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21일, 미국 LA 헐리우드의 한 스튜디오에서, 곧 출시되는 신작 '하이가드'의 쇼케이스가 진행되었다.
지난 더게임어워드(TGA)의 말미에 깜짝 등장한 '하이가드'는 등장만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는데, 그 시점까지 전혀 알려진 바가 없던 신생 스튜디오의 작품이 하필 쇼의 파이널을 장식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를 지켜본 수많은 게이머들은 '대체 얼마나 광고비를 많이 집행한 것이냐?'는 비아냥부터, '파이널에 나올 정도면 기대해도 되겠다'까지 굉장히 다채로운 반응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실제로 플레이해본 '하이가드'는 분명 지금까지는 없었던, 독특한 접근의 슈터였다. 3:3을 기본으로 진행되는 이 게임은 방어, 오픈월드, 그리고 '공성전(Raid)'라는 세 페이즈로 구성된 디자인을 보여주었으며, 개발사가 영감을 얻었다고 밝힌 '레인보우 식스 시즈', '러스트', '에이펙스 레전드'가 절묘하게 섞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게임 소개와 시연이 끝난 후, 와일드라이트 스튜디오의 부사장 '제이슨 토르핀(Jason Torfin)'과 수석 디자이너 '모하메드 알라비'와의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인터뷰는 동아시아 3국(한국, 일본, 대만)의 기자들 7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되었다.

Q. 판타지 기반에 MOBA 요소, 자원 경쟁, 영토 점령, 탈것 플레이까지 섞었다. 이런 설계를 택한 이유와, 개발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가 초기에 했던 건 ‘우리가 정말 좋아하는 플레이가 뭔지’를 찾기 위해 여러 게임을 함께 플레이하면서 계속 쪼개 보는 일이었다. 그러다 결국 하나로 좁혀진 핵심이 ‘이중성’이었다. 전투의 강도도, 플레이의 템포도 하나로 고정하지 않고 두 가지 다른 밀도를 한 매치 안에서 오가게 만드는 것.
게임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한 템포로만 돌아가면, 그걸 몇 시간씩 계속 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대신 오픈 월드에서 루팅하고 움직이며 숨을 돌렸다가, 레이드에서 밀도 높은 교전을 하는 식으로 ‘흐름(flow)’이 반복되는 구조라면 오래 플레이해도 피로가 덜하고, 매치마다 리듬이 생긴다. 그런 이유로 오픈 월드와 레이드라는 두 가지 전투 강도를 한 게임 안에 공존시키는 방향을 택했다.
어려웠던 점은, 우리가 동시에 너무 많은 걸 하고 있었다는 거다. 새 회사에서, 새 IP를, 자가 퍼블리싱으로, 새 기술 스택 위에서 동시에 만들고 있었다. 이건 정말 큰 부담이다. 다만 다행인 건 구성원 대부분이 이전에도 함께 일한 경험이 있어서 서로를 신뢰했고, 팀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법을 알고 있었다. 이건 개인 종목이 아니라 팀 스포츠다.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하다는 걸 전제로 난관을 넘어왔다.

총기 슈터 감각을 유지하면서도 마법 같은 판타지 요소를 넣었다. 두 요소를 결합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고민이 컸던 지점이 있었나?
“당연히 어려웠다. 그런데 동시에 그게 가장 큰 영감의 원천이기도 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건플레이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실제 총을 쏘는 것 같은 감각, 탄환과 탄피, 금속성의 타격감 같은 것들을 절대 잃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수십 년 동안 현대 밀리터리 슈터나 SF 슈터를 만들어 온 뒤에는, 완전히 같은 문법을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마법 요소를 가져오면서 창의력이 폭발했다. “총과 마법을 어떻게 섞을까?”는 어렵지만 굉장히 자극적인 질문이었다.
예를 들어 ‘카이’ 같은 캐릭터는 얼음 벽을 만들어낼 수 있고, 그걸 밀어내면서 그 너머의 적을 향해 사격할 수도 있다. 예전의 우리가 만들던 세계에서는 할 수 없던 상호작용이다. 이런 조합을 구현하는 과정은 분명 까다로웠지만, 그만큼 보상도 컸다.

오픈 월드에서 탈것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기지 레이드에서는 비교적 전술적인 전투로 바뀌면서 게임 흐름이 달라진다. 이런 대비가 그 의도한 '이중성'인가?
