버그사태가 잘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숨길 수가 없겠습니다. 테라 뿐만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의 모든 MMORPG가 절대 그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힘들게 만든 게임이 엉뚱하게 버그 문제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다면, 그걸 안타까와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게임 관계자이든, 유저이든, 엔빠이든, 블빠이든, 와빠이든, 린빠이든 그 누구이든 인간의 마음은 다 같은 거 아닐까요? 경쟁사인 엔씨의 관계자들도 테라의 버그 문제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을 겁니다.

 

테라가 이온이나 와우와 제대로 맞붙기를 바랍니다. 버그 문제로, 버그에 대처하는 운영 문제로 어처구니 없이, 맥없이 무너지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리니지빠로서의 사견입니다만, 어쩌면 리니지3가 테라와 비슷하게(아이온이나 와우식 인던 뺑뺑이로) 나왔을 수도 있었다는 상상, 테라의 개발자들이 엔씨를 퇴사하지 않고 끝까지 리니지3를 만들었다면 지금의 테라가 리니지3였을 거라는 상상을 하자니 끔찍합니다. 리니지빠들이 바라는 리니지3는 테라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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