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한 청춘처럼 역동적인 SRPG, '스타더스트: 별과 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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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수많은 게임 장르 중에서 SRPG만큼 고전을 떠올리게 하는 장르도 드물 겁니다. 실제로 유저들의 기억 속에 남은 명작 RPG 중 다수가 턴제 혹은 SRPG였고, 그 당시 그 고전들을 즐긴 유저들이 개발자가 되어서 이를 계승해 온 장르였으니까요. 다르게 말하자면 전통이 있다는 뜻도 되지만, 그러기에 이 장르를 즐긴 추억이 없는 유저들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진다는 이야기도 될 겁니다. 혹은 그 옛날의 감성과 맞닿아 있으니 자칫하면 올드하게 느껴질 수도 있단 뜻이기도 하죠.

크니브 스튜디오가 지난 29일 출시한 '스타더스트: 별과 마녀'는 그런 리스크를 청춘의 추억처럼 풋풋한 느낌을 한껏 담아낸 작품입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정감을 갖고 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죠. 모험을 끝내고 나서도 아, 좀 더 이야기를 보고 싶다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말이죠.





어느새 잊고 있던 풋풋한 모험과 사랑의 감성을 찾다




©INVEN

'스타더스트: 별과 마녀'는 시작부터 굉장히 친숙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제목에서 보듯 이 작품의 주요 소재는 '별'과 '마녀'입니다. 모든 소원을 들어주는 별에게 어떤 마녀가 진심 어린 사랑을 달라고 소원을 빌죠. 그런데 사랑을 어떻게 이뤄줘야 할지 몰랐던 별은 혼란에 빠졌고, 사람들의 소원을 이상하게 들어주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이 마녀 때문이라고 매도하고, 마녀는 자신이 실수했다고 자책하면서 세상이 더 혼란스러워지기 전에 별을 저 먼 곳 어딘가로 보내버리죠. 별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분노해서 마녀를 사형에 처했고, 별은 마녀를 찾아서 종종 조각들을 땅에 떨어뜨립니다.

이런 내용의 동화를 읽어주는 것으로 시작되는 스타더스트의 모험기는 굉장히 친근한 구도입니다. 쾌활하고 단순하지만 정의감이 넘치는 말괄량이 주인공 스타, 그리고 그에 대비되게 차분하고 어른스러운 소꿉친구 유우의 첫 장면만 봐도 견적이 나올 정도죠. 성우의 열연이 맛깔나게 더해져서 가타부타 설명할 것 없이 바로 어떤 캐릭터인지 바로 어필이 됐습니다.



용사를 꿈꾸는 말괄량이 주인공과 조숙한 소꿉친구 조합, 이건 실패할 수 없는 맛이다 ©INVEN



실제 음성으로 들어보면 착착 감기는 귀여움이 있다 ©INVEN

어찌 보면 전형적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겠지만, 그러니 설명이 더 필요 없다는 그 유형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집중해 낸 것이 스타더스트의 저력이었습니다. 이런저런 복잡한 설명 없어도 용사를 동경하고 모험을 좋아하는 말괄량이의 좌충우돌 모험과 성장 그리고 사랑의 이야기, 그 가닥이 바로 제시된 만큼 뭔가 그럴싸하게 보이려고 이것저것 덧붙일 필요가 없었죠.

게임 디자인으로 보면 그게 좀 다소 과한 구석이 좀 있긴 합니다. 여관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고전 JRPG 감성이 느껴지긴 한데, 맵 곳곳에 숨어있는 히든 요소나 그런 것들은 없기 때문이죠. 히든 아이템 같은 걸 얻어서 빠르게 공략하거나 혹은 숨어있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깜짝 재미는 덜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완성도는 아쉽기는 했습니다. 매일 여관에서 묵은 뒤 의뢰를 받아서 나갔다가 돌아오고, 다음날 또 의뢰를 하는 그런 일괄적인 구도가 계속 이어졌으니까요. 일부 메인 스토리 구간은 야영을 하는 식이지만, 구도 자체가 크게 바뀌지는 않고 쭉 이어집니다.



여차저차해서 길드 사무소가 있는 트라냐에 자리잡게 된 이후에는 ©INVEN



여관과 길드 사무소를 오가면서 의뢰를 받고©INVEN



그 의뢰를 해결한 뒤 돌아오거나 혹은 야영을 하면서 나아가는 구도다©INVEN

그렇지만 이미 알 법한 이야기를 질질 끌거나 하지 않고 깔끔하게, 스타의 발랄함과 유우의 태클이라는 티키타카라는 양념만 곁들이고 그 둘에 초점을 맞췄기에 오히려 그 풋풋한 매력이 더 잘 살아나는 느낌이었습니다. 복잡한 설계가 이어졌다면 아마 그 부분에 신경을 쓰게 됐을 텐데, 그런 부분을 최소화하면서 온전히 대사와 이야기에 더 집중해서 보게끔 했죠. 그 전개를 빠르게 풀어나가는 데 걸리적거릴 부분이 없고 메인 스토리는 풀 더빙이라 술술 읽혔습니다.