“완전히 의도한 설계다. 우리는 도보 전투를 더 전술적으로 만들고 싶었다. 에임과 사격 실력이 그대로 승부에 반영되는 ‘경쟁의 공정성’은 유지하되, 포지셔닝과 라인, 엄폐를 어떻게 잡는지가 더 중요해지도록 했다.
반면 오픈 월드는 훨씬 유체적인 전투를 지향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이동수단이었던 탈것이, 결국 전투 자체를 새롭게 만드는 장치가 됐다. 탈것에 오르고 내리는 게 매우 빠르고, 탈것 위에서 사격하거나 내리자마자 엄폐로 슬라이드하면서 각을 잡는 것도 자연스럽다.
오픈 월드에서는 교전이 ‘선택’에 가깝다. 멀리서 상대를 보고, 싸울지 말지 결정하고, 상대가 엄폐하면 바로 탈것을 타고 다른 각으로 이동해 다시 압박할 수 있다. 상대도 똑같이 움직일 수 있으니, 교전은 끊임없이 각과 위치를 재구성하는 흐름이 된다. 이런 유체적인 전투와, 레이드에서의 더 느리고 전술적인 전투가 번갈아 등장하면 템포가 살아나고, 매치가 지루해지지 않는다.

움직임 자체도 굉장히 ‘부드럽다’는 인상이었다. 탈것 탑승/하차, 점프와 슬라이딩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던데, 움직임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본 철학이 있나?
“가장 큰 철학은 간단하다. ‘조작이 나를 방해하면 안 된다.’ 컨트롤러든 키보드든, 플레이어가 입력하는 순간 게임이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주지 못하면 전투 감각이 깨진다.
우리가 특정한 정답 수치를 목표로 “이동은 반드시 이렇게”를 고집했다기보다, “이 움직임이 전투를 올바르게 느끼게 만드는가?”를 계속 묻고 또 반복했다. 앞에서 말한 전술적인 전투와 유체적인 전투의 대비를 살리려면, 특히 오픈 월드에서의 움직임은 ‘끊기지 않는 느낌’이 필수였다.
결국 답은 반복적인 플레이 테스트였다. 유체적이지 않으면 곧바로 ‘나쁘게 느껴진다.’ 우리는 그런 부분을 끝까지 밀어붙였다.

공성전 중에는 탑에서 떨어질 일이 많은데, 특이하게 오픈 월드에는 없던 낙사 데미지가 있었다. 특히 레이드 중에는 탈것을 못 타니 더 불리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왜 낙사 데미지를 넣었나?
“좋은 질문이다. 먼저 하나 짚고 가자. 오픈 월드에서 탈것을 타고 있을 때는 낙사 데미지가 없다. 그래서 오픈 월드에서는 상황에 따라 낙사 페널티를 회피할 수 있다.
그럼 레이드에서는 왜 탈것이 없고, 왜 낙사 데미지가 있느냐 하면, 방어가 ‘성립’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레이드 구간에서 방어자는 이미 신경 써야 할 변수가 많다. 그런데 위아래 수직 동선까지 무한정 열려 있고, 누가 어디서든 뛰어내려도 아무 페널티가 없다면 방어자는 “나는 30개의 입구를 동시에 지켜야 한다”는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낙사 데미지는 그 복잡도를 줄여준다. 누군가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면 착지 순간 잠깐 페널티가 생기고, 데미지를 입고, 속도가 꺾인다. 그 짧은 틈이 방어자에게 ‘대응할 기회’를 준다.
다만 낙사 데미지가 즉사로 이어지진 않는다. 절대 체력을 0으로 만들진 않고, 대신 확실히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만든다. 그 ‘정확한 높이’를 찾는 작업이 정말 오래 걸렸다. 몇 달 동안 수없이 왔다 갔다 했다.
그리고 짚라인 같은 수직 이동 수단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아무 페널티 없이 어디든 뛰어내려도 된다”는 구조를 피하고 싶었다. 결국 핵심은 방어가 공정하고, “대응 가능한 게임”이 되도록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체력 회복 아이템 없이 자동 체력 재생만 남긴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런 설계를 택한 의도는 무엇이었나?
