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캡콤의 몬스터헌터와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14가 오랜만에 손을 잡았다. 지난 2018년 몬스터헌터 월드와 파이널판타지14는 각 게임을 대표하는 몬스터와 보스를 서로의 게임에 구현하는 콜라보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에 몬스터헌터 월드에는 베히모스가, 파이널판타지14에는 리오레우스가 등장해 게이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바 있다. 특히, 몬스터헌터 월드에서는 기존의 몬스터들과는 차별화된 기믹을 내세우면서 MMORPG의 파티 플레이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를 들으며, 호평이 이어졌을 정도다.
그랬던 콜라보 업데이트였던 만큼, 이번에 '몬스터헌터 와일즈'에 등장하는 오메가에 거는 기대 역시 적지 않다. 무엇보다 몬스터헌터 월드가 출시 초부터 줄곧 호평이 이어진 반면, '몬스터헌터 와일즈'는 최적화와 부족한 몬스터 수, 무엇보다 고룡이 한마리도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으로 인해 혹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오메가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과연 오메가가 분위기를 역전시킬 기사회생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 그리고 7년 만에 다시금 콜라보를 진행한 이유는 무엇일지 캡콤의 츠지모토 료조 총괄 프로듀서, 토쿠다 유야 디렉터, 그리고 스퀘어에닉스의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 겸 디렉터와의 간담회를 통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Q. 새롭게 추가되는 '오메가 플라네테스' 퀘스트는 이벤트성으로 잠깐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인 건가.
“(토쿠다) 이번 퀘스트는 일정 기간만 열리는 이벤트가 아니라, 한 번 클리어하면 프리 퀘스트 목록에 등록되는 형태로 제공된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언제든지 다시 도전할 수 있다. 또 클리어 보상으로 특별한 무기와 방어구를 제작할 수 있고, 반복 플레이를 통해 장비 강화도 가능하다. 단순히 일회성으로 즐기고 끝나는 콘텐츠가 아니라 헌터 생활 속에서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요소로 자리 잡도록 했다.

Q. 몬스터헌터 월드 이후 두 번째 파이널판타지14 콜라보인데, 다시 추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
“(츠지모토) 요시다 프로듀서와는 개인적으로 15년 이상 인연이 있다. 예전부터 만나면 "언젠가 뭔가 같이 해보자, 기회가 되면 게임도 함께 만들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나눴다.
몬스터헌터 월드 개발 당시 타이밍이 잘 맞아 첫 콜라보가 실현됐고, 반응도 좋았다. 이후에도 "기회가 되면 또 하자"는 이야기를 계속 이어왔다. 작년 독일 게임스컴에서 요시다 프로듀서를 다시 만나 자연스럽게 논의가 이어졌고, TGS에서 양사 개발진이 만나 본격 협의를 진행하면서 이번 프로젝트가 성사됐다.
“(요시다) 몬스터헌터 월드 콜라보는 정말 인상 깊은 경험이었다.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고, "이런 협업이라면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마침 '몬스터 헌터 와일즈'가 세계관적으로도 확장성이 크고, 기술적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작품이라 자연스럽게 합이 맞았다.

Q. 파이널판타지14의 많은 보스, 몬스터 중에서 오메가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토쿠다) 와일즈 업데이트에는 이미 셀레기오스, 라기아크루스, 고마지오스 같은 몬스터가 예정돼 있었다. 그래서 파이널판타지14에서 가져오는 몬스터는 기존 라인업과 겹치지 않으면서도 와일즈만의 전투 경험을 제공해야 했다.
오메가는 다중 범위 공격 패턴 속에서 플레이어가 '정답'을 찾아내는 구조로 유명한데, 이는 몬헌 전투에 새로운 긴장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 와일즈가 '고대 문명'을 핵심 테마로 삼고 있는데, 오메가 역시 초고도 문명이 창조한 존재라 설정상 궁합이 잘 맞았다.
“(요시다) 파이널판타지14에서 오메가는 단순한 보스 몬스터가 아니라 'AI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존재다. 그래서 몬헌에선 그대로 가져오는 게 아니라, '오메가 플라네테스'라는 별도 개체를 새롭게 설정했다. 덕분에 파이널판타지14 팬도 납득할 수 있고, 몬헌 팬도 오리지널 경험을 즐길 수 있다고 본다.

