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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딸기고양이, 전직 이야기. 9/25

딸기고양이
댓글: 10 개
조회: 1668
추천: 1
2005-09-27 15:28:25
안녕하세요! 날씨가 참 덥지요 :3
오늘도 즐거운 (= 별생각없는) 제우스서버 딸기고양이입니다.

살다보면 참 여러가지 일이 있기 마련인데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0
저는 어제 전직을 했답니다. ;ㅁ;

전직을 하는 분들의 경우,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거예요.
군인분들이라면, "좋아. 나는 수리와 응급처치 등을 배워야겠어. 경호원을 했다가, 다른 걸로 가자!" 하는 식으로 군인 내에서 빙글빙글 돌 수도 있겠지요. 또한, 상인분이라고 해도, "후.. 나는 이제 식료품을 사다 나르는 데에 질렸어! 닭고기도 돼지고기도 이제 다 떄려칠래! 앞으로의 내 인생은 주류상인이다.. 훗훗훗.." 하면서 전직할 수도 있을 거예요. 그래요.

또한, 과감하게 타 직업으로 전직을 시도하시는 분도 있지요! 'ㅁ';
여태까지 책상에 앉아, 하염없이 서툰 아라비아 숫자로 계산을 하는 거지요. 이때는 '0'의 개념이 막 나타났던 때였던가요? 그때는 한참 전이었나요? 그치만 지금 우리가 계산하는 것보다, 수학을 공부하는것보다 굉장히 개노가다스러운(...) 계산계산을 하면서, 어느순간 군인이 되기로 결심하는 거죠..

"좋아, 나는 상인따위 이제 싫어! 해적에게 당하는것도 싫어! 군인이 되겠어! 복수해주겠어-" 라든가-
"나는 이제 물건을 날라다 파는 건 질색이니, 그냥 내 몸 하나 싣고 세상을 떠도련다~" 하면서.

군인이나, 모험가가 되기로 생각하는 거겠죠- 'ㅁ'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어요.

어떤 공통점이냐구요? '-'

그들은, 명확하게 자신이 가야할 길을 정하고, 그 길로 가기로 결심한 거예요.
보드라운 진줏빛 양모를 몇백 필씩 실어나르던 상인이, 그가 제일 잘하는 일이.. 교역소 주인으로부터, 최상급 양모를 헐뜯으며 "여기 조금 상했는걸?" 하는 식으로, 야바위까지 써가며 값을 깎는 그런 상인이- 어느 순간 갑자기 번쩍이는 장검을 들고 바다로 출항해, 초보 군인의 길을 걷는다면...
조금전까지는 꽤 잘 알려진, 능력있는 상인이었던 이가.. 대포 하나도 없이 초라한 군인용 배를 타고 통통통 통통통 통통배스럽게 항해를 하는 거예요. ;ㅁ;

그치만,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자기가 결심한 일이라면-그걸로 좋지 않겠어요?
그래요, 그런 거예요. 하고 싶은 일에는 언제나 댓가가 따르죠.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런 거예요.

그렇지만 딸기고양이에게 일어난 일은 그런 것이 아니었어요 ;ㅁ;


딸기고양이는 한가하게 암스테르담을 기웃거리고 있었답니다. 그녀는 딸기빛 머리를 짧게 자른 꼬마 상인이예요. 아직 리스본까지 다녀와보지 못한, 키가 작고 몸집이 가녀린 여자아이입니다. 잉글랜드 출신이에요.

그녀는, 뿌듯하게 <해양 조합 능력 증명서> 를 바라보았습니다.
그건, 해양 조합에서 그녀의 능력을 인정해 주는 증서였어요. 으-음. 전혀 설명이 안 되네..
그러니까, "헤이 베이베~원한다면 언제라도 우리 조합으로 오렴~꼬마 군인으로 삼아, 잘 단련시켜 주겠다!"....라는 정도일까요.

해양 조합에서 부려먹힌다고는 해도, 그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런던 근해의 해적들을 토벌한다거나, 멀리 오슬로 앞까지 나가서 바이킹들을 탐색한다거나 하는 일을 시켜요. 그래서 무력이 어느정도 되는, 튼튼천천한 신중하고 능력있는 자들에게 능력 증명서를 주는 거지요.

그러한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한 임무를 수행해야 해요. 그 임무는, 딸기고양이가 정확히 기억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그냥 우연히 런던의 조합들을 돌아다니다가, 아는 오라버니들을 만났을 뿐이었어요. 그 오라버니들은, 원래 다섯 명이 함께 돌아다니는 친한 친구들이었습니다. 그치만 한 명이 아직 오지 않은 것 같았어요.

"달묘 오라버니, 뭘 하고 있어요?"
"응? 고양이다!"

반짝반짝. 달묘는 딸기고양이를 함대에 초대했습니다.
딸기고양이는 함대에 들어갔습니다.