“하이가드는 게임이 계속 ‘흐르고’, 계속 ‘에스컬레이션’되도록 설계했다. 그래서 인벤토리 관리로 템포가 느려지는 걸 최대한 피하고 싶었다. 핵심 루프는 오픈 월드로 나가서 성장하고, 실드브레이커를 두고 싸우고, 협동해서 레이드를 실행하는 것이다. 즉 ‘모멘텀’이 중요하다.
장비 측면에서는 특히 방어구(아머)를 찾아서 업그레이드하는 게 모든 구간에서 중요하도록 만들었다. 반면 체력 회복까지 소모품으로 만들면, 중요한 순간에 다들 숨어서 회복만 하게 되는 상황이 자주 생겼다. 우리가 개발 중에 치유 아이템을 넣어봤을 때가 딱 그랬다.
그 순간 플레이어가 해야 할 건 건플레이, 포지셔닝, 적의 이동을 읽는 일인데, 대신 “지금 힐부터 해야 해”로 집중이 분산되더라. 그래서 과감하게 치유 소모품을 없앴고, 한 번 빼고 나니까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자동 회복은 복잡도를 낮추면서도 전투를 더 즐겁게 만들었다.
매치가 진행되면서 TTK와 파워 커브가 달라지고, 후반으로 갈수록 강도가 올라간다. 이상적인 곡선을 어떻게 잡았나?
“딱 떨어지는 ‘정답 수치’를 말하긴 어렵다. 우리는 숫자보다 ‘경험’을 먼저 봤다. 하이가드는 한 판이 8분에 끝날 수도 있고 30분까지 갈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어느 길로 가든 루프가 반복될 때마다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고, 격렬함이 올라가고, 선택의 무게가 커진다는 점이다.
초반 5분의 교전과, 30분쯤 최종 단계에서 ‘최대 방어구·최대 무기·최대 모든 것’을 갖춘 상태의 교전은 당연히 달라야 한다. 후반은 명백한 총력전이어야 하고, 그만큼 더 중요하게 느껴져야 한다. 이건 수치 한 방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라, 계속 플레이 테스트하면서 “이 순간이 중요한가, 이 순간이 살아있는가”를 반복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파워 커브가 올라갈수록 전략의 영향력도 더 커진다. 초반에는 실수의 영향이 크지 않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한 번의 선택이 흐름을 크게 바꾼다. 그래서 우리는 ‘큰 스윙’이 가능한 게임을 원했다. 뒤집기든, 마무리든, 순간적으로 판을 바꾸는 장면이 나오는 것.
개인적으로는 스타크래프트 같은 느낌에 비유하고 싶다. 초반에 무리하게 러시를 걸 수도 있고, 반대로 단단히 수비하면서 성장할 수도 있다. 어떤 선택이든 장단이 있고, 후반으로 갈수록 그 선택의 대가가 선명해지는 구조를 좋아한다.

무기나 레이드 툴은 티어가 올라가면 무기의 성능과 작동 방식이 바뀌며 체감상 전혀 다른 플레이를 만들기도 했는데, 의도한 변화인가?
“경기가 에스컬레이션될수록 무기와 레이드 툴은 파워와 기능이 함께 스케일링한다. 초반 한 번의 교전이 모든 걸 결정하는 게임이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긴장이 올라가고 전투 양상이 바뀌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우리는 무기 티어에 따른 변조를 “매치가 시간에 따라 전개되는 방식”의 의미 있는 일부로 설계했다. 높은 티어의 장비를 루팅하면 팀의 플레이가 달라져야 하고, 교전의 감각도 달라져야 하며, 싸움을 여는 방식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그 변화는 의도된 것이다.
실드브레이커의 확보는 명백한 승부의 중심이다. 확보했을 때 어느 정도의 이점이 있고, 그 이점은 의도된 설계였나?
“실드브레이커는 오픈 월드에서 완전히 다른 타입의 싸움을 만들어내는 장치다. 오픈 월드에서는 속도와 기동, 환경 적응이 중요해지고, “누가 더 빠르고, 누가 더 잘 움직이며, 누가 더 영리하게 교전을 설계하는가”가 전면에 나온다.
