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역사관 게시판

전체보기

모바일 상단 메뉴

본문 페이지

[토론] (스포)제라와 나루들에 관한 잡다한 이야기

크로마투스
댓글: 8 개
조회: 6833
추천: 11
2017-08-31 00:15:00

 

 

 

그래서 결국 프라임 나루 제라는 일리단을 변화시키려다 역으로 폭파되었고, 빛의 군대는 그동안 자기들을 인도하던 강력한 존재를 잃었습니다. 

 

일리단을 빛의 용사로 내세워 악마와 공허에 대항하려던 제라의 계획이 혼자만의 꿍꿍이속이었는지 아니면 더 많은 나루들도 알고 있던 계획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라의 '빛의 군대' 계획에 있어서는 다른 나루들이 협력했었다는 정황이 있습니다. 

'...한편, 불가사의한 나루 종족이 드레나이를 빛의 힘과 지식으로 축복하였다. 나루는 이 우주에 불타는 군단에 대항하는 다른 힘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언젠가 나루는 그들을 단결하여 결코 멈추지 않을 빛의 군대로 단련할 것이다. 나루의 말에 깊은 감명을 받아, 드레나이는 빛의 영광에 몸을 맡기고 나루의 이타적인 이상을 받들었다...' 

이 문장의 시점은 아르거스가 만아리들로 가득 차서 벨렌이 탈출을 결심한 직후로, 예전 불타는 성전 확팩의 소개문구 중에서 발견한 것입니다.  즉 그 당시에도 이미 빛의 군대라는 개념은 잡혀 있었으며(물론 지금의 빛의 군대와 완전히 똑같지는 않겠지만) 벨렌에게 접촉하고 탈출선에서 드레나이들을 이끈 나루들, 즉 크우레, 크아라, 도레는 이 빛의 군대 플랜에 따라서 일하고 있던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벨렌이 사용했던 탈출선 제네다르(오슈군) 의 철자는 Genedar로, 현재 제라의 빛의 군대의 기함인 제네다르(Xenedar)와 거의 똑같습니다. 이걸 그냥 말장난으로 넣은 것이 아니라면 제가 생각하기엔 아마도 제라와 드레나이의 탈출을 도운 나루들은 드레나이를 빛의 군대의 주축으로 만든다는 동일한 목적 아래에서 협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샤타르 나루들입니다. 샤트라스의 수호신 아달을 필두로 꽤 많은 나루들이 차원함 폭풍우 요새에 있었는데, 이쪽은 빛의 군대와는 별 연관이 없어 보일 뿐더러(카드가의 호출로 아웃랜드에 당도) 현재 진행중인 아르거스의 최후 결전에도 나타날 기미가 없어 보입니다. 정작 알도르 사제회의 대여사제 이샤나는 군단 시작부터 황천빛 사원에서 일하고 있고 7.3에는 구원호 여관에 취직하는데도 아달은 움직임이 없습니다. 나름 태양샘 공략을 지시했었고 성전사 하나 성불시키려고 노스렌드까지 출장 왔던 나루가.. 

 

뭐 제작진이 까먹었거나 아니면 공허나 다른 위협에 대처하느라 바빠서 그런걸수도 있지만, 어쨌든 지금으로선 서로 그다지 접점이 없어 보입니다. 간접적인 접점이 있긴 했었는데 오슈군 추락 이후에 아키나이 납골당에서 공허의 존재가 되었던 도레를 감지하고 가서 정리하라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사실 이건 테로카르 지척에서 그 꼴이 되었으니 모르기도 힘들었겠지만요.