"응? 어디 가요?"
"자, 퀘스트 받아!"
"....네?;;;"

이렇게 해서, 살랑살랑 흔들리는 수송용 갤리선 딸기딸기파도호를 탄 꼬마 상인이, 사략 함대 정벌에 끼게 된 것입니다. 아마도 오라버니들은, 딸기고양이를 도와주려고 하신 것 같아요. 얼마 전에 2 마스트 코크 호를 탄 채, 전투용 바사호에 두세 번 정도 패배했다고 투덜투덜했던 적이 있거든요.

...사실 딸기딸기파도호로 갈아탄 후에도, 여러 번 캐러벨 선단에 쫓겼지요.

전투는 이렇게 하는거다! 라고 직접 보여주시려던 게 목적이 아닐까요? 그치만 딸기고양이는, 오라버니들의 머릿속에 들어가 볼 수 없기 때문에, 잘 모른답니다.

사략 함대들은, 굉장히 굉장히 멀리에 있었습니다. 3일도 채 가지 않아, 딸기고양이의 물과 식량이 고갈되어버렸다구요.

"....3일만에 고갈이라니, 대체 식량을 얼마나 싣고 있는 거야...?"
"인생대박을 꿈꾸며 목재를 잔뜩 싣고 왔거든요..."
"....."

오라버니들은, 딸기고양이에게 들리지 않는 저 너머에서, 학익진처럼 편대를 이룬 채로 수근거리기 시작했답니다.

"이걸 버리고 가야하나.."
"...아냐, 거의 다 왔어. 누가 식량을 좀 나눠주지 그래?"

그리고, 사략 함대들이 쨔자자잔~ 쨔자자잔~ 하고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탄탄판판 강철 중갑으로 무장된 견고한 여러척의 배들이었어요. 그 배들은, 탄도학 스킬을 쓰며 마구마구 포탄을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사략선을 보는 것도 너무너무 싫은데, 창고의 식량에 꾀는 쥐보다 더 싫은데, 어쩜 사략함대라니..

딸기고양이는 무서워서, 필사적으로 도주하기로 했습니다. 토토토토 바깥쪽을 향해 달려가는 딸기고양이에게, 막 사략선 한 대를 격침시킨 달 오라버니가 주의를 주었습니다.

"밖으로 나가면, 임무 완수를 못한다구."
"사략선단에 부딪히지만 마세요. 용골부터 조각날거야."

우에다 오라버니가 덧붙여 충고했습니다. 그들은 뼛속부터 튼튼하게 군인으로 자라난 튼튼 군인들입니다. 신나게 백병전을 하고 있는 우에다 오라버니나, 멀리서 교묘하게 빙글빙글 돌며 마치 말에게 당근을 먹이듯 포탄을 발사중인 달 오라버니를 보면서, 고양이는 생각했습니다.

'바깥쪽은 안되는구나.. 그럼 안쪽으로 가야겠다.'

그리고 딸기고양이는 도로 안쪽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사략선에게 나포당했습니다.
사략선 선장은, 으하하하 하고 웃으며 신나게 목재를 옮겨갔습니다.

"목재 20개는 내가 가져간다!"

달 오라버니가 푸욱-하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어이..."
"...어째 그동안 가만히 있질 못하나!"

우에다 오라버니도 투덜투덜했지만, 다행히도 다른 오라버니들이 무사히 모든 배를 격침했기 때문에, 딸기고양이도 무사히 풀려났어요. 그리고 털털털, 런던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라버니들이 망가진 배를 고쳐주었습니다.

"담에는 그렇게 배에 갖다 박으면 안돼. 배의 용골-그러니까 뼈대에 금이 가서, 고칠 수 없게 되어버린단 말야. 바깥의 목재판이 몇개 떨어져나간 정도라면 수리할 수 있어. 그치만 이렇게 심각한 상태면, 다시 원래대로의 새 배처럼 돌아오진 않아. 조심해서 쓰라고."
"네~!"
"...대답은 잘해요..."
"네~!"

그래요, 그렇게 망가진 딸기딸기파도호는 터덩터덩 끌려서 런던으로 돌아온 거예요. 그리고 런던의 해양조합에서 능력을 증명하는 증서를 받은 거지요.

사실 그게, 딸기고양이가 무사히 군인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증명서는 아니지요.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아니, 오히려 적의 편에 잡혀서, 꾸물텅꾸물텅 항복을 권하는 미끼가 되기까지 했어요.

그렇지만, 그런 사실은 딸기고양이의 기분을 조금도 상하게 하지 못했습니다. 평소 무능하고 길을 잘 헤맨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교역을 시작하면 왠지 돈이 줄어든 그녀는, 해양조합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기뻤던 거예요. 생각해 보세요. 고등학교 교실에서, 키 155cm의 그녀가 형광등을 갈려고 하고 있답니다. 그치만 팔이 닿지 않아요. 그래서, 다른 키 170cm의 총각이 그녀를 도와주었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그럴 때에 솔직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솔직하게 고맙다고 하는 게 낫겠지요.
무리해서 작대기를 사용해서 형광등을 갈려고 하는 등 삽질을 하지 말고, 순순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능력이 아닐까요?