그리고 실드브레이커가 기지에 꽂히면서 실제로 기지를 ‘손상’시키도록 만든 건 의도적인 설계였다. 레이드 자체를 잘 못하더라도, 오픈 월드에서 상대를 따돌리고 실드브레이커를 여러 번 꽂아 넣는 방식으로도 승리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심지어 실패하더라도, 마지막에 꽂은 팀이 이길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
다만 실드브레이커만이 유일한 승리 조건은 아니다. 다른 승리 루트도 존재한다. 그래서 “실드브레이커가 너무 강한가?”라는 질문은 결국 균형의 문제인데, 우리는 실드브레이커를 ‘중심축’으로 두되, 다른 방식으로도 승부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흥미로운 건, 실드브레이커 자체가 원래는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필요”에서 시작했다는 점이다. 초기에 실드브레이커가 없었을 때는 누구나 아무 때나 기지를 레이드할 수 있었고, 그 결과가 정말 재미없었다. 상대가 오픈 월드에 나가 있거나, 서로가 서로의 기지를 비운 상태에서 “빈 기지 벽만 부수는” 상황이 자주 나왔다.
그래서 우리는 “잠금을 여는 열쇠” 같은 개념이 필요했다. 한 팀만 통제할 수 있는 핵심 오브젝트. 처음에는 정말 단순한 형태였지만, 그걸 세계관과 결합하면서 실드브레이커라는 ‘실체’를 만들었고, 폭풍 연출과 들고 다니는 포즈 같은 멋진 순간도 생겼다.
재미있는 건, 기계적인 필요에서 출발해 실체를 만들면, 그 실체가 다시 디자인을 강화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검’이 되고 나니 등에 메고 다니는 그림이 생기고, 그제야 “잃어버릴 수 있다”는 규칙도 자연스럽게 들어왔다. 실드브레이커가 기지와 상호작용하며 ‘꽂는’ 순간이 생기면서, 점수와 승리 조건도 더 정교해졌다. 결국 디자인과 서사가 원형처럼 서로를 강화하는 구조다.

방어 단계에서는 아직 벽 보강이 중심이다. 터렛, 트랩, 혹은 방어에 특화된 워든 같은 더 복잡한 방어 옵션을 추가할 계획도 있나?
“우리는 공격과 방어가 건강한 균형을 유지하길 원한다. 하이가드는 반복되는 레이드 속에서 적응하고, 매치가 점점 에스컬레이션되는 구조로 설계했다. 그리고 2026년 내내 에피소드 단위로 새로운 핵심 콘텐츠가 들어올 예정이다. 새 워든, 새 레이드 툴, 그리고 새로운 방식의 플레이를 만드는 요소들이 계속 추가된다.
다만 출시 버전에서는 “방어 성향의 플레이어도 워든 능력을 통해 자신의 플레이스타일을 보완할 수 있다”는 방향을 우선시했다. 이 접근은 각 워든이 고유하게 느껴지고, 고유하게 플레이되도록 만든다. 동시에 전략적 깊이도 크게 늘어난다.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더 많은 방어 옵션을 절대 추가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 장기 서비스로 설계된 게임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서 충분히 확장될 여지가 있다. 다만 지금은 “워든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방어/공격의 균형을 잡는 방식이 더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주요 교전은 공중 보급과 실드브레이커를 중심으로 발생한다. 버프를 주는 엘리트 적이나, 추가 오브젝트 같은 새로운 목표물을 더 넣을 계획도 있나?
“실드브레이커는 의도적으로 매치 흐름의 중심에 둔 오브젝트다. 적 기지를 뚫고, 본격적인 레이드를 트리거하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하이가드의 PvP 레이드 모드에서 레이드는 심장이고, 실드브레이커는 그 심장을 작동시키는 장치다.
구체적인 내용을 지금 다 말할 수는 없지만, 하이가드는 에피소드 기반 장기 라이브 서비스로 설계됐다. 2026년 내내 새로운 코어 콘텐츠가 정기적으로 들어올 예정이고, 새로운 모드도 포함된다. 그러니 게임이 시간이 지나면서 진화할 공간은 분명히 있다.
텍스트 채팅이 없고 음성 채팅 중심이라, 마이크를 쓰기 어렵거나 원치 않는 플레이어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핑 시스템도 개선 여지가 있어 보이는데. 텍스트 채팅이나 핑 확장 계획이 있나?
“미니맵 핑 문제는 우리도 알고 있다. 그리고 핑 시스템은 내가(모하메드 알라비) 직접 담당한 부분이기도 해서, 이미 해야 할 일 목록이 따로 정리되어 있다. 벽 너머로 핑을 더 유연하게 찍는 부분도 좋은 피드백이다. 현재도 가능한 것들이 있지만, 지금 이야기해 준 방식은 다시 고민해볼 만하다.
