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워크 세계관의 설정은 적었고 마법은 비전으로 뭉뚱그려졌다.
강령술도 비전이고 뒤틀린 황천의 힘도 비전이고, 주술사, 사제, 드루이드 정도를 제외하면 어지간한 것은 비전의 힘이었다.
그리고 이는 악마를 부르며 사람을 타락시키는 위험한 힘이었다.
이때 설정을 엿볼수 있는 것이 룰북으로, 비전마법의 다양한 갈래에 강령술등이 포함되어있으며
그 마법마다 고유한 타락효과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서 환영 사용자는 점점 헛것을 보게 되며 현실과 환상의 구분을 하려면 주사위를 굴려야하고.
마법부여 사용자는 물건과 대화를 나누며 인간불신이 되어가며,
강령술 사용자는 체온이 내려가고 손가락등 말단이 썩으며, 살아있는 생물을 혐오스럽게 여기는등.
그리하여 타락 효과가 정점에 이르면, 그 캐릭터는 플레이어의 손을 떠나 불타는 군단이나 스컬지를 섬기게 되는(!)
아주 두려운 효과들이 있었다.
다만 워크 세계관은 와우를 거치며 팽창했고 변했으며 기존 설정과 서로 충돌하고 말이 안되는 부분이 많아졌다.
마침내 블리쟈드는 연대기를 통해 재정립에 나섰는데 많은 것이 이로서 바뀌고 정립되었다.
티탄의 크고 아름다움과 멸종이 워낙 충격적이라 묻혔지만
사실 세계관적으로는 우주적 힘의 정리가 되었다는 점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빛과 어둠-공허가 태초에 있었고. 우주 자체가 둘의 충돌로 인한 빅뱅으로 생겨났다.
이 둘은 존재의 가장 근본적인 힘이되 우주 바깥의 힘이며 신성마법과 암흑마법으로 나타난다.
물리 우주를 다스리는 질서와 무질서가 있고, 질서의 발현이 비전, 무질서의 발현이 지옥(마법)이다.
물리 우주의 생명체를 다스리는 힘으로 생명과 죽음이 있으며 죽음은 강령마법의 형태로 생명의 반대작업을 한다.
이렇게 정리되었다.
즉, 비전과 지옥, 강령술이 완전히 분리되었고 이 마법들에 부여되었던 의미도 다시 정리되었다.
우선 섭리를 거스리는 악 그 자체로 평가되던 강령술이 근원적인 힘인 죽음의 발현이 되었다.
강령술은 산 사람의 입장에서 악이긴 해도 우주적 관점에선 자연스러운 현상의 하나라는 것이다.
이것은 아제로스에 최초의 강령술사보다 최초의 언데드가 먼저 존재했다는 것을 설명해주며
와우에서 포세이큰과 죽음의 기사, 더 나아가 스컬지까지 아군화하는 상황에서 필요한 설정이라고도 생각된다.
그리고 한때 비전에 속해있다 차츰 별개의 것이 되던 지옥 마법은 비전과 완전히 분리되었다.
또한 특기할만한 점은 지옥마법의 묘사는 '이 잔혹하고 극도로 중독적인 에너지는 살아있는 존재에게서 끌어낸 생명력으로 채워진다.'라고 '악'으로 묘사된다는 점이다.
무질서의 세계인 뒤틀린 황천의 생물인 악마들이 악하고 파괴적인 성향을 띄는 것을 설명해준다.
한편 나스레짐이 흡혈악마로 유명한데 사실 다른 악마들도 어떤 방식으로든 생명체의 생명력을 착취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참고로 나스레짐은 공허세력이란 루머가 도는데, 이는 살게라스가 타락한 세계령을 발견했을때 고대신을 발견하고 힘을 받으러온 나스레짐을 붙잡았다는 일화의 와전.
악마들은 가학적인 성격이면 몰라도 존재면에선 다른 종족만큼만 공허와 관련이 있다.)
또한 이것은 빛의 나스레짐을 설명해주기도 하는데, 악마가 어둠에 기울수 있다면 반대로 빛에 기울수도 있고
지옥 마력을 신성 마력으로 대체하는게 가능하다면, 남의 피를 빨아먹지 않고도 살수 있다는 것이니까.
질서는 종종 비전으로 현실에 드러나는데, 독특하게도 이 에너지는 매우 불안정해서 고도의 정확성과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질서의 현현인데 불안정하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리긴 하지만, 힘의 특성과 그 힘이 마법으로 나타난 것을 사용자가 다루는 것의 차이라고 생각된다.
또 하나 생각해볼 것은 비전이라는 힘 자체를 부정적으로 그리진 않는 다는 것이다.
아제로스 역사에서 비전으로 가장 큰 사고가 난 것이 엘프들이 남용하다가 고대의 전쟁을 일으킨 것인데
이때에도 주제넘게 큰 힘을 절제없이 썼다는 투이지 비전이 나쁜 힘이라는 근거를 남기진 않았다.
비전의 정점인 티탄의 인품(?)에 각종 미사여구를 붙인 것도 그렇고,
기존에 남아있던 비전의 타락성이 비전 마력 자체가 사용자를 타락시키는 힘을 가진게 아니라.
워낙에 강하고 편리한 힘이라 사용자가 남용하다 성격버리고 사고치는 것으로 변한 것이라 추론된다.
실제로 비전이 타락을 부른다던 룰북시절에는 카드가, 로닌, 제이나등 강력한 마법사들이 왜 타락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걔넨 정신수양 잘하고 마법을 자제해서 쓴다는 답변이 실려있었는데 그때도 이미 궁색한 대답이었다.
당장 그 시절 소설만 봐도 로닌이 무쌍 벌이곤 했는데 무슨.
그런면에서 보면 와우 저렙 법사퀘등은 바뀐 설정에 맞게 수정을 아직 하지 않은 것 뿐이거나
마법에 대한 아제로스의 사회적 인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1. 질서-비전, 무질서-지옥, 죽음-강령술로 마법이 정리.
2. 지옥마법과 강령술은 쪼금 거시기한데 비전마법은 이상한 짓만 안하면 괜찮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