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진짜 다르다"… 미리 해본 문명7 대격변 패치 '시간의 시험'

게임소개 | 강승진 기자 | 댓글: 6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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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7은 야심찬 게임이었다. 시리즈 장점의 '지속'과 아쉬운 부분의 '개선', 그리고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1:1:1 비율로 담아낸다는 목표도 알렸다. 새로운 팬도, 시리즈에 익숙한 팬도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착실한 계획과 방대한 목표가 항상 성공하지는 않는다. 문명7의 출발이 그랬고, 팬들의 바람과 그대로 맞물리지 못한 여러 콘텐츠가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개발진은 출시 1년을 넘긴 시점에, 오래 강조했던 변화를 시리즈 원점으로 되돌리려 한다. 시대에 따라 문명이 바뀌는 기존 시스템, 그 핵심 차이점을 걷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무료 업데이트로 제공되는 문명7 '시간의 시험(Test of Time)'은 이제 플레이어가 하나의 문명으로 고대, 대항해, 근대 시대까지 모두 즐길 수 있도록 만든다.



문명7 시간의 시험 ©INVEN

그렇다고 이걸 단순히 회귀라고 부르긴 어렵다. 개발진은 모든 시대를 같은 문명으로 플레이하는 정체성을 유지하고, 동시에 시대별로 다른 가능성도 함께 열었다. 출시 후 이어진 여러 피드백을 받아들인 대대적인 보수와 함께, 문명7만의 시스템을 살릴 수 있는 방향을 찾았다.

문명 선택부터 승리 조건, 게임 플레이 중의 동기부여까지. 선택의 가치 향상과 함께 시간의 시험이 바꿀 문명7의 모습을 사전 프리뷰 빌드 플레이를 통해 미리 살펴봤다.

한 문명으로 끝까지
정점기와 융합주의가 만든 새 균형


시간의 시험 업데이트의 핵심 변화는 앞서 말했던 문명의 지속성이다. 시대의 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문명을 선택했던 기존과 달리, 이제는 지금 문명으로 게임을 이어나갈 수 있다. 여전히 지도자와 문명이 구분되어 있기는 하지만, 여기까지만 보면 이전 시리즈의 문명 선택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명7에는 앞서 말한 시대 전환이 게임의 핵심 틀을 바꾸는 요소로 작용한다. 보유 군사 유닛을 다음 시대로 이어지도록 하는 패치가 있긴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륙 횡단과 유적 발굴 등 각 시대에 도달해서야 시작할 수 있는 콘셉트가 존재하고, 이전 시대와 건물 재건축으로 새로운 플레이를 구상해야 한다. 같은 문명의 장점과 특징이, 다음 세대에서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새로 추가되는 알렉산더 대왕 ©INVEN

사실 그렇기에 설정했던 것이 문명의 변화였다. 그리고 돌아온 단일 문명 시스템에서는 이를 시대의 강점을 둔 정점기 개념으로 풀어내고 있다. 모든 문명은 고대, 대항해, 근대 시대 중 하나를 정점기로 삼고 있다. 이 시기에는 해당 문명의 특유 유닛, 건물, 시설 등을 쓸 수 있다. 패치 이전의 문명과 같이, 해당 문명의 능력을 온전히 낼 수 있는 시기로 풀이할 수 있다.

로마의 특유 유닛 군단병은 고대 시대 전통마다 공격력이 올라 강력한 전투력을 가진다. 하지만 이건 역사적으로도 고대 시대에 어울릴 법한 강함이다. 자연히 정점기가 지났을 때에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전 시리즈에 구분된 시대 구조가 없었음에도 이전 시대 유닛은 제대로 된 쓰임새를 찾기 어려웠다. 그 문제를 정점기라는 개념으로 풀어낸 셈이다.



문명은 각각의 정점기가 있고, 그 시기 특유 유닛과 시설과 가장 강한 능력을 낸다 ©INVEN

시간의 시험에서는 정점기가 아닌 문명에게도 다른 기회를 준다. 정점기 이외의 시대 문명은 융합주의라는 새로운 사회제도를 연구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게 문명7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존 문명 지속의 정통성을 이어가게 만든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본적으로 문명은 특유 기능 외에도, 일반적인 문명 능력을 가진다. 예를 들어 대항해가 정점기인 잉카는 고대부터 산을 개발하고, 이곳에서 식량과 생산력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대항해, 근대 시대에 이 수치가 조금씩 오른다. 정점기가 아닌 문명도 이 문명의 기본 능력을 전통으로 습득하고 설정할 수 있다.