구체적인 일정까지 약속하긴 어렵지만, 핑 시스템을 더 견고하고 풍부하게 만드는 건 우리가 출시에 맞춰서도, 그리고 라이브 서비스 초반에도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혼자 플레이하거나 낯선 사람과 직접 대화하고 싶지 않은 플레이어도 팀과 충분히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텍스트 채팅은 조금 더 복합적이다. 텍스트 채팅은 즉응성이 떨어지며, 게임 내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플레이어들이 최대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집중했고, 그 대안으로 핑 시스템을 더 강화하는 방향을 택했다.
다만 결국 이것도 커뮤니티의 요구를 보면서 결정할 일이다. 정말로 텍스트 채팅에 대한 강한 필요가 확인된다면, 우리는 그에 맞는 방식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구현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하이가드는 3인 팀이 기본이다. 왜 3인으로 정했나? 혹시 더 큰 규모의 팀으로 진행되는 게임 모드도 염두에 두고 있는가?
“초기에 우리는 10대10 같은 형태도 실험해봤다. 그때는 지금과는 많이 다른 게임이었지만, 결국 3대3으로 수렴했다. 중요한 건 “마법의 숫자”가 있어서가 아니라, 플레이 테스트에서 3명이 가장 좋은 균형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하이가드는 한 순간에 머릿속에 넣어야 할 정보가 정말 많다. 내 팀원이 어디 있는지, 실드브레이커가 어디 있는지, 적이 어디 있는지, 우리 기지 어디가 공격받는지, 상대 기지 어디를 우리가 치고 있는지, 폭탄이 어디 있는지…. 변수가 많다.
여기서 인원이 늘어나면 혼돈이 급격히 커지고, 반대로 인원이 줄어들면 한 명의 역할이 지나치게 무거워진다. 3대3은 “내가 팀에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는 감각을 주면서도, 동시에 팀원의 도움에 기대고 전술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만큼의 정보량을 유지해준다. 그 균형이 재미와 스트레스 사이에서 가장 좋았다.
다른 모드는 당연히 시도할 거다. 다른 팀 사이즈, 다른 규칙, 여러 형태의 제한 모드도 준비하고 있다. 제한 기간 동안 무료로 제공해서 테스트하고, 반응이 좋으면 코어 경험으로 흡수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모드로 만들고, 반응이 약하면 “재미있게 해보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방식이 될 것이다.
다만 출시 시점에서는 지금의 3인 팀 구성이 가장 오래 갈 수 있고, 가장 좋은 페이싱을 가진 형태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4명부터 10명까지도 실험해봤고, 3명보다 적은 형태는 아직 거의 시도하지 않았다.

에피소드 1에서 랭크 모드가 예고됐다. e스포츠나 경쟁 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까지 힘을 쏟을 생각인가?
“우리는 항상 “게임이 먼저”라는 원칙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실제로 플레이어들이 얼마나 경쟁적 경험을 원하고, 얼마나 ‘볼거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지, 그 수요를 확인하고 싶다.
게임이 출시됐을 때 큰 관심과 명확한 수요가 있다면, 우리는 e스포츠를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 다만 우리는 작은 팀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동시에 할 수는 없다. 효율성과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하이가드가 경쟁성이 높고, 보는 재미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서비스에서 그게 증명된다면, 그때 우리는 기능과 프로세스, 도구, 그리고 외부 인프라까지 포함해 점진적으로 지원을 확대할 수 있다. e스포츠는 게임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퍼블리싱과 방송 인프라까지 모두 포함된 큰 프로젝트다. 그래서 “확실한 수요가 확인되기 전에는” 과도하게 약속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면밀하게 들을 것이고, 동시에 텔레메트리와 데이터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두 가지를 함께 보면서 민첩하게 움직이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커뮤니티와 계속 소통하겠다.
밸런스 업데이트는 에피소드 단위로 정기적으로 하나, 아니면 필요하면 수시로 하나?
“철학은 단순하다. 가능한 한 빠르게.
우리는 Apex를 통해 많은 걸 배웠다. 솔직히 말하면 Apex 출시 초반에는 우리가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다. 그건 우리가 처음 겪는 본격적인 라이브 서비스였고, 초기 시즌들은 업데이트 과정과 유저 반응이 상당히 거칠었다. 하지만 그 경험이 우리에게 큰 교훈이 됐다.
