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평아직 20%지만, 이미 즐겁게 할 수 있는 게임
오랜만에, 얼리액세스부터 많이 기대가 되는 게임을 만났다. 이전부터 이미 취향에 맞는 사람들은 정말 오래 플레이한다고 했던 '크로스코드'의 개발사 '래디컬 피쉬 게임즈'의 신작. '알라바스터 던'은 이미 지난해 9월 첫 데모를 공개 당시에도 좋은 반응이 있던 만큼, 얼리액세스도 실망스럽지 않게 잘 나왔다.
탑다운 2.5D 픽셀아트로 이뤄진 '알라바스터 던'의 세계는 닉스(Nyx)라는 정체불명의 저주로 인해 세계가 황무지가 된 '티란 솔'의 이야기다. 신들이 지정한 전사들, 일명 '초즌(Chosen)'이 인류를 이끌고 닉스에게 반격했으나, 결정적인 순간에 신들이 침묵하면서 세계가 멸망한 것처럼 황폐화됐다.
주인공인 주노(Juno)는 원래 정식 초즌에서 탈락한 '아웃캐스트' 초즌으로, 오랜 잠에서 깨어나 혼자서 세계를 구하는 여정에 오른다. 주노가 깨어날 때 함께 깨어난 양배추(Cabbage)라는 물돼지 동물 동료와 함께 세계를 복구하면서 새로운 동료를 만난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신들이 침묵한 사건과 닉스가 무엇인지 알아나가는 여정을 경험하게 된다.
게임은 탑다운 형식의 2.5D 픽셀아트로 이뤄지는 액션 RPG다. 플레이어는 (얼리액세스 기준) 총 4개의 무기를 자유롭게 스왑·조합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해 적들을 물리치고 맵에 숨겨진 기믹을 완성하거나 루트를 개척하면서 탐험을 이어나가면 된다.

전투의 액션 자체는 매우 템포가 빠르다. 개발팀은 전작인 '크로스코드'의 장점을 계승하고, 데빌 메이 크라이와 킹덤 하츠 등에서 영감을 받아 전투를 설계했다고 밝혔는데, 그 내용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검, 크로스보우, 해머, 차크람까지 총 4개의 무기는 각각의 개성을 확실히 가지고 있으며, 전투 중에 언제든지 쉽게 조작하여 적들을 물리칠 수 있다.
이러한 무기의 개성은 적들을 상대할 때 도드라지게 상성이 느껴지는 편이다. 그래서 언제든지 전투 중에 자유롭게 무기 스왑이 가능하고, 이러한 무기들도 성장하면서 컴뱃 아츠라는 고유의 특수기와 패시브를 열어 더욱 강력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일반 적들은 다수가 몰려들어 정신없는 템포를 보여주는 반면, 보스전은 확실한 공략을 파악해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저스트 회피와 저스트 패링 등으로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게 베스트지만, 그냥 잘 피하고 잘 때리면 그만이다. 그만큼 액션에 대해서는 확실한 방향성과 정직하면서 탄탄한 기본기가 자리잡고 있다. 또한 무기별로 새롭게 속성을 총 4가지 부여할 수 있으며, 적들도 이에 대한 상성 혹은 대응을 갖추고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투의 템포 자체는 꽤 빠르지만, 생각보다 리듬을 잘 타야 하고 무게감도 느껴진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콤보와 연계보다는, 전략적으로 판단해 빠르게 무기를 스왑하고 대응하는 식으로 풀어나가는 게 정답인 느낌이다.
전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디바인 아츠(Divine Arts)'다. 각 속성마다 하나씩 장착할 수 있는 강력한 마법 피니셔로, 전투 중 공격을 이어나가면서 쌓이는 디바인 차지를 소모해 발동한다. 일반 콤보로는 쉽게 처리하기 어려운 강적이나 보스전에서 확실한 한 방을 노릴 때 매우 유용하다. 무기 스왑과 콤보를 이어나가다 적절한 타이밍에 디바인 아츠를 터뜨리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면, 전투가 한층 더 통쾌하게 느껴진다.
직관적이고 확실한 액션의 문법이 있으면서도, 무기별로 느껴지는 타격감과 조작감이 매우 좋았다. 그래서 정말 기본기가 탄탄하게 잘 잡힌, 즐겁게 느낄 수 있는 전투를 보여주는 액션 감각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픽셀아트를 극한으로 사용해 훌륭한 세계를 보여준다 ©INVEN