정점기인 근대 대영제국 사회 제도(위)와 빠르게 융합주의를 올리도록 구성된 비정점기 사회 제도 ©INVEN

융합주의는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다른 문명의 특징을 융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융합주의 개발이 끝나면 별도의 선택 창에서 관련 내용을 선택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현재 문명과 연결할 수 있는 다른 문명의 특유 유닛 혹은 특유 시설 세트가 제공된다. 다른 문명의 정점기 유닛/시설인 만큼, 정점기를 지났거나 아직 도달하지 못한 현재 문명에 시대별 강점을 더해줄 수 있다.

또 하나는 수용으로 문명의 강점을 더욱 강화하는 선택지다. 이쪽은 시대에 맞는 강력한 무언가보다는, 모든 시대에 두루 쓸 수 있는 전통 강화 개념이다. 그래서 슬롯 하나도 추가로 주는 이점을 더한다. 지금 상황에서 더 강력한 유닛이 필요하다면 특유 유닛을 선택할 수도 있고, 기존 강점, 혹은 새로운 자원 강점을 가지고 싶을 때 모두 플레이어가 발전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

이러한 수용이든 다른 문명 특징을 더하든, 선택지는 하나 뿐이기에 문명 고유의 색을 지우거나 변경하지는 않는다. 아마 개발진도 문명 변경에 따른 시스템과는 차별점은 살리는 동시에, 시리즈 정체성을 지우지 않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다른 문명의 특색 일부를 융합해 시대별 약점을 개선할 수 있는 융합주의, 대신 선택은 하나다 ©INVEN

이처럼 정책과 전통의 구분을 뚜렷하게 두면서 자연스럽게 정책 메뉴에서도 이를 구분시켰다. 정책 슬롯은 정책과 전통을 모두 쓸 수 있는 범용 슬롯, 정책만 쓸 수 있는 슬롯, 둘로 나뉘었다. 전통이 보다 문명의 특징을 상징함에도, 보편적인 정책과 가치 비교를 하는 상황을 피하고, 시대나 문명 상황에 맞게 이를 활용하는 전략적 선택지가 더해진 것이다.

그리고 이 선택지는 시대 전환의 문명 선택에서도 이어진다. 시간의 시험에서는 시대 전환 시 문명을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문명을 변경할 수도 있다. 새로운 문명으로 그 시대에 맞는 특징과 강점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게 만들었고, 그걸 강제 전환 대신 유저 선택에 맡기게 됐다. 물론 시대 전환에 맞는 효율성만 따진다면 문명 변화는 여전히 가치 있다. 대신 내 문명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으면서도, 경쟁력을 챙겨주는 융합주의 덕에 감정적인 만족감 역시 높아지게 됐다.



기존처럼 새로운 문명으로 변화할지, 지금 문명으로 계속할지는 유저의 선택으로 결정된다 ©INVEN


강제된 길에서 자유로운 점수로
승리 공식의 완전한 재설계


게임플레이 진행 과정에서 선택이 강조됐듯, 개발진은 게임의 승리 공식 역시 완전 개편했다. 이미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데 그치지 않고 문명의 스타일, 나아가 플레이어의 게임 플레이 방식에 대한 자율성을 중점에 둔 변화다.

기존 유산의 길은 플레이어가 문화, 군사, 과학, 경제 등 특정 방향에 따라 적절한 목표를 주는 가이드의 역할을 했다. 초심자는 초반에 어떻게 플레이할지 따라하면 됐다. 하지만 이게 승리 공식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문제였다. 부분별로 각기 다른 보좌관의 지시가 있다지만, 결국은 이 네 방식의 조건으로 게임 루트가 정해져 버린 것이다. 승리 방향은 있지만, 거기까지 가는 자유로운 선택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유산의 길이 사라지니 보좌관도 조언가 정도로 역할이 바뀌었다 ©INVEN

그렇기에 승리 방식 변경은 유산의 길 폐기로 이어졌다. 이제 보좌관들은 자신의 분야에 맞는 조언만 내릴 뿐이며, 그마저도 팔로우했을 때만 남긴다. 그리고 점수제 승리 방식을 채택해 가장 앞선 플레이어가 특정 수치를 달성했을 때 끝나는 식으로 바뀌었다.