 

일리단은 제라와 아달의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제라는 아예 일리단을 변형시키면서까지 빛의 군대에 강제로 채용하려고 하지만, 아달은 소설에서 마이에브에게 얘기하는 것도 그렇고 나중에 검은사원 공성과 아카마를 지원한 것도 그렇고 중립 내지는 적대적 포지션입니다. 물론 아달이 책임지고 있는 샤트라스의 안위를 위협하는 게 당시 일리다리였기 때문에 아웃랜드의 빛의 세력을 위해서는 타당한 움직임이었지만, 제라가 유저들이 검은사원을 함락한 게 대 불군 전쟁에서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는지 징징거린 걸 생각하면 큰 틀에서 둘이 손발이 안맞았다고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리단의 죽음과 부활도 예언의 일부였다는 해석이 가능하긴 하지만요. 이렇게 말할 경우 아달은 그냥 제라의 그랜드 플랜에서 자기 할 일을 한 것이 되긴 합니다.

 

만약 실제로 의견불일치가 있다 하고 왜 그렇게 됐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면, 나루들은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분파에 따라서 이념이 다르기 때문에 불군을 동일하게 적으로 두고 있더라도 그에 대적하는 적극성이나 방법론 면에서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혹은 시초의 나루 제라가 워낙 우월하기 때문에 우리 필멸자들을 포함해서 아달조차도 일리단이 빛의 용사가 되어 공허를 무찌를 수 있다는 데까지 생각이 안 미친 걸수도 있습니다. 

 

더 거슬러올라가서, 카드가의 연구에 따르자면 '프라임' 나루 제라는 태초에 빛과 공허가 몸비틀며 싸울 때 엘룬에 의해 최초로 형성된 나루들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연대기에는 나루가 물리우주에 흩뿌려진 빛구름 조각들에서 자연발생한 것처럼 말해놨습니다. 만약 누군가에게 의도적으로 창조된 나루가 있고, 그와는 다르게 스스로 태어난 나루가 있다면 그들 간에 사상 차이가 있을 법도 합니다. 또 엘룬이라는 특정한 인격이 창조를 주도했을 때, 그 나루는 엘룬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을 것은 어쩌면 뻔한 일입니다. 

 

일기노스 선생께서 말하길 '그 표면은 환하게 빛나며 아래의 그림자를 가린다' 라고 했는데, 엘룬도 사실 빛의 군주니 티탄이니 말이 많지만 게임상에서 표현되는 속성은 달빛의 밝음과 밤의 전사로 대변되는 흑백 양면을 포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쩌면 그런 속성이 제라에게도 반영되어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또 시초나루에게는 특이하게 계보라는 게 있는 것 같은데, 퀘스트 해보신분들은 다 알겠지만 엑소다르 구석 잉여인 줄 알았던 오로스가 사실 제라의 직계후손이랍니다. 이것도 어쩌면 창조된 나루와 자연발생하는 나루의 차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후계라는 건 제라의 구성 요소를 어떻게든 재생산해서 후대로 넘겨 왔다는 말이 되니까요.

 

 

여담으로, 빛의 군대와 샤타르 이외에 아제로스 주민들에게 나타났던 나루들도 있습니다. 트롤 전쟁 이후에 일부 인간 사제들의 꿈에 천사의 형태로 이 나루들이 등장했고, 사제들은 처음엔 혼란스러워했지만 결국 우주의 나루들과 교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성스러운 빛의 교단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이 나루들이 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게 없습니다.

 

만약 아제로스의 필멸자들이 이제 빛이든 황천이든 공허든 스스로 판단하고 극복하여 자신의 정의에 맞게 사용해 나갈 수 있다면, 빛의 존재인 나루나 공허의 존재인 고대신들은 그저 자기 진영의 장기말일 뿐인지 아니면 어느정도의 자유를 인식하고 있을런지 여부도 궁금하네요. 
 

 

 

 

Lv31 크로마투스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지금 뜨는 인벤

더보기+

모바일 게시판 리스트

모바일 게시판 하단버튼

글쓰기

모바일 게시판 페이징

최근 HOT한 콘텐츠

  • 와우
  • 게임
  • IT
  • 유머
  • 연예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