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븐크레스트의 유산 퀘스트 막바지에 일리단은 부하들을 다 죽이지 않았냐는 쿠르탈로스에게 일침을 놓죠.
"내 마법사들은 군단을 막기 위해 싸우다 죽었습니다. 그들은 모든 것을 희생했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바쳤습니까?" 라고요.
그렇다면 일리단이 말하는 '희생'이라는 개념은
1. 당사자들과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2. 자신의 독단(혹은 '영웅적인 결의')으로 생명 혹은 그들의 모든 것을 빼앗는 것
이 되지 않습니까?
희생을 한 것은 일리단 휘하의 달빛수호자들이고, 일리단은 희생을 시킨 주체인데 죽은 사람들을 팔아서 자기가 희생한 것처럼 대ㅡ단스럽게 말하는 것이 어디 뉴스에서 많이 보는 화법 같습니다. 이게 그냥 이기적인 영웅주의 말고 뭐가 되나요? 강한 한 사람보다 여러 사람의 단결을 강조하는 카드가와도 상충되는 가치관이구요. 더 큰 목적을 결과적으로 달성했으니 괜찮다고, 다른 수단은 없었다고 말하지만 지금까지 플레이어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저런 식으로 '희생'하는 것이 있었나요? (레이드하다가 특정 네임드에서 디법걸린 사람을 그냥 빼서 힐끊고 죽이는 것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그럼 비슷한 논리로 계속해서 진행한다 치고, 나중에 엄청 강한 네임드와 전투할 때 제라가
"용사여, 적이 너무 강하다! 일리단의 정수를 빼앗아 그 힘을 취해라! 방법은 이것 뿐이다!" 하고 일리단을 죽여서 공대버프를 준 뒤에 적을 쓰러트리고
"일리단은 진정 모든 것을 희생했도다." 라고 말해도 일리단은 별 이의 없는 것이겠죠?
제발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제가 멘탈이 약해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두 번째로 이 퀘를 해봐도 마음 한구석이 찜찜한건 어쩔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