Q. 파이널판타지14 직업 중 픽토맨서와 암흑기사를 가져온 특별한 배경이 있는지 알려달라.
“(토쿠다) 요시다 프로듀서에게 현재 인기가 많고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직업을 물었을 때 추천받은 게 픽토맨서였다. 조사해 보니 전투 스타일이 독창적이고 몬헌의 무기 시스템으로 옮겨도 재미있을 거라 판단했다. 암흑기사는 체력을 소모해 강력한 공격을 하는 구조가 몬헌 전투와 잘 맞아 선정했다. 두 직업 모두 기존 몬헌 무기군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요시다) 픽토맨서는 파이널판타지14 내에서도 변칙적인 직업인데, 몬헌에서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암흑기사는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는 직업이라 자연스럽게 선택하게 됐다.

Q. 파이널판타지14의 전투 시스템을 몬헌에 옮기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토쿠다) 파이널판타지14에는 MP, 쿨다운, 파티 시너지 같은 MMORPG 특유의 시스템이 있다. 반면, 몬헌은 액션 게임이기 때문에 그대로 가져오면 어색하다. 그래서 직업의 핵심적인 맛을 살리되, 스킬 구조는 단순화했다. 대신 시각적 연출과 모션을 통해 직업의 개성을 충분히 드러내도록 신경 썼다.
Q. '오메가 플라네테스'의 난이도는 어느 정도인가.
“(토쿠다) 난이도는 몬스터헌터 월드에 등장한 베히모스와 비슷하다. 다만 와일즈에는 서포트 헌터 시스템이 있어 역할 분담을 지원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는 베히모스보다 접근성이 높아졌다.

Q. '오메가 플라네테스'는 협각종 골격을 기반으로 만든 것 같은데 맞나.
“(토쿠다) 협각종 골격을 기반으로 한 건 맞는데 네르스큐라나 라바라 바리나의 패턴이나 움직임을 직접적으로 가져오진 않았다. 몬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다양한 액션을 선보이는 것이니만큼, 모션은 전부 다 새로 만들었다.
Q. '오메가 플라네테스'의 전투 패턴을 구현할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토쿠다) 가장 큰 과제는 오메가 특유의 다중 공격 패턴을 액션 게임에 담아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방어 장벽'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헌터가 전투 중 장벽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파이널판타14 특유의 전투 구조를 액션 형태로 표현했다.

Q. 요시다 프로듀서에게, 오메가를 몬헌에 넘길 때 특별히 요청한 부분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이것만은 지켜달라, 이런 것 말이다.
“(요시다) 오메가는 파이널판타지14에서 단순한 적이 아니라 스토리적으로 중요한 존재다. 그래서 같은 '오메가'로 취급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요청한 건 "같은 계열이지만 본편과는 다른 개체로 설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 결과 '오메가 플라네테스'라는 새로운 이름과 설정이 붙게 됐다.
Q. 양사 모두에게 이번 협업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궁금하다.
“(요시다) 서로의 팬층을 교류시키는 것도 목적이지만, 더 중요한 건 "게임업계 전체를 더 재미있게 만들자"는 철학이다. 이번 협업은 양쪽 개발팀 모두에게 큰 자극이 됐고, 팬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츠지모토) 이런 대규모 협업은 신뢰 없이는 불가능하다. 서로의 개발 철학을 존중했기에 가능했다. 또 양쪽 유저들이 소화하기 벅차지 않도록 업데이트 시기와 볼륨도 세심히 맞췄다.


Q. 파이널판타지14에는 알슈베르도가 등장할 예정인데 아직 공개된 정보가 거의 없다. 이 자리를 빌려 알려줄 수 있는 게 있을까.
“(요시다) 어떤 패턴을 보여줄지,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방송을 통해 힌트를 제공할 생각이다. 예의주시하면서 즐겨주길 바란다. 한편으로는 '오메가 플라네테스'가 먼저 몬헌 와일즈에 업데이트될 테니 일단 헌터로서 먼저 즐겨주면 좋을 것 같다.
Q. 모두 직접 몬헌 와일즈의 오메가와 싸워봤을 텐데, 소감이 궁금하다.
“(요시다) 오늘 리허설이 최종 밸런스 버전을 처음 해보는 자리라서 많이 긴장됐다(웃음).
“(츠지모토) 평소 몬헌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요소들을 이번 콜라보 덕분에 시도할 수 있었다.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와, 임팩트가 굉장하다!"라는 반응이 나오길 바란다.
“(토쿠다) 처음에는 난이도가 높게 느껴지겠지만 반복 도전을 통해 공략 포인트를 찾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