이번에는 다르다. 우리는 준비되어 있다. 새로운 기능, 게임플레이, 캐릭터를 포함한 서비스 로드맵뿐 아니라, 각 업데이트가 품질 개선, 버그 수정, 밸런스 조정 같은 요소를 함께 가져오도록 설계했다.
그리고 계획된 업데이트만 있는 게 아니다. 실제 서비스에 들어가면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반드시 생긴다. 우리는 그런 ‘비계획 이슈’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도구와 기술을 이미 갖춰뒀다. 그래서 큰 흐름은 정기 업데이트로 가져가되, 필요하면 더 빠르게 조정하는 방향을 기본으로 두고 있다.
라이브 서비스에서 ‘시즌’ 대신 ‘에피소드’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다른 명칭이 게임의 서사를 풀어가는 과정과도 연관이 있는가?
“에피소드’라는 표현을 택한 건 의도적인 선택이다. 우리는 과거에 만들었던 게임들보다 더 빠르고, 더 지속적으로 느껴지는 진전을 원했다. 기본적으로 2개월 단위로, 그리고 그 안에 두 개의 파트가 있는 구조를 생각하고 있다.
출시 시점에는 게임 플레이 자체로 “이 세계의 시작”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에피소드 2부터는 본격적으로 ‘진행형 스토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야기는 게임 안과 게임 밖을 모두 활용해서 전개할 것이다.
우리가 하이가드의 배경을 “지구가 아닌 곳”으로 잡은 것도, 그리고 ‘사라졌던 신화의 대륙이 다시 나타난다’는 설정을 둔 것도, 장기적으로 탐험과 발견, 새로운 문명과 유적, 새로운 워든과 새로운 건축양식까지 자연스럽게 이어가기 위해서다.
즉 에피소드 구조는 단순히 콘텐츠를 쌓는 단위가 아니라, 세계관을 단계적으로 확장하고, 플레이어가 “이 세계가 계속 변하고 있다”는 감각을 갖게 하는 틀이다.

서버는 지역별로 어떻게 운영하나? 예를 들어 중국과 다른 아시아 지역이 같은 서버를 쓰는지, 분리되는지 궁금하다.
“우리는 전 세계를 서비스하기 위해 여러 지역에 서버를 운영할 것이다. 출시 시점에도 아시아에 복수의 서버를 준비한다. 그리고 실제로 플레이어들이 어디에서 얼마나 접속하는지 데이터를 확인한 뒤, 그 분포에 맞춰 지원을 확장하고 조정할 계획이다.
캐릭터(워든)와 코스메틱 디자인을 만들 때 팀 내부에서 논쟁이나 충돌이 있나? 어떤 기준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나?
“구체적으로 “이걸 두고 싸웠다” 같은 사례를 바로 떠올리긴 어렵다. 다만 우리는 늘 플레이 테스트를 하고, ‘디자인 우선’ 철학을 갖고 있다. 먼저 “재미있는가?”를 증명하고, 그다음에 “이 재미를 어떤 판타지로 포장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캐릭터가 어떤 욕망 충족을 주는지, 그 판타지를 어떻게 강화할지를 생각한다.
의견이 많아지면 충분히 주관적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결국 기준은 두 가지로 돌아간다. 첫째, 이게 해당 캐릭터의 코어 킷과 어울리는가. 둘째, 우리가 만들고 있는 세계와 우주에 들어맞는가. 우리는 프랜차이즈 전체의 ‘응집력’을 만들고 싶다. 좋은 게임과 영화, 만화는 모두 “이 세계는 실제로 살아 있는 곳”처럼 느껴지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이건 팀 작업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한 명 있긴 하지만, 그 사람이 좋은 이유는 팀 안의 좋은 아이디어를 듣고, 그걸 하나의 비전으로 모을 줄 알기 때문이다.
코스메틱 쪽에서는 더 재미있는 시도를 하고 있다. 우리가 만드는 번들/코스메틱은 전부 우리 세계관과 이야기 안에 ‘접지’되어 있다. 그래서 상점에서 각 번들에는 짧은 서사 설명이 붙어 있고, 구매하지 않더라도 컬렉션 탭에서 작은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다. 우리는 코스메틱까지 포함해 게임의 모든 요소로 이 세계를 구축하고 싶다.

가장 좋아하는 워든은 누구인가?
