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블랙 플래그 리싱크드, '4편'을 리메이크한 이유는?

인터뷰 | 정재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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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싱가포르 유비소프트 스튜디오에서 '어쌔신 크리드 블랙 플래그 리싱크드'의 시연 및 쇼케이스가 진행되었다. 이날 현장에서는 게임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시연이 이뤄졌으며, 제한된 부분에 한해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며 개발자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시연이 끝난 이후, 게임의 프로듀서인 '저스틴 응'과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다음은 저스틴 응 프로듀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유비소프트 저스틴 응(Justin Ng) 프로듀서 ©INVEN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오랜 역사와 수많은 명작을 가진 시리즈다. 그런 작품들 가운데 ‘어쌔신 크리드 4: 블랙 플래그’를 첫 리메이크 작품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에치오 3부작이나 켄웨이 시리즈의 시작인 3편이 아닌 점이 궁금하다.
‘블랙 플래그’는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가 액션 어드벤처 중심 구조에서 오픈월드 스타일로 확장되던 전환점 같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현대 플레이어들에게도 보다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구조였고, 현재 게임 시장 흐름과도 잘 맞는 작품이었다고 본다.

또한 싱가포르 스튜디오는 원작 시절부터 수면 시뮬레이션과 해상 전투를 담당했던 팀이기도 하다. 스튜디오 자체가 해양 기술과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기 때문에, 구작의 복각 프로젝트를 맡게 됐을 때 가장 적합한 작품이 바로 ‘블랙 플래그’라고 판단했다.


최근 유비소프트는 클래식 어쌔신 크리드 스타일과 액션 RPG 스타일 작품을 병행하고 있다. ‘리싱크드’는 현재 시리즈 전체 흐름 안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나.
향후 시리즈 전체 방향성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최소한 ‘리싱크드’에서는 RPG 스타일을 의도적으로 선택하지 않았다. 에드워드 켄웨이라는 캐릭터는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역할을 만드는 형태보다는, 이미 정해진 인물의 성장 과정을 따라가는 서사에 가까운 캐릭터라고 봤다.

개발팀은 해적이었던 에드워드가 암살자로 변화해가는 이야기를 보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플레이 방식은 현대적으로 다듬을 수 있어도 캐릭터의 본질 자체는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완전히 에드워드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게임 ©INVEN

원작 ‘블랙 플래그’는 당시에도 ‘해적 게임으로서는 최고지만 암살자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일부 있었다. 개발팀 내부에서는 이 작품의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 ‘해적 게임’인가, 아니면 여전히 ‘어쌔신 크리드’인가.
굉장히 어려우면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어쌔신 크리드라는 브랜드는 특정 시대와 역사 속을 플레이어가 직접 경험하게 만드는 시리즈라고 본다. 플레이어는 각 시대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체험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블랙 플래그’는 해적 판타지와 어쌔신 크리드의 핵심 가치가 매우 잘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자유를 추구하는 해적의 성향은 통제보다 자유를 우선시하는 어쌔신의 철학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래서 이 작품은 ‘해적 게임’이면서 동시에 분명한 ‘어쌔신 크리드’이기도 하다.


타이틀 이름에서도 두 가지 특징이 눈에 띈다. 원작에 붙어 있던 넘버링 ‘4’를 제거했고, 단순한 ‘리메이크’ 대신 ‘리싱크드(Resynced)’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런 이름을 선택한 이유와 의도가 궁금하다.
넘버링을 제거한 것은 최근 어쌔신 크리드 브랜드의 흐름과도 연결되어 있다. ‘오리진’ 이후부터는 숫자 대신 각 작품의 테마와 시대를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시리즈가 변화했다. 이번 작품 역시 그런 흐름 안에서 접근했다. ‘리싱크드’라는 이름은 개발 초기부터 고민이 많았던 부분이었다. 팀 내부에서도 단순히 리메이크라고 부르기에는 애매하다고 느꼈다.

이후 2025년 몬트리올에서 커뮤니티 멤버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을 만났을 때, 한 팬이 ‘리싱크드’라는 표현을 제안했고 그 순간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기억을 동기화하는 설정을 가진 작품이고, 이번에는 과거의 기억을 다시 동기화한다는 의미가 잘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했다.