그래요, 그런 식으로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딸기고양이는 살짝 해양 조합의 양탄자를 밟아보았답니다.
상인 조합은 돈이 많아요. 암스테르담 상인 조합은, 직물상들의 연합이에요. 런던의 상인 조합에서, 광물상들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암스테르담의 명물은 각종 직물이거든요.

아마와 금실, 양모를 섞어 짠 튼튼한 네덜란드 편사가 호화롭게 깔린 상인 조합이, 암스테르담에서 언제나 딸기고양이가 들리는 장소랍니다. 반면, 투박한 목재 바닥을 그대로 드러내놓은 해양 조합은 - 그녀가 거의 발디딜 일이 없는 곳이지요. 상인은 상인조합에, 모험가는 모험조합에, 바늘은 실에 꽂아야 하는 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해양조합에서, 두근두근 딸기고양이는 마스터에게 살짝 말을 걸어 보았답니다.

"마스터, 안녕하세요?"
"흠. 뭘 하러 왔나? 뭔가 좀 가르쳐 줄까. 스킬이라도? 아니면..전직하러 온 건가?"
"전직?"

딸기고양이는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그녀는 꼬마 상인이에요. 아직 상인으로써도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군인이 된다면 멋있겠지만, 좋겠지만, 2마스트 코크로 전투형 바사에게 패배하는 그런 전투 능력으로는, 튼튼한 군인이 되지 못할 거예요. 그냥 이대로, 상인의 삶을 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전직하면 뭐가 있는데요?"

그치만 훌륭한 상인은,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어떤 물건인지 알아보기는 해야죠. 그렇게 많이 봐야, 안목이 생기는 거예요.

"경호원, 준사관, 뭐 여러가지 있지. 능력 증명서가 있군 그래? 뭐든 원하는 걸 하라고."
"으으으음."

해양 조합 마스터 아저씨는, 탁자에 붙여져 있는 종이를 톡톡 가리켰습니다. 뱃사람 특유의 두텁고 뚱뚱한, 짤막한 손가락이 가리키는 것들을 바라보며 딸기고양이는 생각했습니다.

'경호원을 하면, 구조를 할 수 있구나. 바다에 빠진 사람들을.. 평화를 지키기 위한 군인이라니, 참 신기해..'

잠시 생각에 빠져있던 그녀는, 해양조합 마스터 아저씨가 가리키고 있는 그 -경호원- 부분을, 톡톡 두드렸습니다.

"사람들을 구조할 수 있다니 참 멋진 직업이에요."
"그래? 그래."
"엑?"

딸기고양이는 경호원으로 전직했습니다.

"앗, 저기, 저, 뭔가 헷갈리신 것 같은데요- 저기요-"
"자자, 임무를 받고 싶다면 저기의 의뢰 중개인에게 가라고. 뭐 배울 게 있을 때만 나를 찾아오란 말야."
"아니, 아저씨!"
"해양 조합의 일원이니, 내 말을 들어야지!"
"그러니까 그 일원이라는 게-"

그치만, 엎어진 우유는 다시 주울 수 없고, 전투중 충격으로 망가진 배는 고칠 수 없듯이- 돌이킬 수 없는 일도 있는 거예요. 그렇지요? 다시 상인 조합에게 능력을 인정받으려면, 한참이나 더 커야 하는 딸기고양이는, 이제 군인으로써의 삶을 살게 되었답니다.

그치만 전투레벨이라고는 약에 쓸 데 정도도 모자란 딸기고양이는, 과연 어떤 군인이 될까요?

그래요, 사람에게는 자기 생각이 필요합니다. 확고한, 어떤 험한 길이라도 갈 의지가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힘들지만 전직을 하는 거겠죠. 그치만 전직하고 싶지 않았다 우연히 전직해버린 사람은 어쩌면 좋지요?

오늘도 잉글랜드의 해는 조용히 플리머스 언덕 너머로 지고 있답니다.
붉게 물드는 바다의 파도를 바라보며, 이만 이야기를 마치기로 해요 '3'

그럼 여러분 안녕 '3'
달묘 오라버니, 우에다 오라버니, 와라차님, 미소란 언니, 고양이 데리고 다니느라 고생했셔요.

이 이야기는 실화일지도 모르고,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치만, 그냥 이런 사람도 있고나- 하고, 다같이 조금 더 조심하기로 해요.
원치않는 직업으로 쨔잔 변신하지 않도록 말예요.

그럼, 다음에 봐요-여러분.
고양이는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며 사라질테니,
즐거운 바람을 맞으며, 머나먼 수평선 너머까지 평화로운 항해가 되기를 바라요.
바다를 핏빛으로 물들일 일이 더이상 없기는 힘들겠지만, 보다 적어지기를 바라요.

안녕.

Lv11 딸기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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