그 감성을 뒷받침하는 연출은 화려하진 않았습니다. 극히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캐릭터들이 필드에서 대화를 나누는 정적인 구도만 쭉 이어졌죠. 그래서 자칫 단조롭게 보일 수 있는 것을 이야기의 전개를 빠르게 끌고 가는 식으로 가렸는데, 이 선택은 상당히 유효했습니다. 그간의 게임플레이를 돌이켜 보니까 그런 점들이 보인 것이지, 그때 당시에는 이런 전략들이 당장 눈에 보이진 않았거든요.

더군다나 주인공 스타가 감정이 굉장히 풍부한 소녀인데, 이 부분을 풀 더빙에 다양한 표정까지 더해서 힘을 실었습니다. 다른 부분들이 정적이었던 만큼 스타가 눈에 띌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서 스타가 보여주는 그 풋풋한 모습에 절로 몰입하게 되는 구도가 됐습니다. 알고 있는데도 눈을 뗄 수 없는 구도, 그리고 알고도 먹는 그 맛이 합쳐지면서 어느새 쭉 이야기를 보게 되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주인공의 비밀이라던가 그와 관련해서 불거지는 여러 세력의 갈등과 이런저런 고난을 해결하는 모험까지, 그야말로 뻔히 알 수 있지만 그렇기에 맛나게 먹는 재료들을 잘 풀어냈습니다.



유쾌한 말괄량이 주인공이 ©INVEN



여러 세력이 얽힌 치열한 사건에 얽히게 되고 ©INVEN



그렇게 흔들리는 사이에 서로에게 의존하는 이 검증된 구도를 깔끔하게 잘 살렸다 ©INVEN


카운터와 콤보로 풀어낸 전투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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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PG는 체스나 장기처럼 상대의 움직임까지 예측해 아군을 움직이는 행마의 묘를 살린 장르입니다. 그래서 보기엔 정적이지만, 그 안에는 치열한 수싸움이 숨겨져 있죠. 그 숨은 재미는 오래도록 즐겨온 유저라면 더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확고하지만, 겉으로 잘 드러나는 게 아니다 보니 그 장르에 친숙하지 않은 유저에겐 호불호가 상당히 갈립니다.

어쨌거나 SRPG에서 기대하는 요소 중 스토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됐으니, 전투에서 과연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냈을 것인지도 관건일 겁니다. 결국 용사가 적과 싸워 이기는 과정을 그려내야 하고, 이때 이 SRPG의 호불호 갈리는 면은 어떻게든 피할 수 없으니까요. 그 부분에서 스타더스트는 '카운터'와 '콤보'라는 시스템으로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조금 더 스타더스트의 전투를 자세히 설명하자면, TCG의 요소도 섞여 있습니다. 각 캐릭터가 코스트 한도 내에서 7장의 스킬 카드를 들고 갈 수 있고, 매 턴 마나를 소모해서 그 스킬을 사용하는 방식이죠. 처음에는 마나가 1부터 시작해서 매 턴마다 최대치가 1씩 증가, 최대 마나 5까지 늘어나는 것도 그간 여러 게임을 본 유저라면 바로 이해할 겁니다. 즉 마나와 사거리, 쿨타임을 고려해서 캐릭터를 배치하는 것이 기본인 셈이죠.



전투에 진입하기 전에 캐릭터 스킬 카드를 코스트와 적 특성에 맞춰서 세팅 ©INVEN



자기 턴에 마나 코스트와 쿨에 맞춰서 카드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INVEN

TCG와 달리 일반 스킬 카드는 마나 잔량과 상관 없이 한 턴에 그 하나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콤보'라고 써있는 카드는 일반 스킬 카드 사용 후 잔여 마나를 활용해서 연달아서 스킬을 몰아칠 수 있죠. 그렇게 해서 적을 공격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자기 턴에 안 쓰고 남긴 마나를 활용해 '카운터' 카드로 회피하거나 반격해서 적의 공격을 차단할 수 있죠.

이런 콤보나 카운터 시스템은 적도 동일합니다. 즉 적도 마나가 되면 카운터나 콤보를 써서 대응하고, 그게 생각보다 강력해서 중후반에 자칫 잘못하면 쫄몹한테도 갑자기 한 방 맞고 뻗어버리는 대참사가 날 확률도 있었죠. 특히 보스전은 대체로 카운터 카드 종류가 좀 많다 보니, 탱커인 레온으로 카운터 카드를 빼는 걸 깜빡하는 순간 패가 좀 많이 꼬입니다. 그래서 TCG에서 적 마나와 카드를 카운팅하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계산, 수를 짜내서 풀어가는 긴장감이 있었습니다.



