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짤방이 아래가 좀 잘렸는데 '어둠'입니다)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의 근원적인 힘 여섯가지>
이번 연대기를 통해 워크래프트 세계 전체를 떠받들고 있는 가장 근원적인 힘 여섯가지가 확실하게 정립되었습니다.
그것은 빛과 어둠, 질서와 무질서, 생명과 죽음으로 이루어져있고 각각이 서로 대척점에 있으면서도 순환하는 관계로 밀접히 연결되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물리우주의 탄생 전에, 태초에 빛이 있었고 그 빛이 지나간 자리로부터 공허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빛과 어둠은 극과 극이면서도 서로 순환하며 뗄레야 뗄 수 없는 힘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로써 나루가 힘을 잃으면 너무나도 쉽게 공허로 타락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여섯가지 힘이 레벨(?)이랄까 힘의 근원이 완벽하게 동등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을 연대기를 읽다보면 알 수 있지요. 아쉽게도 위 이미지와는 다르게, 빛=어둠=질서=무질서=생명=죽음 이렇게는 볼 수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1. 빛과 어둠
여섯가지 힘 중에서 단연코 가장 오래되고 가장 근원적이며 가장 태초의(심지어 물리우주 탄생 이전부터 존재하던 힘) 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좀 더 명확하게 하자면, 어둠보다도 빛이 좀 더 먼저 존재했던 힘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빛이 지나가고 남은 자리에서 서서히 공허가 그 영역을 넓혀갔다고 하니까요. 어쨌든 비전마력이나 지옥마력, 생명이나 죽음은 이때는 존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 '순수한 빛'과 '순수한 어둠'의 충돌로 물리우주가 탄생합니다.
2. 질서와 무질서
'순수한 빛'과 '순수한 어둠'의 충돌은 물리우주를 탄생시키고, 이 때의 충격으로 물리우주 경계 밖에 비현실의 차원인 '뒤틀린 황천' 역시 만들어집니다. 뒤틀린 황천의 경계 부근에서는 빛과 어둠이 뒤엉키게 되고 이 불안정한 힘이 가끔 물리우주의 경계를 찢고 흘러들어오곤 합니다. 이 힘이 바로 지옥마력으로 발현된 무질서 그 자체입니다. 이 힘은 파괴적이고 그 자체로 타락한 힘이지만, 실상은 빛과 어둠의 뒤엉킴입니다. 무질서로 대변되는 지옥마력은 빛과 어둠이 만들어낸 뒤틀림이지요. 결국 지옥마력이란 빛과 어둠보다는 한단계 아래 레벨의 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어느쪽이 더 강력한가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빛과 어둠이 없다면 탄생할 수 없었던 힘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물리우주의 탄생 직후에, 빛은 조각조각 부숴져 물리우주 전체에 여기저기 흩뿌려지게 됩니다.(이 빛은 태초의 '순수한 빛'과 완전히 동일한 힘은 아닙니다. 연대기에서는 물리우주에 발현하는 빛이 '순수한 빛'의 그림자같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빛의 조각들은 물리우주 안에서 아주 원시적인 생명체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대표적으로 정령들. 그래서 정령은 아제로스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물리우주 전체에서 정령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간혹 이 빛의 조각들이 구름처럼 뭉쳐지기도 했는데, 이것이 '나루'의 탄생입니다. **'나루'와 '공허의 군주'는 그들을 만든 근본 힘을 생각했을 때 대척점에 있는 존재는 맞지만, 나루의 탄생을 잘 살펴보면 이 둘이 완전히 동등한 레벨의 존재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나루는 물리우주 탄생 이후에 생겨난 존재로 물리우주 안에서 그 실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공허의 군주는 물리우주 경계 밖의 '순수한 어둠'에서 생겨난 존재로 비현실의 차원에 속해있지요. 간혹 공허의 군주는 물리우주에 모습 드러내기 힘들다는데, 나루는 물리우주에 차원문이라도 뚫었나?라는 의문을 제시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나루는 그 자체가 애초에 물리우주에서 탄생해서 물리우주에 속한 존재이므로 차원문같은 거 뚫을 필요 없이 그냥 물리우주 안에서 그들의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들 '나루'는 물리우주를 돌아다니며 빛의 힘으로 생명체를 보살피는 일을 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여기서만 봐도 이미 '생명'은 '빛'의 하위에 있는 힘입니다. 빛 자체가 물리우주 태초의 생명을 만들어냈으니까요.
