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니가 자사의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 등록된 게임 1,200여 개를 전격 삭제하는 강수를 뒀다. 통상적으로 플랫폼 홀더가 입점 게임을 대량으로 삭제하는 행위는 '검열'이나 '규제' 논란을 일으키며 유저들의 반발을 사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 소니의 결정에는 이례적으로 게이머들의 환호와 지지가 쏟아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외 유력 게임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PS 스토어에서 퍼블리셔 '티게임즈(ThiGames)'가 등록한 게임들이 일괄 삭제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티게임즈는 소위 '저질 게임(Shovelware)'이라 불리는 퀄리티 낮은 양산형 게임을 전문적으로 유통해 온 곳으로 악명이 높다. 이들의 게임은 작품성이나 재미보다는 버튼 몇 번만 누르면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트로피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트로피 수집가들의 구매를 유도해 왔다. 소니 측이 삭제의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업계는 최근 스팀이나 닌텐도 e숍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범람하는 저질 게임들에 대해 소니가 선제적인 정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저질 게임의 범람은 역설적이게도 게임 기술의 발전과 맞닿아 있다. 게임 엔진의 대중화로 개발 문턱이 낮아진 데다, 최근 생성형 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과거 플래시 게임 수준의 단순한 결과물은 이제 AI를 활용하면 코딩부터 그래픽, 사운드까지 단시간에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스토어의 물을 흐리는 양산형 게임의 폭증으로 이어졌다.
물론 이번 조치로 모든 저질 게임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트랄랄레로 트랄랄라', '퉁퉁퉁퉁 사후루', '봄바르딜로 크로코딜로' 등 이탈리아의 '브레인롯(Brainrot)' 밈을 차용한 게임들은 여전히 스토어에 버젓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게이머들은 이번 대량 삭제 사태를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다. 최근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에볼라 빌리지(Ebola Village)'와 같은 함량 미달의 게임들이 소개될 정도로 스토어의 퀄리티 저하가 심각해지며 유저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현재 소니와 티게임즈 모두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 1,200여 개 게임 삭제가 일회성 해프닝에 그칠지, 아니면 PS 스토어의 전반적인 퀄리티 관리를 위한 신호탄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