특정 행동에 대한 강제 목표 달성이 아니라, 여러 행동에 대한 점수 획득에 따른 승리는 플레이 자체에 다양성과 자율성을 준다. 문화 승리를 예로 들면, 불가사의 건설부터 자연 경관 타일 개발, 기념행사, 특유 시설 건물, 휴양지 건설 등 다양한 문화 관련 이벤트 달성을 모두 점수로 매긴다. 시대에 따라 성유물, 유물 등의 전시도 영향을 미친다.

GDP 수치에 따른 경제 승리, 여러 혁신 요소를 숫자로 바꾼 과학 승리 등 획득 점수는 모두 부문마다 다르다. 플레이 상황, 문명에 따라, 또 같은 문명이라도 시대에 따라 점수를 내는 방식과 방향, 모두 달라진다. 특정 방식으로만 승리 상황을 만들 수 있었던 기존과는 게임 플레이 구조 자체가 달라졌다. 승리 방식의 변화는 문명 변경 없이 플레이하는 것만큼이나, 게임 플레이를 가장 크게 달라지게 만들었다.

이처럼 점수를 통해 승리 구조를 만들다 보니 일단 직관적으로 다른 문명과 비교해 얼마나 승리에 가까웠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승리의 목적이 점수 도달로 변경되니 자연스럽게 꼭 마지막 시대까지 가지 않아도 승리를 노릴 수 있게 됐다. 물론 고대-대항해-근대로 갈수록 획득 점수량이 늘어나는 차이가 있지만, 근대 이전에도 점수만 맞으면 승리가 가능하다.



승리 방식은 각 부문 점수 계산으로 이루어진다, 점수를 얻는 방식도 다양해 플레이 방식의 자율성을 높였다 ©INVEN

어느 지도자도 승리 점수를 달성하지 못하면 종합 점수로 최후의 승자가 가려지는데, 이 부분의 점수 계산은 따로 이루어진다. 이 계산 자체가 여러 상황과 기록들을 합산해, 왜 이렇게 점수가 매겨졌는지까지는 곧장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다. 다만, 다른 승리 조건처럼 점수 자체가 나오고, 그걸 직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으니 누가 앞서나가는지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승리 시점을 이전 시대로 앞당길 수 있게 되면서, 그간 동기 부여 장치 역할을 해온 황금기는 필요 없어졌다. 자연스럽게 시대 전환 전에는 위기 내러티브와 정책만 남게 됐다.


길이 아닌 점들의 보상
대성공으로 다시 짠 플레이 흐름


유산의 길은 게임 플레이의 방향을 제한적인 형태로 고정시켰지만, 분명한 장점도 있었다. 게임 플레이 중간에 지속적인 목표를 준다는 점이다. 이건 소소하게 발생하는 내러티브, 시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황금기와 함께 플레이에 대한 보상을 주는 요소였다. 문명 자체의 런 하나가 길게는 짧은 게임 하나 클리어 규모인 만큼, 중간부터 느슨해지는 플레이 감각을 채울 목표와 보상은 꼭 필요한 부분이다.

황금기, 유산의 길이 사라진 자리를 채운 게 대성공이다. 유산의 길은 '길'이라는 명칭처럼 문화, 군사, 과학, 경제 각 부문을 하나의 길처럼 연결해 연속 보상을 얻는 방식이었다. 대성공은 반대로 게임 중 달성할 수 있는 다양한 목표가 존재하고, 별도의 연관성 없이 각각을 따로 달성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유산의 길을 대신하는 대성공 ©INVEN

상급 대성공은 목적의식을 가지고 진행해야 하는 문명 차원의 전략 사업에 가깝다. 불가사의 다수를 건설하거나, 고향땅 정착지를 10개 이상 만들기, 모든 지도자와의 교역로 건설 등 몇몇은 게임을 플레이하며 후반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있고, 반대로 일찌감치 목표로 하지 않으면 달성하지 못할 목표도 있다.

