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케이스가 방영된 이후 치러진 미디어 한정 프리뷰에서는, 쇼케이스 당시 선보인 두 명의 주인공, 레온과 그레이스의 파트를 모두 체험해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작년에 공개했던 '공포 파트' 너머, 어떤 게임플레이가 게이머를 기다리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던 셈.
지난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개발진은 레온과 그레이스, 두 명의 주인공을 통해 '호러'와 '액션' 모두를 몰입감 있게 선사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보통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으려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 걱정이 됐지만, 직접 체험해보고 난 뒤 느낀 생각은 꽤나 '신선한' 바이오하자드였다는 것이다.
아마, 최근 시리즈 중에서 가장 '신선한 피'가 많이 나오는 작품일지도?
* 피가 정말 많이 나옵니다. 시청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오줌 쌀 뻔 했던 첫 시연, 그 이후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의 시연을 처음 마주한 것은 지난해 게임스컴 2025에서였다. 그보다 먼저 서머 게임 페스트에 참가했던 선배가 "너무 무서워서 집에 못 올 뻔 했다"고 했었기 때문에, '도대체 얼마나 무섭다고...' 하는 의구심을 품고 시연에 임했다.
그래도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나올 때마다 꾸준히 하는 편이지만, 레퀴엠 시연은 정말 무서웠다. 1인칭이 무서웠고, 혼자 꺼지는 등불도 무서웠고,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는 깜놀 구간과 천장을 뚫으면서 쫓아오는 아줌마 괴물도 무서웠다. 그중에 제일 무서웠던 건, 내가 낼 소리를 대신 내 주는 주인공 그레이스의 신음소리였지만.
그리고 두 번째 시연 기회가 찾아왔다.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우리의 주인공 '김레온'도 이번엔 함께라 든든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번 프리뷰 구간은 작년 시연을 통해 보여준, 그레이스가 어떤 병원 구역을 탈출하는 과정과 이어지는 시퀀스를 무대로 했다. DSO 수사관인 레온이 악당 '빅터 기디언'을 찾아 병원에 방문하고, 그가 도착한 직후 모종의 사건이 발생하며 좀비들의 습격을 받는다.
그 어떤 시리즈보다 화려해진 액션(과 손도끼)으로 좀비들을 쓸어담은 레온은 이제 막 거대 괴물로부터 탈출하려는 그레이스를 만난다. 하지만 언제나 바이오하자드 속 악당들은 한 수 앞서고, 병원 건물 전체를 봉쇄해 버리고 만다.
둘 사이를 나눠 버린 철창, 레온은 그레이스에게 자신의 리볼버 레퀴엠을 주며 호신용으로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그렇게 그레이스가 병원을 탈출하는 시퀀스이자, 이번 시연의 주된 목적인 '그레이스의 게임플레이'가 시작됐다.
허약하지만 꽤 강하다(?), 그레이스의 두근두근 모기 액션

이번 시연은 기디언 박사가 자신의 실험을 위해 사들인(?) 라쿤 시티 소재의 한 요양 병원을 탈출하는 것이 목표였다. 역시나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아니랄까봐 탈출구는 보석 세 개를 찾아 문에 꽂아야 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늘 그렇듯 플레이어는 일단 열리는 문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그러다 보면 타자기와 보관함이 있는 '세이프룸'에 당도하게 된다. 보관함을 이용해 모자란 인벤토리를 관리하며 진행하는 것은 영락없는 '바이오하자드'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
개발진이 출시 전부터 '그레이스' 파트가 호러를, 레온 파트가 액션을 대변한다고 설명했는데, 직접 체험해 보니 그 이유를 대충 알 것 같았다. 그레이스는 레온처럼 대놓고 좀비들을 상대하기엔 제한이 많은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이 '제한 사항'중 핵심은 '영구적인 근접 무기가 없다'는 점이다. 이 게임에서 근접 무기는 꽤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좀비에게 붙잡혔을 때 재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레이스는 인벤토리에 급조한 나이프가 없으면 근접 공격 자체를 할 수 없을 뿐더러, 좀비에게 한 번이라도 잡히면 빠져나오지 못한 채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게 된다. 시연 기준으로 두 번 물리면 거의 빈사 상태에 이를 정도.
게다가 플레이 내내 얻을 수 있는 권총의 탄약도 제한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보다는, 권총의 공격력이 너무 약해 등장하는 좀비를 모두 처치할 만큼 '충분한' 양이 되지 않는다는 것에 가깝다. 따라서, 좀비를 마주할 때마다 항상 '이 녀석을 처지하고 지나갈'지, 아니면 '넘어뜨리고 도망칠지' 판단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 모든 단점을 상쇄시키는 그레이스만의 '필살기'가 게임에 대단한 신선함을 제공한다. FBI 분석관이라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혈액을 분석하는 능력이다. '혈액 샘플'과 '혈액 채취기'를 통해 모은 혈액으로 다양한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으며, '용혈성 주입기'라는 필살의 무기를 갖추고 나면 (아까보단) 든든하게 탐험을 이어갈 수도 있다.
'용혈성 주입기'를 얻은 이후 그레이스 파트는 게임플레이가 상당히 달라진다. 그 전까지는 좀비들을 피해 숨어다니기에 급급했다면, 이후에는 좀 더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숨어다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쇼케이스에서도 선보인 적 있는, 좀비에게 주사를 꽂으면 한 방에 터뜨려버리는 것이 바로 용혈성 주입기다. 플레이어를 인식하지 못한 적, 또는 머리나 다리에 총을 맞아 비틀거리는 상대에게 사용할 수 있으며, 신체를 아예 폭파시켜 버리기 때문에 온 사방이 붉은 피로 물든다. 물론 제작 재료가 필요해 무한정 사용할 수는 없지만, 꼭 지나가야 하는 길목을 지키는 녀석 정도는 어려움 없이 처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레이스는 맵 곳곳에 있는 혈액 샘플을 찾고, 이를 컴퓨터로 분석해 더 다양한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얻는 혈액 채취기는 제작 재료인 '혈액'을 수집하는 도구로, 죽어 있는 좀비나 피가 흥건히 담긴 웅덩이에서 혈액을 채취할 수 있다. 어떤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으로 권총 탄약도 만들어낼 수 있으니 여간 놀라운 것이 아니다.
다채로운 혈액 관련 기믹이 생긴 결과로, 그레이스의 게임플레이는 이전 시리즈에선 경험할 수 없었던 신선함을 갖췄다. 좀비를 죽이고 피를 뽑는다든지, 가뜩이나 부족한 인벤토리에 제작 재료를 어떻게 최적화해 들고 다닐지 고민도 해야 한다. 또, 자주 방문하는 구역에 있는 좀비 시체를 터뜨려버릴지, 아니면 용혈성 주입기를 좀 아낄지 등도 모두 플레이어의 선택에 달렸다.

