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생각을 했냐면 지금까지 나온 패치, 그러니까 베타섭에서 최종적으로 공개된 스토리라인을 보시면 스랄을 구출하는 것 까지 나왔습니다. 씹두인만 쏙 빼놓고 나머지만 다 구출되는 시나리오이죠. 다른 이들도 소중하지만 안두인만큼 더 중한 구출대상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국왕인 데다가 빛의 힘을 사용하는데 그걸 간수쪽으로 이용해먹는 걸 누구든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물론 여기까지는 안두인보단 다른 이들을 구출하는게 그나마 쉬웠다~라고 퉁치면 되겠지만 아무튼 다음 패치 시나리오에선 안두인을 구출하려고 총력을 다할 기세로 보입니다.
토르가스트에 입장하기 전에 눈에 띄는 것은 바로 Wayfinder 입니다. 이게 한섭에서는 뭐라고 변역되었는진 모르겠지만 (인도석? 방향석?) 이 웨이파인더로 바인과 제이나가 갇힌 곳을 정확히 찾을 수 있었고 이것은 추후에 안두인이 감금된 위치도 정확히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엔 안두인은 아무리 빨리 구출되어도 확팩 말기일거고 그마저도 구출되지 못하고 또 다른 곳으로 "안녕히 계세요 여러부운 저는 다른 세계로 떠나~~"는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유는 스톰윈드 섭정을 투랄리온으로 앉힌 건데 투랄리온의 입지는 얼라이언스에서도 누구보다 높은 것도 있고 그 정도로 높은 이가 스톰윈드 왕좌에 앉힌 것은 바로 안두인의 부재를 꽤나 오랜 기간동안 두겠다는 개발진의 의도인 것으로 보입니다. 겐이 섭정 역활을 충분히 할 법도 한데 투랄리온을 앉힌 이유는 투랄리온이 스톰윈드 섭정으로서 무언가 큰 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이미 시나리오를 짰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냥 투랄리온이 섭정이 된 것 자체만으로도 무언가 불안한 떡밥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
아무튼 안두인 구출은 지난 스랄이나 제이나처럼 쉬울 것 같아 보이진 않습니다. 이미 소중한 죄수들을 다 빼앗겼는데 안두인만큼은 겁나 소중해서 거기에 있는 병력 없는 병력 다 때려박아서 안두인을 지킬 겁니다. 그리고 볼바르 측 동료들 (모그레인 부자, 제이나, 스랄, 타사리안과 콜티라, 바인)은 이전에 했던 것처럼 여러 단서들로 안두인의 위치를 찾아서 나락방랑자와 함께 토르가스트로 입장할 듯 하죠. 그러니까 나락방랑자 혼자 가는게 아니고 이번엔 전부 다 가게 될 겁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안두인 구출은 나락방랑자 혼자 하기엔 버거울 게 뻔하니까요.
중요한 건 웨이파인더를 작동시킬 단서가 무엇이 되느냐가 되겠습니다. 토르가스트는 간수가 가장 아끼는 영혼을 가두는 곳인데 이는 분명히 아서스도 포함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서스랑 안두인이랑 혼동할 만한 단서는 바로 노란 머리카락과 빛의 힘입니다. 물론 아서스는 빛의 힘을 잃은 지 오래이지만 블리자드의 스토리텔링은 한계가 없어서 아서스가 빛의 힘을 되찾는 게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마치 티리온 처럼요. 그리고 빛의 힘이라면 잃어버린 머리카락 색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릴 수도 있겠습니다. (탈모는 못고치지만 머리카락 색은 고칠 수도...?)
아무튼 나락방랑자가 브로커들에게 얻어온 잘못된 단서로 안두인을 구출해야지 했는데 막상 구출하고 보니까 이게 뭥미 아서스라고? 라는 시나리오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같이 동행한 이들과 의견이 충돌하죠. 그냥 버리고 다시 오리보스로 돌아가자 VS 구출해야된다 이런 식으로 의견 분쟁이 생기다가 간수의 개입으로 어쩔 수 없이 도망치게 될 겁니다. (아마 제이나는 구출하자는 쪽의 의견이고 모그레인 부자는 그냥 나락에 냅두자는 의견일 듯 합니다)
앞서 아서스는 싸움 쪽으로 머리 굴리는 건 잘합니다. 구출받지는 못해도 잠시 잠깐 풀려난 것만 하더라도 자기가 알아서 탈출할 기량은 충분해 보입니다. 일전에 힘을 거의 잃어버려서 하나의 인간과 거의 다름없던 시절에 아졸네룹에 고립되어 온갖 괴물과 함정에서 탈출할 정도면 토르가스트 쯤이야 문제없을 겁니다. 그리고 베나리 같은 브로커에게 은신처를 제공받고 시초자로 예상되는 룬조각사가 아서스랑 만나면 아서스가 활약할 여지는 충분할 겁니다. 다만 무엇을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활약할지는 예측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아서스는 자기의 행동이 굉장히 단호하면서 독단적이고 때론 극단적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행위를 하는, 마치 총대를 메다 못해 대포를 메는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시초자가 행방불명이 되기 전에 이런저런 경고와 추후에 다가올 위기를 이전에 말하지 못했고 나락방랑자에게만 별도로 메시지를 전할 정도의 사정이라면 시초자와 아서스가 서로 협력하는 것은 예측하다 못해 최강의 콤비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것은 어둠땅 스토리에 대해서 분석하는 유저 측에서 어둠땅이 무언가 수상하고 알 수 없는 진짜 흑막이 존재한다는 가설이 정설에 가까워 질수록 시초자가 의도한 것과 아서스가 할 수 있는 것이 더욱 더 들이맞을 겁니다. 결국 아서스는 생전에 그래왔듯이 어둠땅에서도 타인이 쉽게 이해 못할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서스의 캐릭터성에 큰 금이 가니까요. 아서스가 회개하든 개과천선하든 또 보스로 우려먹는 식의 전개는 캐릭터성 붕괴와 사골탕에 빠진 세탁기로 조롱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총대를 매는 것이 아서스에게 가장 적합합니다.
다만 무슨 의도로 총대를 멜 것인지 정확히 어떻게 활약할 진 아직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어둠땅 스토리 자체가 흑막이 굉장히 애매모호하고 의구심이 드는 요소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그 점이 아서스가 활약할 무대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