“모하메드 알라비: 나는 마라(Mara)를 좋아한다. 일단 디자인부터 강렬하다. 그리고 플레이 측면에서 보면, 궁극기가 굉장히 전술적이고 택티컬 스킬은 굉장히 ‘단순하게’ 쓸 수 있다는 대비가 마음에 든다.
궁극기는 상대 기지에 스폰 포인트를 설치하는 형태인데, 공격에서 정말 강하다. 코너에 숨겨두면 레이드 흐름을 늘릴 수 있고, 공성 탑 리스폰이 다 떨어졌을 때도 마라가 추가 기회를 만들어준다.
반대로 전술 능력은 즉각적으로 실드를 조금 더 주는 형태라서, 내가 계획하지 못한 상황에서 ‘반사적으로’ 생존력을 올릴 수 있다. 솔직히 나는 플레이가 완벽한 편이 아니라 과하게 들어갔다가 위기에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 발밑에 바로 깔아서 버티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팀원이 위기 상황에 있으면 팀원에게도 실드를 줄 수 있다.
즉 “생각 없이도 쓸 수 있는 생존 버튼”과 “타이밍을 읽고 숨겨두는 전술 카드”가 한 캐릭터에 같이 들어 있다는 점이 좋다.
제이슨 토르핀: 내가 플레이로 가장 좋아하는 워든은 애티커스(Atticus)다. 전술 스킬이 지역 통제에 탁월해서, 방어든 공격이든 특정 지점을 ‘잠그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오픈 월드에서는 실드브레이커 지역을 봉쇄하는 데도 유용하다.
패시브도 마음에 든다. 특수한 도끼로 여러 자원 결정을 한 번에 부술 수 있어서 돈을 빨리 모을 수 있다. 그러면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루팅에 의존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레이드 툴과 무기를 더 정밀하게 맞출 수 있다.
궁극기는 단순히 재미있다. 공중을 날아다니는 경험 자체가 즐겁고, 오픈 월드에서도, 레이드에서도, 방어에서도 다 쓸 수 있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워든을 좋아한다.
참고로 ‘이야기와 외형’만 놓고 보면 우나(Una)가 제일 마음에 든다.

기지의 디자인이 북유럽/유럽풍 느낌이 강하다. 앞으로 일본이나 아시아풍 베이스/맵도 나올 수 있나?
“앞으로 베이스는 많이 추가될 것이다. 중요한 건 하이가드의 배경이 ‘지구’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세계는 수백 년 동안 존재해왔고, 어느 날 신화 속 대륙이 아틀란티스처럼 다시 나타났다는 설정이다. 이제 사람들이 그곳을 탐험하기 시작했고, 아주 오래전의 유적을 발견하고 있지만, 그 대륙이 얼마나 큰지도 아직 모른다.
탐험이 진행되면 새로운 문명과 새로운 지역을 찾게 될 것이고, 우리는 그 과정에서 건축 양식과 유적의 배경 이야기를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다. 새로운 워든도 마찬가지다. 하이가드라는 땅과, 왜 돌아왔는지, 과거에 무엇이었는지 자체가 하나의 ‘캐릭터’처럼 에피소드에 걸쳐 확장될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맵과 베이스도 바이옴, 역사적 시기 같은 여러 ‘풍미’를 갖게 될 것이다.

개발 초기에는 홍보가 거의 없다가, 더 게임 어워드에서 트레일러가 공개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왜 이런 전략을 택했나? 에이펙스 프레데터 때처럼 “막판에 몰아치는” 방식이었나?
“원래 계획은 에이펙스 프레데터에서 했던 방식과 비슷했다. 최대한 늦게 공개하고, 게임을 한 번에 보여주는 전략을 생각했다.
동시에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도 보다 솔직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가고 싶었다. 우리는 일단 조용히 있고, 사람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무엇을 말하는지 듣고 싶었다. 그리고 출시 시점에 게임과 정보들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쪽을 택했다.
그렇기에 TGA는 미리 준비했던 계획이라기보다, 우연찮게 생긴 기회에 가깝다. 제프 케일리가 우리 게임을 플레이한 후 이를 마음에 들어했고, 그 덕분에 노출할 수 있는 창이 열렸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 게임의 재미는 ‘플레이해봐야’ 이해된다. 말로만 설명하면 한계가 있다. 결국 사람들이 직접 해보고 판단해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