신체적으로는 레온에 비해 한참 약하기 때문에, 좀비와 정정당당한 대결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레이스 파트가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는 있다. 그러나, 자원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레이스 또한 충분히 좀비 학살자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
레온이 그레이스에게 건네준 리볼버 '레퀴엠'은 그레이스 파트의 전투에 있어 '데우스 엑스 마키나'같은 역할을 한다. 단 한 발로 지금 처한 어려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총알을 수급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엔딩 이후 2회차 보상으로나 나올 법한 무시무시한 무기를 초반부터 사용하는 것은 꽤나 매력적인 옵션이다.
그레이스 파트 플레이를 시작하자마자 마주치는 요리사 좀비가 있다. 딱 봐도 다른 좀비보다 덩치가 커 죽이지 쉽지 않아 보이는 녀석이다. 그런 녀석도 레퀴엠 한 발만 있다면 즉시 행동불능에 빠뜨릴 수 있고, 그 틈을 타 목에 용혈성 주입기를 꽂으면 혼 사방에 흩날리는 피를 감상할 수 있다.
특정 재료가 있다면, 혈액과 조합해 레퀴엠 전용 탄약을 만들 수도 있다. 도대체 그레이스는 뭐 하는 녀석일까?

그냥 인간 자체가 강함, 레온의 유쾌상쾌 체술 액션
이번 시연은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에 등장하는 우리의 김레온을 처음으로 직접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기도 했다. 시리즈가 거듭되며 얼굴에도 세월이 느껴지는 인상이 되었지만, 그동안 갈고닦은 좀비 죽이는 실력은 이미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모습이다.
본 작품의 레온 파트는 그간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발전한 체술과 액션으로 무장했다는 느낌을 준다. 바이오하자드5에서 크리스가 보여준 핵주먹 만큼 직관적이진 않지만, 비틀거리는 좀비의 머리를 잡고 창틀에 후려치거나, 벽으로 밀친 뒤 발로 머리를 깨부수는 장면, 손도끼를 이용해 전기톱을 패링하는 것은 거의 액션 히어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다.

그중에서 전기톱은 개인적으로 아주 인상깊은 요소였다. 레온이 직접 주워서 쓸 수 있어서 그런게 아니라, 전기톱을 든 좀비를 쓰러뜨리면 바로 옆에 있는 좀비가 낼름 주워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서너 차례는 반복한 뒤에야 직접 전기톱을 들어볼 수 있었는데, 역시 내 손에 있을 때야 무서운 무기지, 너도나도 전기톱을 들러 달려오는 모습을 보니 그렇게 무서운 물건이 없었다.
그 외에도 이번 작품의 좀비들은 소방도끼와 같은 무기를 들고 다니는 경우가 종종 있고, 레온은 그런 무기를 사용해 좀비를 처단할 수 있다. 다채로운 체술과 더해지며 액션이 한층 업그레이됐다는 느낌도 충분히 받을 수 있다.