어쌔신 크리드다운 모습도 확실하다 ©INVEN

원작 ‘블랙 플래그’에는 ‘프리덤 크라이’ 같은 DLC와 멀티플레이 콘텐츠가 존재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제외한 이유가 무엇인가. 또 향후 추가될 가능성은 없나.
개발팀과 기술팀, 비즈니스 팀이 함께 논의한 끝에 이번 작품은 무엇보다 에드워드 켄웨이의 이야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에드워드는 시리즈 안에서도 굉장히 사랑받는 캐릭터였고,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그 캐릭터를 제대로 재해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DLC나 멀티플레이 대신 신규 콘텐츠와 기존 시스템 개편, 해상 콘텐츠 강화 등에 리소스를 집중했다. 향후 DLC나 멀티플레이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현재로서는 에드워드의 이야기를 완성도 높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기존 팬뿐 아니라 최신 어쌔신 크리드 스타일에 익숙한 신규 플레이어들도 겨냥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신규 유저층 확보 역시 중요한 목표였나.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언제나 최대한 많은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즐기길 바란다. 팀 전체가 굉장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작품이기 때문이다. 물론 기존 팬들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플레이어들을 끌어들이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목표였다. 최신 어쌔신 크리드 작품들에 익숙한 유저들이 플레이하더라도 콘텐츠 구조나 흐름 자체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원작의 핵심은 유지하되,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 자체는 현대적으로 다듬으려 했다.


리메이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였던 팬 피드백은 무엇이었나.
가장 크게 반응했던 부분은 파쿠르와 전투 시스템이었다. 개인적으로도 시리즈를 오래 작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플레이어들이 원하는 파쿠르 감각이 굉장히 명확해졌다는 점을 느꼈다. 그래서 ‘섀도우스’ 개발팀과도 긴밀하게 협업했고, 최신 업데이트와 커뮤니티 피드백도 꾸준히 참고했다.

전투 역시 원작보다 훨씬 플레이어 주도적인 방향으로 바꾸려 했다. 원작은 패링 이후 정해진 연출을 보는 형태에 가까웠다면, 이번 작품은 플레이어가 직접 공격을 연결하고 전투 흐름을 조합하는 방식에 더 가깝다. 플레이어 스스로 화려한 전투 스타일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전투는 최신작과 상당히 유사하다 ©INVEN

추가로 체험판을 플레이해본 뒤 전투 시스템이 ‘어쌔신 크리드 섀도우스’와 상당히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실제로 두 프로젝트는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주고받았나.
UI와 입력 체계 등 여러 부분에서 ‘섀도우스’를 기반으로 삼은 것이 맞다. 특히 AI 반응 시스템이나 전투 구조 같은 최신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참고했다. 다만 ‘섀도우스’가 능력과 스킬 중심 구조였다면, ‘리싱크드’는 보다 빠르게 기술을 활용하고 연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정했다. 플레이어가 다양한 공격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면서 자신만의 콤보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발 과정에서도 ‘섀도우스’ 팀과 긴밀하게 협업했고, 최신 기술과 노하우를 상당 부분 공유받았다.


싱가포르 스튜디오가 개발을 주도한 작품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이전 ‘스컬 앤 본즈’ 개발 경험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었나.
이번 작품은 싱가포르 스튜디오가 처음으로 메인 어쌔신 크리드 프로젝트를 주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스컬 앤 본즈’는 멀티플레이 중심 작품이었고 보다 판타지적인 해상 전투에 가까웠다면, ‘리싱크드’는 훨씬 현실적인 방향을 지향했다.

다만 해상 전투 디자인 경험 자체는 많은 도움이 됐다. 특히 선원 시스템이나 함선 전투 구조 같은 부분에서 기존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예를 들어 이번 작품에서는 단순히 함선을 업그레이드하는 대신, 특정 능력을 가진 장교들을 직접 모집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재구성했다.


이번 작품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신규 요소가 있다면 무엇인가.
개인적으로는 부관 시스템을 굉장히 좋아한다. 원작 개발 당시에도 비슷한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실제로 구현되지는 못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플레이어가 직접 부관을 모집하고, 각 장교가 함선과 승무원에게 고유한 역할을 제공하도록 만들었다. 단순히 함선을 강화하는 것을 넘어, 실제로 선장이 되어 승무원을 모으고 관리한다는 느낌을 강화하고 싶었다. 또한 싱가포르 스튜디오가 주도 개발한 작품인 만큼, 게임 안에 싱가포르와 관련된 이스터에그도 일부 숨겨두었다.




부관으로 등장하는 '루시 볼드윈' ©INVEN

마지막으로, 한국에도 블랙 플래그의 팬들이 많다.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
게임 공개 이후 온라인 반응과 피드백을 꾸준히 확인하고 있다. 직접 한국 커뮤니티를 모두 확인하지는 못하지만, 전반적으로 팬들의 기대감이 굉장히 크다는 점은 느끼고 있다. 무엇보다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준 점에 감사드린다.

현재 개발팀은 마지막 마무리 작업을 위해 굉장히 열심히 작업 중이며, 플레이어들의 피드백도 계속 확인하고 있다. 당장 모든 것을 약속할 수는 없지만, 팬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은 꼭 전하고 싶다. 기대가 큰 만큼 부담도 크지만, 출시 때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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