마나는 최대한 아껴서 턴을 넘기면 ©INVEN



적의 공격 타이밍을 카운터로 무효, 오히려 역공 기회까지 이어갈 수 있다 ©INVEN



반대로 적에게 카운터 당할 수도 있으니 주의 ©INVEN

그렇게 치열하게 머리싸움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각 캐릭터마다 강력한 필살기 카드로 화끈하게 판을 뒤엎는 묘미도 있었습니다. 물론 기본 코스트가 대체로 4~5 정도에, 활성화도 대체로 늦어서 바로바로 쓸 수는 없지만 최대한 적을 사거리 안에 몰아넣고 일거에 소탕하는 맛은 확실했죠. 일부 캐릭터는 거기에 콤보까지 섞을 수 있어서 꾹꾹 참아왔다가 한 방에 역전해버리는 그 쾌감까지 있었습니다.



꾹꾹 참았다가 필살기 한 방으로 광역딜 넣는 이 맛이란 ©INVEN


불편함도 그 청춘의 추억처럼 반짝이는 '스타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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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만 놓고 보면 스타더스트는 나무랄 곳 없는 게임입니다. 실제로 엔딩과 그 이후 스테이지 해금까지 정신없이 달리면서 즐길 정도로 저력은 확실했으니까요. 그런 만큼 기본기에서 부족한 부분들이 군데군데 보여서 너무도 아쉬웠습니다.

특히 SRPG에서 가장 중요한, 스킬 및 버프 관련 정보나 이동 범위 그리고 공격 가능 범위를 보는 부분이 굉장히 불편한 점이 눈에 밟혔습니다. 어쨌거나 한 번 행동하면 돌이킬 수 없으니 최대한 신중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그 정보가 누락이 되어버린 셈이니까요. 그나마 카메라는 방향키로 어떻게든 전환해서 맵 상황을 보며 대처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 커버했는데, 고저 차에 따라서 눈금이 제대로 안 보이는 문제도 있습니다. 오브젝트에 가려지는 부분이 반투명 처리가 안 되어 있을 때가 있어서 상황에 따라 보기 불편하기도 했고요.



아니 직선 공격기를 쓰는데 박스에 경로가 가려져서 사용이 안 된다니 이 무슨 ㅂㄷㅂㄷ ©INVEN

앞서 맵이나 구성이 다소 단조롭다고 말했는데, 레벨 디자인도 엔딩을 보고 탐사 퀘스트를 다 깨서 도전 콘텐츠가 나오기 전까지는 사실 깊이가 상당히 얕고 모호한 편입니다. 길드 공헌도와 레벨에 따라 새로운 레시피가 해금되고 그걸로 여러 장비를 만들거나 강화하는 체계는 구축했지만, 챕터7은 되어야 필요성이 느껴질 정도였거든요. 그나마 아이템의 효과는 상당히 직관적이라서 어떤 템을 주고 강화할지는 견적이 잘 나온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할까요.

반면에 장비를 제작하는 대장간이나 관측소 해금 타이밍이 다소 엇나간 느낌이긴 했습니다. 초반 튜토리얼 격인 챕터1이 좀 분량이 있기도 하고, 그 이후에도 바로 열리진 않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캐릭터의 스킬 강화 카드는 퀘스트를 플레이하면서 얻는 유성으로 뽑는 방식인데, 이건 언제 해금되는지는 따로 설명이 안 되어 있어서 까딱하면 놓칠 수 있었죠.



퀘스트 보상으로 스킬 카드를 뽑거나 ©INVEN



장비를 제작하거나 강화하는 요소들이 있지만, 중반까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INVEN

여기에 도트 그래픽 부분은 준수한 편이지만, 애니메이션 연출이나 캐릭터 일러스트는 중간중간 눈에 밟히는 부분들이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대부분 도트 캐릭터로 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 준수한 걸 쭉 보다가 퀄리티가 들쭉날쭉해지면 더 눈에 띄기 마련이니까요. 특히 치즈루의 필살기 연출은 강렬한 위력을 보여주려고 하다가 좀 과해서 캐릭터가 뭉개진 느낌이라 적응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불편하고 부족한 부분도 추억처럼 생각될 만큼, 스타더스트는 확실한 저력을 보여준 게임입니다. 카운터와 콤보 그리고 필살기로 독특한 맛을 낸 전투에, 그간 잊고 있었던 풋풋한 모험과 사랑의 감성을 깨우는 전개의 조화는 플레이를 마친 지금도 남아있거든요. 그 구상에 비해 기본기가 미처 따라오지 못한 점이 너무도 아쉽지만, 그렇기에 이 크니브 스튜디오라는 개발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마침 끝에 가서 살짝 떡밥 같은 것도 뿌렸으니, 이번 스타더스트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엔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이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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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풀더빙으로 풋풋한 감성 살린 스토리
  • 카운터와 콤보로 템포 살린 전투
  • 군더더기 없이 빠른 전개와 구성
  • 도트로도 선명히 드러낸 각 캐릭터의 매력
  • 종종 적 타겟팅이 어려워지는 각도
  • 히든 찾는 재미는 부족, 효과 설명도 부족
  • 후반 가서야 깊어지는 레벨디자인

리뷰 플랫폼: PC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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