캐릭터들의 대화도, 아트의 일관성을 최대한 유지하는 느낌 ©INVEN

그러면서 나름대로 연출도 잘 갖추고 있는 편. ©INVEN

무기, 스킬도 커스터마이징하고 성장할 수 있다 ©INVEN

성장 트리도 제법 다양한 편. 효과도 제각각이다. ©INVEN

식사를 주기적으로 하면, 요리 능력도 올라간다! ©INVEN‹›
이런 무기뿐 아니라 캐릭터 자체에 젬, 스킬 포인트 등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루트도 잘 마련되어 있고 직관적이다. 이런 과정에서 앞서 언급했던 세계를 탐험하고 맵의 기믹을 파훼하는 데도 활용된다.
비주얼 측면에서도 충분히 인상적이다. 탑다운 2.5D라는 특성상 고저차 표현이 관건인데, 한층 정교해진 픽셀아트 덕분에 지형의 높낮이가 직관적으로 읽힌다. 고저차가 확실해진 덕분에, 기믹과 퍼즐 풀이도 용이해졌다는 졌다는 점은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에게 호평을 받는 중이다.
나아가 전투 중 캐릭터의 동작 하나하나도 부드럽고 탄탄한 편이라 어색함이 거의 없다. 세계와 캐릭터를 잘 다듬어낸 세련된 픽셀아트는 훌륭하다. 이 픽셀아트로 구현된 '알라바스 던'의 세계는 탐험과 숨겨진 요소 등이 유기적으로 잘 조합되어 '즐겁게 탐험할 수 있는 세계'로 충분히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맵에 마커를 설치하거나 빠른 이동 등 초반에는 놓치기 쉬울 수 있는 편의 기능도 제법 잘 갖춘 데다가 난이도 조절도 스스로 가능하기에, 누구나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얼리액세스 버전 기준으로 후반부에는 로그라이트 모드가 마련되어 있는데, 스토리에 영향은 없어서 그냥 더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마련한 모드인 정도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없지는 않았다. 간혹 발견되는 약간의 버그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진동이 있었더라면 훨씬 더 강렬한 액션감을 선사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원거리 무기(크로스보우, 차크람)의 조작은 약간의 호불호가 있을 것 같다.
일종의 던전인 '에테르의 시련(Trial of Aether)의 구성도 좀 아쉽다. 이곳은 필드와 다르게 높은 난도의 퍼즐이 있는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기믹을 다양하게 활용해서 퍼즐을 푸는 와중에, 계속해서 자잘한 전투가 발생하는 점이 불필요하게 느껴지고 하나에 집중하고자 하는 유저들은 분명 호불호가 갈릴 영역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건, 주노라는 주인공과 양배추라는 조력자의 매력이 부족하다는 점일까. 물론 주노가 내성적인 성격임은 충분히 알 수 있지만, 지금은 답답할 정도로 너무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양배추도 그냥 의미심장한 것처럼 느껴지는 의미 없는 말만 하고 있다. 물론 이는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사항일 것 같다.
이러한 단점들이 치명적인가 하면, 절대 아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는 정도일 뿐, 알라바스 던이 보여주고자 하는 전투의 매력과 세계, 플레이의 경험은 충분히 잘 전달된다. 지적할만한 문제점들은 '얼리액세스'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다 이해가 되고, 오히려 잘 보강하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 걱정되는 건 한국어 지원이 안된다는 점이고, 향후로도 지원이 불투명하다는 점 정도일까.
만약 개발사의 전작인 '크로스코드'를 재미있게 플레이했다면, 이 게임에서 정말 큰 즐거움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말 그대로 한층 더 진화한, 더 나아가 즐거움을 만들어줄 수 있는 게임의 잠재력은 충분하다. 얼리액세스 분량은 전체의 약 20% 정도라고 한 만큼, 향후 더 많은 콘텐츠들을 잘 다듬어서 좋은 게임으로 나오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