레온이 가지고 있는 영구적인 근접 무기, '손도끼'가 그레이스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요소다. 거의 대부분의 공격을 튕겨낼 수 있고, 비틀거리는 좀비 대부분을 끝장내버릴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그레이스의 '용형 주입기'처럼 상대에게 몰래 다가가 머리를 잘라버리는 암살 수단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손도끼의 내구도는 PS5 컨트롤러 기준 L1과 ㅁ를 함께 눌러 숫돌을 사용해 복구할 수 있다. 내구도가 금방 금방 줄어드는 탓에 전투 도중에도 틈만 나면 갈아줘야 한다는 점은 있지만, 이런 단점조차 없었다면 레온 파트에선 아예 긴장감 자체를 느낄 틈도 없을 것이다.
시연 후반부에는 레온으로 그레이스가 이곳저곳 탐험했던 것과 동일한 장소에 당도하게 된다. 같은 장소, 같은 좀비들을 상대로 살육을 벌이는 레온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레이스와의 차이를 주고 싶었던 개발진의 의도를 조금은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레이스 파트의 게임플레이가 너무나 신선했기 때문일까? 레온 파트를 체험하고 난 뒤 든 생각은 '바이오하자드4 시절부터 익숙하게 본 레온 그 이상은 아니다'는 것이었다. 물론 체술이 다양해졌고, 그만큼 좀비를 도륙내는 연출도 매우 잔인해졌지만, 게임플레이 측면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느낌이다.
가령, 좀비의 다리를 먼저 쏜 뒤 체술로 죽이는 전략은 이번에도 만능에 가깝다. 바이오하자드4가 2005년에 출시되었으니, 거의 20년이 넘게 같은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킁킁이(리헤네라도르)처럼 특수한 공략법이 필요한 괴물이 이후에 등장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 부분은 시연에서는 알 수 없었으니까.
그 점이 아주 조금 아쉽다는 것이지, 역시 '바이오하자드'는 '바이오하자드'다. 4편의 호쾌한 전투를 보다 선명한(그리고 많은!) 핏자국과 함께하고픈 게이머라면, '바이호자드 레퀴엠'은 필수 구매 타이틀일 것이다.


프리뷰 빌드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바이오하자드 레퀴엠' 이모저모
약 2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시연을 진행하면서 확인할 수 있었던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기본 설정은 그레이스 1인칭, 레온 3인칭
=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은 언제든지 캐릭터의 시점을 변경하며 플레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설정되어 있는 시점은 있다. 공포를 강조하는 그레이스는 1인칭, 액션이 강조된 레온은 3인칭이 기본이다. 끔찍한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면(?) 출시 후 기본 시점 설정을 잊지 말자.

◎ R1 눌러 회복 아이템 사용
= 위급 상황마다 인벤토리를 열고, 회복약을 찾아 먹는 번거로운 과정을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PS5 컨트롤러 기준 R1 버튼을 누르면 빠르게 인벤토리에 있는 약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근접무기 조준(L1) 과 공격(R2) 등이랑 헷갈리면 아까운 약을 낭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기념주화, 보블헤드(Bobblehead) 시스템
= 전통적인 수집 아이템들이 게임 내에 등장한다. 기념 주화를 모으면 자판기에서 인벤토리 칸을 늘려주는 힙색 등 유용한 아이템으로 바꿀 수 있다. 맵 곳곳에 등장하는 머리가 달랑거리는 보블헤드 인형도 있는데, 시리즈 특성 상 모든 인형을 파괴할 경우 특전 아이템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다양한 행동 패턴 보이는 좀비들
= 개발진이 쇼케이스에서 이야기한 대로, 특정 좀비들은 자신이 좀비화되기 이전 행동을 반복한다. 요리사 좀비는 계속해서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가정부 좀비는 바닥에 피가 튀면 그 곳을 닦기 위해 이동한다. 귀가 다친 환자는 연신 "시끄러워!"라고 외치며 소음이 난 곳을 살피기도 한다.
이처럼 다양한 좀비의 패턴을 대응하며 플레이를 진행하는 것 또한 '바이오하자드 레퀴엠'의 특징이다. 개중에는 불이 켜진 곳만 가서 '불을 끄는' 소등 좀비도 있는데, 이전 시연에서 마주친 밝은 곳을 못 들어가는 아줌마 괴물과 좋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 부활하는 좀비들 조심
= 일부 시체들은 더욱 강력해진 상태로 부활하기도 한다. 머리가 풍선처럼 부풀며 좀 더 날렵해지는데, 맷집까지 좋아져 상대하기 까다롭다.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주 다니는 통로에 있는 시체는 용혈성 주입기로 폭파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 영구적으로 능력치를 올려주는 아이템
= 그레이스가 혈액을 연구하다 보면 특수한 재료를 활용해 만드는 여러 주사가 있다. 그레이스의 사격 능력, 또는 최대 체력을 영구적으로 올려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혈액이 100 이상 필요하기 때문에, 최대 채취 가능한 혈액량을 늘려주는 아이템을 먼저 얻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 금고 비밀번호 안 보인다고 상심 말 것
= 시연 버전 기준, 그레이스와 레온 파트는 스토리 진행에 따라 같은 장소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그레이스로 먼저 탐험한 곳을 이후 레온으로 재방문하게 된다거나, 그 반대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의미. 그레이스로 탐험할 때 금고 비밀번호가 안 보여 열심히 찾았는데, 이후 같은 장소에 레온의 손도끼로만 열 수 있는 오브젝트에서 금고 힌트가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