티탄에 대해서 얘기하기 시작하면, '생명'이 심지어 비전마력보다도 하위에 있는 힘임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티탄이 부리는 힘의 원천은 '질서'이고, 이것은 '비전마력'으로 발현됩니다. 그리고 이들 티탄의 가장 강력한 권능 중 하나가 바로 '물리우주 안에 존재하는 행성에 질서를 부여하는 힘'입니다. 이 '질서를 부여하는 권능'은 명백하게 '생명'을 상회하는 능력입니다. 실제로 티탄도 아니고 그저 티탄 이오나에게서 힘을 부여받은 티탄 관리자 중 하나인 '프레이야'는 아제로스에 수많은 생명체를 만들어냈고 심지어 아제로스 동식물의 진화 지도라고 볼 수 있는 '에메랄드의 꿈'영역까지 창조해냈지요. 사실상 물리우주라는 공간안에서 생명체라는 것이 행성 위에서 밖에 살 수 없다고 본다면, 행성을 마음대로 가꾸고 꾸밀 수 있는 티탄이 가진 비전마력은, 원하는 생명체를 마음껏 창조해낼 수 있는데다가 그들의 진화경로까지 지정해주는 엄청나게 강력한 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질서와 무질서, 비전마력과 지옥마력 역시 서로 대척점에 있는 힘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자신들 권능의 근원으로 비전마력을 사용하는 티탄이, 지옥마력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연대기를 통해서 밝혀졌죠. 결국 비전마력과 지옥마력도 빛과 어둠처럼 서로 밀접하게 관계있는 순환적인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비전마력이 과도하게 남용되어 마력폭발이 일어났을 때, 뒤틀린 황천의 악마들은 이 폭발에 본능적인 끌림과 탐욕을 느끼지요.(영원의 샘이 폭발했을 때에도 악마들은 불꽃에 끌리는 나방처럼 힘의 원천에 달려들었고, 그래서 살게라스도 아제로스의 위치를 알게됩니다) 빛이 공허로 타락할 수 있는 것처럼, 비전마력 역시 남용하여 폭발하거나 했을 때엔 지옥마력을 끌어들이고 지옥마력으로 타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생명과 죽음
생명과 죽음이 서로 순환적인 힘이라는 것은 굳이 설명할 것도 없겠지요. 생명체는 결국 죽음으로 귀결되는 것이니까요. 워크래프트 세계에서는 이보다 더 나아가 행성 단위의 생명체에 관해서는 티탄이 더 우월한 권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원하는 피조물을 마음대로 빚어내고, 진화경로를 짜고, 심지어 진화경로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렀을 때에는 이 모두를 '리셋'할 수 있는 힘마저 가졌습니다.(아제로스에서는 울둠에 존재하는 시초의 용광로가 바로 리셋기계장치입니다) 한마디로 생명체를 만들었다 죽였다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힘이 티탄의 비전마력이고, 이것은 워크래프트에서 말하는 근원적인 힘인 '생명'과 '죽음'보다 훨씬 상위의 힘이지요. 아제로스라는 행성을 한정해서 봤을 때, 젤 위의 이미지에서 보여지는 '생명'으로부터 발현된 것들인 '자연'(프레이야가 거대한 자연의 군락을 만듦), '야생신'(프레이야가 만든 자연 군락에서 발생한 생명체), '에메랄드의 꿈'까지 전부 티탄(관리자)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반면 어둠땅을 과연 티탄이 만들었느냐 하는 부분은 확실치 않습니다. 게다가 에메랄드의 꿈은 아제로스와 연결된 에테르 영역이지만, 어둠땅은 아제로스가 아닌 다른 행성과도 연결되어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오딘(티탄 제 1관리자)과 헬리아의 이야기에서 추측해 보건데, 오딘이 헬리아를 강제로 첫번째 발키리로 만들었으며, 이 헬리아와 발키리들이 이미 죽은 강력한 브리쿨을 어둠땅에서부터 부활시켜 발라자르로 만들기도 했던것을 보아, 티탄이 어둠땅에 영향력을 뻗칠 수 있는 것은 아주 명확해 보입니다. 다만 티탄들은 고결하고 강직한 신들이기에 아마도 '죽음'에 대해서는 생명보다 관심 자체가 덜했겠지요.
결론 ; 빛과 어둠, 질서와 무질서, 생명과 죽음은 각각 두개의 힘이 순환적이고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모든 여섯 힘들이 완전히 동등한 레벨은 아니다.
(그래도 아제로스 행성 단위에서 보면 이 여섯 개의 힘이 가장 근원적인 마력의 원천이라 볼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