목표를 달성하면 집중 전략을 얻는다. 집중 전략은 기존 유산 개념을 계승한 것으로, 시대 전환 과정에서 이전 시대 유산의 길을 통해 얻던 보상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다만, 어쨌든 정해진 부분에 따른 보상을 비슷하게 얻던 기존 방식을 생각하면, 상급 대성공은 자기가 원하는, 필요에 맞는 전략 하나하나에 맞춰 요구치를 달성하고, 보상을 얻는다는 직접 보상에 가깝다. 이게 곧 자유도와의 연결이다.



상급 대성공 보상은 시대 전환 시 새 시대의 플레이 방향성 강화 전략으로 이어진다 ©INVEN

상급 대성공이 있다면 당연히 하급 대성공도 있다. 이쪽은 훨씬 간단한 임무, 간단한 보상이 주어진다. 집중 전략은 시대 전환 시 3개만 선택할 수 있는 핵심 강화 옵션이다. 할당 자원마다 골드 2 추가, 첩보 활동 효율 상승 등 문명 운영에 꽤나 큰 변화를 가져오는 보상들이 몰려 있다. 반면 하급 대성공 보상은 그보다는 약한 보상을 제공한다.

대신 하급 대성공 보상은 달성 즉시 제공된다. 문화 건물 행복도+1, 특정 타일 식량+1 등 일찍 얻어두면 꽤 유의미한 가치를 가진 보상이 바로 추가되는 식이다. 목표 수치도 낮은 만큼, 기본적으로는 이 하급 대성공으로 즉시 보상을 노리고, 거기서 상급 대성공과 연결되거나 문명 운영에 장기적으로 보탬이 될 부분을 따로 노리면 된다.



하급 대성공의 즉시 보상은 기존과는 결이 다른 목적성을 제공한다 ©INVEN

이 과정에서 문화, 군사, 과학, 경제 등 어느 부분을 따로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반대로 더 빠른 승리 요건 달성을 위해 한쪽 부문만 집요하게 발전시켜도 된다. 적절히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문명 방향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금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근대 시대에는 다음 시대가 없으니 하급 대성공만 있어 이를 통한 승리 조건 달성에 속도를 낼 수도 있다.

즉, 게임의 목표와 보상 체계를 플레이어가 알아서 설정하고, 그걸 시스템적으로 강제하지 않는다.

자율성으로 구축된 재정립
문명7이 되찾은 시리즈의 결과 가능성


시간의 시험은 개발진이 그간 문명7에 대한 불만을 어떻게 해소하고자 하는지, 그 방향성을 확실하게 담아낸 업데이트다. 개선 목표가 분명하고, 또 시대를 나눈 문명7의 전환 메카닉 자체를 활용할 방법을 고민했다. 하지만 동시에 문명이라는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선택지를 주고, 승리로의 여정의 과정을 플레이어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했다.

요는 1년여의 개선과 여러 피드백 속에서 개발진이 찾아낸 답이 부족했던 자율성의 부활에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게 이번 패치를 통해 게임에 드러나게 됐다. 시대 전환 메카닉을 확실히 아이덴티티로 삼고, 그걸 기준으로 여러 방향으로 콘텐츠를 뜯어고쳤다.

실제로 UI/UX 부분에서도 많은 개선점이 있었고, 전보다 세련된 게임이라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대대적 개편으로 인해 기존 모딩은 적용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개발진은 모딩에 열린 시각을 유지하고 있으며, 패치 전 관련 내용을 공개하는 등 향후 지원도 이어갈 예정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승리를 만들어가는 시간의 시험 ©INVEN

문명7은 야심찬 게임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고된 시간 속에서 그 야심찬 계획을 변경하고 유지하고 다듬으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시간의 시험은 분명 그간 있었던 어느 패치보다 큰 규모, 핵심 변화가 담겼다. 시리즈 팬이라면, '이번에는?'이라며 플레이해 볼 가치가 있는 게임이 될 가능성을 잔뜩 품은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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